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w.1억
드라이브는 11시쯤에 하기로했다. 그동안에 나는 진작에 준비를 다하고선 대본을 보고있다.
준비라고 해봤자... 막 꾸미고 나가면 웃기니까 안 꾸민 척.. 티 안 나게 화장하고 옷도 대충 입긴했는데.. 옷만 1시간 넘게 고른 것 같았다..
그리고 드디어 이준혁을 만날 수 있었다. 하루에 두 번 보는 이준혁은... 너무 짜릿했다.
타자마자 벨트 매고선 '안녕하세요~'하면 똑같이 '안녕~'하고 받아치는 이준혁은 참 잘생겼다.
"저녁은 드셨어요?"
"네. 주효 씨도 드셨어요?"
"엇..아 습관적으로ㅠㅠㅠㅠㅠㅠ ㅎㅎ"
"ㅎㅎ장난친 거야~ 혹시 이번에 바다 봤어?"
"어.. 이번년도는 한 번도 못봤어요!"
"바다 보러갈까?"
"전 너무 좋아요!!!"
무턱대고 우리는 인천 바다로 향한다. 그래도 전보다는 덜 어색했다. 나름 내가 말을 많이하고 있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욕도 엄청 먹었었다니까요 ㅋㅋㅋㅋ."
"그래도 주효는 여기서 살 더 안 빼도 충분히 예쁜데.. 회사에서 너무 압박했구나."
"네. 그때에 비해서 5키로 찐 거예요. 제가 먹는 걸 너무 좋아하니까.. 살 빼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운동도 너무 하기싫어요..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아, 참! 저 본집에 강아지 키우거든요! 보여줄게요!"
운전하는 이준혁 옆에서 나는 재잘재잘 계속 떠들기 바빴고, 이준혁 또한 내 말에 리액션하고.. 대화가 끊기지않았다.
"저 인천 바다는 이렇게 와서 보는 건 또 처음이에요. 저 원래 강릉만 갔거든요!!!!"
"아, 정말? 다음엔 강릉으로 가자."
"아 너무 좋죠!!!!ㅎㅎ"
다음엔 강릉에 가잔다. 이거 그냥 고백이잖아요. 차 안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보고 감탄이나 한다.
주말이라 그런가 여전히 아직도 젊은 친구들은 해변에 앉아서 대화하는 게 보였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릴 생각을 않고있다. 그러다가.. 이준혁의 목소리에 고갤 돌려보았다.
"내려서 좀 걸을까?"
저 말은.. 많은 의미가 담겼다. 솔직히 사람들이 우리를 엮기도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고.. 무관심한 사람도 있겠지만..
여기서 우리가 나가서 사람들이 알아보고, 사진이 찍힌다면 기사는 기본으로 날 텐데.
내려서 걷자는 건 굉장한 고백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럼 난 저기에 대답을 해야된다.
"좋아요! 걷고싶었어요!"
나와 이준혁은 둘다 모자를 쓴 채로 차에서 내렸고,내리자마자 바다 냄새에 '오오!바다냄새 미쳤다..''하고 괜히 오두방정을 떨면, 이준혁은 웃어보였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내 본모습에 괜히 머쓱해진다.....진정해 여주효...
사람들 없는 곳으로 피해 해변을 걷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배우 이준혁이 아닌 사람 이준혁과 함께 걷는 해변이다.
심지어 바다라서 그런가 바람도 덥지않고 시원했고, 저 멀리 사람들 떠드는 소리까지 너무 완벽했던 것 같다.
"너무 너무 너무 좋아요!"
"응. 바다 냄새도 좋고.. 다 좋네."
"오빠."
"응?"
"흠... 아니에요!!"
"뭐야."
"너무 좋아서요. 이렇게 밤바다 보면서 걷는 거. 오빠랑 같이 걸으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밤바다 보러 오고싶어요 제 주변 친구들은 다 낭만도 없고~~ 귀차니즘도 심하고~ 그래서 항상 안 왔거든요..
솔직히 연습생도 6년이었고.. 돌아다닐 시간도 없었어요. 생각해보면 저.. 너무 집순이라서 혼자 와도 되는데 안 왔던 것 같아요. 아무리 집순이라도 바다는 좋고 그러네요."
"자주 오자. 나도 집에 있는 거 좋아하는데 바다는 좋아."
"…자주 얼마나요??"
"주효가 오고싶을 때마다?"
"매일 오고싶을 때는 어떡해요 그럼.."
"매일 오면되지?"
"에에에이~"
에에에이~하고 바닥만 보고 걷는데 이준혁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내 발목을 잡는 것만 같았다.
"나랑 만날래 주효야?"
이게 참.. 텍스트로 보면 오글거리고 딱딱할 것 같은데. 이준혁의 목소리가 참 사람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정말 한순간에 지나가듯 무심하게 말했지만.. 조심스러움이 섞인 다정다감한 목소리.
"전.. 너무 좋은데..!"
"……."
"좋아요..!"
그렇게 나와 이준혁은 남들과 별 다를 것 없이 고백하고 사귀게 되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더 특별하고 그런 건 없었다.
아, 특별한 게 있다면 사람들 눈에 띄지않게 가리고 있다는 것. 그뿐이었다.
내가 너무 고민도 안 하고 바로 말해서 그런가 이준혁이 살짝 당황한 게 보였고, 우리 서로 결국 빵터지고만다.
"아 왜 웃어요!!"
왜 웃냐며 이준혁의 팔을 착착! 아프지않게 때리면 이준혁이 계속해서 웃는다.
솔직히 고백을 받은 이상 빼박인데! 왜 이렇게 안 믿기는지.. 옆에 사람들이 지나가기에 급히 다른 곳을 보았다가 다시금 이준혁을 보고 속삭이듯 말했다.
"저 궁금한 거 있는데! 너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그러는데요! 저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내 말에 이준혁은 웃으며 날 바라보다가도 '음..'하고 고민하다가 똑같이 속삭이며 말한다.
"처음 보자마자?"
"에???!!!!"
나도 모르게 너무 크게 말해버려서 입을 틀어막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너무 다행이었다...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않았다.
또 나도 모르게 웃겨보이겠지만 혼자 입을 틀어막고선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서 기분 좋은 거 다 티내고있다 이준혁보다 앞장서서 뒤로 걸으면서 이준혁을 보며 말한다.
"왜요? 왜 처음 보자마자예요? 제가 뭐 했어요? 뭐했지? 너무 선배님한테 예의없게 인사해서 임팩트가 컸나!? 아니면 음.."
"아니 그런 거 말구~ 그냥 전체적으로 내 스타일이었어."
"와 진짜... 저 여기서 대답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저 또 소리지를 뻔했어요.. 그래서요 그래서요? 전체적으로면..음.. 어떤.. 전체를 말하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뭔데요?"
"그냥 아무 이유없이 반했던 것 같아. 그리고 또 이미지와 다르게 성격이 너무 귀여워서."
"……!"
"또.. 흐으음.."
"흐으으음!???"
"은근 나이 차이가 좀 나길래 중간에 별 생각을 다 한 것 같아 ㅎㅎ.. 죄짓는 것 같고.."
"나이가 무슨 상관이에요. 이렇게 자기관리 잘하고 잘생긴 마흔살이랑 연애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저도 오빠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처음엔 그냥.. 팬이니까 그런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그리고 그리고!!!! 저 키스신 찍었을 때 진짜 진짜 죽는 줄 알았거든요?"
"나도."
"……."
"나도 저 세상 가는 줄 알았어."
어쩜 말을 저렇게 귀엽게..하..혼자 또 입을 틀어막고선 감탄하다가 똑같이 따라 걸으며 말했다.
"저는 이미 저 세상 다녀왔거든요? 오빠 때문에."
"다녀왔어 이미..?"
"내일도 저 세상 다녀올 예정이에요. 아니다.. 매일매일 다녀와야되나?"
계속 되는 나의 주접과 어쩔 줄 몰라하는 듯 내가 웃기고 귀여운지 웃는 이준혁.
우리는 조금 걷다가 차에 타서 집에 가는데..
"아 뭐예요...헿..."
이준혁이 손을 잡으라는 듯 손바닥을 보였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리고 집까지 간 것 같다.
"아, 참... 있잖아요!"
집에 가는 동안에 나는 엄청 떠들었고, 그런 내 얘기를 듣고 듣는 사람도 편해지게 반응을 따듯하게 해주는 이준혁 덕에 너무 편했다.
"나중에요! 말 놔도 돼요?"
"좋지? 나는 주효가 편하게 대해줬음 좋겠는데."
"…사실 너무 그러고싶은데.."
"응."
"뭔가 좀.. 부끄러워서요."
"그래? 부끄럽구나.. 주효가 말 편하게 하고싶을 때 놔. 나도 재촉하고 그러지는 않을게."
"…네!"
"ㅎㅎ."
"그거 알아요? 저희 이름도 완전 비슷해요. 이준혁 여주효.. 이응!지읒 히읗!!!!"
"어 그러네 진짜?"
진짜 쓸데없는 말들까지 하면서 엄청 떠들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해서 내려야하는데 손을 놓는 게 왜 이렇게 아쉬운지.
놓는데 한참 걸렸다..
"저 이제 씻고 누웠어요! 피곤할 텐데 얼른 자요!"
- 응. 조금만 통화하구.
이래놓고 또 우리는 30분을 통화했다. 자기 직전까지 통화하고 시간을 보고 놀란 우리는 그제서야 전화를 끊었지 뭐..
다음날 멤버들을 만났고 기분좋게 왔는데 좋은 분위기는 또 아니다. 특별히 우리 회사 연습실에서 모이기로했고..
잠깐 대표님을 보고 들어오려고했더니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안 한다고..? 우리 노래 차트 5위야 지금!"
소이라는 친구의 목소리였고.
"솔직히 말해서 주효 덕분에 인기 많아진 거 알아. 근데 우리가 올리는 챌린지는 조회서 1000도 안 되고.. 주효가 올리는 챌린지는 우리랑 비교도 안 되잖아. 겨우 일주일 음악방송에 나오는 거? 거기서 주효만 카메라 잡아주지 우리가 잡힐 것 같아? 우리 위한 기사 한 줄 올려줄 것 같아? 아니야. 그냥 여주효를 위한 거야 이거. 우리만 고통 받는 거라고. 여주효 뒤에 백댄서 느낌으로 무대에 서고싶어? 야 김민희 너는 여주효랑 똑같은 춤실력인데 얼굴 더 반반하다고 여주효만 더 뜨는 거 좋아? 한그루 넌? 노래 그렇게 잘부르면서 너보다 못부르는 여주효 잘부른다고 기사 뜨는 거 보고싶어?"
민희라는 친구의 목소리였다. 들어갈 타이밍을 잡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다가 울컥하려는 걸 꾹 참고선 들어섰다.
민희는 착한 친구다. 평소에 말도 별로 없고 우리가 하는 말에 잘 웃어주고. 근데 저런 생각을 했다는 거 자체에서 난 서운했지만 이해를 해야만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야 내가 살기가 편하니까.
"어.. 늦게왔네?"〈- 소이
오랜만에 안무나 맞춰보자-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왔는데.
나만 즐거웠나보다.
"일단! 오늘은 나가서 맛있는 거 좀 먹고! 다음부터 연습할까?"〈- 그루
"어! 그래그래 그러자"
못들은 척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연기한다고 생각하고 멀쩡하게 있자-해도 표정관리가 안 됐다.
"야 근데 여주효 너 이준혁 그분이랑 뭐 있어?"
애들은 분위기 좀 띄울 겸 나에게 물은 것 같았다. 물론 진짜 궁금한 것도 있고...
"어? 어...음....."
"그냥 말해 우리가 뭐 이상한 소문 내는 것도 아니고."〈- 민희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민희가 너무 화가난 나머지 나에게 화풀이를 했고,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야 김민희 내가 뭐 너네가 이상한 소문 낼까봐 말 안 하는 거야?"
그냥 참을 걸 싶다가도 민희가 저러고 나가자마자 애들은 내 눈치를 보았다.
"주효야.. 참아.. 기분이 별로인가봐. 야 그루야 네가 좀 따라나가줘 내가 주효랑 있을게."
나 혼자서 그룹에서 유일하게 뜬 게 그렇게 너를 화나게하는 일이었을까.
축하해줄 수는 없는 걸까 하면서 슬프고 화가났다.
"아니야 소이야 너도 애들 따라가..! 나 좀 몸이 안 좋아서.. 집에 가서 쉬어야될 것 같아."
"어? 몸이 왜 안 좋아..? 괜찮은 거야?"
"응. 괜찮아. 얼른 가봐!"
"…알겠어! 일단.. 연락할게!"
"응!"
소이까지 보내고나서 연습실에 덩그라니 남은 나는 쭈그리고 앉아서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뜬다고해서 마냥 좋아하기만 했던 내가 문제였던 걸까?
집에 와서는 대본을 계속 보고있는데 이준혁에게 전화가 왔다. 평소에 전화 받는 거라면 질색하던 내가 웃으며 전화를 받고있다.
"여보세요..!?"
- 주효야 뭐하고있어?
"저 지금 그냥 대본 보고있었어요..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요..."
- 저녁 안 먹은 거야?살 빼려고?
"…아뇨오. 아직 촬영 한참 남아서! 살은 아직 안 빼요! 그냥 어쩌다보니 안 먹었어요 ㅎㅎ"
- 그럼 저녁 같이 먹을까?
"좋아요! 뭐 먹으로 가요!?"
- 음.. 집에서 먹을까?
"어... 좋아요! 저희집으로 오실래요?! 여기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도않구..!"
- 응. 그럴게.
"집 비밀번호 카톡으로 보낼게요!"
-응 알겠어~
당연한 일이라고했다. 연예인이 연애를 하기 시작하면 당연하게 차에서 만나거나 집에서 만나거나.. 밖에 나가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일은 드물다고했다.
연애 인정을 해도 다들 조심하는 편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집에서 데이트를 해야했다! 그나저나..
"청소!청소!!!"
잠깐만 이준혁이 우리집에 온다고?????????????
아주 난리를 치며 청소를 했더니 그 다음은 내 몰골이 문제였다.
옷 뭐입지.. 고민이나 하고있는데 그루에게서 전화가 왔고, 나는 천천히 옷을 고르며 전화를 받았다.
"응 그루야."
- 어 주효야 바빠?
"아니아니!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해."
- 그래?
"응응."
나한테 무슨 얘기를 할지 대충 짐작은 됐다. 아까 얘기를 하려는 거겠지.
- 아까 일 말이야.. 민희가 그렇게까지 짜증낸 거.. 갑자기 주효 너는 인기가 많아지고 우리는 얹혀가는 입장이다보니까 자존심 좀 상했던 것 같아.
솔직히 말해서 갑자기 노래가 떠서 다 당황한 건 맞잖아? 말은 안 했지만.. 좀 그랬거든.
"…응."
- 그랬다는 게.. 주효 너한테 미안했어. 고맙기도 했고.. 네가 노력해서 끌어올린 노래인데 우리가 아무런 노력도 안 하고 그냥 받아도 되는 걸까 이런 생각도 했는데.
"……."
- 너무 배부른 소리기도했고, 주효한테 너무 미안했어.. 잠깐이라도 이런 생각해서 미안해. 민희는 끝까지 안 한다고 하는데..
"……."
- 네가 괜찮다면 세명이서라도 일주일 활동 해볼까?
"민희가 없으면 의미가 없잖아."
나도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한 게 맞다. 나도 지금 굉장히..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가리면서 말할 수가 없었다.
"그루 너는 민희 없이 셋이서 할 수 있어? 우리 몇년동안 개고생하면서 나온 곡인데 그 곡을 묵혀두는 것도 아니고 멀쩡히 있는 애 두고선 셋이서 할 수 있을까."
- 그렇지?
둘은 아무말도 없었고, 그루가 먼저 정적을 깼다.
- 난 주효 네가 무슨 선택을 해도 원망 안 해. 난 네가 그냥.. 너무 고마워. 덕분에 우리 노래 사람들이 많이 듣고.. 이런 기회 쉽게 오는 거 아니잖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 너 시간 비는 날 있어? 여행가자!
그루는 나한테 미안해하고 고마워했고, 나는 그런 그루한테 또 미안하고 고마웠다.
전화를 끊고선 옷을 마저 입는데 이준혁이 온 듯 초인종을 눌렀고, 나는 '안돼안돼!'하고 급히 막 옷들을 치우고선 문을 열어준다.
"왔어요..!?"
"왜 이렇게 숨이 가빠?"
"…오빠 온다고 청소를 너무 급하게 하느라 핳... 어! 뭐예요..!?"
"아, 포장해가지고 왔어."
"오오오오와."
맛집에서 포장까지 해가지고 온 센스까지.. 오늘 있었던 일을 다 잊게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얼굴이다.
얼굴 보자마자 음식 냄새고 뭐고 다 잊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
막상 사귀기로 하고선 우리집까지 왔는데 왜 이렇게 현실감이 없을까..
"집 엄청 작죠... 저 해체하고 바로 급하게 싼 집 구하느라구... 지저분하고.. 벽도 막.. 뜨고.."
"아니야. 괜찮은데? 예쁘게 잘 꾸몄다."
집을 둘러보는데 괜히 민망했다. 꾸미기는 했는데... 뭔가.. 머쓱한...
"배고프죠!? 얼른 먹어요!"
"응. 주효도 얼른 먹어."
"넵!"
"참, 촬영 시작할 때는 살 얼마나 빼?"
"음.. 이번 작품에서는 3키로 정도 빼려구요.. 이미지가 그래야 더 잘 맞을 것 같아서요..!"
"그래? 힘들겠다.. 안 뺐으면 좋겠는데.. ㅎㅎ"
"저두요..정말.. 빼기싫어요... 아! 오빠도 한 번 대본 봐줄래요!? 어떤 이미지가 나을 것 같은지!"
"응. 밥 먹고 한 번 봐볼게."
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아서는 일 얘기를 하다가도 아무렇지도않게 우리집에서 밥을 먹는 이준혁이 너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멍하니 보고있으니 이준혁이 '왜?'하고 나를 본다.
"집에 오빠 있으니까 이상해요..기분이... 난 아직도.. 오빠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하고!! 연예인 보는 것 같고 그런데.. 심지어..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더 잘생겨..."
"으응??ㅎ"
"이럴 땐 그냥 고마워요~~~ 하는 거예요! 이미 알고있으면서 정말! 해봐요! 오빠 너무 잘생겼어요!!"
"…고마워요~"
'왜 그래 ㅎㅎ'하고 어색하게 웃는 이준혁은 귀여웠다.... 밥을 다 먹고선 대충 치우고 작은 소파에 둘이 몸을 붙이고 앉아있다.
나 혼자만.. 또는 매니저 언니랑만 앉아있었던 이 익숙한 소파에.. 이준혁이랑 앉아있다니.
리모컨을 들고선 막 채널을 돌리다가 아무 영화를 틀어놓고있다.
"소파가 너무 작죠..... 저 완전 집순이라 심지어 방에서 나오지도 않거든요 ㅎㅎ 그래서 소파는 작은 거 샀는데.."
"응. 소파 귀여워. 보다가 졸리면 들어가서 자?"
"저 사실 tv잘 안 봐요...방에서 유튜브 엄청 보는데 ㅎㅎㅎ 넷플릭스랑..."
"아, 정말? 요즘 유튜브에 다 있으니까.. tv다들 잘 안 본다고 하더라구.."
"너무 잘생겼어요 진짜."
"응?"
"오빠 말이에요."
"갑자기 그래서 놀랬네... 아니야 진짜... 그러지 마.."
이준혁 참나....잘생겼다는 말 엄청 들어봤을 거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게 너무 웃겼다.
"손 잡아줘요."
너무 웃기고 귀여웠는데 갑자기 울컥하면서 이준혁의 손을 잡고싶었다. 그럼 이준혁은 '응?'하고 다정한 얼굴을 하고선 나를 보며 손을 잡는다.
밥 먹다말고 이게 뭐하는 짓일까. 다 먹어가기는 했지만.. 배불러서 깨작깨작 먹다말고 손을 잡고있다.
"무슨 일 있어?"
이준혁은 눈치도 빠르다.
손 잡아줘요 한마디 했다고 무슨 일 있냐는데 안 터질 수가 없었다.
난 원래 내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걸 싫어한다. 나를 알려주는 게 싫었으니까. 근데 이준혁은 특이했다. 언제봤다고 투정을 부리고싶지?
홀린듯이 이준혁한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다 하고나니 뭐가 이렇게 후련한지 모르겠다.
"그냥.. 그랬어요.. 나라고 쉽게 온 자리 아니고 애들 좋아하는 모습 보려고 모인 건데 뭐라하니까 서럽고 억울한데.. 안 그래도 망한 그룹이라 해체했는데 자신감 없어졌을 수도 있는 애들한테 너무 성급하게 다가간 건 아닐까 싶었어요. 사실.. 친구들이 그런 생각 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었거든요."
"그래도 주효가 착하네. 멤버들 입장 생각해줄 줄도 알고."
"…지금에야 그렇죠.. 아까는 그냥 화나서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도 모르겠었어요. 저 안 착해요.."
"아니야. 주효 정말 착한데."
"…치."
치- 하고 입술을 쭉- 내미니 이준혁이 내 입술을 손으로 잡고선 놓아주지않기에 '으으으음'하고 쳐다보니 서로 빵터지고만다.
괜히 잡고있던 손을 가까이하고선 이준혁 손등에 쪽-하고 짧게 입을 맞추면, 이준혁이 자신의 볼을 톡톡- 친다.
"볼에요.....?"
"응."
"볼.....에요....? 핳...아니 근데.. 저희 키스신도 찍고..그랬었는데...왜 이렇게 낯부끄럽죠....?"
"그건 키스도 아니었는데."
"에!?!?!?!??!?!?!그게 키스가 아니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뭐! 어? 다른 배우분이랑은 더 찐하게했는데! 나한테는 아니었다!? 뭐 그런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지만 말고 대답해요 ㅡㅡ!!!!!!!!!!"
이 사람 나 놀리는 게 분명해.
-
-
-
뾰우아엉ㅇ
액이들..
밖에 너무 더워요..........다들...........쉬는 날엔..집콕하며..에어컨..켜야해...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