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 그래서 오늘 술 먹는다고? "
" 넹 오늘 동창회!! "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오빠한테 허락 받는 중...
" 먹는건 좋은데, 취하면 내가 못 가잖아 그게 너무 걱정 되는데? "
" 에이 조절 하면 돼죠~ "
아침부터 전화로 잔소리 폭탄 맞고 있다
" 취하면 어떡할거야. 그렇게 술 잘 마시지도 않으면서... "
" 오빠 나 못 믿어요? 나 그리고 못 마시는 편 아니에요... "
" 아니 믿지... "
핸드폰 사이로 들려오는 한숨 소리가 약간 불편했다
" 근데 왜 한숨 쉬어요. 싫다 그러면 안 간다고 했잖아요. 기분 나쁘면 말 해요 그냥 "
" 손도 아직 다 안 나았는데 걱정돼서 그래. 말이 왜 그렇게 돼 베베야 "
" 그냥 오빠는 나 안 믿는거 같은데 "
" 아니야. 나쁘게 해석하지마 "
" 몰라요 오빠 맘대로 해 나도 맘대로 할래요 "
기분이 살짝 나빠져서 그냥 끊어요. 하고 끊었다
나도 왜 지금 내가 화났는지 모르겠다
사실 오빠는 아이돌이니까 좀 그런건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저렇게 못 믿는다는 식으로 말 하는게 기분이 나빴던 거 같다
[기횬님]
- 왜 화난건지 모르겠는데, 전화 그렇게 끊으면 어떡해 맘에 안 드는게 있으면 풀어야지... 나도 베베 너가 이러면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아
오빠한테 바로 카톡이 온 거 보고 틀린말이 없어서 나한테 더 화나고 오빠한테 서운해서
하면 안 되는 말을 해버렸다
' 오빠는 어차피 저 취해도 데리러 오지도 못하잖아요. 얼굴 보이면 안 되니까. 내가 알아서 조절할게요
나도 기분 안 좋으니까 나중에 연락해요 '
보내자마자 1 표시는 없어지고 3분 정도 지났을까 전화가 왔다
" 네. "
" 너 말 그렇게 할래? "
" 제가 어쨌는데요 "
" 하... 베베야 왜그러는거야? 뭐에 화난건데? "
" 그냥 지금 상황 자체가요. 오빠가 저 못 믿는 부분이 뭐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화나요 "
" 나라고 너 데리러 가기 싫어서 안 가는거 아니잖아. 근데 너가 말을 그렇게 하면 난 진짜... "
" 서로 기분 상했는데 더 말하면 싸울 거 같아요. 나중에 이야기해요 "
" 나중에 언제? 오늘은 술 먹으러 갈거고 내일은 일 하고 언제 말하고 풀건데? 지금 상황 자체가 잘못 됐다고 생각 안 해? "
이렇게 되는걸 원한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된걸까
나는 왜 오빠랑 싸우고 있는걸까
" 저 나가야 되니까 나중에 연락해요... "
" ... "
" 끊을게요.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빠가 화났다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너무 서러웠다
이렇게밖에 못 해줘서 이렇게 속 좁은 여자친구인게 너무 싫었다
그렇게 좋지 않은 기분으로 동창회를 하기로 한 술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다들 나를 반겼고
잠시만이라도 오빠랑 싸운걸 잊을 수 있었다
" 야 베베야 넌 진짜 더 예뻐졌다... "
" 에이 아니야 ㅋㅋㅋㅋㅋ 너가 더 예뻐졌는데?? "
" 어휴 지지배 ㅋㅋ 오늘은 술 왕창 먹고 가는거야~ 한명도 빠짐없이~ "
고등학교때부터 분위기 메이커였던 친구가 오늘도 분위기를 이끌어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술을 많이 먹게 된 거 같다
" 김베베 너는 연애 안 하냐? "
내 앞자리에 앉은 남자애가 말했다
" 나 연애해. "
" 엥; 너가?????? 언제부터??? "
내 말에 주위에 있는 애들 모두가 나에게 시선집중이 됐다
" 몇살?? 뭐하는 사람인데?? 언제 만났는데?? "
" 나이는 30살, 어쩌다보니 만났어 자세한건 비밀 "
" 5살... 그래 뭐 근데 25살이랑 30살이랑 너무 느낌이 다르지 않나 "
" 딱히 생각보다? 그리고 일단 잘생겨서 좋아.. "
약간 취기가 올라와서 일까 갑자기 유기현 보고싶다
" 어떻게 생겼는데 너가 잘생겼대? 눈 엄청 높잖아 너 "
" 몬스타엑스 유기현 닮았어 "
" 나 그 사람 알아 존나 잘생겼더만 그렇게 생겼다고 근데? "
" 약간 분위기? "
친구들은 모두 와... 하고 감탄 하고 있다
그렇게 재밌게 놀고 나 포함 대부분이 취했을 시점 어딘가 익숙하고 들어본 목소리가 들렸다
" 어 누나? "
같이 일 하는 그 카페 알바생이였다
" 아... 안녕하세요 "
나도 지금 취해 있어서 깊게 이야기 하면 안 될 거 같았다
" 누나도 여기서 술 마시고 계시는구나 ㅎㅎ 예쁜 사람 보이길래 누난가 했어요 "
" 아 진짜요~ㅎㅎ 하핫 "
누구냐는 친구에 말에 같이 일 하는 동생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술 한잔 받고 가라고 그런다
내가 처음 보는 사이에 뭐 하는거냐니까
걔는 대뜸 그럴까요? 하고 내 옆에 앉았다
" 아 근데 베베랑 같이 일 하면 힘들겠다 얘 되게 까칠하잖아요 ㅋㅋ "
" 누나가 되게 잘 챙겨줘요 이거 손도 저때문에 다치셨는데 한마디도 뭐라고 안 해주셨어요 ㅎㅎ "
이 불편한 상황에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다
누가봐도 호감 표시하는 얘와 눈치 없는 친구의 조합은 술을 부르는 조합이였다
그렇게 그냥 혼자 술을 먹으니
" 누나 왜 혼자 먹어요 같이 먹어요 "
" 어우 지금 베베 취한 거 같아서 그만 먹어야 될 거 같은데요? 너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어 "
" 아... 나 집 가야겠다 취해서 "
" 그럼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누나 "
데려다준다는 걔 얼굴을 보니 애도 취했다 눈이 약간 가있다
" 아니야 나 혼자 갈게요 "
술자리를 도망치듯 나와 취한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고 집을 가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섬뜩한 느낌에 얼굴 보는 척 카메라를 켜서 옆을 살짝 비추니
카페 알바생이였다
너무 무서워서 핸드폰을 봤는데 오빠한테 오지 않는 연락을 보고
전화를 해야할까 했는데 정말 타이밍 좋게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 오빠... "
- " 베베야 많이 먹었어? 미안해 연락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일정이 생겨서 "
" ... "
- " 나 지금 너네집 앞인데 어디야? 데리러 갈까? "
" ...오빠 "
울먹울먹한 목소리로 말하니 오빠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 " 너 왜그래 어디야 "
" 뒤에서... 누가 쫒아오는데 너무 무서워요.... "
" 지금 어디야 거기로 갈게 "
" 오빠 얼굴 보이면 안되잖아요... "
" 그게 지금 중요해? 어디냐고. "
" 여기... 집 가는 길에 골목이요..... "
" 금방 갈게 기다려 "
그렇게 전화를 끊고 앞만 보고 걷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내 손목을 잡았다
" 누나 왜 자꾸 저 피해요? "
술냄새가 엄청 났다 취한게 분명하다
그리고 난 지금 너무 무섭다
" 왜 이래요... 왜 따라오세요... "
" 누나가 취해보여서 걱정돼서 따라왔어요 안돼요? "
" 이거 스토킹이에요.... "
" 좋아한다구요. 알면서 피하는거 저 열받으라고 그러는거죠? "
힘을 얼마나 줬는지 잡고 있는 내 손목이 너무 아팠다
" 남자친구 있는것도 뻥이지? 나 들으라고 "
" 진짜인데... 그냥 놓고 가주세요... 제발 "
" 아 시발 뻥이잖아!!!!! "
소리지르는 그 남자애를 향해 누가 그 남자애를 밀쳤다
" 이 미친새끼가... "
" 오빠... "
얼마나 뛰어왔는지 땀과 헥헥 거리는 숨소리로 느껴졌다
" 아 넌 뭔데!!!!! "
" 나 얘 남자친구. 뒤지기 싫으면 꺼져. "
약간 쫄았는지 그 애는 ' 누나 연락 봐요 ' 라고 하곤 갔다
" 베베야 다친덴 없어? 괜찮아? "
벌벌 떨리는 내 손을 꼬옥 잡아주곤 날 이리저리 살핀다
" 오빠... 미안해요 낮에 말 나쁘게 해서... 연락 하고 싶었는데.... "
" 괜찮아... 안 다쳤으면 됐어.. 울지마 "
우는 날 보곤 눈물을 닦아주곤 안아주는 오빠였다
" 많이 무서웠겠다. 늦게 와서 미안해 "
" 오빠 ㅠㅠㅠㅠ 진짜 너무 무서웠는데 ㅠㅠㅠㅠㅠㅠ "
밖에 계속 있기는 뭐해서 집으로 들어와서 이야기 하는 우리였다
" 진짜 제가 너무 미안해요ㅠㅠㅠ 나쁘게 말해서 "
" 아니야 진짜 내가 미안해 베베야 "
" 앞으로 말 그렇게 안 할게요 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요 ㅠㅠㅠㅠㅠ "
" 그만 울고 ㅋㅋㅋㅋㅋ 눈 팅팅 붓겠네 "
" 오빠..... 근데 욕 하는거 섹시하던데.. 한번더 해주면 안돼요? "
내 말에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고는 불을 끄고 온 오빠다
" 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자자. "
" 무서워서 잠 안 오는데 "
" 자는거 보고 갈게. 걱정 하지말고 얼른 자 "
" 오빠 진짜 미안하고.... 고맙고... 좋아해요.... "
오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한마디 했다
" 나는 사랑해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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