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배웁니다.나는 최대한 빨리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그덕에 그와 나 사이의 거리는 틈 없이 좁혀 졌고 끔찍할 뻔한 오토바이는 우리를 아슬하게 비켜갔다.'부우우웅-'그것은 우리 옆을 지나쳐가면서 엄청난 굉음과 불쾌한 먼지바람을 일으켰기 때문에 그가 기침을 뱉었다. 저 엑스같은 오토바이가..타고 있던 놈이 헬멧을 써서 얼굴은 보지 못했다.대신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오토바이 꼬리만 죽어라 노려보며 내리 저주를 붇는 나였다.누구든 나의 태환을 건들면 아주 잦되는거야."콜록 콜록!""괜찮아요??"나는 그가 걱정되어 물었지만 그는 아직도 멎지 않은 기침 때문에 괜찮다는 손짓만 했다.그가 먼저 걸음을 떼고 나도 따라 걸었다.방금까지 가까웠던 그와 나사이가 도로 떨어진게 아쉽다.그의 옆에서 한 걸음 떨어진 채로 우리는 또 말없이 걸었다.그가 전 처럼 다시 생각에 빠진 눈을 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나역시 말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기도 했다.어색함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고,나는 그저 생각에 빠진 그를 말없이 관찰했다.내 시선에서 보는,그는 운동을 하는지 남자다운 넓은 어깨와 전체적으로 단단한 라인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반전적이게 귀여운 코나 선한 눈을 보면 그가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한참을 태환만 보며 걷다가 정수리마저 귀여워 보일쯤 그가 힐끔 나를 쳐다봤다."..?"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듯 후다닥 시선을 돌리는 그였다.내가 너무 그윽하게 쳐다 봐서 그런가?그렇다고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랄 필요는 없지 않나..나는 그에게 급 억울해 졌다.걷다보니 벌써 그와 헤어져야 하는 버스정류장 앞까지 왔다.날씨가 추워서인지, 무엇 때문인지 미미하게 귀가 붉어진 그가 말했다."나는 여기서 타고가.""네.."언제나 그와 헤어지는 순간이면 우울해 진다.습관적으로 감정에 따라 위아래로 휘어지는 입꼬리가 그와 헤어질때는 삐죽이 내려간다.매번 안녕할때 그에게 못난 얼굴만 보여줘서 안타깝지만 마음에 솔직한 내 표정이었다."선생님은 집에가면 뭐해요?""나?글쎄,티비 보거나 저녁 차려 먹을 껄.""저는요..지금 집에 가면 다시 또 공부해요.""무슨 공부?""요즘 한국어 공부하고 있어요.사실 선생님한테 한국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작은 고백이었다.물론 그 하고 싶은 말을 지금 말할 용기는 없지만 나는 그가 궁금하도록 유도했다."여자친구한테서?"???날카롭게 날이 선 질문이 내가 한 예상질문과는 너무 달랐다.그는 자신이 뱉고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당황해 하고 있다.나도 역시 당황했다."여자친구요?""아니..저..""아까 다래요?친구에요.여자인 친구요."나는 일부러 친구임을 강조하면서 힘주어 또박또박 말했다.그가 왜 그런 오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정정해 줬다."다래는 한국인이에요.그래서 저한테 한국말을 가르쳐 줘요.뭐..오해하지는 마요."너무 강하게 부정했나?어쨋든 이걸로 그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지 않길 바랬다.나는 당장 눈앞의 태환을 좋아하고 있는데 몰라줘도 너무 몰라주는 그였다."그럼.."그가 나에게 무어라 말하려 하는 순간 멀리서 그를 태울 버스가 오고 있는 걸 봤다."선생님.저기 버스."그가 또 질문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잘랐다."안녕히 가세요."내가 손으로 버스를 가르키자 그가 고갤 돌려 버스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말했다."그래,쑨양 너도 잘가라.고마웠다.""..?""그..오토바이..그거 말야.안녕!"바로 앞에 선 버스를 타려 그는 바쁘게 안녕을 외치고 획돌아 가버렸다.나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잘가라는 인사를 하고서 버스에 올라타는 그의 뒷모습을 봤다.그리고 시력좋은 나는 포착했다.아까까진 미미하게 붉었던 그의 귀가 이젠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집에 돌아와서 나는 다래와 같이 공부 하던 한국어 자습서를 펼쳤다.다래가 포스트잇에 정갈하고 예쁜 글씨로 단어 정리를 해준게 덕지덕지 붙어 있다.온갖 힘내라는 포스트잇도 있었고 도움되는 요약도 많았다."응?"분명 몇시간 전에 다래와의 공부가 끝나고 나는 자습서에 샤프를 끼워 놨었다.그러나 그 샤프는 시선을 아래로 둬보니 현재 방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혹시 엄마가 책을 그사이에 펼쳐 보기라도 했나 싶다가 아까 태환과의 수업에 의심이 스쳤다.내가 과일을 들고 방을 열적 '탁'하던 소리가 분명 책덮는 소리와 유사했다."으음~"펼쳐진 페이지에 유난히 눈에 띄는 포스트잇이 하나 있었다.'양양~!내가 108~116쪽 까지 정리 해놨으니까 편하게 봐~역시 나밖에 없지??앞으로 더 잘해 임마♥♥'그녀가 장난식으로 써둔 메세지 였다.평소 쿨한 성격인 그녀가 왜 이쪽지에는 깜찍한 척을 했는지 보자마자 바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그가 오해할만한 했네.____5편이 띵똥짧았던 4편인 만큼 5편은 일찍 온 것 같아요..ㅋㅋㅋ재밋게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덧글 달아 주시는 분들 비회원 분들 다 사랑해요.아직 많이 모자란 활명수가필요해 입니다.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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