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Love
; 사랑에 빠진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07
: 일 년의 끝자락에 너.
그와 소파에 앉아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든 모양이었다. 사실, 눈을 떴을 때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혹시라도 어젯밤의 일이 꿈은 아닐까 -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 의문은 내 어깨 위에 자리 잡은 그의 검은 점퍼와 테이블 위의 노트북이 말끔하게 지워주었다. 김태형 씨와의 연애가 시작이었다. 정말로. 나는 믿기지 않는 상황에 애꿎은 그의 점퍼만 만지작거리며, 혼자 얼굴을 붉혔다. 애인이 생긴 나는 좀처럼 적응되지 않았다. 사고회로가 멈춘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잠에서 깬 지, 몇 분이 지났지만 몸이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바보 같이. 이 마음을 잠재우는 데에는 일만한 것이 없을 터였다. 그래서 어젯밤 업로드 하지 못한 기사를 업로드 하기 위해, 노트북을 켰고. 하지만 그마저도 그의 손길이 닿았던 노트북이라는 생각이 들자, 괜히 또 얼굴이 붉어지는 듯 했다. 아마 내 앞에 그가 있었다면, 내 얼굴을 가지고 또 장난을 걸어올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의 점퍼를 내 무릎 위로 덮고, 로딩이 끝난 파일을 열었다. 기사 제목까지 어제 다 달았으니, 오탈자만 확인 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살벌한 눈빛.'
'키높이 구두 신었어요~'
'그냥 웃음.'
'내 남자친구 ❤️'
분명 어제는 이 제목들이 아니었는데. 기사 제목들이 왜 다 이 모양이 됐을까. 나는 내가 아직 잠에서 깨지 못 했나 싶어, 두 눈을 비비며 모니터에 얼굴을 가까이 했다. ...분명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제목들이 맞는데. 나는 저장된 제목들을 스크롤로 내리며 하나씩 읊으며 인상을 찌푸리다가, 마지막에 적혀 있는 제목에 결국 웃을 수밖에 없었다. 녹아버린 초콜릿을 입가에 다 묻히고, 제가 먹지 않았다고 둘러대는 어린 아이의 행동 같았다. 김태형 씨의 행동이. 그 큰 손으로 하트 이모티콘까지 찾아 썼을 그가 귀여워, 두 눈이 질끈 감겼다. 동시에 때마침 휴대전화가 울려왔다. 미처 바꾸지 못한 저장명이 달라진 우리의 사이를 다시 한 번, 각인 시켜주는 듯 했다. 전화 끊자마자 바꿔야겠다. 김태형 씨에서 내 남자친구로.
"일어났어?"
"네."
"또 네라고 한다. 우리 반말 하기로 했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천천히 고칠게요..."
"알았어. 안 보챌게. 지금까지 충분히 다른 걸로 보챘으니까."
"뭐요?"
"내 애인해달라고."
"..."
"애인 해달라는 기억 지운 거 아니지?"
"...네."
"나 아침에 일어났는데, 세상이 막 분홍색으로 보이는 거 있지?"
"...아. 저는 아침에 일어나니까 기사 제목이 이상하게 변해 있는 거 있죠?"
"...나 오늘 출국이야."
"어디 가요?"
"응. 시상식 때문에, 해외 가요."
"아... 그럼 언제 와요?"
"한 이삼 일 있다가?"
"어... 잘 다녀와요."
"끝?"
"비행기 조심해서 잘 타고."
"또 없어?"
"...어. 저는 그, 마감 주라서 바빠요. 올해 연말 결산 기사도 내야 해서."
"어. 나도 바쁜 와중에 호빵 생각 열심히 할게."
"제 말은 그게 아닌ㄷ,"
"우리 호빵도 바쁘겠지만 내 생각 틈틈히 꼭 해."
"..."
"설마 나보다 바쁘지는 않을 거 아니야."
"네."
"끊습니다. 애인 - "
"...네."
좀처럼 종 잡을 수 없이 훅훅 들어오는 그에 또 한 번, 절로 두 눈이 질끈 감겼다. 전화 너머로도 느껴지는 그의 파이팅 넘치는 기운에 이미 녹초가 되어 버렸고. 내 말은 제가 듣고 싶은 대로 들으며, 애칭과 애정표현을 적절하게 막 섞어서 하는데... 결국 뭐라 한 마디 하려던 기사 얘기는 제대로 꺼내보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끝나 버렸다. 이번 연애는 아무래도 좀 많이 특별하고, 통통 튈 것만 같았다. 전화를 끊은 지금도 자꾸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걸 보니.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냉수를 떠와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출국을 한다고 했으니까, 곧 있으면 출국 사진이 뜰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공항 사진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새삼 누구 남자친구인지, 감탄 아닌 감탄을 하고 있을 무렵.
"손에 저거 뭐야...?"
'소중한 호빵.'
호빵의 의미를 알 리 없는 기자님은 기사 타이틀을 '소중한 호빵' 이라고, 아주 딱. 박아 두셨다. 기사 속 그는 제 옆구리에 포장된 호빵을 끼고는 걷고 있었다. 아니... 대체 누가 공항에 호빵을 들고 가.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 잡고, 황급히 노트북을 덮었다. 그가 먹으며 걷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건가 싶다가도, 이러다가 들키면 어쩌나 하면 불안감이 차올랐다. 사실 뭐... 호빵을 보고 나를 생각하는 사람은 이 지구에 하나일 테니까. 그런 걱정을 필요 없을 텐데. 그래도 달아오르는 이 얼굴은 어쩔 수가 없었다.
세상에 호빵을 들고 공항을 걷는 연예인이 어디 있어.
**
그가 없는 삼 일 동안 그와 영상통화를 주고 받으며, 서로의 안부와 일상을 챙겼다. 처음에는 화면 속의 내가 어색해서 빨리 전화를 끊고만 싶었는데, 내게 자꾸만 예쁘다고 해주는 그 덕분에 용기가 솟아 그 다음부터는 편하게 소파에 누워서 전화를 받기도 했다. 그럼 그 역시 씻고 나온 탓에 여전히 물기 어린 머리를 털며, 호텔 침대 위에 털썩하고 누워 전화를 받았다. 특히 하루의 끝에 하는 전화에서는 오늘 하루 자신이 얼마나 많은 질문을 받았는지, 제게 딱 맞춘 정장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자신의 팬들이 제게 준 편지가 얼마나 많은지 등. 제 하루를 빠짐없이 들려 주었다. 자신의 일상 속에 내가 아주 당연하다는 듯. 나는 그때마다 그의 말을 경청해서 듣다가, 그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환하게 웃기도 하고 지쳐 보이는 그의 목소리에 함께 울상을 지으며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의 시간으로. 그의 공간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이야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내 이야기가 이어질 차례였다. 그에 비해 단조로운 내 일상은 그닥 특별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내 하루하루가 매일이 다른 주말 연속극이라도 되는 듯, 흥미롭게 들어주었다. 그는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가 결국은 라면을 먹었다는 내 말에는 짐짓 엄한 표정을 지었다가도, 라면은 자신이랑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투덜거렸다. 또 다친 손이 점점 아물어 가고 있다는 말에는 아침에도 보여줬던 손임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손을 화면에 비춰보라고 했다. 상처를 볼 때마다 자신이 더 아파보이는 그 표정은 잊지 않았고. 그럼 나는 내 상처를 보느라 바쁜 그의 얼굴을 손 사이로 보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내 웃음소리가 그에게 닿으면, 그는 그제서야 상처에서 눈을 떼고는 나를 보고 간지럽게 웃었다. 나는 어느새 그에게 말을 놓게 되었고, 제법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 좋으면 좋다.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의 애정표현에 비하면 한참이나 부족하지만, 그래도 내 나름 천천히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
"막내야."
"네?"
"너 김태형이랑 뭐냐."
팀장님의 급작스러운 물음에 마시던 커피를 던지다시피 내려두었다. 둘이 아는 사이라더니, 거기까지 말했나? 나는 순식간에 머리를 굴리며, 팀장님 말의 의미를 찾았다. 그러자 팀장님은 다른 선배님들에게 퇴근을 해도 좋다는 말을 건네고는, 선배들이 사무실을 다 나가고 나서야 겉옷을 챙겨 내게로 향했다. 뭘까. 뭐지. 이 상황은. 어느새 코 앞까지 가까워진 팀장님은 내 이마를 검지 손가락으로 장난스럽게 밀며 말했다.
"뭔데, 너 말고 다 퇴근을 시키라고 하지."
"...그, 글쎄요?"
"오늘 귀국하면 피곤해 죽을 텐데."
"...그러게요."
"생일이 끝나기 전에"
"아, 누구 생일이에ㅇ"
"꼭 애인이라도 보겠다고 오는 애 같던데."
"...누가요?"
팀장님의 알 수 없는 말에 머리라도 굴려볼까 싶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팀장님의 대답 대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소리의 출처를 따라 등을 돌리자, 어느새 문을 열고 문에 기대 벽을 노크하고 있는 김태형 씨가 눈에 들어왔다. 대박. 애인이다! 그는 저를 보고 환하게 웃는 나를 향해 두 팔을 뻗으며, 안기라는 행동을 취해 보였다. 아까 비행기를 탄다는 연락을 끝으로, 연말 기사를 정리하느라 휴대전화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각종 사진과 영상통화로만 봐오던 그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꾸만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서 그에게로 뛰다시피 걸으며 나 역시 마찬가지로 두 팔을 벌렸다. 내가 서둘러 걸음을 옮겨 그의 품에 안기자, 어렴풋이 기억 나던 그의 향이 풍겨왔다. 또 언제 안길지 모르니, 오래 기억하고 있어야지. 이 향. 이 온도. 이 사람. 그는 반대로 실내의 따뜻한 기운이 머무는 내 몸을 제 검은 코트로 감싸며, 제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보고 싶었어.' 하며.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 바라보며 나도. 하고 답을 이었다. 내 대답이 끝나자, 그의 큰 손이 내 머리칼을 장난스레 헝클였다. 그리고는 잠시 내게서 몸을 떼고는 네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어? 이거 그거다! 맞지?"
"응. 이번에 받은 상."
"와 - 나 이거 처음 봐. 오. 최우수연기상."
"호빵 좋아하는 거 보니까, 다음에는 대상 받아야겠다."
"대상 받으면 내가 진짜 완전 엄청! 축하해줄게."
"뭐, 진하게 키스라도 해주나?"
처음 보는 트로피를 두 손으로 쥐고, 이리저리 살폈다. 와. 진짜 금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무겁다. 그는 그런 나를 내려다보다, 문을 닫고는 다음에는 대상을 받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는 그의 말에 그가 벌써 대상이라도 받은 듯이 방방 뛰며, 대상을 받으면 더욱 축하해주겠다는 말을 건넸다. 대상이라니...! 그러자 그는 제 허리를 굽히며 순식간에 내 얼굴에 제 얼굴을 맞대며, 물었다. '뭐, 진하게 키스라도 해주나?' 하고. 나는 하마터면 떨어트릴 뻔한 트로피를 붙잡으며, 괜히 듣지 못한척 어? 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등 뒤에서 짙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아. 팀장님 계셨지.
"그래서 그 키스는 언제 하는데."
"뭐야. 형은 안 나갔어? 탄소 빼고 다 퇴근하라니까."
"누구 덕분에 다 퇴근 시켜서, 우리 회사 특종도 못 잡을 것 같은데. 그 키스 사진이라도 우리 넘겨주라."
"그러고 싶냐. 형이."
"특종이지. 김태형과 우리 막내의 키스면. 못해도 반 년은 먹고 살 것 같은데. 니네 회사랑 딜하면?"
"두 시간 뒤면 이번 년도 마지막 날이다. 어서 가서 젊음을 조금 더 즐기지?"
"안 그래도 그럴 거였어. 임마."
"미리 해피 뉴이어."
"오냐. 너도 생일 축하한다."
"땡큐."
"막내는 나랑 나중에 얘기 좀 따로 하고?"
팀장님은 내게 나중에 얘기 좀 하자는 말을 끝으로, 사무실을 벗어났다. 미쳤어. 미쳤어. 팀장님이 있는 것도 까먹고, 안기고! 나는 팀장님의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머리를 헝클이며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뭐 어떠냐는 듯, 나를 끌어안고는 소파로 향했다. 그리고는 나를 소파에 앉히고, 다시 문 앞으로 걸어가 두 손 가득 무언가를 들고 왔다. 뭐야?
"뭐야?"
"생일파티 해달라고. 나."
"...내가 아주 혹시, 그 설마 해서 묻는건데."
"응."
"오늘 생일 주인공이 혹시 오빠야?"
"아마도?"
내 마음도 모르고 웃으며, 아마도? 라고 답하는 그에 시간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 나는 서둘러 케이크 상자를 뜯는 그의 손을 잡아 멈추고는, 그를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는 내가 다 할 테니,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뱉고는 버벅이는 손놀림으로 케이크 상자를 뜯었다. ...왜 생일이라고 말을 안 해줘! 나는 생일을 말해주지 않은 그가 미워 심술을 부려볼까 했지만, 일단은 그게 우선이 아니었기에 몸을 일으켜 사무실의 불을 껐다. 그러자 어느덧 그의 나이를 가리키는 초만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앞에 앉아, 그에게 초를 불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노래가 없는데?"
"...노래는 내가 좀 못ㅎ"
"나 비행기 타고 도착하자마자, 여기 애인 보려고 왔는데..."
"..."
"됐어... 뭐. 생일 축하 없는 노래도 살면서 한 번은 겪어 봐야지."
일부러 들으라는 듯, 말하는 그였다. 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불을 끄려는 그의 행동을 바라보다가, 초를 불기 위해 마중 나와 있는 그의 입에 내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서툰 음정으로 생일 축하를 불렀다. 사랑하는 태형오빠의 생일 축하합니다. 라는 엔딩까지. 꿋꿋하게. 정말 사무실의 불을 끄지 않았다면, 지금쯤 창피해서 죽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 노래가 끝나자, 그는 '고마워요. 애인.' 하고서는 촛불을 껐다. 그리고는 불을 키기 위해 일어서는 나를 끌어 안고는, 제 다리 위에 앉혀 자신을 바라보게 몸을 돌렸다. 순식간에 바뀐 자세와 어둠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그의 얼굴에 시선을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자 그가 나를 제 품에 안고는 천천히 내 등을 토닥였다.
"혹시라도 생일 몰랐다고, 마음 쓰지 마."
"...그래도 말해주면 좋았잖아."
"부담 가질까봐. 요즘 연말이라고 바쁘다며."
그와 영상통화를 하며, 자주 했던 말이었다. 연말이라 너무 정신이 없다는 말은. 그는 저보다 어린 애인의 투정을 진심으로 마음 썼던 것 같다. 그러니 일 년에 한 번 뿐인 제 생일을 숨기지. 생일을 몰랐던 내가 또 한 번 한심스러워짐과 동시에 그의 생일을 알려주지 않은 팀장님과 그의 이름 한 번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지 않은 내가 미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의 어깨에 내 이마를 부비며, 어리광을 부렸고.
"노래 불러줘서 고마워."
"...음정 완전 다 틀렸어."
"아닌데? 내가 아는 생일축하 노래 음정은 그거야. 오늘부터."
"그게 뭐야..."
"예쁘다."
능글 맞게 내 미숙한 노래를 감싸주는 그였다. 그는 천천히 나를 토닥여주던 손으로 내 볼을 잡고는 내 입술에 제 입술이 닿게 하며, 말했다. 예쁘다. 하고. 입을 뗄 때마다, 닿는 그의 입술이 간지러워 코끝을 찡그리며 웃자 그의 입술이 제대로, 닿아왔다. 어둠으로 가득 찬 공간이었지만, 어느 때보다 밝았다. 지금 이 순간이. 나는 그의 목에 내 팔을 감고는 그의 입맞춤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응했다. 그러자 그가 내게서 잠시 얼굴을 떼고는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귀."
"응?"
"팔이 내 귀 건드렸어."
"싫어?"
"미리 말해주는데, 나 귀 되게 예민한데."
"...어떤 의미로?"
"많은 의미로?"
"변태."
"괜찮아. 변태 같은 짓은 안 할 거야."
"못 믿겠는데..."
"믿어봐. 뭐든."
"...생일 몰라서, 미안해."
"그 말 할 줄 알았어. 하지마. 그런 말 하게 한 게, 더 미안하니까."
"...내년에는 내가 어... 꼭 선물도 사고! 편지도 사고. 준비할게."
"노래도 꼭 불러주고."
그는 제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내 팔을 제 목 뒤로 두르게 하고는, 입을 맞춰왔다. 우리의 첫 기념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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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생일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이 있나요?
A. 서툴러도 진심이 담긴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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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의 출처. 태형X매니저 |
"그거 들고 내리게?" "응." "...왜?" "비행기에서 먹을 거야." "너 팥 안 먹잖아." "..." "호빵에 팥 가득인데?" "...편식 고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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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먹는다며." "하나 더 먹어. 형." "나 지금 다섯 개 먹었어." "하나 남았잖아." "너 편식 고친다며." "내가?" "어. 분명 그랬잖아!" "나 편식 고쳐줄 사람 있어." "누구." "그 사람이랑 먹으면 고칠 수 있으니까." "..." "형이 하나 더 먹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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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속 피해자 |
"뭐야. 전화 하다가 자는 거야?" "..." "아. 볼 봐. 진짜 귀여워." "..." "고개 저러고 자면, 아픈데..." "..." "예쁜 꿈 꿔. 내 여자친구."
+ 석진X태형
[님. 출근 몇 시?] [아홉 시] [아. 안 돼. 더 빨리 해.] [왜. 니가 뭔데.] [탄소 씨 그 자세로 오래 자면 목 아파.] [뭐너ㅓㅓㅓ뭐냐. 이 상황은?] [설명은 나중에. 아. 내 생일 날 회사 직원들은 일찍 퇴근 시켜주고.] [내가 왜.] [내가 기사 소스 줄 거, 진짜 많은데.] [A급?] [AAA급] [콜] [탄소 씨는 퇴근 시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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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할 게 너무 많아..." "많이 힘들어?" "아니. 그래도... 뭐, 괜찮아." "쉬면서 해. 석진이 형한테 부탁도 하고." "오빠한테나 형이지, 나한테는 팀장님이야." "그래도 힘들면 부탁 할 수도 있지." "아니야. 내 일인데. 내가 해야지." "장하네. 우리 애인." "...애인도 장해." "어?" "내 애인도 장하다구..." "대박. 애인이라고 해준거야?" "상 받은 거 축하해요. ...애인." "와. 나 그냥 지금 한국 갈까?" "뭐래... 오면 봐. 우리."
태형X매니저
"형!" "...안 자고. 왜. 너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우리 호빵 먹으러 갈래?" "...지금?" "응!" "홍콩에서, 지금 새벽 두 시에?" "응!" "태형아." "응?" "너 볼은 왜 빨개. 아파?" "아프긴 무슨." "내가 봤을 때. 너 많이 아프다. 지금." "아닌데?" "아니야. 너 아파. 크리스마스 때부터 진짜 이상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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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소녀입니다!
ㅜ_ㅜ 너무 오랜만이죠? 그간 연말과 연초 사이의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요.
기다리셨을 분들에게 미안해요. 엉엉.
사실 태형이 생일 글로 하나 단편을 준비했는데, 날아갔어요.
제 실수이니 그 누구의 탓도 하지 못하고, 마음을 삭혔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그때 다시 올 수 있게 할게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건 곧 금방! 빠르게 만날 8화에서 ㅎㅎ
다들 2017년은 더욱 행복해요. 우리!
암호닉은 1월 1일 자정을 기준으로 제가 정리해서,
8화에 올릴게요!
다들 잘 자요. 늦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