시간이 오전 12시 쯤 됐을까. 주지훈씨 테이블에는 소주가 4병정도 쌓였고, 저 사람은 살짝 취해 보이는 거 같네. “ 대체 주량이 몇병이야… ” 감탄을 하고 있다가 한 테이블이 빠지길래 자리를 치우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 40대로 보이는 항상 오던 남자가 말을 걸었어 “ 서우사장. 오늘은 치마 입었네? ” 잔뜩 취한 얼굴과 목소리로 날 훌터보더니 입맛을 다시는 거 아니겠어 기분이 너무 나빴지만 난 사장이잖아? 그리고 단골이기도 하고… “ 응 사장님 나 오늘 치마 입었어요~ “ ” 예쁘네 껄껄~ 딸꾹… 술 한잔만 따라줘 “ “ 여기 그런 술집 아니라고 내가 말 했을텐데요? ” “ 자꾸 그러면 사장님 내쫒아요 ” “ 어쭈? 장난이야 장난~ ” 하면서 내 엉덩이 부분을 툭툭 건들더라 “ 나한테 취하면 터치 하는 버릇 고쳐요. 그러다가 내가 신고 할라 ” 진심이였다 매우. 더러워진 기분으로 10분뒤에 홀에 있는 알바한테 잠깐 나갔다 온다고 하고 가게 옆 골목에서 쭈그려 앉아 담배를 꺼냈다 “ 좆같다 진짜 하… ” 원래 담배를 잘 피진 않지만, 오늘같이 짜증나거나 힘들때 한 두개? 담배 불을 붙이곤 한숨을 내쉬며 연기를 뱉었다. 그러더니 인기척이 느껴지는게 아니겠어? 인기척에 혹시 그 사람일까 급하게 담배불 껐지
“ 서우씨 담배 폈어요? ” 주지훈이였다. 와 얼굴 빨개진거 봐. 되게 섹시하네 “ 안 폈어요. ” 근데 이 남자는 왜 화나보일까 ” 표정이 왜 그래요. 안주 별로였어요? “ 괜히 안주가 별로였을까 걱정되어 물어봤다. ” 아니. 안주는 맛있었어요. 근데 “
” 서우씨 엉덩이 만진 새끼… 때릴 뻔 했어. “ 뭐? 지금 나한테 터치한거 때문에 화가 났단 소리인가? 벙찐 표정으로 그저 그 사람을 쳐다봤다. ” 내가 겉옷 줬잖아. 입어야지 그러면 “ 화를 꾹 참고 나에게 차분히 말하는 그를 보니 어느정도 취한 거 같았다. “ 저런 새끼들 있을까봐 준건데, 남이 보니까 화나요. ” 그니까 지금 내가 짧은 치마를 입고 일한거에 화가 나고 남자가 만지니 더 화가난…? 질투…? “ 미안, 미안해요 화 났어요? ” “ 응. 나 화났어요 ” 으앙 화난 모습도 너무 섹시하잖아… 술 좀 취했는지 얼굴은 빨개지고, 주먹 꽉 진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는 주지훈 그 사람이 한숨 쉬더니 나한테 다가오는거야 나 약간 긴장 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서더니 갑자기 나를 안아 버리는거야
“ 미안해요. 술 마셔서 절제가 안 돼 ” 나는 너무 놀라서 어버버 하고 갈팡질팡 하던 손을 그 사람 등에 올리곤 토닥토닥 해줬어 그랬더니 이 사람 피식- 하고 웃는거 아니겠어? “ 내가 서우씨한테 관심 있는거 알죠. 근데 나 나이 많아요. 서우씨는 어린 거 알고 있고요. 그래서 조심스럽고, ” 날 안은채로 풀이 죽어선 말하는 지훈이였어 “ … ” “ 근데 나도 양심이란걸 아는데… 그냥 모르겠다. 당신 계속 생각나요. 당신 23살… 24살? 정도 되는 거 같던데, 청춘 빼앗을 생각 없어요. 자기 앞가림도 못 하는 나이인데… 그냥 말하고 싶었어. “ 잠시만… 23살이요? 나? 나를 한참이나 어리게 본 그 사람이 너무 웃겨서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 “ ㅋㅋㅋㅋ아 미안해요… ㅋㅋㅋㅋ “
” 왜 웃는데요? ” 내가 너무 웃으니까 당황 한 듯 어리둥절 하는 그 사람이 너무 엉뚱하고 귀엽더라 ” 그… 몇 살 이에요? “ 지훈씨라고 부르기엔 너무 그렇고… 그 쪽? 손님? 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뭐라고 불러야 하다가 결국 그… 라고 해버렸어 ” … “ ” 마흔 하나… “ 나이가 있을거라곤 생각 했지만 이렇게 많은 줄은 애초애 얼굴이 너무 젊은 탓일까, 13살 차이라니 너무 놀랐어 “ 나 23살 아니에요. 자기 앞가림 할 수 있는 나이고 “ 내가 말하자 그 남자는 놀라서 고개를 들더니 날 보면서 대체 몇 살? 이라는 표정으로 날 보더라 “ 나 28살이에요 ㅋㅋㅋㅋ 젊게 봐줘서 고마워요 ” “ 그래도 젊잖아… 기분 나쁘죠. 마흔 넘은 아저씨가 이러고 있으니까 ” 고개를 푹 숙이고는 머리를 만지며 말하는 그 사람 이였어 “ 요즘은 띠동갑도 넘게 만나는 데 뭐가 문제에요? ”
내 말에 고개를 다시 들더니 놀란듯이 쳐다보더라 ” 나 그 말 이상하게 해석해도 되는거에요 서우씨? ” “ 나도 당신한테 관심 있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