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하얀 화면, 검은 글씨. 써내려져가는 댓글들. 온갖 욕설이 가득 화면을 매우고, 가끔 [이러지 마시죠]라는 댓글 몇개가 눈에 띈다. 클릭-. 딸깍. 입에 오징어 다리 하나 물고 다시 글들을 살핀다. 씨발 개 같은 년, 언제 한번 이렇게 남자들 홀리고 다닐 줄 알았어. 맨날 자기는 모르는 척, 귀여운 척이나 하고 다니더니. 씨발년. 너 때문에 우리 오빠만 힘들어지잖아. 우리 오빠랑 그 년이랑 사귄다고? 씨발. 개소리하지말라그래. 그년이 잘 못 한거잖아. 그년이 꼬리친거라고. 로그인을 한다. 머리속에 치밀어 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는 댓글을 단다. 씨발새끼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하여간 그 년 데뷔때부터 알아봤어. 남자들한테 꼬리 살살 치고 다니고, 완전 여우가 따로 없더라니깐. 언제 한번 이렇게 사고 칠 줄 알았어. 여우같은 년.
[진짜 여우네요]
[여우가 왜 욕이에요?]
[여우면 좋은거 아닌가요?]
[차라리 난 곰보다 여우가 좋아요]
[아-진짜 여우같은 년]
다시 화면 위로 차오르는 댓글들. 복잡하게 얽히는 서로의 진실관계. 누구도 잘못 따위는 따지지 않고 서로의 험담을 하고 물어뜯고. 다시 차오르는 댓글들. 또 다시 차오르는 욕설들. 또 다시 마음을 다치게 하는 그런 댓글들. 다른 글을 클릭-. 딸깍. 뭐? 방송에서 말 한번 잘못햇다고 마녀사냥이네? 아 병신들이. 그게 그 말이 아니잖아 또라이 같은 놈들아. 앞 뒤 정황 살피고 말하는건가? 아- 진짜. 아 씨발.
[와- 진짜 마녀사냥이네요]
[앞뒤 상황 보셨나요? 그냥 웃고 넘어갈 만한 내용이었는데?]
[아 진짜. 동영상 다시 보라구요. 웃고 넘어가는 내용잖아요]
[아!!! 소속사에서 해명했다구요]
씨발. 그냥 웃고 넘어가도 되는걸 왜 이리 지랄들이야. 미친새끼들. 하여간 자격지심 쩔아가지고. 아오-.
화면 위로 차오르는 댓글들. 복잡하게 얽히는 서로의 진실관계. 누구도 잘못 따위는 따지지 않고, 그저 아니라고 부인하고 옹호하고. 다시 차오르는 댓글들. 또 다시 차오르는 옹호의 글. 또 다시 진실은 덮어버리는 그런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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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스티즈 재밋더군요.
별로 연예인에 관심 없는 사람입니다만
옹호하고 까내리고 재밌었습니다.
그저 조용히 보고 있으면 될것을
서로 글들로 싸우기 바쁘네요.
정이 떨어지네요.
아마 이 글이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이바이.
다른 조용조용한 사이트에서 글이나 올려야겠네요.
앞으로 인티는 그냥 눈팅만 해야겠어요.
+
저기 써 있는 댓글들은
인포에서 실제로 본 몇가지 대사들을 좀 과격하게 바꾼겁니다.
인티는 좀 착한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디씨나 오유나 비슷하게 똑같이 더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