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서 여유있게 준비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 아파트 동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때문에 머리가 핑ㅡ돌았지만 깊은 한숨을 내쉰 후 빠른걸음으로 걸었는 데, 키가 큰 놈들 앞에서는 난 딴또가 되었다. 도대체 등교를 왜 같이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건데 …
“ 지은이는 같이 안가요 ? ”
“ 그럼 얘들아 좋은 생각이 있는 데.
나는 남들한테 관심을 받는 걸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너넨 내일부터 지은이랑 오는 게 어때 ? ”
“ 여 ! 히사시부리 ~
잘 잤니 친구들 ? ”
뒤에서 나를 와락 껴안는 지은이였다. 참 타이밍이 좋다 ^ㅠ^ 이렇게 우리 넷은 다시 뭉치게 되었고, 반에 도착을 하니 얘들에게 나와 지은이는 둘러쌓였다. 뭐 물어보는 건 다 같은 거지. ‘ 서로 어떻게 아냐 ’ ‘ 어떻게 알길래 같이 등교를 하냐 ’ ‘ 친하냐 ’ ‘ 소개를 시켜달라’ ‘ 자기도 친해지고싶다 ’ 등등의 이야기 였다.
“ 엄마 친구 아들이여서 원래 알던 사이고,
집이 근처여서 등교를 같이하고,
전 ! 혀 ! 안친해.
소개를 시켜줄만한 놈들은 아냐.
그리고 제발 너네랑 친해졌으면 좋겠다. 친구들아. ”
조례 시간에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간단한 말씀만 전하시고 갔다. 덥지만 3학년 “ 입시준비를 열심히 준비할것. 건강도 챙기고 밥도 꼬박꼬박 먹을 것. ” 내가 봤을 때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는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핸썸하신것같다. 정말 많이 착하시고, 선생님은 반장인 나를 불렀고. 난 선생님을 따라 교무실로 갔다.
“ 반장. 다른반 전학생들이랑은 잘 지내요 ? ”
“ 아 … 네. ”
“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
아 , 담임으로써 궁금해 하는 거예요. ”
“ 엄마친구 아들이예요.
그래서 알게된거고. ”
“ 그렇군요.
그럼 전정국학생 좀 불러줄래요 ? ”
“ 네. 쌤 ㅡ ”
난 정국이를 부르러 4반으로 갔는 데, 창문으로 내다본 정국이는 여자얘들에게 둘러쌓여 싸인을 해주는 중인듯했다. 4반 반장에게 5반 담임선생님께서 부르신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했다. 세삼 느끼는 거지만, 전정국이 유명하긴 하나보다 … 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고도 아닌데 남성화가 된 우리학교에서 한줄기 희망인가 보다.
“ 부르셨어요 ? ”
“ 정국학생. 학교는 다닐만한가요 ? ”
“ 그냥, 괜찮아요. ”
“ 우리반 탄소학생이랑 같이다닌다고 들었어요.
반 친구들이랑은 사이가 괜찮나요 ? ”
“ 네. 좋은 편이에요.
친구들도 다 저 잘 챙겨주는 것 같고. ”
“ 다행이네요. ”
“ 아 어색해.
형이 여기 선생님인거 몰랐는 데,
언제부터 근무하게 된거야 ? ”
“ 한 … 삼년 정도 됐나 ?
처음 배정받은 학교기도 하고,
별로 안됐어. ”
“ 깜짝놀랬잖아.
우리반 수업도 안들어오고. ”
“ 4반 35번 전정국 학생
문과는 과학을 안듣는답니다. ”
“ 아 ?
나 처음에 형 아니고 닮은 사람인 줄 알았어. ”
“ 우리 유명한 동생분 보기가 힘들더라고,
어제 쉬는 시간 내내 여자얘들한테 둘러쌓여있고.
참 내 예전이 떠오른단 말이지. ”
“ … 아 방금 종이 친것같은 데 ? ”
“ 응 아니야. 동생아,
탄소 어때 ? ”
“ 엄청 쌀쌀 맞아.
생긴건 쪼꼬매서는 . ”
“ 음 ? 아닌데 ?
귀여워 탄소학생. ”
“ 정말 거리가 멀어보이던데 ? ”
“ 그런가 ?
너네가 어지간히 싫었다보다. ”
“ 됐고, 수업종 곧 치겠다.
나 먼저 가볼께.
수업 열심히 하시길. ”
[ 3개월 후 ]
날씨는 서늘서늘해져서 독서를 하기 좋은 가을이 되었다. 녀석들이 우리학교에 재학한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고. 현재는 10월, 고3인 나와 내 친구들은 수시전형을 썼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수능이 코 앞인데 우리 학교는 얘들이 반에만 있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나 뭐라나 그래서 가을 운동회를 실시하는 데, 우리반은 걱정이 없었다. 운동하는 얘들이 있기 때문에.
“ 그럼 계주는 지민이랑 호석이랑 윤기랑 여자 세명 누가 나갈래 ? ”
“ 이탄소를 추천합니다. ”
“ 아, 제발 박지민 나대지마. ”
“ 명색이 육상코치님 딸이 계주를 안나간다는 게 말이돼 ?”
“ 그럼 여자한명은 탄소로하고.
두명 남았는 데. 하고싶은 사람은 나한테 알려줘. ”
그렇게 얼떨결에 계주에 참가하게 된 나. 그렇게 체육대회까지는 일주일이 채 안남았고, 고등학교 마지막 체육대회이다 보니. 모든학년 모든 반에서 칼을 가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하나같이 모든 반 얘들이 점심시간과 석식시간이 끝나고 운동장에 모여 체력단련을 하는 둥 대환장파티였다. 소문에 의하면 4반 계주대표로는 전정국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고양이자식이 얼마나 뛰면 잘 뛴다고. 아니. 고양이가 빠르게 뛰면 … 인간보다 잘뛰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