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잡담/고민글] 여기 익명 보장되는 사이트 맞지?(회원전용)
우선 고민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금 생각해보면 오글거리지만, 중학교 시절 밥 먹고, 자고,
시험공부하는 것보다 인소 읽는 게 중요했던 사람이 나뿐인 건 아니지?
고민글 쓰러 와서 갑자기 왜 인소 얘기인지 당황스럽겠지만, 바로 저 인소가 이 고민의 핵심이야.
우리 학교는 지역구 안에 유일한 남녀공학으로 내가 입학하기 전부터 모든 학생들의 1지망 학교였어.
그리고 내가 입학한 후에 생긴 명물 때문에 지금은 고등학교 선호도의 독보적 0순위가 됐어.
똑똑한 친구들은 이 힌트로 우리 학교 명물이 뭔지 눈치챘을 거라고 믿어.
바로 우리 학교 명물은 사대천왕이야. 그래 인소에 맨날 나오는 세계 서열 1위 하고, 맨날 옆 학교랑 싸우러 다니고, 짱을 먹...... 더는 못쓰겠다.
일단 우리 학교 사대천왕부터 보여줄게.
1. 민윤기 - 모순덩어리, 평소에 무기력함의 절정을 농구할 때는 날아다니고, 성적은 부동의 1등으로
여학생 무리에선 '민윤기는 왜 이름도 민윤기야?'라는 말과 함께 인기도 1등이지만 소문에 개의치 않아 해,
그렇다고 무리하게 들이대면 차가운 반응과 덤으로 다른 여학생들의 눈초리를 선물 받을 수 있어.
특히 잘 때 건드리면 쌍욕이 날라온대. 아, 별명 중에 콘크리트 철벽도 있어. 여자애들이랑 말하는 걸 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
소문으로는 되게 뼈대 있는 법조인 집안의 막내아들이래. 형이 하나 있다고.
2. 박지민 - 우리 학교에서는 부먹, 찍먹 보다 뜨거운 논란인 박지민은 냉미남인가, 온미남인 나의 주인공으로,
고등학교 입학 성적은 뒤에서 1등이었는데, 1학년 2학기부터 성적이 수직 상승한 선생님들의 유망주야.
겉모습만 보고 만만하게 대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하더라. 얘는 무슨 종합병원 외동아들이래.
3. 김태형 - 지역 대전부터 시작해 학교 대전까지 장악한 티존 미남으로 김 스치면 인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화력 대장이야.
그런데 쉽게 친해질 수 없는 소문을 몰고 다니는 약간 똘끼있는 성격이야. 박지민이랑 특히 친하고, 막대했다가 진짜 막 다뤄질 수 있다더라.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조폭의 첫째 아들이란 소문부터 건설회사 회장님 아들이란 소문까지 제일 많은 소문의 주인공이야.
4. 전정국 -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공식 왕자님. 얘 싫어하는 여자애는 본 적 없어.
김태형이 너무 강하게 생겨서 싫어하는 애들도 얘는 좋아하더라. 한마디로 여고생들의 로망인 캐릭터인데,
본인은 왕자님이란 별명을 싫어해서 불렀다가 지옥행 열차 1등석의 주인이 될 수 있으니까 조심하래.
단골손님은 박지민이라던데. 얘는 우리 학교 재단 가지고 있는 무슨 기업 막내아들이라더라
설명 보면 알겠지만. 이래서 우리 학교 명물이자, 사대천왕인데. 별명은 누가 붙였는지 모르겠어.
어느 순간 여자애들은 다 저렇게 부르더라.
그래서 내가 왜 얘네 때문에 고민이냐면, 우리 학교는 다음 학년 반 배치를 봄 방학하기 전에 알려주고 예비소집이란 걸 해.
그리고 그 예비 소집이 오늘이었는데, 내가 얘네 중 두 명이랑 같은 반이 된 것도 무서운데,
한 명이랑 같이 임시 임원에 짝꿍까지 됐는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댓글
-쓰니 인소 쓰려고? 이제 짝꿍 된 남자애랑 사랑에 빠지면 되겠네.
-윗댓 말이 너무 심한 듯. 쓰니 너무 걱정 안해도 돼. 남자애 여자애들이랑 안 친하다며? 별로 관심 없을 거야.
-쓰니 예뻐? 아니면 걱정 안 해도 될 듯.
-현실에 저런 애들이 있을 수 있음? 쓰니가 주작한 거 아니란 전제하에 진짜면 엮인 걸로도 졸업 때까지 소문 따라다닐 듯.
-진짜면 사진 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쓰니 서울 ㅎㅈ동 삼? 우리 학교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