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w.1억
또 한 번의 포토타임이 끝나고 우리는 앉아서 팬들과 잠깐의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팬들이 종이에 적은 질문 또는 원하는 것을 하나씩 뽑는 건데.. 내가 뽑은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부탁이었다.
mc- 주효 씨! 배우활동 하기 전에는 하피스그룹의 메인댄서였잖아요! 춤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저 멀리서 데뷔때부터 응원하러 와줬던 팬이 반짝이는 눈을 하고있으니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고갤 돌려 손석구와 이준혁을 보면 모두 기대하는 듯한 눈을 하고선 나를 본다.
"그럼.. 하피스 노래 후렴구 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 말에 모두가 박수를 쳤고, 나는 가운데에 서서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노래가 나오자마자 부끄러워서 발을 동동 굴리다가도 춤을 춰본다.
다 끝나고나서야 감사합니다- 하고 허리숙여 인사하고 자리로 돌아가 얼굴을 가리고있으면 모두가 박수를 쳐준다.
"……."
mc- 주효 씨 춤 너무 잘추네요. 역시 메인댄서라서 그런가? 근데 세상 너무 불공평하다! 춤도 잘추고 예쁘고 연기도 잘하면~
준혁 씨! 왜요~ 왜요! 왜 그러세요,
"…아, 아니.. 너무 잘해서요.."
날 향해 계속 박수를 쳐주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 감사합니다- 하고선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선 이준혁과 눈이 마주치면, 이준혁이 내게 따봉을하며 보여주는데
괜히 기분이 더 좋아져서 해맑게 웃은 것 같았다.
mc- 요즘 생긴 취미가 있다면?
"아, 저는 요즘.. 책을 좀 읽는 것 같아요. 원래는 오랫동안 책 읽는 걸 잘 못하는데.. 아, 만화책입니다."
mc- 아, 그럼 만화책 팬들에게 추천해주세요~
다들 반응이 좋았다. 안 그런 듯한 손석구의 장난에 빵터지고 그 다음 차례는 나였다.
"음.. 전.. 요즘 영화나 드라마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드라마 보다는 영화를 더 찾아보고 있습니다."
mc- 정말요~? 추천하는 영화 있으신가요?
"음.. 아, 제가 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화 추천하기 장인인데요...핳."
줄줄이 영화를 추천하고서 혼자 뿌듯해하면, mc가 웃으면서 이준혁을 향해 말했다.
mc- 준혁 씨가 엄청 놀란 표정인데. 왜 그러시는 거죠!?
"아, 이렇게 영화 잘 아는 분은 또 처음 봐서요.. 놀랐어요. 저도 영화 엄청 많이보거든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기분이 다 좋았다. 이준혁이랑 통한 게 있는 것 같고.. 더 가까워진 것 같고 막!
팬들과 사진을 찍어줌으로서 이벤트는 끝이났고, 어디 잠깐 쉬었다 갈 수도 없이 바로 퇴근을 해야했다.
무대에서 내려와 이준혁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던 난 손석구에게 또 당했다.
"누구 기다려. 남자친구?"
"에?????"
"장난인데 왜 그렇게 정색해."
"정색 안 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
"설마 저 팬들중에 남자친구가 진짜로.."
"에잇...아니거든요 증말ㅋㅋㅋㅋ...ㅠ"
손석구와 장난을 치는 와중에 이준혁이 내려오기에 급하게 이준혁을 불렀다.
"엇..저기! 선배님!"
"응. 주효야."
"안녕히가세요! 다음 인터뷰 때! 내일 봬요 ㅎㅎ."
"우리 같이 올라가야 되지않아?"
"네?"
"위에 주차한 것 같던데 아니야?"
"어.. 맞아요!"
언제 봤대? 난 이준혁 못 봤는데....
"준혁이랑 주효는 왜 이렇게 어사야. 나 빼고 따로 엄청 봤으면서."
"에이.. 오빠는... 오빠가 엄청 장난치시잖아요..."
"나 장난 안 쳤는데."
"에??"
"ㅋㅋㅋㅋ농담이야. 먼저 간다."
손석구가 가고 어색함만이 남았다. 갈까? 이준혁의 말에 '넵'하고선 매니저 언니와 이준혁 매니저 이준혁, 나 이렇게 넷이서 움직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움직여야하는데 주변에 팬들도 많고 손을 막 흔들어주는데.. 나도 모르게 이준혁을 뚫어져라 보게되었다.
진짜 잘생겼다...
너무 내가 빤히 쳐다본 걸까? 나랑 눈이 마주쳤고.. 나는 급히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른 곳을 보았다.
그러다 이준혁이 건넨 한마디였다. 아주 정확하게.. 주변 소리 때문에 나와 이준혁만이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석구 형이랑 엄청 친해진 것 같던데."
"네? 아, 네!..ㅎㅎ편하게 대해주셔서.."
"그래?ㅎㅎ"
그러고나서 정적이 흐르다가 도착해 우리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안녕히가세요- 허리를 숙이면 이준혁도 손을 흔들어주고선 차로 향하는데 괜히 심장이 또 뛴다.
볼 때마다 이렇게 설레하는 거면.. 나 이정도면 이준혁 남자로 사랑하는 거잖아.. 맞잖아... 그럼 뭐하냐고.. 저 사람은 나한테 관심도 없을 건데.
집에 오자마자 운동하고 씻고 누워서는 넷플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인터뷰를 보았다. 드디어 나왔네....
아 괜히 민망하고 난리네..하면서 입을 틀어막고선 보다가.. 댓글을 보았다.
ㄴ난 이준혁이 수많은 배우들과 인터뷰하면서 저렇게 고장나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상한 소리하는 거 처음본다.. 표정도 그래ㅋㅋㅋ
원래 낯가리고 어색해하는 사람인 거 알겠는데 유독 주효한테는 고장난 고양이느낌이야.. 우리 배우..여태 고생한 거 아니까 좋아하는 거 티내도 내가 말 없이 응원한다 ㅠㅠ..
ㄴ진짜 둘이 뭔가 분위기가 마쉬멜로같아ㅠㅠㅠㅠ분위기도 그렇고 느낌도 그렇고.. 썸타기 전 멜랑꼴리한 느낌 ㅠㅠㅠ
ㄴ귀여워하는 게 보여서 더 귀여운 듯...그냥 둘다 귀엽다..다해라...
ㄴ이준혁 부럽다.. 아니? 손석구 부럽다.. 아니? 여주효 부럽다.. 아니? 부럽다.. 그냥 다 부럽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 모여서.. 나였으면 벌써 반해서 연예계 cc장인이었을 텐데.. 다들 어케 안 사귀지..
ㄴㅋㅋㅋ근데 주효 이미지랑 진짜 성격이랑 왜케 달랔ㅋㅋ 매력쩐다 이준혁이랑 비슷하네ㅋㅋㅋ차가운 외모에 그렇지못한 태돜ㅋㅋ
ㄴ 당신들 뭐 있지 나만 모르는 뭐 있지!!
수많은 댓글중에서 내가 읽고싶은 것만 읽은 건 맞지만..
근데.. 괜히 저렇게 말하니까 더 기분도 좋고.. 착각하기 딱 좋다. 정말 꿈처럼 이준혁도 나랑 같은 마음이라면..좋겠다...
하지만 이런 시간은 나에게 지옥같았다.. 망상을 불러일으키는 댓글들 덕분에 하루종일 누워서 댓글만 본 것 같다.
손석구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인터뷰에 또 함께하지 못했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난 그럼 오붓하게 또 이준혁이랑 같이 있어야지 후에헤헤헿.
생각은 이렇게해도 실제로는 무척이나 다른 게 나 큰 단점이다 ^^....
"안녕하세요오..."
"응. 안녕."
"ㅎㅎㅎ..헣.."
"밥은 먹었어?"
"네! 먹고왔습니다.. 선배님은요?"
"먹었지.. ㅎㅎ뭐 먹었어?"
"김치찌개 먹었어요!ㅎㅎㅎㅎ 선배님은 뭐 드셨어요?"
나름 대화가 참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인터뷰 자리에 미리 앉아서 대화를 하는데.
앞에 스태프와 같이 서있는 이준혁의 스타일리스트분이 음흉하게 나를 보는 것이다. 아닛...왜욥...?ㅠ...
"석구 선배님은 같이 인터뷰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응. 형 영화 촬영 때문에 해외 나가고 되게 바쁜 것 같더라고."
"그래도 어제 무대인사라도 같이해서 ㅎㅎ다행이에요.."
"응 정말ㅎㅎ."
어색함은 잠시였다. 괜히 갑자기 키스신 찍었던 게 생각나서 입술만 바라보다가 뒤늦게 정신차리고보면 인터뷰 시작이란다.
평범하게 영화 소개와, 영화를 찍으면서 힘들었던 점.. 등등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답을 하다가 중간부터는 재미있는 질문들이 주어졌다.
- 밸런스 게임을 해볼 건데요!
- 자, 15kg찌우기 vs 15kg빼기!
"찌우기."
둘이 똑같이 대답을 하고선 똑같이 놀란 듯 했다. 맞아. 이준혁은 먹는 걸 좋아한다고했지.
"저는 먹는 걸 워낙에 좋아하기 때문에.."〈- 이준혁
"어 저두요 저두요.. 저는 하루종일 입에 뭘 달고 살아요... 그래서 운동도 빡세게 하는 편이구요.. 지금도 너무 먹고싶은 게 많은데 ㅠㅠㅠ..."
"아, 먹는 거 좋아하세요? 나중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겠네요."
"너무 좋아요ㅠㅠㅠ선배님과.. 맛집 방문하고싶습니다아..."
"아ㅋㅋㅋㅋ..저도 너무 좋아요ㅎㅎ."
- 김치찌개 vs 된장찌개
김치찌개
- 카페 vs 집
집
- 바다vs 산
바다
- 피자vs치킨
피자
-일주일 내내 집에 있기 vs 일주일 내내 약속 나가기
집에있기
등등 밸러스 게임을 모두 똑같이 대답하고나서 서로 놀라서 쳐다보는 것까지 완벽했다.
나는 이준혁과 이런 것도 통하는구나ㅠ 아직도 서로 놀라기도하고.. 나는 좋아서 미소를 띄운 채로 내 감정을 숨기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각자 서로의 정보를 맞추는 타임이라고 한다. 아 이건 내가 또 자신있는데.
- 주효 씨 먼저 할게요.
"핳."
- 주효 씨 자신있으신가요!
"저 진짜 자신있습니다! 저는 이준혁 선배님의 모든 걸 알고있습니다!"
"…좀 무서운데."
- 이준혁이 태어난 곳은!?
"인천!"
- 이준혁의 생일은?
"1984년생이구요! 3월 13일!"
- 이준혁의 혈액형은!?
"a형!"
- 이준혁의 mbti!
"infp!!!"
- 이준혁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
-이준혁이 만든 어플은!?
"안녕 팝콘!!!!!!안녕 팝콘!!!!!! 팝콘이는 비숑!!"
- 아니 어떻게 다 아시는 거예요.........?
"저 진짜... 선배님 팬이거든요...? 더 물어보셔도 돼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준혁의 데뷔작은?
- 2007년 타이푼 분들 뮤비!
"……."
"선배님 차례입니다..."
멋쩍게 웃던 이준혁은 곧 스태프의 질문에 귀를 기울였다.
- 여주효가 태어난 곳은!?
"…춘천."
- 여주효의 생일은?
"음..96년생 3월12일."
"선배님 제 생일 어떻게 아세요!?!??!!!?"
"저랑 생일이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외운 것 같아요."
"맞아요 ㅠㅠㅠ비슷해요...하루차이!! 아우 감사합니다...영광입니다..."
"……."
- 여주효의 혈액형은!?
"o형.."
- 여주효의 mbti!
"어.. 이건 모르겠네요ㅎㅎ.."
- 여주효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닭도리탕...이었던 것 같은데.."
- 여주효의 데뷔작은?
"하피스 쉿
나는 물론 스태프분도.. 그 옆에 사람들도 다 놀란 듯 했다.
아니 잠깐만.. 이준혁이 내 정보를 왜 이렇게 잘 아는 건데???????
"선배님... 어떻게 아세요????"
"…한 번 주효 씨 이름을.. 검색해봤거든요. 근데 mbti는 안 뜨더라구요.."
"맞아요오.. 제가 어디에서도 말을 안 했어가지구.... 안 나올 거예요..! 근데 진짜... 선배님....감격이에요..."
"저도 주효 씨 팬이에요..노래도 자주 듣고있구요. 저.. 여기 오는 길에도 들었어요."
"쉿이요!?"
"네네. 한 번 들었는데.. 너무 좋아가지구.. 계속 듣고있습니다."
"정말료 ㅠㅠ???????????? 저 정말 성공한 팬인가요...ㅠㅠ"
다들 내 반응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니 나만 이렇게 놀라운 거야??? 다들 놀랄 거잖아 그치?
인터뷰를 하다말고 갑자기 화면에 내가 한 번 예능에 나가서 카메라 원샷에 윙크하고 애교를 부리는 짤이 나왔고.. 너무 창피해서 얼굴을 가리고 있으니 설마설마했는데...
- 자,그럼 주효 씨 원샷 잡아드릴테니! 매력발산! 보여주세요!
"네!?!?!?!? 지금요 ㅠㅠ...?"
"……."
인생이 이렇다.. 난 한다고 안 했어도.. 갑시다! 하면서 바로 카메라가 하나씩 켜지고 나는 빨간불이 들어오는 카메라를 찾아 윙크도 하고....
하트도 날려보고 난리를 치는데.... 겨우 끝나고나서 민망해서 손으로 부채질을 하는데...
"카메라를 어떻게 그렇게 잘찾아요.. 신기하다."
이준혁도 나한테 손으로 부채질을 해주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ㅠㅠ...."
- 준혁 씨도 한 번 갑시다.
"엇! 그래요! 선배님도! 한 번 보여주세요!!"
"…네? 아니 근데... 잠시만요..."
잠시만요 같은 건 없었다. 바로 시작한 바람에 이준혁이 고장나서 막 횡설수설하는데 윙크는 커녕 브이를 하길래 빵터졌다. 아 졸귀탱이다...이 선배님....
"아 선배님 진짜 너무 귀여우세요...."
"……."
인터뷰가 끝났다. 아마도 마지막 인터뷰라고 했다. 아쉽고.. 다시는 이렇게 못 볼 거라는 생각에 아쉬워서 풀이 죽었다가도 이준혁에게 인사를 하려고 했을까.
갑자기 내게 할말이 있다며 부르는 매니저 언니 덕분에 눈도 못마주쳤다.
너무 속상하다... 이제 못만나는데... 아니야.. 당당하게 먼저 연락해봐? 디엠 보내? 아니! 번호도 아는데 전화를 해? 에휴...
언니랑 같이 주차장으로 향하면서도 혼자 상상하면서 슬퍼하는데...
"내 정신 좀 봐! 휴게실에서 핸드폰을 놓고왔네.. 차키 줄 테니까 차 안에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봐."
후다닥 달려가는 언니 뒤로 이준혁과 스타일리스트 그리고 매니저가 보였다.
'앗.. 안녕하세요'하고 허릴 숙이면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주효 씨 안뇽~ 하는데... 생각해보니...
"어.. 잠시만요! 드릴 거 있거든요!"
얼마전에 웹드라마 찍은 배우들끼리 저녁 먹었을 때가 있었는데.. 너무 바빠서 저녁은 못 먹고
얘기만 나누다가 차은우한테 사인 받아온 게 떠올랐다. 차에서 사인이 그려진 종이를 꺼내 스타일리스트 언니에게 건네주니 해맑게 웃는다.
"뭐야아아! 고마워요 주효 씨! 이걸 잊지않고ㅠㅠㅠㅠㅠ챙겨주네에.."
"얼마전에 다같이 만날 일이 있었어서요 ㅎㅎ 생각나서.. 받아왔어요..!"
하는 순간 갑자기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가 내 눈치를 보더니..
"어 나 잠깐만 뭐 두고왔는데. 안 그래?"〈- 매니저
"어어어~ 맞아 저도요 저도요."〈- 스타일리스트
이준혁과 나만 두고선 갑자기 쌩-하고 사라진 둘에 주차장에 나와 이준혁만 덩그라니 남아있다.
잠깐만.......갑자기 저렇게 가버린다고...?
"안녕..하세요..."
"…몇 번 인사하는 거야."
"네?ㅠㅠㅠ...핳..그러네요..죄송합니다.."
"말 편하게해도 되는데.."
"네? 제가 어떻게 ㅠㅠㅠ그래요..."
"석구 형한테는 하면서 왜..ㅎㅎ"
"…그래도.. 선배님은 제가 너무 팬이고.."
좋아하니까.. 막 못하겠단 말이에요.................이 마음을 알아요?????????????
"그럼 편할 때 말 놔."
"앗, 넵...ㅎㅎ"
"…ㅎㅎ."
"언제 또..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이 마지막 인터뷰 촬영이잖아요!..."
"응. 벌써 그렇게 됐네."
"너무 아쉬워요.."
"또 보면 되지."
"네?"
"밥 사줄게."
근데 내가 또 이렇게 어색하게 있다보니까 대놓고 물어볼 깡따구가 생겼다.
"…만나는 분은 없으신 거예요?"
내 말에 이준혁이 잠시 당황한 듯 나를 보았고, 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선 말한다. 아주 티나게 버벅거리면서 말이야.
"아.. 혹시라도! 만나는 분 있으시면.. 따로 만나기 좀 그러니까... 아, 물론! 밥 사주시는 건.. 후배니까.. 선배의 마음으로..."
내 말에 이준혁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게 말이다.
"없어. 만나는 사람."
"……."
"조만간 맛있는 거 먹으러가자."
"……."
"주효만 괜찮다면 ㅎㅎ.."
"아! 저는 진짜! 너무 좋습니다! 선배님이 불러주신다면! 저는! !진짜 !! 언제든 다 좋아요!!!"
내 급발진에 이준혁이 빵터져서 웃어버렸고, 나는 창피한 것도 모른 채 계속 혼자 얼굴 붉어져서 '언제든지요!!!'하고 외치고있다.
곧 각자의 매니저의 등장에 우리는 헤어져야했고, 나는 집 가는 길에도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리고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저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았고,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난 성공한 팬이야..
이준혁이 내 생년월일..이것저것 알고있는 건도 안 믿기는데.. 진짜..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인기는 늘어났다. 인스타에 올리는 내 일상사진까지해서 여자 팬들이 꽤나 늘었다.
ㄴ 하피스 컴백해 ㅠㅠㅠㅠㅠㅠ 다시 돌아와ㅠㅠㅠ 쉿 좋은데 왜 아무도 모르냐고 ㅠㅠㅠ
ㄴ ㄹㅇ 하피스 다시 모여라...진짜 이 노래를 썩힌다고??
ㄴ 거짓말 안 하고 쉿 노래 개좋음.... 멤버들 음색도 장난없고.. 뭐 없는 회사라 묻힌 게 제일 안타까움..ㅠㅠ
ㄴ 한 번만 무대 해주라ㅠㅠㅠㅠㅠ주효 무대하는 거 보고싶다 진짜..증말루....
ㄴ주효도 인기 많아졌겠다... 모른척하고 다시 컴백하자...
ㄴ주효 요즘 너무 예쁘다...배우랑 너무 찰떡이야.. 진작에 배우하지 ㅠㅠ
나에게 관심을 주는 건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여주인공을 해달라는 캐스팅 제안이 많이왔고, 회사에 온 대본집만해도 6개가 넘는다고했다.
갑자기 이렇게 확 뜨는 경우도 드물다고했고, 그 드문 게 나라서 너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아직 턱없이 부족한데.. 넷플에 나온 영화 덕분에 내 칭찬은 끊임없다. 근데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한 5일 정도 지났는데.. 이준혁이 너무 보고싶다는 생각에 솔직히 밤마다.. 카톡을 보내볼까? 카톡은 좀 아닌가.. 문자를 보내야하나.. 이런 생각을 많이했는데.
"난 행복한데.. 행복하지가않아요 언니..."
"무슨 소리야~ 지금처럼 엄청 뜨는 게 하늘의 별따기인데!! 어떤 작품 할 건지 고민이나 해봐!"
매니저 언니는 내 고충을 모른다...
뭔가.. 말하기도 좀 그렇고.... 에휴.... 이준혁을 못본 5일간 바빴지만 ..바빠서 좋지만 이준혁을 못봐서 기분이 안 좋..
지가 않고
기분이 좋아졌다. 이게 꿈인가 싶어서 볼도 꼬집어보았다.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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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