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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응···. 신음보다 울음에 가까운 소리였다. 숨 쉴 틈 조차 주지 않고 몰아치는 키스에 숨이 턱 막혔다.  

 

침실엔 질척이는 소리만이 가득 울렸다. 힘에 밀려 옴짝달싹 못 하고 입 안쪽을 파고드는 혀를 맞으며 정재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몸을 지지했다. 말캉한 혀가 아랫입술을 문지르다 이내 입술 전체를 삼키듯 핥았다. 겹친 몸이 침대에 풀썩 쓰러진다. 재현이 가볍게 내 몸 위에 올라타 틈을 주지 않고 입술을 눌러댔다. 얽힌 혀가 뭉근하게 비벼지고, 입천장이 말캉하게 긁혔다. 분명 맛이 느껴지지 않을 텐데도 달콤했다. 정재현은 아랫입술을 쪽 소리 나게 빨고는 고개를 떼며 달큰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키스해 봐, 수이야." 

 

 

 

그럼 나는 재현이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입술을 맞붙였다. 느릿하게 빨았다가 쪽, 아랫입술을 감쳐물고 빨아당기는 순간 재현이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혀끝이 섞이고 입술끼리 서로 쪽쪽 하며 떨어지는 노골적인 소리가 몇 번 더 났다. 이 정도면 되겠지. 짧은 키스가 끝나고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 올리자 묘하게 초점이 나가 있는 눈동자가 보였다. 

 

 

 

“수이야, 나 사랑해?” 

 

 

 

내 마음을 들킨 이후로 재현이는 시도때도 없이 내 마음을 확인하곤 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차가운 손이 옷 속을 살살 파고 들어왔다. 목덜미 뼈에 연신 입술을 맞추고 예민한 피부를 살살 빨아 당겼다. 목에 열감이 오르고 숨이 뜨겁게 홧홧 해지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응, 수민아.” 

 

 

 

 

 

재현이의 여자친구였다. 

 

 

 

“지금? 알겠어.” 

 

 

 

전화를 끊은 재현이 나에게 말했다. 

 

 

 

“어쩌지 나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은데.” 

 

 

 

말과 다르게 표정에선 일말의 곤란함 따위 찾아낼 수가 없었다. 마치 보내주는 게 당연한 일인 것 마냥. 그럼 나는 구차해지기 않기 위해 애써 웃으며 대답한다. 

 

 

 

“응, 알겠어.” 

 

 

 

내 대답에 재현이는 만족스럽다는 듯 사르르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말 잘 듣는 강아지가 된 기분이었다. 

 

 

 

“갈게, 쉬다 가.” 

 

 

 

그리고 이내 등을 돌려 사라진다. 재현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이내 참았던 눈물이 터진다. 재현이는 하루가 멀다하고 여자친구가 바뀌었다. 나에겐 한 번도 내주지 않은 곁을 남에겐 잘만 내줬다. 그렁그렁 맺힌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한 번 시작된 이후로는 걷잡을 수가 없었다. 한계에 다다른 댐이 터져버린 것처럼 눈물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더 좋아하는 쪽이 간절해지는 게 사랑이라지만 그 사랑 끝에 남는 건 외로움뿐이라고. 

 

 

 

 

 

 

 

 

 

호구를 자처 

 

 

 

 

 

 

 

 

 

우리 사이의 서사. 우리의 두께는 얼마나 될까.  

 

재현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정재계 인사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날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재현이는 어디를 가든 시선을 끄는 아이였다. 물론 부모님 덕만 있는 건 아니었다. 운동이며 공부며 뭐든지 만능이었고 성격 또한 다정했다. 

 

그래서 재현이를 만나기 전부터 나는 재현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유명했었으니까. 남자아이들에겐 선망이었고, 여자아이들에겐 로망이었다. 재현이를 좋아하는 건 딱히 부끄러워 숨길 일도 아니었다. 다들 유행처럼 그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나는 이때 까지만해도 재현이를 좋아하진 않았다. 우리 학교 여자애들 셋 이상 모이면 무조건 재현이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때도 나는 듣는 둥 마는 둥 하였다. 오히려 들으면 들을수록 '쟤 인생 참 피곤하겠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저런 이유로 좋아하는 거라면 쟤는 항상 모든 걸 잘해야 하고, 다정해야 한다는 거니까. 

 

그래서 같은 학교를 5년 동안 다녔음에도 재현이를 제대로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같은 반도 아닌 데다가 굳이 찾아가서 볼 생각도, 다른 애들처럼 말 한 번 걸어보겠다는 노력도 없었으니까. 

 

그러던 겨울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학교와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는데, 집 가까운데 다른 학교가 있었음에도 부모님께선 굳이 한국 초등학교에 다녀야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래도 뭐, 아침마다 부모님 차를 타고 등교하고, 하교도 편하게 차를 타고 이동해서 편하긴 했다. 근데 문제는 학교 끝나고 같이 놀 친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동네는 항상 조용했고, 외동이어서 같이 놀 형제도 없었다. 그래서 놀려면 혼자 놀거나 친구네 집까지 놀러 가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보통은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그날 역시 혼자서 시간을 때우는 날이었다. 마침 눈이 포근하게 쌓인 날이었기 때문에 대문 앞에 눈사람을 세울 계획이었다. 

 

대문 앞에 쭈그려 앉아 열심히 눈덩이를 키우고 있는데, 하얀 눈 위로 그림자가 졌다. 고개를 들어 보니 재현이었다. 

 

 

 

"같이 만들래?" 

 

 

 

물어보길래 바로 끄덕였다. 낯가리는 성격도 아니었고, 혼자보단 둘이 재밌으니까. 

 

 

 

"이수이 맞지?" 

 

"어? 나 알아?" 

 

 

 

왜 모르겠어, 너 8반 반장이잖아. 나는 꽤 놀라서 물어봤는데, 재현이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아, 반장이라 아는 건가? 싶었는데 은근 나랑 겹치는 친구가 많아서 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꽤나 짝짜꿍이 잘 맞았다. 재현이는 몸통, 나는 머리. 역할도 척척 나눠서 본격적으로 눈사람도 만드는데, 재현이가 덜덜 떨고 있는 게 보였다. 추위를 많이 타는지 옷은 나보다 더 두껍게 껴입고 있는데도 그랬다. 

 

 

 

"너 추워?" 

 

"아니, 괜찮아." 

 

"괜찮긴, 너 되게 추워 보여. 원래 추위 많이 타?" 

 

"응···." 

 

 

 

두 번 물어보니까 순순히 인정했다. 볼이며 손이며 새빨갰다. 그래서 내가 끼고 있던 장갑을 재현이 손에 장갑을 끼워줬다. 

 

 

 

"너는?" 

 

"나는 여태껏 끼고 있어서 괜찮아." 

 

 

 

내 말에 잠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재현이는 한쪽 장갑을 벗어 나에게 끼워주곤, 나머지 빈손으론 내 손을 잡았다. 차가웠던 손에 온기가 겹쳐지며 금세 따듯해졌다. 그리곤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러면 둘 다 따듯하지?" 

 

 

 

그때 든 생각은 단순히 '웃는 게 예쁘네' 정도였다. 

 

그렇게 우리는 그해 눈이 올 때마다 매번 눈사람을 같이 만들었다. 그렇다고 딱히 달라진 건 없었다. 만약 그때 같이 눈사람을 만든 사람이 다른 애였다면 분명 친한 척이 특기인 내가 먼저 다가갔을 거다. 그렇지만 재현이는 겨우 한 번 놀았다고 다가가기엔 이미 주변에 사람이 넘쳐났다. 그 넘쳐나는 사람 중의 굳이 한 명이 되고 싶진 않다는 생각과 여러 사람 사이에서 가끔 피곤해 보이는 그 애 표정 때문에 가벼운 인사 같은 것도 안 했다. 복도에서 마주치더라도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재현이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지만 걔 또한 먼저 아는 척 말을 건다거나, 인사를 한다거나 그런 건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신경 안 쓰고 살았다. 

 

친해지게 된 계기는 전개가 좀 이상하다. 어느 날 반 친구들 숙제를 모아서 교무실에 제출하고 나오는데 교무실로 들어서는 재현이와 마주쳤다. 평소처럼 그냥 모른 척 지나가려는데 재현이가 내 소매를 살짝 붙잡았다. 

 

 

 

"너는 내가 싫어?" 

 

 

 

교무실 앞이라 그런지 복도엔 우리 둘 밖에 없었다. 창문 밖은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여 있는데, 재현이 눈동자는 새까맸다. 응? 무슨 소리야. 좀 당황스러웠다. 대뜸 자기가 싫냐니, 그것도 저렇게 똑바로 쳐다보면서. 당황한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었는데, 재현이가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랑 친해지고 싶은데." 

 

 

 

그 미소에 홀렸는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우리의 시작이었다. 신기하게도 6학년 땐 같은 반이 되었고, 나란히 반장 부반장까지 맡으며 급속도로 친해졌다. 등하교도 같이했다. 굳이 30분이 넘는 거리를 같이 걸어 다녔다. 

 

재현이와 점점 더 친해지면서 느낀 건 아, 이래서 다들 얘를 좋아하는구나. 따위가 아니었다. 재현이는 언제나 다정했고, 항상 모범적이었으며, 웃는 게 예뻤다. 재현이는 그냥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이였다. 

 

그리고 그때 같이 생각했다. 아, 내가 재현이를 좋아하는구나. 

 

그렇게 고등학교까지 나란히 입학했다. 우린 모두가 아는 단짝이었다. 선생님들조차 재현이가 안 보이면 나에게 물었고, 내가 없으면 재현이한테 물었다. 그 정도로 항상 둘이 붙어 다녔다. 원 플러스 원 행사 상품처럼 재현이 이름 나오면 내 이름도 저절로 따라붙었다. 

 

재현이는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더 인기가 많아졌다. 원래도 많긴 했는데 결이 좀 달랐다. 초등학생 때는 친구로서 인기가 많았다면, 중학생 때부터는 이성으로서 인기가 많았다. 입학식 때 학생 대표로 선서하는 순간부터 난리였다. 초반에는 재현이랑 친해지기 위해 나한테 접근하는 친구도 많았었다. 이거 재현이한테 전해줄래? 재현이한테 내 얘기 좀 해주라 제발 등등. 솔직히 전해주긴 싫었다. 근데 거절하기엔 재현이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애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쟤들도 어쩔 수 없었겠지 싶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전해줬다. 

 

 

 

"이거 지희가 너한테 전해달래." 

 

"수이야, 내가 받았으면 좋겠어?" 

 

 

 

그러던 어느 날 재현이는 나한테 물었다. 진짜 받았으면 좋겠어? 쟤랑 사귀었으면 좋겠어? 라고. 왜 나한테 묻는진 모르겠지만,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그 뒤로 중간 다리 역할은 그만뒀다. '재현이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더라'라고 거절하면 알아서 포기했다. 

 

그렇게 흘러 흘러 여름이었다. 그날은 꽤 더운 날씨였는데, 재현이는 가디건을 껴입고 있었다. 

 

 

 

“재현아 안 더워?” 

 

“응, 괜찮아.” 

 

 

 

그렇게 말하는 재현이는 에어콘 아래서도 땀을 삐질 흘리고 있었다. 어디 아픈가 싶어 보건실에 같이 가자고 했지만, 재현이는 괜찮다며 딱 잘라 거절했다. 난생처음 보는 딱딱한 얼굴로. 

 

학교를 마치고 우린 카페에 갔다. 시험 기간이라 공부는 해야 하는데, 그땐 한참 둘이 붙어 있는 게 즐거울 때였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카페 가서 같이 공부하기였다. 

 

 

 

"추워?" 

 

 

 

한참 공부를 하고 있는데, 에어컨이 너무 직방인지라 슬슬 몸이 떨렸다. 내가 연신 팔을 쓸어내리니 문제집 풀던 재현이가 물었다. 

 

 

 

“추워?” 

 

"조금." 

 

"집에 갈까?" 

 

"같이 더 있고 싶은데···." 

 

 

 

내가 시무룩하게 말하자 잠깐 망설이더니 자기가 입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 어깨에 둘러줬다. 고맙다고 쳐다보는데 팔뚝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는 게 보였다. 정면에선 볼 땐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였는데, 피부가 하얀 편이라 잘 보였다. 

 

 

 

"재현아, 그거 멍···. 뭐야, 너 혹시 맞았어?" 

 

 

 

왜 그렇게 물어봤는진 모르겠는데, 촉이 그랬다. 도저히 사고로 멍들 자리가 아니었다. 

 

 

 

"응." 

 

"누가, 누구한테...?" 

 

 

 

너무 화가 나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아버지가." 

 

 

 

머리가 띵했다. 

 

카페에서 엉엉 울었다. 안절부절못하던 재현이는 결국 날 품에 안았다. 수이야, 울지 마 제발. 그때 재현이 표정은 우는 나보다 더 슬퍼 보였다. 맞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했다. 덤덤하게 말하는데 그게 더 슬펐다. 그렇게 덤덤해지기까지 얼마나 아팠니. 그때 결심했다. 감히 내가 보듬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곁에 있어 줄 거라고. 

 

그렇게 마음을 먹고 고백을 했다. 처음으로 내가 재현이네 집 앞까지 바래다준 날.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서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재현이가 먼저 눈치를 챘는지 어쩔 수 없다는 듯 사르르 웃으며 말했다. 

 

 

 

“수이야, 너 나 좋아하는구나.” 

 

 

 

누가 귓가에 대고 북을 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쿵쿵쿵. 울리는 심장 소리에 마음이 요동쳤다. 침이 꿀꺽하고 넘어갔다. 좋아해 재현아. 입안에서 그 말을 굴려봤다. 사탕처럼 너무나도 달콤한 말이었다. 

 

 

 

“응···. 좋아해, 재현아.” 

 

 

 

오롯이 두 눈을 마주치며 고백한다. 이왕 이렇게 들켜버린 마음이라면 당당하게 고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말에 생각하는 듯 눈꺼풀을 살짝 아래로 깔았던 재현이가 다시금 나와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나 계속 좋아해 줄 자신 있어?” 

 

 

 

마주친 눈이 사르르 휘어진다. 

 

 

 

“당연하지!” 

 

 

 

내가 당차게 대답하자 나지막하게 웃은 정재현이 말했다. 

 

 

 

“내가 안 받아줘도?” 

 

 

 

응? 순간 호흡이 멈췄다. 잘 못 들었나? 거리낌 없는 요구에 당황스럽게 숨을 들이켰다. 단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 한 말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굳어있자 정재현이 내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 

 

 

 

“우리 애인 같은 거 하지 말자, 수이야.” 

 

 

 

억울했다. 그러면? 그러면 들킨 내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건데? 묻고 싶었으나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릴 거 같아 입을 꾹 닫았다. 울컥거리는 감정에 목이 멘다.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에 눈물이 맺힌다. 내가 입술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있자 재현이가 내 턱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난 네가 너무 소중해, 수이야.” 

 

 

 

내 턱을 쓸어내리던 재현이 살짝 입을 맞춘다. 놀란 내가 가슴팍을 살짝 밀어내자 단단할 팔로 허리를 감싼 재현이 몸을 끌어당긴다. 

 

 

 

“연애를 시작하면 바라는 게 많아지고, 바라는 게 많아지면 싸우게 되고, 싸우면 헤어지고.” 

 

 

 

나 너랑 그렇게 감정 싸움하다 잃고 싶지가 않아. 적당한 거리에 멈춰서 말해오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그런가 싶기도 했다. 그런 날 아는지 입꼬리를 휘며 웃어왔다. 

 

 

 

“우리 그냥 이대로만 지내자.” 

 

 

 

정말 이게 맞는 걸까? 

 

 

 

“안돼?”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면 눈꼬리가 휘도록 웃은 재현이 가볍게 입술을 맞춰왔다. 혼란스러웠다. 내가 뒷걸음질 치자, 탄탄한 팔뚝으로 내 허리를 끌어당긴 재현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 

 

 

 

“하고 싶은데···.” 

 

 

 

귓가를 간지럽히는 부드러운 음성에 본능적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재현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입안을 파고들어 왔다. 혀가 얽히고, 거부할 수 없이 파르르 떨리는 눈을 감자 즐거운 웃음소리가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머리카락 사이를 헤집는 손길도, 느릿하게 입안을 문지르는 혀도, 타액에 젖은 살덩이가 떨어지는 소리도. 

 

지나치게, 눈물이 날 정도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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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미쳤다 …… 보는 내내 광대가 안 내려가네ㅠㅠ
1년 전
독자2
헉 오마이갓•••하 이미 여주는 상처덩어리인거 같은데,,,꼬옥 후회해라 재현아ㅠㅠ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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