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Love
; 사랑에 빠진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09
: 기승전, 예뻐.
"일어나야 돼."
"...졸려."
"카운트다운 세야지. 우리."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게,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까지 자버린 모양이었다. 2016년의 마지막이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그는 언제 일어난 건지, 조금 전 함께 보던 빔프로젝트로 새해 카운트다운을 준비하는 방송을 틀어뒀다. 한껏 들뜬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시민 인터뷰가 이어졌다. 나는 졸린 눈을 대충 비비며, 그와 함께 침대 헤드에 기대 화면을 바라봤다. 그는 계속해서 잠투정을 하는 나를 보고는 푸스스 웃더니,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카운트다운에 내 손을 꽉 잡아왔다.
"십 초 남았다!"
"으응."
"우리 이거 지나면, 1년 만난 거야. 햇수로."
"에이. 그걸로 따지면 안 되지."
"아니야. 난 햇수로 따질래."
틀린 말은 아닌 그의 계산 방식에 마주 잡은 그의 손을 장난스레 힘주어 잡았다. 그러자 그는 내 어깨에 제 얼굴을 묻으며, 자신은 햇수로 따질거라며 웅얼거렸다. 대형견 같은 그의 행동에 절로 웃음이 번져왔다. 동시에 새해를 환영하는 글귀가 화면에 떠오르며, 폭죽소리가 들려왔다. 비로소 2017년이었다. 그는 해피 뉴이어! 라는 아나운서의 외침과 함께, 어깨에 있던 제 얼굴을 들어 나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반가워. 내 2017년."
그의 귀여운 발상에 나 역시, 그의 앞머리를 쓰다 듬어주며 답했다.
"나도."
그러자 그는 제 앞머리를 쓰다듬는 내 손을 잡아 내리고는 내 입술 위로 잘게 입을 맞췄다.
"재연해 봐야지. 본 거."
"침대에서 그런 거 하면, 야해져서 안 돼."
"나 야한 거 안 할 건데."
"안 한다고 안 해지나. 그게?"
"응. 난 그럴 수 있어."
그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끝으로 더욱 진득하게 입을 맞대왔다. 당황한 내가 순간 몸을 웅크리자, 맞대고 있던 그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웃지 말라는 표시로 그의 가슴팍을 주먹을 쥐어 내리쳤지만, 가볍게 내 손을 잡아찬 그가 손 사이로 하나씩 깍지를 껴오며 코 앞에서 속삭였다.
"이거 풀면 야해지니까. 꼭 잡고 있어."
"...뭐래."
"나중에 이거 풀어 달라고 졸라도, 절대 풀어주면 안 된다."
"이 말 후회하기 없기."
"응."
그는 이제야 착하다는 듯, 제 엄지 손가락으로 내 손등을 쓸어주며 다시금 입을 맞춰왔다. 깍지 낀 손을 더욱 단단히 잡으며. 화면 속에서는 여전히 새해를 환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몇 번 익숙하게 들어왔던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왁자지껄한 그들의 세계와는 또 다른, 우리의 세계에 와 있는 듯 했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라는 말로 우리를 엮어도, 좋을 듯 싶었다.
**
"막내 오늘 핫한 밤인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챙겨온 쇼핑백을 두고 생각이 많아졌다. 이걸 입고 놀러 가는 게 맞나 싶어서. 그는 오늘 밤새 광고 지면 촬영이 예정 되어 있었다. 그걸 알 리 없는 친구들은 또 어떻게 귀신 같이 오늘을 날로 잡아 신년회 기념 파티를 열었는지. 성인이 되고 매년 열던 파티였지만, 이번만큼은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물론 뭐 문란하게 놀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자친구는 일로 밤을 보낸다는데 여자친구는 광란의 파티로 밤을 깐다니. 선배들은 퇴근 준비를 하며, 쇼핑백 위로 대충 걸쳐진 옷을 보고는 물었다. 막내 오늘 핫한 밤인가? 나는 그 물음에 멋쩍게 웃으며, 옷가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아... 안 가면 내년 파티 비용 독박인데.
하지만 이미 집에서 옷을 챙겨 나온 순간부터, 엔딩은 뻔했다. 나는 결국 옷을 갈아 입었고, 거울 앞에 서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 생전 잘 바르지도 않던 붉은립이었다. 립스틱을 바르고, 옷 매무새를 정리하고 나니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나였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걸리지 말고 재밌게 놀자. 나는 촬영 중일 그에게, '화이팅! 밥도 먹으면서 하기.' 라는 문자를 보내두고는, 가방을 챙겨 사무실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 반대편에서 문을 잡아 열었다. 나는 갑작스레 열린 문에, 짧은 비명을 내뱉고 잃을 뻔한 중심을 겨우 잡고 어둠 속 인영을 살폈다. 소등을 한 탓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무실로 들어온 누군가는 서둘러 익숙하게 사무실 불을 키고는 인쇄기 위에 올려진 서류를 챙겨 들었다.
"...뭐냐?"
"...팀장님?"
익숙한 뒷모습의 정체는 팀장님이었다. 팀장님은 서류를 챙겨, 제 가방에 넣으며 내 모습을 위아래로 살폈다. 그리고는 잠시동안 인쇄기에 기대어,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큰 손으로 박수를 치고는 의미 모를 미소를 지었다.
"내가 아는 김태형이 지금 그 복장을 허락해줬을 리는 없고."
"..."
"내가 아는 막내도 뭐, 이런 걸 당당하게 굳이 밝혔을 것 같지는 않고."
"...진짜 한 번만 부탁 드릴게요."
팀장님은 간곡한 내 부탁에도 검지 손가락을 좌우로 저으며, '으음. 아니야. 나라도 정직해야지. 기자 정신. 몰라?' 하고는 휴대전화 속 키패드를 무심하게 몇 번 눌렀다. ...설마. 팀장님은 제 짐을 다 챙긴건지, 휴대전화를 흔들어 보이며 내 어깨를 두어 번 치고는 사무실을 벗어났다. '수고.'라는 엄청난 말을 덧붙이면서.
*
[밥도 잘 먹었고, 촬영도 잘 하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 하나를 들어서]
[쉬는 시간 십 분 뒤니까, 그때 전화할게.]
[꼭 받기]
회사 앞으로 나를 데리러 오겠다는 친구의 말에, 소파에 앉아 굴러가는 상황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온 문자 네 통으로 그 정의는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나는 정황상 걸려올 영상통화의 느낌에 오프숄더 위로 담요를 걸치고 그의 전화를 기다렸다. 무슨, 성적표 숨겨뒀다 걸린 분위기야. 지금. 완전. 딱.
아니나 다를까, 십 분 뒤 정확히 걸려온 영상통화는 내 심장을 철렁이게 만들었다. 일하는 사람 신경 쓰이게 안 하고 싶은데. 나는 마지막으로 담요가 흐르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키고는 그의 전화를 받아 들었다.
"여보세요?"
"입술은 뭐야."
옷차림에만 신경 쓰느라, 미처 생각지 못한 화장을 물고 늘어지는 그였다. 나는 그의 말에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이제라도 이실직고를 해야 하나 싶어 갈아 신으려 옆에 둔 하이힐만 가만히 바라봤다. 휴대전화 너머의 그는 광고 촬영 때문인지, 앞머리를 전부 다 뒤로 넘긴 슈트 차림이었다. 침대에서 같이 새해를 맞았던, 그 대형견 같던 남자는 어디 갔는지. 오늘따라 유독 차갑고 반듯해 보이는 이미지의 그였다. 덕분에 나는 아랫입술을 질끈 물며, 결국 먼저 사실을 고하기로 결정했다. 거짓말 이것도 적성에 맞아야 하지.
"나 놀러 가는데..."
"언제 나오나 했네. 그 말."
"팀장님이 말했지?"
"어. 너가 끝까지 거짓말 하면, 화내려고 했는데. 그래도 솔직히 말했으니까 화 안 내."
"다행이다. 나 완전 긴장하고 있었어!"
"그래서 어디 간다고?"
"그, 클럽은 아닌데... 클럽처럼 생긴 술집을..."
"간다고. 가겠다고. 가도 되냐고."
"...가도 되냐고... 물어 보는 건ㄷ"
명확하게 '간다고, 가겠다고, 가도 되냐고.' 라고 물어오는 그였다. 아니. 그렇게 무섭게 쳐다보면서 말하면, 내가 뭐라고 해. 나는 그와 맞추던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애꿎은 구두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가도 되냐고... 물어 보는 건데. 하고. 하지만 그는 내 말에 채 끝나기도 전에, 씁 - 하는 소리와 함께 말을 이었다.
"가기만 해요. 싫어. 나는."
"...힝."
"힝? 잠깐만 옷은 그거 뭐야."
"응?"
"담요 내려 봐."
"..."
"나 어깨 다 봤어. 빨리."
"..."
"오. 사. 삼. 이. 일."
"...그, 그렇게 야하지는 않은데."
"와. 미친다. 진짜."
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내린 시선에 상체까지 함께 아래로 향했다. 동시에 떨어질 듯 한 담요를 재빠르게 다시 챙겨 올렸지만, 그 순간을 놓칠 리 없는 그가 이미 다 봤다며 담요를 치우라는 채근을 해왔다. 이거까지 들키면, 나 진짜 답 없는데. 나는 점점 조여오는 숫자에 이제는 진짜 모르겠다 싶어, 천천히 담요를 내렸다. 그리고 본능적인 변명도 덧붙이며, 오프숄더를 조금씩 올렸다. 하지만 그에게 내 노력과 변명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듯 했다. 그는 곱게 넘겨진 제 앞머리를 헝클이고는, 여러 방면으로 해석되는 미친다는 말을 꺼냈다. 그가 머리를 헝클임과 동시에 그의 스타일리스트로 보이는 여성 분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야! 김태형. 그거 어떻게 한 머리인데!' 그는 아마도 제 머리를 정돈해주러 가까이 오는 스타일리스트를 향해 손을 뻗어, '잠시만'이라는 말을 뱉고는 다시금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뭘 해도 다 싫어. 오늘은."
"...그럼 나 친구들 만나지마?"
"위치. 술 유무. 남자 유무. 이거 다 보내."
"...그러면 보내주는 거야?"
"이미 잔뜩 신난 거 같은데, 가지 말라고 떼 쓸 수는 없잖아."
"저거 꼭 다 할게! 장소도 보내고 술도 조금만 먹고, 남자는 무슨. 내 애인이 누군데!"
"천 쪼가리는 뭐든 더 걸치려고 노력해보면 더 좋고."
"...촬영 끝나면 연락해!"
"...좋단다. 애인 속도 모르고."
"화이팅!"
"너는 화이팅 아니야."
퉁명스러운 그와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친구에게 온 메세지였다. [너네 회사 앞이야. 내려와.] 나는 친구의 메세지에 알았다고 답한 뒤, 얼떨결에 받아낸 그의 허락에 쉬이 가시지 않는 미소를 한 채로 사진을 찍어 그에게 전송했다. [화장 안 지워져서, 제일 예쁠 때. 다른 애들보다 덜 신나게 놀게요. 허락해줘서 고마워!]
*
[지금은 히트클럽!]
1차 술집에서부터 계속해서 장소를와 술잔을 찍어 그에게 전송했다. 친구들은 그런 내 행동에 썸남이라도 생긴 거냐며, 나를 추궁해왔지만 그 시선은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모태솔로 친구에게 돌아갔다. 물론, 대화창의 1은 내가 보낸 셀카 후로 사라지지 않았지만.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촬영 중인가. 나는 2차로 향한 클럽에서도 휴대전화만 붙잡고, 스테이지를 나간 친구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남자친구가 김태형인데, 클럽이고 남자고 다 무슨 소용이야. 나는 샴페인 병만 빙빙 돌리며, 술만 들이켰다. 그러다보니 술병은 점점 늘어났고, 애인이 없는 친구들은 신이 나서 남자들을 끌고 우리의 테이블로 걸어왔다. 덕분에 어색해진 나는 가방만 끌어안은 채로, 구석에 앉아서 또 다시 술병을 열었고. 그러자 조금 전부터 제법 끈적하게 나를 바라보던 남자 하나가 내 술병을 잡아채며 말했다. '그만 마셔요. 취하면 안 되잖아요.' 나는 별 도움 안 되는 그의 친절에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술병이나 달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남자는 내 손에 술병 대신 제 손을 올려두며, 갑자기 일방적인 통성명을 시작했다. 시끄러운 음악 탓에 제대로 듣지도 못한 이름이었고, 뭐 시끄럽지 않았더라도 제대로 들을 생각도 없는 이름이었다. 나는 내 손에 올려진 그의 손을 내치며, 술병을 챙겨 몸을 일으켰다. 친구들에게는 먼저 간다는 말 대신 전화를 하겠다는 제스쳐를 취해보였다.
[나는 먼저 나왔어! 시끄럽고 누가 계속 보고 싶어서.]
그에게 문자 한 통을 넣고 주위를 둘러보자, 불금을 즐기는 청춘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을 보자 내 옷은 핫한 옷 축에도 못 끼는 차림이었다. 나는 챙겨온 술병을 들고는 클럽 뒷골목에 위치한 놀이터로 향했다. 옛날부터 친구들이 취하면 그곳으로 자주 데려가, 속을 게워주고는 했던 곳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그네에 앉아, 여전히 연락 한 통 없는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술을 들이켰다. 이 남자는 술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보고싶냐.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의미없이 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김태형. 김태형. 김태형. 보통 드라마에서는 이런 장면 쯤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딱! 하고 뒤에서 등장하던데. 나는 괜한 기대감에 속으로 셋 둘 하나를 세고는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아무리 드라마 같은 사람이라지만, 지금 이게 드라마는 아니니까.
[어딜까. 지금은.]
드라마는 아니라도 드라마 속에 나오는 사람이라 그런가. 타이밍 좋게 온 문자였다. 덕분에 다시 또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 된 것 같고 그러네. 나는 그의 문자에 술병과 함께 놀이터의 풍경을 찍어 전송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답장 대신 전화벨이 울렸다. 그렇지. 빠른 전개. 나 완전 좋아하거든.
"왜 놀이터야?"
"그냥, 답답해서 나왔어."
"혼자?"
"응. 친구들은 바빠."
"위험하게. 클럽 근처 놀이터야?"
"응. 그 바로 뒤. 촬영 끝났어?"
"한 삼십 분 전에?"
"피곤하겠다."
"술 먹고 클럽간 거보다는, 덜 피곤해."
"...치. 나 그래도 계속 생각했는데."
"술 먹으니까 되게 훅훅 들어온다."
"나 주어 없었는데? 누구 생각했다고 안 했어."
"주어 붙여서 딱 말해봐. 그럼."
"싫어. 보고 싶은 사람 갑자기 안 보고 싶어졌어."
"얼씨구."
"뭐. 뭐."
"히트 클럽 지하 주차장으로 와."
"왜?"
"뭐가 왜야. 애인 단속하러 왔지."
"...대박. 진짜 왔어?"
"응. 일 층 로비에 매니저 형 있으니까, 꼭 같이 와. 위험해."
*
나를 기다리고 있던 매니저 님과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매니저 님은 그가 챙겨준 것으로 보이는 롱패딩을 건네주며, 말했다. '하도 전해달라고 해서. 아. 저는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매니저 님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감사하다는 말을 어색하게 건네고는 그의 옷을 받아들었다. 그러자 매니저 님은 주차장 좀 살펴보고 오겠다며, 주차장 입구를 벗어났다. 혼자 남은 나는 어디에 그의 차가 있을까 싶어, 까치발을 들어 주차장을 살폈다. 하지만 그의 차가 보이기는 커녕, 누군가 뒤에서 잡은 손목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손의 주인공은 클럽에서 본 남자였다.
"빠르게 나가셔서 못 찾았는데. 여기서 다 만나네요."
"...아. 네."
"저 전화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아. 죄송해요. 제가 남자친구가 있어서."
"괜찮아요. 저도 여자친구 있어요."
"...네?"
대충 봐도 사이즈 나오는 남자였다. 나는 남자에게 잡힌 손을 빼내며, 대놓고 불쾌하다는 듯 손을 털어보였다. 그러자 남자는 제 한 쪽 눈썹을 치켜 세우고는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 알만한 사람들끼리 왜 이래요. 하고. 나는 그의 말에 휴대전화를 들어 112를 누르고는 말했다. 배운 사람이시면 이쯤하고 빠지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러자 그는 내게로 더욱 가까이 걸어오며, 제 뒷머리를 헝클였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시동소리에 그는 내게로 향하던 걸음을 멈췄다. 나 역시 시동이 걸린 차를 찾기 위해, 시선을 돌렸고. 시동소리가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 한 대가 남자와 내 앞에 섰다. 얼핏 내려진 창문 틈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오빠다! 나는 남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몸을 틀어 오빠의 차에 탔다.
"오늘 타이밍 여러 번 좋다!"
"그런 말이 나와. 지금?"
보고 싶을 때 맞추어 연락해주고, 필요할 때 나를 데리러 와준 그에게 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주차장을 빠져 나가며 말했다. 그런 말이 나오냐고. 나는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은 말에 설명을 덧붙이려,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보다 빠른 그의 행동이었다. 그는 핸들을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내 손을 잡아 제 코와 입술 가까이 가져가고는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
"진정 좀 하고."
"이렇게 하면 진정이 돼?"
"응. 너 향 맡으면 돼."
"신기하네."
한참동안 내 향을 들이 마쉬던 그는 곧이어 계속해서 내 손등에 제 입을 맞췄다. 간지러운 느낌에 몸을 틀며, 손을 빼내려 하자 더욱 단단히 잡으면서.
"나 간지러운데."
"난 화났는데."
"..."
"위험하면 112가 먼저 맞는데."
"...응."
"그래도 나 근처에 있었잖아. 그럼 나한테 먼저 연락했어야지."
"...나는 걱정시키기 싫어서."
"너 걱정하는 게, 너 애인이 할 일이야."
"...알았어. 미안해."
"그리고 누가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따라오게 하래."
"얼굴은 언제 봤어? 차에서 그게 다 보이나."
"다 보여. 다."
"얼굴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나는."
"다음부터는 오늘 한 거, 다 안 돼."
"오빠랑도?"
"응. 오빠랑ㄷ... 어?"
"왜?"
"오빠?"
"뭐야. 나 오빠라고 꽤 자주 했는데. 갑자기?"
그는 이제야 제 호칭을 인식한 건지, 오빠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뭐야. 언제부터 불렀는데! 나는 괜히 피어오르는 서운한 마음에 그에게 잡힌 손을 빼냈다.
"와. 아주 여기저기서 다 오빠 오빠 해주니까."
"아닌데? 너가 너무 자연스럽게 오빠라고 해서 그런가봐."
"됐어. 나 삐쳤어."
"너가 삐칠 그림이 아닌데. 지금?"
"...응. 미안."
내가 삐칠 그림은 아니라는 그의 말에 빠르게 수긍하며, 운전하는 그를 바라봤다. 광고 촬영을 하고 바로 온 탓에, 한껏 들어난 이마가 예뻤다. 나는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는 그의 얼굴 감상을 시작했다. 차에 타니까 몸이 따뜻해져서, 취기도 슬슬 오르는 것 같고.
"잘 생긴거 알지?"
"나?"
"응."
"알지."
"...와. 대박."
"너 예쁜 것도 알고."
"...여배우들 보면 막 다 엄청엄청 예쁘지?"
"응. 넌 더 예쁘고."
"아. 진지하게."
"나도 진지하게, 너는 너 예쁜 거 몰라?"
"...됐어. 대화가 안 돼. 대화가."
그는 내 마지막 말에 바람 빠진 웃음을 흘리며, 내 손을 잡은 채로 우리 집 앞까지 운전을 해왔다. 그리고는 집 골목에 차를 대고는, 내 양볼을 잡고 말했다. '같이 못 나가주니까, 정신 차리고!' 나는 그의 말에 취기 덕에 무거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으응. 그러자 그는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기자들 붙었을 수도 있어서, 진짜 같이 못 가줘. 빨리 정신 잡아와.' 나는 내 머리칼을 정리해주는 그의 손길을 느끼다가, 눈을 크게 뜨고는 답했다. 응! 갑작스레 커진 내 대답 소리에 그는 덩달아 놀란 것인지, 그렇지 않아도 큰 눈을 크게 뜨고는 꿈뻑였다. 그리고는 뒷자석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뭐야? 그는 첫 번째로 쇼핑백 하나를 건넸다. '옷. 안 사주면 계속 얇게 입고 다닐까봐.' 아무래도 오늘 옷차림이 단단히 마음에 안 든 모양이었다. 나는 두 번 다시 이런 옷을 입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그가 건네주는 쇼핑백을 받았다. 고마워. 다음은 그와 첫 만남 때, 그의 호텔방을 정신없이 빠져나오느라 두고 나온 카메라였다. 어! 내꺼다!
"내꺼!"
"일찍도 찾는다."
"그동안 윤기선배꺼 빌려가지고, 잊고 있었어!"
"안에 사진은 내가 좀 봤어."
"...아! 거기에 내 셀카도 있는데! 다 봤어? 전부 다?"
"응. 셀카도 보고, 풍경 사진도 보고, 하늘 사진도 좀 보고."
당당하게 셀카와 더불어 다른 사진을 봤다고 말하는 그에, 고개를 푹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나 셀고인데. 진짜. 얼마나 웃겼을까. 나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다가, 그를 밉지 않게 노려보며 그에게로 손을 뻐어 요술을 부리 듯한 손짓을 보였다. 기억아. 없어져라. 없어져. 라는 멘트와 함께. 그러자 그는 그런 몸 자체를 내 쪽으로 돌려 나를 바라보고 물었다. '그러면 기억이 없어져?' 나는 그의 물음에 그냥 좀 동참해 달라는 뜻으로 계속해서 진심으로, 그의 기억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손을 휘적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내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내 쪽으로 다가와 순식간에 입을 맞추고는 멀어졌다.
"보통 동화에서는 뽀뽀하면 기억 사라지고, 막 그러던데."
"...나 술냄새 나지?"
"이건 성인 동화라 키스 정도 해줘야 되나."
"...아니. 나 술냄새 나? 이것부터 대답해줘 - "
"당연히 나지. 이 여자야."
술냄새가 난다는 그의 답에 두 손으로 입을 막고는 숨을 들이켰다. 이런다고 안 날 술냄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 어떤 여자가 저 물음에도 편하게 숨을 내쉬겠는가. 그는 그런 내 행동이 웃긴지, 특유의 웃음을 흘리며 내 볼을 약하게 꼬집었다. 그리고는 슈트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허락 안 받고 인화해서 미안."
"뭔데?"
그는 내 물음에 대답 대신, 내 손에 쥐어준 것을 보라는 듯 눈짓했다. 나는 그가 비춰주는 휴대폰 라이트에 의존해 그가 쥐어준 것을 살폈다. 그가 쥐어준 것은 사진이었다. 정확히는 내 카메라 속, 내가 찍은 하늘 사진. 여러 장의 사진은 전부 다 직접 찍은 하늘 사진이었다. 나는 예상치 못한 선물에 기쁘다가도, 무슨 의미인가 싶어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제 품에서도 나와 같은 사진 여러 장을 꺼내 보였다.
"겁 좀 줄여보려고."
"...그래서 하늘 사진 뽑았어?"
"응. 너가 찍은거면 보는 건, 좀 덜 무서울까 해서."
"뭐야. 어린애 같이."
"어린애 같으면 좀 걱정 시키지 좀 마."
"아까는 걱정하는 게 할 일이라면서!"
"그건 그런데. 그래도."
"거짓말쟁이."
"원래 어린 애들은 거짓말쟁이야."
"그래서 사진 뽑아서 보니까, 좀 괜찮아?"
"원래는 보는 것도 좀 별로였는데, 너가 찍은 건 예쁘던데."
"...진짜?"
"응."
"다행이다. 그렇게 해서 조금씩 나아지면 진짜 좋겠다!"
"그러게."
나는 그가 건네준 사진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정말로 다시 서로의 공간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는 내게 입혀준 롱패딩을 끝까지 채워주고 나서도, 한참동안 제 손으로 내 양볼을 잡아주었다. 나가면 추울테니, 이렇게라도 따뜻하라고.
"나 이제 진짜 가야 돼. 술 취하는 거 같아. 따뜻하니까."
"...진짜 다음부터는 술, 남자, 클럽 다 싫어. 진짜 화낼거야. 옷도."
"알았어..."
"진짜 예쁘면 다야?"
"...뭐야. 그건 또."
"예뻐가지고. 하여튼."
"...하지마아."
"들어가면 전화. 자기 전에도 전화."
"알았어."
**
-
Q. 연애를 할 때, 쿨한 편인가요?
A. 쿨하지는 않고, 쿨한 척은 꽤 해요. (매니저를 바라보며) 그쵸?
+
인터뷰가 끝나고 매니저 분께 여쭤보니, 돌아오는 답은 '쿨한 척도 못 해요. 본인은 쿨하다고 하는데, 일 분에 한 번 꼴로 괴롭혀요. 주변 사람들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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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X태형 |
"야. 너 그 머리 진짜. 내가 얼마나 정성으로 어? 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네." "그니까.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내가." "뭐. 임마? 좀 맞아야 돼. 너는. 진짜." "화는 나는데, 왜 이렇게 예쁘냐. 진짜." "내 말 듣고는 있어? 너 누구랑 말해. 지금." "아니. 누나. 그렇게 예뻐도 되나? 사람이?" "야!" "연예인 안 하고 뭐했지. 진짜? 사람들이 가만 뒀나?" "..." "아. 예뻐서 싫은데 좋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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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X석진 |
[막내. 혼 좀 냈냐?] [혼은 무슨. 혼 내다가 내 혼만 나갔어.] [왜. 적반하장이야?] [어. 얼굴이 진짜 적반하장.] [뭔 소리야.] [예쁘다고. 아니. 근데 어깨도 예뻐.]
. . .
[왜 답 안 해?] [아. 바빴음] [아니. 그래서 진짜 영상으로 봐도 예뻤거든? 실물로 보면 심장 멈추는 거 아니야?]
. . .
[왜 안 읽어. 또 ㅡㅡ] [아 뭐. 왜. 또. 왜.] [셀카 찍어서 보내줬어. 탄소가.] [그래. 축하해.] [너무 예쁘다. 저런 옷 많이 사줘야겠어.] [응.] [아. 아니다. 야한데. 좀 덜 야한 거 없나.]
. . .
[탄소 데려다주고 집 왔다.] [나보고 어쩌라고.] [탄소 예쁘다고.] [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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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
"어우. 아미 씨 오늘 치마 너무 짧은 거 아니야?" "아. 그런가요?" "근데 너무 예쁘다. 다리 라인이." "고맙습니다." "태형 씨. 그치? 아미 씨 오늘 되게 섹시하지?"
탄소는 지금쯤 뭐하고 있으려나 싶어,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아랫입술을 물고 늘어졌다. 불안해. 불안해. 감독님은 내 눈 앞에서 자신의 손을 흔들어보이며, 아미 씨의 복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되게 섹시하지 않냐고.
"아. 근데 뭐 저 정도 길이는 요즘 다들 입으니까요."
사실이었다. 뭐, 요즘 노출에 비하면, 저 정도 노출은 괜찮은 거 아닌가.
"오. 태형 씨 되게 개방적이네?" "저 되게 보수적인데." "...?"
순식간에 이상해진 촹영장 분위기였다. 매니저 형까지 고개를 푹 숙인.
왜.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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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
[탄소야. 그날 계산 왜 다 너가 했어. 우리 다 놀랐잖아. 돈이 얼마였는데.] [...내가?] [쨌든 고맙다. 잘 놀았어. 다음 달 미영이 생일 때 보자! ㅎㅎ]
...결제 문자 안 왔는데? 아니. 나 그만큼 돈도 없어!
** [매니저 X 캐셔]
"저기 십 번 테이블 이걸로 계산해주세요." "전부 다요?" "네." "...진짜요?" "네. 카드주인 돈 많아요."
** [매니저 X 태형]
"계산 했어?" "응. 뒤에 놀 거까지 전부 다 했어." "땡큐." "너 이거 호빵 씨 알면 화낼 걸." "그래도 해주고 싶어. 혼날 때 혼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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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소녀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편, 마음에 들지 않아요 ㅜ_ㅜ 시간적 여유가 적어서, 아쉬운 회차이네요.
글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막 글을 올리고도 되게 뒤숭숭해요... 엉엉.
좀 더 부지런히 이야기 해야겠어요. 100화를 더욱 잘 써서, 꼭 마음에 들게도 하구!
날이 많이 추워요. 정말.
눈도 내리고! 진짜 겨울 같은 진짜 겨울이에요.
겨울 같은 겨울이 찾아온 기념으로,
암호닉! 신청을 받을게요 :)
암호닉 신청은 오늘 자정까지! (1/13일 자정) 입니다.
ㅎㅎ 다들 잊지 말고, 댓글 첫머리에 [겨울소녀] 이런식으로 꼬옥 부탁드려요!
그럼 오늘도 남은 오늘 하루도 러블리 하시길...!
사랑스러운 사람들*
캔디 / 현이 / 베네딕션 / 빅닉태 / 빛날 빈 / 리여니 / 솔트말고슈가 / 뀨뀨 / 즌증구기 / 딸기바나나 / 호비 / 침치미 / 0894 / 신발박스 / 강여우 / 정꾹꾹이 / 쥰쥰 / 2월 / 정꾸기냥 / 뿡빵꾹 / 전정국세청압수수사 / 윤기윤기 / 화이트초코 / 피글 / 코예 / 또이 / 우유 / 븅딩 / 정연아 / 두둠칫 / 고구마 / 살사리 / ₩와우 / 호호할아버지 / 뾰로롱/ 뚜바뚜바 / 숩숩이 / 뀹쁍뀹쁍 / 슙기력 / 동상이몽 / 짐짐 / 인연 / 고짐 / 쮸쀼쮸쀼 / 진진/ 크림빵 / 요롱 코롱 / 꾸엥 / 춍춍 / 호비요정 / 썩은촉수 / 낮누 / 민트 / 샤샤샤 / 빠삐코 / 붕어 / 도리뚜 / 6번탄소 / 와조스키 / 밍기적 / 990419 / 감자감자펀치 / 0831 / 8월디디 / 김태형님 / 비데 / 바다코끼리 / 알빱 / 듀크 / 쿄이쿄이 / 밀키 / 하람 / 수수태태 / 꾸니 / 종구부인 / 10041230 / 뜌 / 미묘 / 됼됼 / 쿠우쿠우 / 태태치킨 / 태자저하 / 꾸기단 / 하늘 / 청보리청 / 워더 / 멜로나 / 전꾸꾸 / ♡자도♡ / 메롱시티 / 전정꾸기 / 0331 / 우주의먼지 / 처음 / 라일락 / 밍뿌 / 또또 / 전정국 / 토끼 / 정감 / 토끼정 / 윤기와 산체 / 초코찐빵 / 꾸꾹 / 헤융 / 저장소666 /진진쟈라 / 하트반지 / 가온 / 구가구가 / 정콩국 / 방소 / 슈가나라 / 침침럽 / 하늘보리 / 짝짝 / 다홍빛 / 유자청 / 자민 / 뷔티뷔티 / 991211 / 라임슈가 / 수능 / 초코나무숲 / 일일구1 / 몽마르뜨 / 구트 / 데이지 / 감자 / 얼그레이 / 뀨뀨 / 태태요정 / 호석아 / 나랑 / 커즈 / 망망 / 코코파미 / 세젤예세젤귀 / 에인젤 / 정국려 / 1102똑 / 박지민 / 옥동자 / 코코몽 / 1600 / 콧구멍 / 지민이배개 / 1240 / TonyMontana / 찌밍 / 순별 / 가오나시1호 / 밈니 / 젤라또 / 무네큥 / 찐빵 / 흥흥 / 자몽자몽 / 꽃소녀 / 태도야 / 러버덕 / 침구 / 광어회 / 해새 / 심슨/ 우꼬 / 여우별 / 안드로메다 / 미숮가루 / 이월십일일 / 안녕엔젤 / 민트향 / 보호 / 핑몬핑몬핑몬업 / 빛 / 늘봄 / 자라 / 온노잉 / 0126 / 입틀막 / 개빛살구 / 꾸꾸 / 616 / 보라도리 / 코튼캔디 / 브제 / 윈다 / 암소 / 가시고기야 / 올챙이 / 감자튀김 / 연꽃 / 꾸기야 / 초코아이스크림 / 이지지 / 방메리카노 / 도도도 / 쭈꾸미 / 삐리 / 고룡 / 기쁠희 / 우어아 / 경쨩 / 뿡뿡 / 채린 / 민그나 / 꺙 / 비싼논문 / 랑방루머2 / 보석 / 스프라잍 / 꿈틀 / 0228 / ㅈㅁ / 부니야 / 프리지아 / 호두마루 / 디즈니 / 벌스 / 쌈장 / 0613/ 슈퍼침침 / 붕붕이 / 홍홍 / 융기쁑 / 모찌 / 나의바다야 / 애정 / ~~~ / 항암제 / 윤기는슙슙 / 냐나낭 / 레인보우샤벳 / 극윤탱탱 / 똑띠 / 이히 / 에그타르트 / 신아 / 만두짱 / 설레임 / 복숭아꽃 / 쿠키앤크림/ 정꾸꾸 / 숭아복 / 핑크 두더지 / 둡둡둡 / 비요뜨 / 룰루랄리 / 초록비 / 젤리팁 / 미니꾸기 / 휘이니 / 계피 / 설탕 / 세젤예 / 2330 / 기지 / 도로시 / 쿠쿠 / 진리젤리 / 늦은봄 / 꾸기야/ 모모 / 어위에크마마 / 치키초코 / 별빛 / 하울 / 어깨 / 지안 / 덩율곰 / 지구봉 / 눈 / 추억 / 스트로베리베리 / 낭랑 / 뿌까/ 자몽꾸꾸 / 간장밥 / 엘런 / 빠밤 / 링링뿌 / 올옵 / 체셔리어 / 정꾸야 / 아델라 / 마느리 / 바세링 / 오나 / 낑깡 / 룬 / 호비호비 / 요를레히 / 방칠이방방 / 그레 / 브이쮸 / 침블리 / 닝냥뿡 / 달빛 / 부랑이 / 달다리 / 딘시 / 슈멬이 / 두유망개 / 라슈라네 / 0006125 / 푸른날/ 망개떡짐니 / 똑띠 / 모찌섹시 / 666666 / 쪼꼬 / 정전국 / 리자몽 / 0714 / 불타는고구마 / 은노잉 / 뀨기 / 코예 /마새 / 초딩입맛 / 이즈먼 / 민윤기최고존엄 / ~@계란말이~@ / 녹차맛콜라 / ㅇㅇㅈ / 망개떠억 / 연찌 / 청록 / 흰색 / 회색이 / 감귤탱탱 / 하핳 / 오늘로 / 달고나 / 지민윤기 / 물결잉 / 빛 / 몰래 / 또기빵 / 꾹이애기 / 디지몬정국 / 쿠키앤크림 / 새벽별 / 루이비 / 마이쮸포도맛 / 두유망개 / 윤기쟁이 / 도손 / 양념치킨먹닭 / 0000 / 짱좋음 / 꾸꾸낸내 / 현 / 환타 / 김다정오빠 / 근육탱탱 / 마왕 개 / 정끅꾹 / 키친타올 / 코코몽 / 동백 / 유자몽 / &전정국& / 겨울 / 공배기 / 망개꽃 / 꽁뇽 / 아망떼 / 뀰 / 오늘부터 윤기는 / 여누 / 코예 / 꾸깆꾸기 / 섬혜 / 요2 / 0807 / 코코몽 / 라임슈가 / 태태야 / 휴지 / 초코41 / 둥둥 / 0721 / 딸랑 / 태태 / 홍시 / 토마토 / 뿡빵이 / 130613 / 델리만쥬 / 규루룩 / 찌밍지민 / 0309 / 마앙개 / 테형이 / 윤기쟁이 /쮸뀨 / 피짜 / 감귤 / 소솜 / 얄루얄루 / 너라는별 / 꿀냄새설탕냄새 / 62951 / 원터 / 말랑 / 뿌이쁘이쁴 / 국산비누 / 침치미 / 핫초코 / 0806 / 미니 / 빵빵맨 / 일반여자 / 감나무밑입쩍상 / #LL / 석진이시네 / 좋아요 / 보노보노 / 0807 / 황망꾹 / 굥기 / 삐요 / 달봉이 / 네이버 / 초코퍼지 / 마리몬드 / 참치미 / 오십꾹/ 깨방정 / 윈다 / 라즈베리케이크 / 자몽망고 / 집요정 / 오리 / 1230 / 777 / 초록이 / 충전기 / 슈멬이 / 큄 / 3001 / 미인윤기왕님 / 애정 / 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