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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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솔직히 그건 아니지,
지가 좋다고 먼저 사귀자고 어쩌고 했으면서
지금와서 날라리라고 뭐?"
"먼저 좋다고한건 김여주지."
당사자는 입 꾹 다문 채로 멍하니
아메리카노 안에있는 얼음이 녹는 것만 바라보고 있는데
친구란 녀석들이 애꿏은 내 상처만 후벼파고 있다.
난 괜히 한숨을 쉬며 턱을 괴자
이제서야 얘네들이 내 눈치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니까 내말은...
너가 괜히 굽혀서 들어갈 일은 없다 이거지,
니가 너 좋자고 아는 후배라 그런거야?
걔네들 입에 오르내리락 하는게 싫어서 그런거지."
"아냐, 그 말도 맞긴 맞는데
정재현이 먼저 뭐때문에 화났다 이랬다며.
그럼 넌 거기서 일단 무조건 사과하고 가야지
니 남자친구가 기분이 나빴다는데.
너도 그 동아리반장년이 니 남친한테 꼬리친거
니가 기분나빠서 울고불고 하는거 걔가 바로 ㅅ.."
"야! 나 울고불고 안했거든?"
무조건 내편을 들어주는 정수정과
정재현 편을 들어주는 박수영에 대고 나는 발끈하며
째려보자 박수영은 한번 움찔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괜히 자존심 세우지말고 무조건 미안하다그래.
걔가 너보고 옛날얘기갖고 뭐라한건...
그래.. 좀.. 아니긴 하지만
그건 일단 둘이 먼저 풀고 말해도 안 늦어."
"박수영, 넌 김여주 친구냐 아니면 연필잡이 친구냐.
야, 여주야. 그래서 한번도 연필잡이한테 연락 안왔어?"
정수정의 물음에 박수영도 궁금한 모양인지
금세 입을 다물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또 이에 시무룩해지며 고개를 젓자
정수정과 박수영은 조용해지며
서로를 쳐다보고는 눈을 다른데로 돌렸다.
"걔도 꽤~나 화났나 보다."
*
"야, 정재현이다."
내 식판에 김치, 소세지 반찬을 차례로 놓아주는
급식도우미들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다가
내 팔을 툭툭치는 박수영 덕분에
나는 다시 정신줄을 잡고
눈알을 열심히 굴려 정재현을 찾았다.
박수영 말대로 정재현은 친구들이랑
환하게 대화하며 식판을 집어들었는데
내가 급식실에 있는지는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날 다툼이 있는 뒤로 며칠을 지났는데
휴대폰은 해석하게도 깜깜무소식인데다가
학년도 달라 마주칠 일은 거의 없어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정재현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반가움이 들기도 전에
울상이 되어서 아무말도 하지 않자
정수정은 자신이 나서
안 그래도 시끌벅적한 급식실 안에서
내 이름을 크게 불렀다.
"김여주!! 좀 먹어라!!"
뜬금없는 정수정의 돌발행동에
나와 박수영은 놀라서 정수정을 바라보았고
넓은 급식실이 한순간에 조용해지진 않았지만
최소 내 주변은 순식간에 침묵이 찾아왔다.
당황한 나는 정수정을 향해 뭐하냐고
정재현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돌려 뭐라했고
정수정은 정재현의 눈치를 살살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요즘 따라 먹는게 시원찮냐! 많이 좀 먹어!"
고마운건지 뭔진 몰라도
정수정이 일부러 정재현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건 진즉에 알았고
내가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목소리도 크게 하며 주목을 받으려 애쓰는데
난 이 행동이 더 정재현의 신경을 거슬리게 할 것같아
뭐에 묻은 것 처럼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정재현 쪽을 살펴봤는데
정재현은 식판을 들고 나눠주는 급식 도우미를 향해
'감사합니다' 라며 사람좋게 웃어주는 걸로 끝이 났다.
분명 들었으면서....
끝까지 내 눈과 마주치지 않고
빈 자리를 잡는 정재현의 뒷모습에
괜히 미련남아 나는 눈도 떼지 못하고 계속 쳐다보았다.
그러자 박수영은 식판을 든 채로 어깨로 나를 툭 쳤고
얼른 자리 잡자며 그런 나를 지나치고
빈 식탁 위에 식판을 놓았다.
*
급식실에서 짧게라도 마주친 정재현을 보고나서
5교시가 지나고, 6교시가 지난 지금,
내가 딱 한가지 맘 먹은 것이 있다.
바로 정재현 집 앞에서 기다리는 것.
내가 먼저 문자나 전화로 연락하자니
사과에 너무 진정성이 없는 것 같고
또 정재현으로부터 연락이 오길 기다리자니
이대로 영영 안 올것같고.
정재현한테 헤어지자,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땐 정말 무슨 기분이 들지
나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걸
지금도 알기 때문에
그 말을 듣기 전에 내가 먼저 선수쳐서
사과를 해야하는 건 분명했다.
"오늘 코노 갈래? 언니가 쏠게."
기분이 안 좋은 나를 위해
정수정이 아까부터 내 옆에 들러붙어
코노가자, 어디가자며 꼬셨지만
나는 단단히 먹은 생각을 절대 말하지 않고
입만 꾹 닫아 가방을 챙겼다.
"아, 어디가게~"
"있어, 나 먼저 갈게."
"이씨, 오늘 박수영도 간다는데."
"둘이 재밌게 놀아!"
꽤나 가벼운 가방을 어깨에 들쳐매고
얼른 교실을 나섰다.
1층까지 내려오는데 그 중 1학년들이 나를 알아보고서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기 시작하는 걸 알아채고
난 정재현을 마주칠세라 발을 빨리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왔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한숨이 푹 쉬어졌다.
오늘 날씨 추운데....
아침에 집에 나오기 전에 옷입기 바쁜 와중에도
문득 지나치며 들었던 일기예보가 떠오르다가
오늘 저녁부터 쌀쌀하니 외투를 꼭 챙기라는
기상캐스터 언니의 목소리가 귀 주변에서 들렸다.
나는 그런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한쪽 어깨에서 가방 끈을 빼 이어폰을 꺼내서
곧바로 음악을 재생했는데 그게 또 달달한 사랑노래라더라.
나는 신경질적으로 이어폰을 빼고
가방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
정재현의 집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한지
대략 네시간이 지났다.
이미 해는 지고 어두컴컴해져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채
정재현의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먼 곳을 바라보는 것도
지쳐서 멍하니 남의 집 담벼락만 쳐다보았다.
추운 것도 잊고, 배고픈 것도 그새 잊고.
의미 없는 네 시간을 장장 서 있으니
다리가 아파서 그 자리 주변을
몇 번, 왔다갔다 하다가
저쪽에서부터 보이는 정재현의 얼굴에
나는 움직였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다가오는 정재현을 쳐다보기만 했다.
손에 들고있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정재현은 고개를 들었고
그제서야 허공에서 눈이 마주치자마자
정재현은 약간 놀랐는지 살짝 눈이 커진 상태로
천천히 나한테 좀더 다가왔다.
나는 이렇게 가까이서는 오랜만에 보는
정재현의 얼굴을 쳐다보지는 못했고
그 자리에 계속 서있으며
내가 밖에서 자신을 몇 시간동안 기다렸는지,
쌀쌀한 날씨에 걸친 것 없이 교복만 입은거에 걱정은 안되는지
정재현의 표정만으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난 앞선 걱정으로 머릿속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좀 더 일찍 연락했어야 했나...
"오늘 반에 찾아가려다가..
너가 곤란할 것 같아서."
"...."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평소의 우리 둘이라면 내가 먼저 화해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을텐데
며칠 동안 이어지는 긴 싸움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번 닫힌 내 입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런 나에게 답답함도 느끼고
입을 닫고 있는 정재현의 눈치도 보며
서두르려고 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애써 빨리하려다가 말실수라도 할까봐
수십번을 연습한 말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독서실 다녀온거야?"
"..."
"저녁은 먹었어?"
"..."
독서실 다녀온거냐, 밥은 먹었냐 라는
내 물음에도 정재현은 여전히 모르겠는 표정으로
안달나 있는 나만 조용히 쳐다보았다.
"미안해, 난 너 생각해서 그런건데...
니가 그걸로 화낼거란건 생각못했어."
"...."
계속해서 아무말 없는 정재현의 눈을
차마 끝내 바라보지는 못하고
결국 미안하다,라는 말을 내뱉자마자
내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정재현에게 우는 걸 들키기 싫어서
닦지도 못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가리려고 하자
갑자기 정재현이 허리를 숙여 나에게 다가왔다.
쪽.
내 입술에 왔다간 정재현때문에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지만
정재현은 여전히 알수없는 표정으로
또한 내눈을 피하지 않았다.
"연락도 없고.. 무서웠ㅇ.."
쪽.
"너가 헤어지자고 할 줄 알ㅇ.."
쪽.
정재현의 연이은 뽀뽀에 나는 이제서야
내 속마음을 계속해서 터놓으며 울기 시작하자
정재현은 나를 끌어다가 품에 안고서
정수리 위에 턱을 올려놓고는 입을 열었다.
"헤어지긴 누가 헤어져."
"연락도 없고 아까 급식실에서도 나 아는 척도 안하고."
"저도 그런 말 한게 미안해서
그런 식으로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말하긴 싫었어요."
"무서웠어."
"먼저 연락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나갔네."
정재현의 말을 끝으로
내가 울음이 그치길 기다려주다가
정재현이 나에게서 몸을 떼고
내 눈을 바라보려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선 손을 들어 내 눈물을 닦아주는데
차가운 손과는 다르게 행동은 따뜻하고
그게 또 눈물 날 것 같이 다정해서
나는 멈추지 않는 눈물을 참으려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방금까지 선배 집 앞에서 기다렸는데
여기 있는 거 알았으면 더 빨리 올걸."
"독서실 간거 아니었어?"
"이 상황에 공부가 되겠어요?
어제도 잠 한 숨 못 잤어요. 선배 생각나서."
정재현은 다시 나를 꼭 끌어안더니
이제야 나를 타박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온몸이 얼음장이야, 선배.
무슨 생각으로 이 날씨에 무작정 기다려요."
"그러는 너는,"
"저는 지은 죄가 있잖아요."
지은 죄, 라는 말 덕분에
나는 몸을 떼고 정재현을 바라보았다.
정재현은 보조개를 보이면서
내 얼굴 하나하나를 보더니
더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내가 이 얼굴 보고싶어서 급식실에서 선배 몰래 쳐다보고
집에서는 움직이지도 않는 사진만 봤는데..."
"미안해."
"미안해란 말 그만해요, 이제.
그만하면 됐어."
다른 날과는 다른,
꽤 오래 간 다툼은 이렇게 끝이 났다.
나는 그새 기분이 좋아져
정재현의 품에서 실실 웃고 있을 때쯤
정재현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집에 보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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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왔는데 짧게... 왔네요... (죄송)
재현이랑 여주랑 화해했는데 더 좋은 소식 알려드릴까요?
제가 지난 금요일에 종강했어요!! (짝짝)
이제 전공 실습 때문에 방도 구하고 공부도 하고 해야해서
여전히 바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실습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이제는 좀 더 자주 올 수 있을것같아요.
매일 자주 온다면서 올라오지 않아 답답하셨죠?(뻔뻔)
아, 그리고 저번에 제가 전편에서
남자친구랑 싸운 얘길 제가 했더라구요....
제가 뭔 생각으로 저걸 썼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그때 넘나 화가나서 썼나봐요.... (눈치)
너무 사적인 얘기를 한 것같아서 여러분들께 죄송한거 있죠...
이제 그럴 일 없을테니 여러분들 기억에서 잊어주세요!
쨌든 이제 자주 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올게요!
모두모두 사랑해요!!
+) 비슷한 암호닉이 많이 있으니
헷갈리지 않도록 본인의 암호닉을 기억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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