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저씨 오늘부터 출장이라고 했죠? "
" 응. 2일정도? "
" 되게 보고싶겠네 "
" 나도 많이 보고 싶을 거 같네. "
" 중간중간에 안 바쁘면 연락해요! "
" 바빠도 할게요. "
내 이마에 짧게 뽀뽀하더니 인사하고 가는 아저씨였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
되게 냉미남 같은 얼굴로 저렇게 귀여운 행동 하니까 너무 웃기잖아
나도 이제 출근 해볼까
신호등을 건너는 순간이였다
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오더니 결국 속도를 늦추지 못해 나를 박았다
쾅- 소리와 함께 한 3초정도 기절한 거 같았다
' 우와 나 차에 치인건가? '
온 몸이 아팠다 두들겨 맞은 느낌이랄까
차주가 나오더니 나에게 괜찮냐며 물었는데
아 근데 이건 너무 아프잖아 드라마에선 왜 다 차에 치여서 죽어?
말 할 힘도 없었어
" 죄송해요 진짜!!!!!!!! 119 얼른 부를게요!!!!! "
그 말을 끝으로 눈이 감겼다
다시 눈 떠보니 병원 침대였다
내 팔에는 링거가 꽂혀있었고 느낌이 다리 하나 부셔진 느낌
' 와 근데 진짜... 두 번은 하기 싫은 경험이네 머리가 너무 아프잖아 '
" 좀 괜찮으세요? "
" 아니용... "
" 엑스레이랑 다 찍어봤는데, 왼쪽 다리가 뼈가 부러진 거 같아요. 가벼운 뇌진탕도 있는거 같구요. 교통사고다 보니까 후유증도 무시 못해요 "
" 그럼 저 수술해요? "
" 우선 일주일 정도 입원해야 할 거 같아요. 약물 치료랑 재활 치료 병합하고 경과 보고 수술 할 수도 있어요 갈수록 더 아프실 거에요. 그리고 얼굴에 난 상처는 그렇게 깊지는 않아서 소독 잘 하면 흉은 안 남을거에요 "
진짜 재수도 없지 아 아저씨한테는 뭐라 하지?
" 아놔.... 저 친 차주분은 혹시 도망가셨나요 "
" 번호 남기고 가셨어요. 입원 수속은 간호사 불러서 도와드릴게요. 1인실 사용하시겠어요? 그러면 병실 안 옮기고 여기 사용하시면 되는데 근데 돈은 쪼오금 비싸요 ㅎㅎ "
" 그럼 여기로 쓸게요... "
" 네! 그럼 쉬고 계세요~ "
내 주치의(?)로 보이시는 의사님이 나가고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아니 근데 번호만 남기고 가는건 뭐냐 진짜
아 맞다 강이씨한테 전화...
" 여보세요? "
-" 사장님 왜 안 오세요?? "
" 그 있잖아요... 제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ㅁ^... "
-" 네? 많이 다치셨어요? 얼마나요? 어쩌다가... "
" 아 그정도는 아닌데 일주일 정도 입원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저 대신 제 친구가 임시 사장으로 갈거에요. 미안해요 "
-" 아니에요 사장님 푹 쉬고 오세요 연락 주세요 "
참 천사다...
이제 문제는 아저씨인데...
아저씨 성격 상 엄청 뭐라하고 엄청 잔소리하고 엄청 그러겠지?
하 진짜 큰일이다
그때 핸드폰이 울려서 화면을 봤는데
진짜 호랑이도 제 말하면 나온다더니
[아죠씨]
- 공주님 뭐하는 중? 바쁜감?
에라이 모르겠다
' 아저씨 저 급한 일이 생겨서... 일주일정도 못 볼 거 같아요...ㅠㅠ '
일주일 미친듯이 걷는 연습 하면... 모르지 않을까?
- 응? 무슨 일? 많이 급한거야? 일주일이나 못 봐ㅠㅠ??
' 넹......... 연락은 계속 할게요.......... 힝 '
- ㅠㅠ 어쩔 수 없지... 알았어
- ( 우는 이모티콘 )
거짓말 하는게 양심에 찔리지만... 어쩔 수 없다 나도 살아야지
그때 똑똑- 하고 누가 노크를 했다
" 네~ "
간호사인가? 했는데 내 예상 밖에 인물이 병실로 들어왔다
" 지훈이 여자친구!!!!!! "
날 보고 방긋 웃으면서 다가오는 아저씨 친구....
저 사람... 의사였어?????????
" 안...녕하세요? "
" 어머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교통사고라니 ㅠ-ㅠ "
" 그러니까요 하하... 그런데 의사시네요...? "
" 내가 이래봐도 교수야 완전 의외지 완전 멋지지 그렇다구 해 "
꺄르륵 웃다가 내 다리를 보더니 갑자기 꽤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 교통사고라서 후유증 진짜 조심해야해요 마흔살까지 고생해 "
" 네... "
" 아 그리고 다리는 수술은 안 해도 될 거 같아!! 근데 한달동안은 걸으면 안돼요~ "
" 네?????????? "
안돼 내 완벽한 계획이
" 응? 뭐지 이 반응은 당연한거에 놀라네? "
" 안돼요... 저 걸어야해요..... "
" 혹시 지훈이가 모르나? "
" 네............. "
내 말에 아저씨 친구는 호탕하게 웃더니
" 어떻게 다리가 부러졌는데 걸을 생각을 해? 그리고 남자친구인데 말을 안 해?? "
" 아저씨 잔소리 무서워서요... 그래서 일주일동안 연습하고 잘 걸으려고 했죠... "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금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차려!!!!!!! "
" 아니 ㅠㅠㅠㅠㅠ 진짜 안돼요 "
" 내가 주아씨 주치의거든 ㅎㅎㅎ???? 제 진단은 한달동안 걷기 금지입니다^^ "
아 진짜 재수도 이런 재수가 내 주치의가 이 사람이라고?
이런 개같은 인연이 있나?
" 저 죄송한데... 아저씨한텐 말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
" 흠... 오빠라고 하면 고민해보께 ^ㅁ^ "
" 하... "
" 응?? 나 전화 걸까 지훈이한테?? "
하며 핸드폰을 흔드는 저 사람이 얼마나 얄밉던지
" 오...빠....^^;;;;;;;; "
" 뭔가 맘엔 안 들지만 만족!!!!!!! 머리 많이 아프죠? 진통제 처방해줄게요 "
" 네... "
" 좀 쉬구^^ "
하고는 나가버린 남길 오빠에 뒷모습에 주먹을 한번 쥐어본다
" 진짜 가만 안 둬. "
3일이 지났다
아저씨 하고는 카톡만 간간히 하고 있고
나는 갈수록 더 아파지기 시작했다
" 아 머리가 너무 아픈데요 몸도 너무 아파요ㅠㅠㅠㅠ"
" 원래 뇌진탕이 머리가 많이 아파요. 진통제 조금 더 드릴게요. "
간호사님이 너무 아파하는 날 보고 약을 더 준다면서 이불을 덮어주곤 나갔다
덕분에 나는 올때까지 끙끙 아파하며 눈물이 고여버렸다
" 아 진짜 너무 아프잖아... 이씨 몸은 완전 멍투성이야 "
3분 정도 지났을까 문이 열렸다
벌써 오셨나? 라고 생각하고 쳐다봤는데
" 김서우 "
좆됐다....
" 아저씨........? "
잔뜩 화난 얼굴인데 또 걱정하는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아저씨였다
" 괜찮아? 많이 다쳤어? 하... 근데 언제까지 속이려고 했니? 왜 말을 안 해? "
" 아저씨가 걱정할까봐... 그래서 말 안 했어요..... "
" 내가 여자친구 다친 걸 모르고 있어야 하는게 말이 돼? "
" 아저씨... 제가 잘못 했는데요.. 진짜 지금 너무 아파서 그런데 1시간만 이따가 화 내주시면 안돼요ㅠㅠㅠㅠㅠ? "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아저씨를 봐서 무서워서 인지 안심돼서 인지... 아님 아파서인지
내가 울자 아저씨는 되게 당황하면서
" 미안해. 어디가 아파 얼마나 다친거야... "
" 온 몸이 아파요 ㅠㅠㅠㅠㅠㅠ 머리도 너무 아프고 ㅠㅠㅠㅠㅠㅠ 진짜 아저씨 엄청 보고 싶었는데 아 진짜ㅠㅠㅠㅠ 미안해요 근데ㅠㅠㅠㅠㅠㅠㅠㅠ "
" 울지마. 아저씨가 늦게 와서 미안해 서우야 "
내 머리를 쓰담아주면서 걱정하는 아저씨였다
아 진짜 쪽팔리고 아프고 하 김남길 아저씨 가만 안 둬 진짜로 죽여 아니 아니지...
" 어떻게 비밀로 할 생각을 하셨을까. 우리 공주님은 "
내 머리를 쓰담아주면서 말하는 아저씨였다
" 미안해요.... "
" 많이 안 다쳤으면 됐어. 차에 치였는데 그정도인게 다행이지 "
아저씨는 잠깐 내 얼굴 보더니
" 예쁜 얼굴 다쳤네. 아저씨 맘 아프게 "
" 금방 낫는데요 이거는 헤헤 "
" 뭘 잘했다고 웃어. 다 나으면 혼낼거야 "
" 어떻게? ㅎㅎ "
내가 음흉한 표정 지으면서 웃으니까 아저씨가 피식 웃더니
" 눈물 나게 혼내야지. 낮에는 말로, 밤에는 몸으로. "
미쳤나봐 이 아저씨
" 차주 번호 있지? 나한테 줘. "
" 넹. "
" 개새끼가 사람 쳐놓고 연락 하나 없어? 죽여버려야지 "
" 아저씨..... 욕 한거에요? "
" 미안. "
" 아니 더 해달라고요. 섹시하다 굿 "
아저씨는 가끔 정말 욕하는데 그게 참 섹시하다
욕 해달라고 계속 찡찡거렸다가 결국 딱밤 한대 맞았다
지훈이 병원을 오기 3시간 전
집에서 서우에게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참이였다
울리는 핸드폰에 화면을 보니 남길에게 전화가 왔다
" 어 왜. "
-" 얘 주지훈이야 바쁘니? "
" 별로? 무슨일인데? "
전화를 받으며 침대에 앉는 지훈이였다
" 너 여자친구 우리 병원에 있당 "
남길의 한마디에 지훈은 세상이 멈춘 느낌이였다
병원? 왜지? 어디가 아픈가, 사고를 당했나, 어디를 다친건가, 왜 자기한텐 말을 안 했을까
" ...왜? "
" 교통사고 당했는데, 엄청 많이 다치진 않았어. 골절이랑 가벼운 뇌진탕인데, 일주일정도 입원 해야 행 "
" ... "
" 화내지말공~ 여자친구가 너가 걱정할까봐 말 안 한거야 "
" 일주일동안 걷는 연습해서 너한테 잘 걷는 모습 보이려고 했대. 기특하잖아 화내지말구!! "
" 알았어. "
" 지금은 밥 먹고 자고 있어. 몸이 원래 약해서인지 조금 아파하드랑 그러니까 3시간 뒤에 와!!!! 3층 301호얌 "
" 그래. 고맙다 "
전화를 끊은 지훈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크게 다친게 아니라니까 다행은 되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숨긴 서우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지나지 않는 시간이 지나가고 병실 앞에 선 지훈은 자신이 화를 크게 낼까봐 걱정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서우를 불렀다
" 김서우 "
자신을 보고 당황하는 여자친구를 보니 화가 나려 했지만
너무 아파보이는 그 애를 보니까 화보단 걱정이 더 커졌다
얼굴에 상처를 보고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보통은 자신을 속이는 애인들에겐 가차없이 화를 내고 이별통보를 한 지훈이였는데
유독 서우에게만 하지 못하는 걸 보고 지훈은 생각했다
' 나 얘 정말 사랑하는구나 '
휴 힘들었습니다
완결각이 나오는데 완결 시키기 싫은 나의 지훈아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