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웠다.
수학능력시험이 끝이나고, 나를 억압시키고있던 것들을 깨트리고 싶었다.
신발장 구석에 있던 높은힐의 구두를 신어들고 평소와 다른 차림새를 한채로
문을나섰다.
달라지고 싶었다
그와 내 흔적뿐인 이곳말고, 여러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집 밖으로
수능이 끝난 열아홉살의 학생이 갈곳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넘쳐났다.
친구들과 무리지어 들어간 곳은 우리와 같은 학생들이 많은 술집이였다.
주문 하는것부터 술잔을 기울이는것까지
모든게 어색했지만 다시 아무힘도 없는 학생으로 돌아가긴 싫었다.
전화가 울렸다, 액정 가득히 오빠의 이름이 떴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친구의 부름에 폰을 뒤집어 무음 상태로 바꿔버렸다
천천히 비워지는 술잔과는 모순적으로 마음과 몸이 무거워지며 눈꺼풀이 닫혔다
"네 수고하세요"
익숙한 목소리에 자연스레 눈이떠졌다.
나를 업은 그의 두손에는 구두가 쥐어져있었다, 나는 짧은 순간에 수만가지
생각과 후회를 하면서 이렇게 된거 모르는척이나 하자 생각할때쯤
내가 지금쯤 잔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 이만큼 컸을까"
"..."
"오빠가 많이 사랑해"
나는 오빠가 절절하게 내뱉은 진심에 할말이 없어졌다
그는 나를 왜 이렇게 힘들게할까
나는 그를 왜 숨쉴수조차 없게 만들어 버렸을까
알게 모르게 그의 등에 얼굴을 파묻어 차오르는 눈물을 감춰갔다
우리는 운명도 인연도 그 중간도 채 안되는 관계에 묶여있었다.
내가 깨지않게 조심히 들어 침대에 내려놓은 오빠는
평소처럼 이불을 가지런히 내 목부근까지 덮어주었다
이대로 방을 나갈줄 알았던 오빠가 침대 모서리 부분에 걸터앉았다
어둠에 가려 오빠의 표정을 읽어낸다는것은 매우 힘든일 이였다
그가 눈을 감는것 같았다. 곧이어 시의 한구절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아닌데"
갑작스런 내 목소리로 인해 정적이 깨졌다.
루한오빠가 내쪽을 지긋이 쳐다보더니
혼란스럽다는듯 머리를 살짝 헝클었다.
"나 원래 예쁘잖아"
어둠속이지만 내말에 살며시 웃는 오빠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를 지긋이 바라보던 오빠가 지금 얼마나 떨고 있는지
나는 알지못했다.
" 그래, 너는 "
"...."
" 항상 예뻐서 미치겠어"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썼다.
뒷말이 무서워졌다
침묵이 이어지고 그가 내가 있는곳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덮어쓴 이불을 살짝들자 어둠속에서
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몸을 일으키자 그가 내팔을 제 쪽으로 잡아당겨
둘은 얼굴을 마주보는 모양새가 되버렸다
" ㅁㅁ아 "
" .... "
" 술 마시지마 "
오빠의 입술이 내 입에 닿은것은 순식간이였다.
당황한것은 내쪽이였지만 밀어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쩌면 지금 이순간을 항상 꿈꿔온걸지도 모른다.
" 내일,기억하면안돼 "
침묵
" ...잊어버리는것도 안돼 "
첫말을 뱉고서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오빠가 힘겨워 보인다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질 정도로
그는 매우 위태스러워 보였다.
나는 고개를 숙여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렸다
그가 내 어깨를 살며시 안아왔다,
내 어깨가 완전히 오빠에게로 기울어졌다
얽히고 섥힌 실마리 같았다
나 와 너는 충분히 행복할수있는데
왜 우리는 그러지 못할까
" 힘들다, 그만할까 "
그 말은 참 쉬웠다 모든 사람들이 자주하는말,
장난식으로 뱉어지는 말이 우리에게는 다른 큰 의미로 다가왔다.
항상 강한 오빠일줄알았다.
힘겹게 뱉는 루한의 목소리가 자꾸 떠올라서 가슴이 아프다
그는 내앞에서 힘들다고 말할줄 몰랐다. 그래서 나도 몰랐나보다
오빠는 그 아픈 수만큼 나를 사랑했다.
독자분들 죄송해요 날짜가 지나버렸네요
사실 진로에 심각하게 고민할 시기라 부모님과 어제 중요한 얘기를했어요
그래서 컴퓨터를킬 시간이 정말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시간약속은 하지않는게 좋을꺼같아요ㅠㅠ최대한 빨리 오도록 노력할께요 저번보단
글의양을 늘렸습니다 어떠신지는 잘 모르겠어요!ㅠㅠ
아마 앞으로 1~3편정도 남은듯하구요 항상 응원해주시는 독자님들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