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을 뵙게 해주십쇼.”
그의 추종자는 잔디를 깎다 손가락이 잘려 내게 왔다. 수술실 안에서 그의 손가락을 봉합하려는 내게 그의 추종자는 그런 말을 했다.
“형님을 뵙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형님을 뵙게 해주십쇼.”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거라도 전해주십쇼.”
이러려고 손가락이 잘려서 내게 온 건가. 그의 추종자는 내게 쪽지를 건넸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형님은 곧 죽게 되실 거란 거.”
“…….”
“그곳에서 한 달 넘게 있던 자들 중에 살아나온 자는 없었습니다.”
“…….”
“형님을 좋아하시는 것 아니셨습니까?”
“생뚱맞은 소리하지 마시죠. 이곳은 수술실입니다. 잘못하단 손가락 잃습니다.”
“새끼손가락 하나 잃어도 됩니다. 발가락도 잃어봤는데 손가락이라고 대수롭겠습니까.”
그는 한 쪽 발을 저는 사람이었다.
“전해주십쇼. 안 그러면,”
“…….”
“큰 일이 날 것입니다.”
그의 추종자가 한 말에 크게 웃었다.
“제가 누구 딸인지는 아세요?”
그의 추종자는 의문을 가득 담은 눈을 하고 날 바라봤다.
“전 윤이일 대령의 딸입니다.”
“…….”
“저라도, 볼모로 삼으시겠어요?”
그럼 진짜 큰 일이 될 텐데. 나의 말에 그는 이내 확신에 찬 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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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형집행인의 일지
o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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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연이 죽었다. 그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은 오랜만에 확인한 우체함에 그의 비보를 담은 하얀 편지가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철제 우체함 앞에서 하얀 편지에 굵은 글씨체로 적힌 부고訃告를 한참을 바라봤다. 발신자가 누구인지, 상을 당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그가 이 곳에 온 이후 두 번째 폭동이 일어났다. 폭동의 근원지는 내가 있는 의무실이었다. 내게 치료받은 새끼손가락으로 칼의 손잡이를 받치고 있었다. 칼날은 내 목을 향했다.
그들은 교도관들에게 그를 풀어 달라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이란 것, 윤이일 대령의 외동딸이 죽을 것이란 것을 선포했다. 칼날에 베여 목이 따끔거렸다. 교도관들과의 대치 상태에서 교도소장이 일단 교도관들의 최소한만 두고 물러나게 해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 그의 추종자는 날 결박한 팔을 푸르며 죄송하다 말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다는 그 일은 결국 그와 나의 목을 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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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이 위주인 글이기 때문에 재환을 제외한 자의 사진을 넣고 싶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