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나는 오빠가 얼마나 힘겨운지 그 울부짖음을 내귀로 직접
들으면서도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는 못된 동생밖에 되지못했다.
어려서가아니였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떳떳하지 못할것을 누구보다 알고있었다
그저, 우리가 함께 걸어갈수없다는것이 싫었다.
오빠가 방문을 나서자 그때서야 답답한 이불안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이불안보다 오빠가 없는 그 공간이
좀전과는 다른 답답함으로 나를 조여왔다.
이불을 걷어내며 눈을 감았다.
그가 나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비추었던 그때를 회상하고싶었다.
제작년 쯤이였다. 내게 한없이 자상했던 오빠가
우리집에 처음으로 친구를데려왔다 그친구는 내가 아는,아주 잘알고있던
동아리 선배였다. 언젠가 나의 오빠가 루한이란것을 알게된후로
내게 가까워지려하던게 눈에보이던 그런 언니중 한명이였다.
" 은정아 "
다정하게 불러오는 그 목소리가 싫었다
오빠가 언니를 찾을때마다 나는 괜한 불쾌감을 느껴왔고
나조차도 이해할수없는 쓸쓸함이 하루종일 내안을 가득 메웠다
그렇게 오빠와 선배의 사이는 한마디로 연인관계로 변질된듯해보였다
흐렸던 이전 기억과는 달리 이날의 기억은 매우 선명히 남아있었다
오전부터 오빠는 일종의 데이트에 충실해보였다
은정언니와 만나고 헤어지고 다른 고등학생들의 연인 과정을 비슷하게나마 밟고있었고
그날 오후 예상치못한 일이터졌다
그날 따라 부모님이 집을 비운 상태에다가 하루종일 비까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였다
어느샌가 나는 오빠없이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그런 어린아이가 되어있었다.
" 가지마 오빠 "
우산을 챙겨 은정언니에게 가려던 오빠를 붙잡았다.
그는 나를 평소처럼 지긋이 바라보더니 이내 신발을 고쳐신었다.
" 은정이 비 맞고있데 우산만 주고 올꺼야 "
"시 읽어줘.."
" 오빠 갔다와서.."
"가는거 싫단말이야"
그가 내 시선을 땅으로 하게끔 만들고선
평소처럼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그의 표정을 읽으려 애를썼지만, 그는 선뜻 표정을 내게 비춰주지 않았다.
"은정이 착해"
"...."
"그래서 같이 있어주고 싶었어 "
"...."
"근데 ㅁㅁ이 보면"
"...."
"그것도 안돼"
"...."
"ㅁㅁ이 오빠하기 힘들다"
끝까지 표정을 숨긴 오빠의 어깨가 조금씩 떨려왔다
비오는날 그가 운다
오빠를 힘들게하는 비오는 날이 싫었다.
어린날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 나로 인해 이렇게 힘들었을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못한체
이기적인 나는 그탓을 비오는 날씨로 돌려댔다.
" 시 읽어줄께 올라가자 "
응,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얼른 내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는 살며시 웃으며 당연하다는듯이 내 뒤를 따라왔다
그가 내앞으로 오는건 싫었다 나를 두고 가버릴것같은 불안감을 떨쳐낼수 없었다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해 너는 지금 오고있다
어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있다
그가 읊어주던 시를 떠올리며 감았던 눈을 떴다
조금전 오빠가 나갔던 문을 계속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나는 내 옆자리를 손으로 쓸며 내게 변함없는 마음을 보이는 그를 생각했다
그도 지금 나를 생각할까, 오빠는 긴 세월을 아파와야했다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나를 사랑해서 아픈것과 나를 접고서 아파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를 위해서 언제든지 전자를 택할지도 모른다.
하루,또 하루가 지났다
내 방문을 나서던 그가 돌아오지않는다 그가 돌아오지 않던 몇일동안
알게된 사실이 하나있다면 내가 번개를 무서워하는것처럼 오빠도 나를
무서워 했을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번개가 우리를 집어삼킬까봐 무서워했다
비슷했다, 내가 오빠를 삼켜버렸다
그 없이 제대로된 일상은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그를 찾아댔고
자기 직전까지 그의 생각을 떨쳐낼수없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않은체 흘러갔다 그러다 시간이 멈췄다
오빠가 내게 돌아왔다.
그날따라 과음을 했던 탓인지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도
눈을 뜨지 못했다 그 발걸음은 내 침대 앞에서 멈추었고 한동안 침묵이 계속 되었다
감고 있어도 느껴져오는 다정한 눈길에 가슴이 떨려왔다.
"ㅁㅁ아"
"응"
"오빠 하는말 따라해줘"
"..."
"오빠"
"...오빠"
"루한 오빠"
"..."
오빠라는 말을 뱉는 그의 표정이 너무나 아파보여서
바라보고 있기 조차 힘들었다 몇번이고 반복하며 또박또박 말하는
그의 겉 습과달리 그속은 매우 위태로워보였다
"사랑해"
"아주 많이"
독자님들 이제 한편정도 남은것같아요~결말은 소재 생각할때부터 정해둔게 있어서
바뀔수 없다는점 죄송해요ㅠㅠ프롤로그때부터함께 달려와준 독자분들 너무고맙구요
루한이여자친구를 만든건 다 징어들때문인거아시죠?ㅠㅠ
제글 읽어주시는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얼른 돌아올꼐요♡
암호닉신청 신알신신청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어요 부담없이 얘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