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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night 전체글ll조회 1236l 3

김명수×이성종
인형
. 5월의 장미

 

0 1.

피 칠갑을 하고선 응급실 한편에 누워있는 널 보자마자 온 세상이 핑. 온 몸이 벌벌. 떨리는 다리로 한걸음 내딛다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그리고 그런 너를 내려다보며 화장을 고치는 누나를 보자마자 기어가듯이 너의 곁으로 다가가니 거만하게 입 꼬리 끝에 미소를 매달고선 날 깔보는 누나는 간신히 숨을 내쉬는 너의 다 찢어진 입술을 쓸어내린다.

 

그러니까, 접으라고 했잖아

그 손 치워

성종아, 너 곁엔 아무도 남을 수가 없어

그 더러운 손 치우라고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데

손 치우라고, 이성은

성종아, 너 때문에 이렇게 명수가 다친거야, 알지?”

그 손 치우라고 좀!!!”

 

시끄러운 응급실에 묻혀버린 내 목소리에 누나가 외투를 챙겨선 그대로 나를 지나쳐간다. 내 어깨를 두 번 두드린 그 손이 가증스럽다. 그리고 너와 드디어 둘이 남게 되었다. 하고 생각한 순간 들어차는 의사, 간호사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제일 싫은 남자가 알 수 없는 말들을 주고받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온통 붉은색으로 물든 명수의 두 손으로 꼭 잡았다.

 

가자, 성종아, 회장님이 찾으신다.”

 

어깨위로 토닥이는 손을 치우고선 점점 붉게 눈물이 차오르는 두 눈에 힘을 주고선 아직도 피가 멈추지 않는 명수를 바라봤다.

 

너 가야 명수가 살아알고 있잖아. 성종아

 

젠장. 항상 예쁜 말만, 좋은 말만 담아야지명수가 좋아하는 말만 담아야지. 했던 입에서 욕이 나오고 짜증이 몰아친다. 우리 아버지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을 치는지, 그렇게 잘생겼다고, 계속해서 입을 맞췄던 그 멋있는 명수의 이마에 길게 남은 상처자국이 자꾸 눈물 덕에 흐릿한 눈에 또렷이 박힌다.

 

내가, 다시 올게. 명수야. 꼭 다시 내가 널 찾아갈게

 

 

 

 

나는 어릴 적부터 누나가 가지고 놀던 인형이, 유모가 늘 내게 내밀던 회색로봇보다 좋았다. 파란색, 검은색, 회색 그리고 빨간색 등이 마구 섞여 딱딱한 로봇보다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등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인형이 더 좋았고 나의 하나뿐인 누나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매체가 된 인형이 좋았다. 라고 나는 머리가 자란 후에 변명처럼 친척들이 들먹이는 내 어릴 적 이야기의 이유를 만들었다. 사실은 누나가 가지고 있던, 손에 쥐고 있던 그 모든 것들이 짜증이 됐다. 일부러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누나의 미미에 금빛 머리칼을 잘라 마당에 노란 수산화 꽃잎 하나, 하나에 올려놓았다. 그럼 항상 눈시울이 붉어져 나에게 인형을 던지며 화를 내는 누나의 모습이 나는 재밌었다. 그러면 나는 또 아무것도 모른 척, 큰 울음소리를 내며 유모에게 달려가고 그런 상황에 유모는 발만 동동, 밖에 나갔다 돌아온 엄마는 그 모습을 보고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짜증을 낸다.

 

이게, 7살의 나였다.

 

 

새삼스레 떠오르는 기억에 내 옆 좌석에 앉은 금발의 소녀를 슬쩍. 쳐다봤다. 양 볼에 오른 홍조, 나와는 다른 색을 띄는 밝은 갈색의 눈동자, 그리고 그 안에서 방향을 잃은 채 멍하니 앞좌석만 바라보며 불안감인지 설렘에 덜덜, 떠는 다리. 색은 하얗고 예쁜데, 모양이 영나보다 2배정도 통통하려나? 대충 눈대중으로 허벅지를 비교해보니, 3배정도까지 차이나는 듯싶다. 미국에 가면 살을 빼야지, 바스트도 평범하고, 진짜 봐줄건 얼굴뿐이네. 한 숨을 쉬며 답답히 목을 조이는 거 같은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잡아 댕기고선, 몇 시간 전 마지막을 봤던 명수의 얼굴을 떠올렸다.

 

칭칭. 붕대로 온 몸을 감싸 논 미라같이 변한 몸, 긴 시간의 수술로 아직도 잠들어 있는 모습에 색을 잃어버린 입술위에 짧게 입맞춤을 한 뒤 열 바늘 정도 꿰맸다는 이마를 찬찬히 쓰다듬었다. 그래도 이 잘생긴 얼굴에 흉터는 별로 없어서 다행이다. 다행이다. 속으로 열심히 되뇌며 자꾸 눈물 덕에 흐릿해지는 명수의 모습 때문에, 가뜩이나 요즘 밥도 잘 못 먹어서 마른 몸 더 마르게 될까, 깨어나면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닐까, 내가 없다고 다른 사람 만날까끝없는 걱정이 온 머릿속을 잠식해나간다. 그전에, 명수가 날 잊기 전에, 내가, 명수 보고 싶어서 죽어버릴 거 같으면, 그땐 어떡하지명수가 누운 침대 아래 무릎을 꿇고 소리를 참아가며 온 얼굴을 다 적실만큼, 명수가 잘 어울린다 말해줬던, 하얀 와이셔츠가, 남색의 수를 놓은 넥타이가 더 진해져버릴 만큼아주 오랜 시간 명수의 곁에서 울었다.

 

같이 맞췄던 시계를 명수의 손목에서 빼내어 손에 꽉 쥔 채, 내 몸과 하나같았던 반지를 내 손에서 빼내서 명수의 중지에 끼워줬다. 시계는 내가 가져갈게, 반지는 꼭 네가 가지고 있어줘. 시퍼런 멍이 든 손목에 자꾸 눈이 간다. 미안해, 내가 너무 못나서 미안해 명수야단 하루도 너의 곁에서 떠나지 말라던 그 말,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해. 내가 널, 사랑해서, 이 만큼, 지옥으로 밀고 가서, 미안해.

 

더 아프지 마, 명수야

 

 

다시금 떠오르는 기억에 눈물이 날 거 같은 눈가를 꾹, 눌렀다. 그런 내 모습에 걱정이 되는지 힐끔. 거리며 날 쳐다보는 소녀를 무시한 채 좌석에 더 깊숙이 몸을 기댔다. 3, 3년만 내 몸이 아닌 듯, 내 머리가 아닌 듯, 그저 김명수의 이성종이 아니라, 아버지가 원하던 이성종이 되면 된다. 그럼 명수를 다시 만날 수 있어. 잔뜩 올려놓은 앞머리가 맘에 들지 않았다. 옆 좌석에 앉은 엘린가 엘란가 하는 여자도, 시발, 명수 보고 싶어. 이렇게 쉽게 무너져 내리는 마음으론 그 무엇도 못 지키는데, 온 몸이 부서져라 나 하나 지켜보겠다고 자기 몸 버려가면서 버틴 명수, 이제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비행기가 이륙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나는 눈을 감았다. 명수야이젠 속으로만 생각해야하는 내 명수야, 금방 올게.

 

아버지와 거래를 했다. 3년만 경영 잘 배워서 미국에 있다가 돌아오라고. 그러면 명수는 우리가 잘 데리고 있어주겠다고, 대학 다시 다니게 해주고, 원한다면 집도, 차도 다 해주겠다고, 그러니 제발 3년만 그 곳에서 살아보라고3. 어쩌면 그 3년이 우리를 갈라놓을 수도, 나를 지옥으로 끌고 갈 수도, 혹은 명수를, 망가트릴 수도 있겠지

 

 

 

 

 

-

여러분 오랜만이예요! 저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연재해보겠슴돠..!

근데 오랜만에 왔는데 이런...저퀄 글 가져와서 죄송해요.....ㅠ....

답글 달아드려야 하는데....흡.....못달아드릴거같아요..그래도 여러분 댓글, 계속해서 읽어보고 기억하고 있어요ㅠ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헐헐..엘성이다헐...전 왜 이글을 이제야 본거죠!?!?!?!?ㅠㅠㅠㅠㅠ 하 너무 좋아 작가님ㅠㅠㅠ 계속 써줘요 써주시는 거 맞죠? 이대로 끊지 말아줘요 제발. 그럼 3년후부터 계속 이어서 쓰시는 거에요? 아 진짜 겁나조으다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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