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메모에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처음이니까 짧게 시작할게요. 반응 없어도 전 자급ㅋ자족ㅋ 혹시 중간에 수정되는 것 있으면 1부터 쓴 것까지 올릴게요.
1
경수야. 불렀는데 대답 안 해줄 거야?
또 대답이 없네. 혼잣말로 마무리 짓는 백현은 도경수 특유의 과묵함 정도는 늘상 적응이 되어 있었다. 아니, 무관심인가? 순조로운 레퍼토리로 흘러가는 대학 생활은 그렇게 백현에게 의학과 석사라는 타이틀을 안겨 주고, 의사로 전직한 그의 일대의 성공기는 그 누구에게 관심을 끌기 충분했지만... 또 같은 분야에서 뛰어난 경수는 지나칠 수 없는 재능을 가졌다. 덕분에 후에 감춰진 백현의 노력에 비해 경수는 그것에 관련해서는 마음도, 관심도 없는 눈치였다. 최근 들어 경수를 업고 일과를 보낸다는 이상한 이야기가 원내에서 떠돌았다. 아무리 능력은 백현이 더 좋고, 대단하다 해도 경수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한 백현이었기에... 아무렴 이상한 소문도, 경수와 백현의 연애와 동거도 좋아하고 아껴준다는 것에서 취지가 발탁된 것인데 경수는 가끔씩 제 때만 잡아서 백현에게 자신의 섹스 판타지를 표출하기에 여유가 없었다. 의사다운 것일까, 경수는 멜랑꼴리한 생물학적인 플레이를 즐겼고, 백현의 태도에는 물론 그것이 싫다는 것은 드러나지 않았다. 단지 물리는 감이 없지 않아 떠보고 싶었던 것일테니, 백현이 난동이라 해도 무관할 이 사건을 벌인 이유가 이대로만 있을 수는 없었다는 게 요지이다. 도경수는 질투심이 엄청나다. 이것을 자극하면 백현은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2
네, 준면 선배. 나 선배 집 앞이에요. 잠시 나올 수 있어? 알겠어요. 빨리 나와야 돼... 추워요.
그렇게 날이 지고 백현은 호모 퀸으로 의대를 섭렵하며 제일 많이 꼬였던 김준면을 찾아갔었던 것이다. 준면은 현재 자립 후 36평의 투룸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고, 외롭다는 점에서 백현의 타겟이 되기에는 쉽고도 쉬운 먹잇감이었다. 도경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만 백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계획하고 있으므로, 백현의 영악한 이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준다면 인간 백현의 완승이다.
이 시간에는 웬일이야?
왠지 모르게 선배가 보고 싶어서요.
누구든 보면 넘어간다는 그 백현의 눈웃음이 준면에게 꽂혔다. 준면의 동공이 커지는 것을 인식한 백현은 연신 속으로 나이스! 를 외치며 저 자고 가도 돼요? 라는 눈빛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준면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문 안으로 들였지만 마음만은 여우 새끼를 집 안에 한 마리 들인 기분이었다는 것! 아, 차마 눈웃음에 이기지 못한 준면은 한숨을 여러 차례 내쉬며 현관에서 신발을 벗는 백현을 뒤로 하고 거실의 옷가지들을 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