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연인/요해] 해수야, 나의 해수야 2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0/02/15/d56da48215ddca14a6e1253560901d54.jpg)
"..가져가겠습니다"
수는 요의 발언에 애써 무시하려고 했다. 그의 웃음을 모른척했고 그의 마음을 외면했다.
이곳에 다시 온 이유. 수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요는 수에게 그렇게 말하곤 씨익 웃고는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밥을 먹다 다시금 먹을 가는 요였다.
수는 그저 조용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요는 다른 음식보다 수가 만들어온 계란말이를 잘 먹었다.
한때 황자들이 좋아했던 수의 음식중 하나였다. 요의 입맛에 맞는지 그는 계란말이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하지만 왠일인지 한입 베어물고는 다시 글을 쓰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번을 반복한지도 모르겠다.
수는 더 먹었으면 했지만, 그가 손을 대려하지않자 가져가려고했다.
"아직 다 먹지 않았어. 이렇게 많이 남았다. 어디 황자가 식사를 끝마치지 않았는데 가져가려하냐"
"전 다 드신줄알고..."
"거기 앉아있던지. 난 원래 오래먹는다"
수의 앞에선 뻔히 드러나는 거짓말이었다. 요는 슬쩍슬쩍 수의 눈치를 보고는했다.
수는 할수없다는 듯 아픈 다리를 위해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고말았다.
그런 수를 눈치껏 본 요는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고있었다.
5분정도가 지났을무렵 요는 수를 향해 말했다.
"이제 석반을 치워도 좋다"
실상 먹은거라곤 없었던 요였다. 그래놓고 가져가지도 말라고 했다니.
수는 걱정과 짜증섞인 표정을 하며 석반통을 챙기고 요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했다.
그러자 요 또한 나갈채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뭐....하시는것입니까?"
"착각하지말거라 난 그저 산보를 하러 나가려고 하는거니까"
요는 수를 보며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수는 그의 말에 콧등이 시큰했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듯 말했다.
"밖이 쌀쌀합니다. 오늘같은 날은 안에 계시는것이 좋습니다"
"....어찌 그리 나에게 벽을 치느냐?"
"예?"
"내가 나가는 이유를 알고 지금 이러는것이 아니더냐, 해수 넌 뭐가 그리 불안하고 무섭길래 날 이리 대하냔말이다"
제가 무섭습니다 황자님.
황자님의 말 한마디에 기대하려하는, 당신의 말에 웃음을 지으려 하는 제가 무섭습니다.
그저 자리에 서 계세요. 저에게 다가오지마세요. 황자님의 한발자국에 저는 두발자국씩 멀어져야합니다.
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아닙니다- 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일 밖에는.
요는 겉옷을 입으려다가 수의 행동에 멈칫하며 말했다.
"....밖이 많이 쌀쌀할것같으니 난 오늘 이 뜨뜻한 곳에 있어야겠다"
"예 그럼 전 물러가겠습니다"
"....내일보자 수야..."
-
"내가 내준 차에 대한 책은 다 읽었니?"
"예..? 아..이..읽고 있습니다!"
이 생각을 못했다.
수는 순간 머리를 한대 맞은듯했다. 오상궁이 내준 5권의 책들을 읽을리 만무했다. 유일하게 까막눈이었던걸 안 13황자 백아 덕분에 글을 좀 읽어보나했는데.
수는 급히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 하면 다시 글을 배울 수 있을지. 또 어떻게 부탁을, 누구에게 해야할지. 너무나 막막했던 수였다.
"곧 황자님들의 오반이 있을것이다. 미리 가서 채비를 하거라"
수는 다미원의 두번째로 넓은 곳으로 가 황자들의 오반을 준비하는중이었다.
오상궁 다음의 직급이 수였기에 중요한 임무는 수가 도맡아했기때문이다.
황자들이 오기 전 수는 모든것을 준비하고는 문옆에 서있었다. 이윽고 황자들이 차례차례 들어오고 모두 이제는 수가 익숙해졌는지,
예전의 수에대한 향수가 남아있는지 수를 향해 환히 웃어보이는 황자들이었다.
"수고했다"
요는 차려진 모습을 보고는 수를 향해 무심히 말하곤 착석했다.
수는 그저 고개를 숙일뿐이었다.
왠일인지 은과 순덕은 함께 온것이었다. 그 대장부같던 순덕은 온데간데 없고 여성스러움을 갖춘 제법 황자비의 구색을 갖춰져있었다.
수는 황자들에게 차를 내었고, 그들의 식사를 위해 뒤로 빠져 있었다.
"형님 모레가 중양절이지요? 오랜만에 폐하를 뵙겠습니다-"
중...양절...? 수는 놀라 말을 하고 있는 백아를 쳐다봤다. 문제의 연회다.
오상궁을 잃고 4황자가 다치고, 자신이 고문당하는 그날이었다. 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 하면 다 안전히 살수있는것인지. 어떻게 하면 일상을 해치지 않을것인지.
이제 수는 황자들의 얘기들은 머릿속에 들어오지않았다. 오직 중양절이었다.
누가 독차의 배후인지, 혹시 이 안에 배후의 한명이 있는지. 수는 급격히 불안해지고 심장이 아파오는것같았다.
수는 들키지 않으려 거칠어지는 숨을 조용히 쉬었고 해결책을 구하기 바빴다.
반드시, 자신이 반드시 지켜야한다.
"그럼 그때 다과연을 하겠군요!"
순덕이 기쁘다는듯이 말했다.
다른 황자들은 그런 그녀가 못말린다는듯이 웃었지만 10황자 은이만은 툴툴거리기 바빴다.
요는 식사를 하는 도중 차가 비었지만 수가 오지않자 스윽 조용히 그녀쪽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는지, 시선따위 못느끼는 수를
향해 웃어보이는 요는 그저 조용히 다시 고개를 돌려 마저 식사를 했다.
"어? 이건 무엇이냐?"
수의 음식, 계란말이었다.
한때 황자들에게 해주어 항시 반찬으로 나갔던 음식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기억을 못하는 그들에겐 처음보는 음식이 당연지사였다.
은이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황자들은 일제히 그것을 보았다.
"그것은 닭알로 만든 음식이옵니다"
수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는 은을 향해, 황자들을 향해 말했다.
은이 한입 베어물고는 눈이 동그래지며 수를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와!!!! 이거 짱이다!!!"
수 또한 한껏 웃으려다 은의 행동을 보곤 마음이 저려왔다.
그의 손가락. 그는 수에게 검지손가락을 곧게 뻗으며 환히 웃고있었던것이다.
황자들 무의식속의 해수에 대한 기억이 하나씩 나올때마다 수는 그저 씁쓸해할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그저 이렇게 웃으며 그들을 향해 말하는것밖에는.
-
수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중양절이 한시진후에 열리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다미원은 어느때보다 분주했고 치열했다.
분명 그때는 다른 궁녀가 고뿔이 났다며 나에게 차를 대신 나르라하였다.
수는 눈앞에 서있는 오상궁을 보며 더욱 더 초조해졌다. 지몽, 그래 지몽을 찾아가보는수밖에없다.
"사천공봉!!! 사천공봉!!!"
"어이쿠 해수아가씨 여기는 어쩐일로...."
"내가 어찌하면 될까요? 예? 내가 어찌하면...."
"쉿. 아가씨, 입조심하십시오. 아가씨의 말하나로 모든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천공..아니...아저씨..."
"아가씨의 마음을 잘 압니다. 하지만 운명을 바꿀 수 는 없는걸요"
수는 사천공봉의 말을 듣고 낙담하여 터덜터덜 걷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일단은 내가 독차를 가져가야하나. 정말 운명은, 아니다. 내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온것이다.
어느새 중양절은 시작되었다.
저번과 똑같은 상황. 장면. 그리고 곧 차를 낼 수가 있을것이다.
"차를 내오거라"
오상궁의 지시에 수는 그 장면을 다시금 만들었다.
이번에는 자신의 의지대로, 황자들에게 내어갈 차를, 오상궁의 목숨을 앗아갈 차를.
수는 그들에게 가는 내내 결심했다. 나의 사람들을 지키겠다고.
수는 연회장에 다다를때쯤 차의 뚜껑을 열어 자신의 몸을 향해 뿌렸다. 그리곤 도자기를 내동댕이 쳤다.
모두가 즐거운 연회, 쨍그랑이라는 귀를 찢는 날카로운 소리에 모두 그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엔 수가 차를 뒤집어쓴채 넘어져있었다.
"..해수가 아니더냐?"
왕건이 말했고, 오상궁은 옆에서 어쩔 줄 몰라했고 나머지 황자들 또한 의아한 눈빛으로 보고있었다.
독차의 배후, 연화와 충주원황후는 서로 눈치를 보며 표정을 유지중이었고 한사람. 왕요만이 수를 본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수는 독차성분이 조금씩 올라오는것같았다.
온몸이 뜨거워지며 두드러기가 나는것만 같았다.
다행히 팔 한쪽으로만 차가 기울어져 큰 화는 면했다.
이로써 대역죄는 면했다는 생각에 아픈느낌보다는 안심하는 수였다.
이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선 안됐다. 수는 얼른 옷으로 감싼 후 그들을 향해 크게 소리치고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차를 다시 대령하겠사옵니다"
그렇게 수는 빠져나갔다. 아니 빠져나가려했다. 아무도 모르게.
"가자 수야"
-
으앙 넘나 오고싶었던것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독자님들이랑 사약러들이랑 만나고싶었던것ㅠㅠㅠㅠㅠ
그동안 을매나 애탔게요ㅠㅠㅠㅠ 혹시 이렇게 오랜만에 나왔는데 다 없어질까봐ㅠㅠㅠ
하지만 난 독자님들 믿으니까ㅠㅠㅠㅠㅠㅠ
쓰차의 순회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이 사약러가 돌아왔어요!!!!!!!!!!!!!!!!!!!!
이제 다시 연재 달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