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택운. 딱히 좁은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아녀도, 누구나 알만한 이름 석자. 구정물이 따로없는 더러운 스크린 속에서 살아남은 최고의 배우이며,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깐느의 주인. 거창하기 짝이 없는 택운의 기사를 보며 원식히 작게 웃음을 내뱉었다. 딱히 거짓은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를 말하라면 당연 모든 이들이 정택운을 꼽을 터였다. 깐느에 정택운이 없다면 그건 깐느가 이니였으며, 청룡영화제에 정택운이 없으면 그건 이무기 영화제다. 전 세계적으로 단단히 인정받는 그런 배우가 바로 정택운이였다. 그 어떤 오만도 허용되는. 내가 이런 남자랑 같이 산다 이거지. 소파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던 원식이 손을 동그랗게 말아쥔채 입에 대고선, 피식 웃었다.
[뭐해?]
원식이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노트북을 덮었다. 부서지진 않았나 싶을 정도로 퍽,하는 소리가 울렸다. 옆을 바라보니 소파의 팔걸이에 걸터 앉아있는 택운이 있었다. 형 제발… 인기척좀 내고 다녀요. 원식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택운에 관한 기사를 찾아본걸 들킬 바에야야한 걸 들키는게 낫겠다 싶었다. 평소 택운을 무시하던 원식이였으니, 당연했다. 난 형한테 별로 관심 없는데요?,라고 당당하게 말 해놓고 몰래 기사를 찾아 보고있다니, 우습기 짝이없다. 원식은 슬그머니 고갤 돌렸다.
[…뭐했는데]
[뭘해요, 할거 하고 있었지.]
택운이 멀뚱멀뚱 눈을 껌뻑이며 원식을 바라보다, 몸을 일으켜 비척비척 걸어와 그의 옆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았다. 매번 원식은 그의 소리없는 발걸음에 이렇게 놀라곤 했다. 카메라가 비추는 정택운의 모습은 강렬하고,또렷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나 스크린 바깥으로 벗어나면 수줍게 웃으며 고갤 숙이는 희미한 스물 네살의 청년만이 존재했다. 택운의 시선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흐응]
택운이 원식의 어깨 위에 스르륵 머리를 기댔다. 꾸물꾸물 손가락을 몰래 움직여 원식이 닫았던 노트북의 뚜껑을 확 열어제낀다. 흰 인터넷 창에는 택운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검은 글씨가 빼곡하게 써져있었다. 원식이 급하게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렸으나 택운은 이미 정수리를 보이며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아 씨 진짜. 원식이 택운의 머리통을 째려보았다. 목덜미가 시뻘겠다.
[이거 그건데.]
접때 미국갔다가 왔을때 한거. 택운이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오밀조밀 도톰한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에 원식이 속으로 귀엽다,고 생각했다. 진정이 된건지 발겠던 목덜미가 원래의 색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택운이 숨을 폭 내쉬며 등받이에 깊숙히 몸을 기댔다.그의 흰 얼굴엔 여즉 웃음기가 서려있었다. 그만 웃어요. 원식이 손가락으로 택운의 볼을 쿡쿡 찔렀다. 하지마. 택운이 원식을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매에 어울리지 않게 눈망울은 퍽 순하기만 했다. 손을 내리자 아까처럼 어깨에 머릴 기댄다. 졸려. 웅얼거리는 것이 아기같아 원식이 기분좋게 미소지었다.
[씻고 먼저 자요. 나 일해야돼]
[… 같이자]
원식이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던 노트북을 테이블 위로 치우며 몸을 일으키려 하자 택운이 허벅지를 꾸욱 내리 누우며 단호히 말한다. 원식이 택운의 가는 손 위로 제 손바닥을 덮으며 옆으로 치운다. 형 맨날 그래놓고 먼저 자잖아요. 택운이 불만스러운 얼굴로 원식을 보았으나 어림도 없단 듯이 몸을 일으켜 제 방으로 쏙 들어갔다. 갈곳을 잃은 택운의 머리통이 스르륵 옆으로 고구라졌다. 소파에 멍하니 누워 원식이 들어간 방문을 멀거니 보고있었다. 문고리가 철컥이지도 않고, 딱히 안에서 이렇다할 소리도 없다. 택운이 느릿느릿 하게 몸을 일으켜 원식의 방 문앞에 바로섰다. 두어번 문을 두드렸으나 대답이 없다. 택운이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자?]
이불을 깔고 두손을 가지런히 배 위에 모은채 눈을 감고 있는 원식의 모습에 택운이 물었다. 그러자 조금 텀을 두고, 원식이 안자요 라며 중얼거렸다. 말과는 다르게 퍽 끝이 질질 늘어지는 것이 졸린게 분명했다. 일한다고 들어가 놓구선. 택운이 문을 닫고 원식의 옆에 앉았다.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매만지다가, 슥슥 쓰다듬었다. 분명 하지 말라며 말할 것이 분명한데, 어지간히 졸린지 원식은 아무말 없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곧 색색 거리는 숨소리가 울렸다.
[잘자]
택운이 가볍게 원식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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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둥지라고, 소설 쓰고있는데 앞부분 잘라서 올립니다.
인스티즈 가입 성공!! ㅎㅎ
VIXX라는 그룹이였는데, 인기몰이 하다가 연기돌 도전했는데
태구니가 의외로 연기를 잘하다 보니까 점점 가수라는 이미지보다 배우라는 이미지가
커져서 힘들어 하다가, 결국 이도저도 못하고 빅스라기 보단 배우 정택운이 되어버린..
소설인데..ㅋ.ㅋ...ㅋ.너무 우울해서..밝은 부분만 요로코롬 짤라서 올려봅니다.
잘부탁 드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