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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쏟아져내리는 밝은 화원. 둘만이 있는 공간,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다. 그녀는 더듬거리며 손을 뻗는다. 탁자를 더듬어 자신의 찻잔을 찾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그리곤 나에게 권하듯이 살짝 찻잔을 올려보인다. 하지만 난 마실 수 없었다. 그저 그녀를 살피는 것 밖엔-. 검은 생머리가 부드럽게 어깨위로 흘러내린다. 조용히 차를 머금고 찻잔을 내려놓는다. 그 일련의 행동들이 마치 중세시대에서나 나오는 귀족의 행동마냥 고풍스러웠다. 탁자에 놓이는 찻잔이 달그락-. 그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언제부터 눈이 보이지 않느냐고 물으셨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있는 곳으로 얼굴을 돌렸을 뿐이었지만. 난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하고싶었지만, 할 수 없이 눈만 돌렸다. 그녀의 눈은 나에게 얘기를 하는 모든 순간 눈이 감겨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날 보는 것만 같았다. 아마 처음 그녀를 본다면 그녀의 자연스러운 행동 때문에, 눈이 안보인다는걸 모를 거다. 아름다운 외모, 감긴 눈매, 하이얀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린 흑발. 그 누구라도 한번쯤은 넋 놓고 쳐다볼 그런 외모다.

그녀는 손을 뻗어 접시에 놓인 크래커를 집어들었다. 길고 가느다란 하이얀 손가락이 천천히 움직인다. 손가락 끝으로 크래커 가루를 털어낸다. 천천히 손을 움직여 크래커를 입에 문다. 붉은 입술 안으로 들어간 크래커가 딱-소리와 함께 부러진다. 부서진 크래커 가루가 하얀 옷 위로 흘러내린다. 입이 오물오물 움직인다.

"글쎄요-.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다만 어떤 사건 때문이었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녀는 말을 하며 과거의 기억이 생각났는지 얼굴이 찌푸려졌다. 그 마저도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라서 눈을 돌릴 수 없었다. 그녀는 이 뒤의 말을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정확히는 머리속 어느 곳에 있는 단어,기억들의 좌표를 찾고있는 듯 했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붉은 입술을 털어낸다. 입술에 붙어있던 크래커 가루 몇개가 옷위로 흘러내린다. 그녀는 내 시선이 느껴졌을까, 다시 그 보이지 않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난 또 나도 모르게 눈을 피했다.

"무슨 사건인지 궁금하세요?"

말을하려했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다. 입이 열리질 않는다. 목이 타들어갈것만 같다. 잔뜩 굳어버린 몸은 입을 열 수 조차 없게 만들었다. 간신히 침 한방울을 삼킨다. 꿀꺽 소리가 방안을 울리는 것만 같다. 조심스레 눈을 돌려 시계를 바라본다. 새벽 두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녀와 다시 시선이 마주쳤다.

"당신..."

그녀가 입꼬리가 씨익 끌려올라간다. 붉은 입술 사이로 붉은 혓바닥이 낼름- 입술을 핥는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마치 보이는 것 처럼.

"알고있죠?"

그녀의 하얀 눈이 날 노려본다.

바닥엔 [엽기살인]이라는 신문 종이 한장이 나부낀다.

---------------------------------

시종일관 담담하게 말하는 화자.

잘 살펴보면 첫문단부터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문장이 조금씩 있다.

사실 밝은 분위기의 공간에서 미녀 살인마와 몸이 묶인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을 써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화자가 시종일관 너무 담담했다. 말투를 바꿔버리면 상황이 너무 확 들어날것만 같아세 그대로 유지했지만...뭐 어떻게 고쳐야할지도 모르겠다.

+

이 스토리를 떠올린건 6월.

딱 한문단 써놓고 진행이 안됬었다.

방금전 수정시에도 딱 한문장 때문에 한시간 넘게 고민했다.

근데 수정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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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설레면서 읽고 있다가 반전 ㅋㅋㅋㅋㅋ
11년 전
불면증
ㅋㅋㅋ그걸 노린거지요.첫문단에도 난 마실수 없었다-라는 문장이 있지요.ㅋㅋㅋ
11년 전
독자2
글 잘읽고 있어요ㅎㅎㅎ! 작가님 글은 뭔가 오묘해요........
11년 전
불면증
오묘...한가요? ㅎㅎ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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