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
비울님, 수녀님, 뚱님, 잉여님 사랑합니다♥ |
멍하니 생각에잠겨있던세훈은 자신의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황급히 화면을껐다.
19살 남자애가 소설을쓴다니 그것도 게이소설을.
알려져봤자 이상한오해를 살것같았다.
"여기서 뭐하니?"
아침조례시간에 처음본 담임이었다.
꽤가까운거리에서 고개를돌려 눈을마주친순간
입을뗄수가없었다
순수한 눈망울에 흰피부 아무리봐도 닮았다. 자신의 첫사랑인그녀와
자꾸만 그녀와 오버랩되는 준면을 뚫어질듯이 바라보던 세훈은 자신도모르게 학교건물로 도망쳤다.
올해새로부임한 준면은 이것저것 걱정이많았다.
자신의 불운했던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교사는커녕 학교근처에도 가기싫었지만
정신치료를받으며 자신감을되찾고 과거의자신과같은 처지에있는학생들을 구제해주고싶었다.
첫조례시간부터 잔뜩긴장해 교실로들어갔지만
아이들은 처음보는얼굴에 눈길도주지않고 무시했다.
자신의 학창시절이떠올라 머리가멍해지고 눈물이 핑돌았다.
이정도도 못이겨낼거면 자신의 다짐도이룰수없다고 생각한준면이 운을뗄려는순간
마찰음과함께 앞자리의자를 발로넘어뜨린 뒷자리 남학생과 눈을맞췄다.
'지금나 도와준건가?'
아이들은 눈치를보더니 슬금슬금 자신의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저아이가 소위말하는 노는아인가보다
살짝겁이나 시선을돌리고 전학생을 소개했다.
왠지모르게 주눅이든나와는다르게 중국인전학생의 태도는당당했다.
눈빛과 뿜어내는분위기가 반아이들이 모두 자신의손아귀에 있는것처럼 느껴졌다.
어영부영조례를마치곤 준면은 별관화장실로갔다.
교무실옆에있는화장실을 이용하면되지만 과거 트라우마로 선생님들을마주하는게 꺼림직했다.
화장실에서 나와 교무실로돌아갈려는순간 건물과건물사이 틈새로 남학생한명이보였다.
호기심에 건물을돌아가보니 조그마한 공터가있었다.
버려진학교물품들이있는걸보니 소각장인가?
가죽이 벗겨지고 솜이뜯어져 난리도아닌의자에 삐딱하게앉아 아이패드로 뭘 열심히 입력하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니?"
고개만뒤로돌려 나와마주본학생은 방금조례시간에 봤던 아이같았다.
한참눈을 마주하고있었다.
눈에보일만큼 흔들리던 눈동자에 시선을 돌릴수가없었다.
'무슨생각을하는거지?'
말을할까말까 망설이던 준면은 미련없이떠나버리는 세훈에 어안이 벙벙했다.
종이치는소리가 들리고 자신도 슬슬자리를 뜨려 발걸음을 옮기던 준면은 소파위 아이패드를 발견했다.
'내가 갖고있다줘야겠다'
옆구리에 아이패드를 끼곤 학교본관으로 향하던 준면은 흔들리는 눈동자와 잘생긴얼굴이 계속떠올라 얼굴을 붉혔다.
준면은 게이였다.
불금!아니불톤가요?ㅋㅋㅋ
쓰는거 재밌어요 겔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