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사람이 왔는데도 바로 눈치를 못 채요. 안 되겠다, 내려ㄱ...""아영이가 나한테.""네?""..여자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 * "...네?""할 얘기가 있나 봐.""…….""만나고 싶대, 나를.""어... 그럼 좋은 거 아니에요? 아저씨 여자친구 보고 싶어했으니까..." 어쩐지 조금 충격. 예상치도 못했던 말이라.이 짧은 순간 동안 '아저씨 여자친구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만나려고요?', '아저씬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등등. 마음 속으로 묻고 또 물었어.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 내 말 뒤로 조용함이 찾아왔다가 그 정적을 먼저 깬 건 아저씨였어. "정말?""...뭐가요?""정말, 내가 여자친구를 보고 싶어했던 것 같아?" 순간 낮은 목소리가 옥상 위로 부는 바람 소리를 잠재웠어. 바람이 차가웠는지, 아저씨 목소리가 차가웠는지. "하하, 그 말까진 주제 넘었나...? 그냥 한 귀로 흘려 주세요. 일단 우리 나중에 얘기하고 내려갈까요? 아저씨 얼른 자야겠다. 그쵸?" 왠진 몰라도 아저씨 말을 더 듣고 싶지가 않았어. 대체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이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더라. 아저씨 말을 끊고 내려가려고 팔 끌어 당기니까 잠깐 날 빤히 보더니 다행히도 순순히 끌려오긴 했어...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지금 성인 남자 하나 끙끙 끌면서 뭐 하는 거지 싶었음ㅋㅋㅋㅋ 그 와중에 요즘 많이 수척해지긴 했구나 싶고 마음이 안 좋더라.. 끌고 오는 게 딱히 막 힘들지가 않더라고...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거울로 아저씨를 보니까 살짝 인상 쓰고 있는 게 보이는 거임. "...쓰리다.""어디 아파요?""속.""헐, 어떡하지. 속 많이 쓰려요? 들어가서 꿀물이라도 타 드릴까요? 마시고 잘래요?""...아냐, 고마워. 괜찮아.""아 그럼 됐고 카드키나 줘요! 빨리 문을 열어야 가서 자든가 하지, 키 어딨어요?""여기." 진심으로 아저씨한테서 키 뺏고 집 들어가서 침대에 눕히는 데까지 1분 컷이었음ㅋㅋㅋㅋㅋㅋ 빨리 어디든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그나저나 이대로 눕혀놓고 나가도 되는 건가? 내가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아까부터 누워서 연신 콜록대는 아저씨가 신경 쓰였음. 감기 마스터인 내가 보기에 이건 빼박 감기 걸린 사람한테서 나오는 기침이었어;전속력으로 뛰고 이번엔 2분 컷으로ㅋㅋㅋㅋㅋ 우리 집에 있는 감기약을 가져와서 뻗어 있는 아저씨 옆에 두고 포스트잇 하나 붙이고 나왔어. 아름이가 다 나으니까 이젠 아저씨가 감기 걸렸네요아저씨 집에 감기약 어딨는지 몰라서 우리 집에 있는 거 가져왔는데독 없으니까 믿고 꼭 드세요 ^___^ 아저씨를 두고 나가면서, 아저씨가 혼자 중얼거린 말은 듣지 못했어. "...속이나, 마음이나." - "ㅇㅇ야, 너가 해달라고 했던 거.""아, 땡큐! 진짜 고마워!" 반장한테 공유받은 기출 제본을 내 새끼마냥 안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아까부터 뭘 보는지 잇몸 만개한 이수현이 날 멈춰 세움 ^^; "야 ㅇㅇㅇ 이거 잠깐만 봐봐 존나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서유기 솔직히 제일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5늘도 ㅎr늘Oㅔ 질문을 한ㄷL...♧™오h 쟤네는 공부를 안 ㅎrLF고...§♠ "너네 두 달도 안 남은 거 알긴 아는 거?""아~ 그랬나?" 이자매가 시끄러울 땐 뭐다? 여느 때처럼 po무시wer. 어찌 저찌 묵언 공부를 계속하다가 야자도 끝나고 가방 싸는데, 오늘따라 한빈이 오빠로부터 잠잠한 핸드폰이 거슬림이 증폭되기 시작했어.아저씨는 어제 내가 준 약 잘 먹었나 모르겠음.. 아 나한텐 왜 거슬리는 게 많은 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 "ㅇㅇㅇ 너 오늘 구준회랑 밥 먹는다고 했지?""엉. 얘 요즘 알바 빡세게 뛰었다던데 돈 받았다고 쏜다더라.""개부럽다... 야 나도 가면 안 돼?""뭐래. 이수 넌 나랑 오늘 공부로 불태워야지. ㅇㅇㅇ 맛있는 거 먹고 오셈 이따 카톡하고.""아 안 돼!!!!! 나도 준회 보고 싶다고!!!!!!!!""ㅋㅋㅋㅋㅋㅋ 어 빠이" 사실 맛있는 거 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구준회 보고 싶은 거였네 저거ㅋㅋㅋㅋㅋㅋ 본심이 드러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벌써 내일이 또 주말이라니... 인간적으로 시간 너무 빠르게 가는 거 아닙니까.....?뭐 그것도 그렇고, 구준회가 요즘 바쁘단 말이 사실이긴 사실이었는지 얘 못 본 지 꽤 된 것 같음. 카톡이나 전화는 계속 하긴 했는데 만나는 건 아마 저번에 우리 학교 와서 서프라이즈로 번쩍했을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건 듯? "여보세요? 너 어디야?"[너네 교문 앞에.]"헐? 기다려봐 5분 안에 내려갈게."[내가 그렇게 빨리 보고 싶냐ㅋㅋㅋㅋ 또 뛰다가 무릎 깨지겠네 이거.]"너 진심 만나자마자 입부터 맞고 싶냐?" 늘 그렇듯 전화로 구준회랑 티격태격하면서 신나게 언덕을 내려갔어ㅋㅋㅋㅋ이제 하나도 안 불편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구준회도 나 안 불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여서.. 나도 편하게 대하고 있어. 전부 다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해. "ㅋㅋㅋ 너 누구한테 쫓기냐? 뭘 그렇게 헐레벌떡 뛰어와 ㅋㅋㅋㅋㅋ""아, 숨 차. 내가 5분 안에 내려온다고 했잖아 망할 놈아!!!""웬일이냐. 너가 언제부터 약속을 잘 지켰다고.""너 솔직히 말해봐. 매 버는 게 취미지?""난 맞는 쪽엔 취미 없는데. 때리는 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두 저 변태자식을 봐주세요; 구준회 일상 생활 가능함?;;; "오냐 그럼 이 누나가 맞는 쪽에 취미 생기게 해줄게. 이리 와봐 새끼야.""와, 그래서 나랑 그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미쳤나 봐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왜 저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준회는 늘 상상 이상이야^^; 내가 아는 변태 중에 부동의 원탑이 쟤임 진짜로ㅋㅋㅋㅋㅋㅋㅋㅋ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얘기가 이거라니... 세상..... - "뭐 먹을래.""너랑 똑같은 것만 아니면 돼.""그럼 내가 여기 있는 거 다 시키면 너 아무것도 못 먹겠네?""뒤질래 너?""이야, 사준다는 사람한테 뒤지고 싶냐는 거 봐라 이거. 인성이 아주 그냥.""아 몰라몰라. 나 이거 부채살 스테이크랑 허니갈릭 포테이토 무조건 먹을 거야.""ㅋㅋㅋ 더 먹지. 너 살 빠진 거 같은데." 짜아식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쿡....요즘 고생을 좀 했더니 살이 좀 빠지긴 했어ㅋㅋㅋㅋ 살 빠졌다는 사실에 좋아해야 되는 건지 고생했다는 사실에 슬퍼해야 하는 건지 원.....^^ "쏜다 할 때 많이 먹어라? 너 원래 하던 대로 몇 그릇씩 시켜버려. 그래야 돼지 대장에 걸맞는 ㅇㅇㅇ 아니겠ㄴ...""득츠르 즌쯔...^^......" ㅋ 방금 보는 눈 있다고 칭찬한 거 취소. "헐 진짜 맛있어 대박. 너 잘도 이런 맛집을...""...너 한 이틀 굶었냐.""네 거 뺏어 먹어도 돼? 아니 사실 네 의사는 필요없긴 한데...""남자친구랑 잘 사귀고 있어?""컥!!!!""뭐야, 괜찮냐? 등 두드려줘?" 아니 잘 먹다가 갑자기 저런 질문을 받으니까 체할 뻔?가슴 텅텅 두드리면서 한참 기침함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거의 고릴라 아니야...? 우가우가,,, "어.. 어, 잘 사귀고 있지 그럼. 깜짝 놀라게 그런 걸 갑자기 묻냐 넌!?""그게 왜 놀랄 질문이야 인마.""...아무튼 사귀고 있어.""딱 보니까 뭔가 막혔나 본데.""아니거든?""뭐, 아님 말고. 식겠다, 먹어." - 솔직히 아까 뭔가 막혔냐는 구준회 말에 찔리긴 했다...ㅋㅋㅋㅋㅋㅋ 오빠가 오늘 바쁜지 유난히 연락 텀이 늦네..학교 일에도 치이고 막 그러나 보더라ㅠㅠㅠㅠ 나 공부도 가르쳐 주고 하는데 안 그래도 전부터 너무 고마워서 뭔가 하나 해주고 싶었음.나 데려다 주겠다는 구준회를 기어코 보내고ㅋㅋㅋ 오빠한테 여자친구인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며칠 전에 유튜브로 초콜릿 만들기 영상을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팍 스치더라?이거다 싶어서 집 들어가는 길에 초콜릿 재료 얼떨결에 사버림... 충동 구매 쩔어버리기....^^ 그나마 작년에 친구들이랑 초콜릿 만든다고 초콜릿 틀도 이것저것 사뒀던 게 뿌듯해졌음ㅋㅋㅋㅋㅋㅎㅎ 왼손에 봉투 하나 들고 집 키 꺼내려다 전에 아름이가 초콜릿 엄청 좋아한다고 했던 게 생각났어.산 것도 있는데 하나 갖다 줄까, 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아저씨네 옆집 벨을 눌렀음. 어제 그 일이 있었는데 얼굴 보면 서로 쪽팔려하는 건 아니려나 모르겠다^^,,,벨이 몇 번 울리다 인기척 소리가 났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사람이 왔는데도 바로 눈치를 못 채요. 안 되겠다, 내려ㄱ..."
"아영이가 나한테."
"네?"
"..여자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
*
"...네?"
"할 얘기가 있나 봐."
"……."
"만나고 싶대, 나를."
"어... 그럼 좋은 거 아니에요? 아저씨 여자친구 보고 싶어했으니까..."
어쩐지 조금 충격. 예상치도 못했던 말이라.
이 짧은 순간 동안 '아저씨 여자친구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만나려고요?', '아저씬 어떻게 하고 싶은데요?' 등등. 마음 속으로 묻고 또 물었어.
입이 잘 안 떨어지더라. 내 말 뒤로 조용함이 찾아왔다가 그 정적을 먼저 깬 건 아저씨였어.
"정말?"
"...뭐가요?"
"정말, 내가 여자친구를 보고 싶어했던 것 같아?"
순간 낮은 목소리가 옥상 위로 부는 바람 소리를 잠재웠어. 바람이 차가웠는지, 아저씨 목소리가 차가웠는지.
"하하, 그 말까진 주제 넘었나...? 그냥 한 귀로 흘려 주세요. 일단 우리 나중에 얘기하고 내려갈까요? 아저씨 얼른 자야겠다. 그쵸?"
왠진 몰라도 아저씨 말을 더 듣고 싶지가 않았어. 대체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이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더라.
아저씨 말을 끊고 내려가려고 팔 끌어 당기니까 잠깐 날 빤히 보더니 다행히도 순순히 끌려오긴 했어...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성인 남자 하나 끙끙 끌면서 뭐 하는 거지 싶었음ㅋㅋㅋㅋ 그 와중에 요즘 많이 수척해지긴 했구나 싶고 마음이 안 좋더라.. 끌고 오는 게 딱히 막 힘들지가 않더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거울로 아저씨를 보니까 살짝 인상 쓰고 있는 게 보이는 거임.
"...쓰리다."
"어디 아파요?"
"속."
"헐, 어떡하지. 속 많이 쓰려요? 들어가서 꿀물이라도 타 드릴까요? 마시고 잘래요?"
"...아냐, 고마워. 괜찮아."
"아 그럼 됐고 카드키나 줘요! 빨리 문을 열어야 가서 자든가 하지, 키 어딨어요?"
"여기."
진심으로 아저씨한테서 키 뺏고 집 들어가서 침대에 눕히는 데까지 1분 컷이었음ㅋㅋㅋㅋㅋㅋ 빨리 어디든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그나저나 이대로 눕혀놓고 나가도 되는 건가? 내가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아까부터 누워서 연신 콜록대는 아저씨가 신경 쓰였음. 감기 마스터인 내가 보기에 이건 빼박 감기 걸린 사람한테서 나오는 기침이었어;
전속력으로 뛰고 이번엔 2분 컷으로ㅋㅋㅋㅋㅋ 우리 집에 있는 감기약을 가져와서 뻗어 있는 아저씨 옆에 두고 포스트잇 하나 붙이고 나왔어.
아름이가 다 나으니까 이젠 아저씨가 감기 걸렸네요
아저씨 집에 감기약 어딨는지 몰라서 우리 집에 있는 거 가져왔는데
독 없으니까 믿고 꼭 드세요 ^___^
아저씨를 두고 나가면서, 아저씨가 혼자 중얼거린 말은 듣지 못했어.
"...속이나, 마음이나."
-
"ㅇㅇ야, 너가 해달라고 했던 거."
"아, 땡큐! 진짜 고마워!"
반장한테 공유받은 기출 제본을 내 새끼마냥 안고 자리로 돌아가는데 아까부터 뭘 보는지 잇몸 만개한 이수현이 날 멈춰 세움 ^^;
"야 ㅇㅇㅇ 이거 잠깐만 봐봐 존나 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서유기 솔직히 제일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5늘도 ㅎr늘Oㅔ 질문을 한ㄷL...♧™
오h 쟤네는 공부를 안 ㅎrLF고...§♠
"너네 두 달도 안 남은 거 알긴 아는 거?"
"아~ 그랬나?"
이자매가 시끄러울 땐 뭐다? 여느 때처럼 po무시wer.
어찌 저찌 묵언 공부를 계속하다가 야자도 끝나고 가방 싸는데, 오늘따라 한빈이 오빠로부터 잠잠한 핸드폰이 거슬림이 증폭되기 시작했어.
아저씨는 어제 내가 준 약 잘 먹었나 모르겠음.. 아 나한텐 왜 거슬리는 게 많은 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
"ㅇㅇㅇ 너 오늘 구준회랑 밥 먹는다고 했지?"
"엉. 얘 요즘 알바 빡세게 뛰었다던데 돈 받았다고 쏜다더라."
"개부럽다... 야 나도 가면 안 돼?"
"뭐래. 이수 넌 나랑 오늘 공부로 불태워야지. ㅇㅇㅇ 맛있는 거 먹고 오셈 이따 카톡하고."
"아 안 돼!!!!! 나도 준회 보고 싶다고!!!!!!!!"
"ㅋㅋㅋㅋㅋㅋ 어 빠이"
사실 맛있는 거 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구준회 보고 싶은 거였네 저거ㅋㅋㅋㅋㅋㅋ 본심이 드러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벌써 내일이 또 주말이라니... 인간적으로 시간 너무 빠르게 가는 거 아닙니까.....?
뭐 그것도 그렇고, 구준회가 요즘 바쁘단 말이 사실이긴 사실이었는지 얘 못 본 지 꽤 된 것 같음. 카톡이나 전화는 계속 하긴 했는데 만나는 건 아마 저번에 우리 학교 와서 서프라이즈로 번쩍했을 때 이후로 처음 보는 건 듯?
"여보세요? 너 어디야?"
[너네 교문 앞에.]
"헐? 기다려봐 5분 안에 내려갈게."
[내가 그렇게 빨리 보고 싶냐ㅋㅋㅋㅋ 또 뛰다가 무릎 깨지겠네 이거.]
"너 진심 만나자마자 입부터 맞고 싶냐?"
늘 그렇듯 전화로 구준회랑 티격태격하면서 신나게 언덕을 내려갔어ㅋㅋㅋㅋ
이제 하나도 안 불편하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구준회도 나 안 불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게 눈에 보여서.. 나도 편하게 대하고 있어. 전부 다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해.
"ㅋㅋㅋ 너 누구한테 쫓기냐? 뭘 그렇게 헐레벌떡 뛰어와 ㅋㅋㅋㅋㅋ"
"아, 숨 차. 내가 5분 안에 내려온다고 했잖아 망할 놈아!!!"
"웬일이냐. 너가 언제부터 약속을 잘 지켰다고."
"너 솔직히 말해봐. 매 버는 게 취미지?"
"난 맞는 쪽엔 취미 없는데. 때리는 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두 저 변태자식을 봐주세요; 구준회 일상 생활 가능함?;;;
"오냐 그럼 이 누나가 맞는 쪽에 취미 생기게 해줄게. 이리 와봐 새끼야."
"와, 그래서 나랑 그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미쳤나 봐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왜 저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준회는 늘 상상 이상이야^^; 내가 아는 변태 중에 부동의 원탑이 쟤임 진짜로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얘기가 이거라니... 세상.....
"뭐 먹을래."
"너랑 똑같은 것만 아니면 돼."
"그럼 내가 여기 있는 거 다 시키면 너 아무것도 못 먹겠네?"
"뒤질래 너?"
"이야, 사준다는 사람한테 뒤지고 싶냐는 거 봐라 이거. 인성이 아주 그냥."
"아 몰라몰라. 나 이거 부채살 스테이크랑 허니갈릭 포테이토 무조건 먹을 거야."
"ㅋㅋㅋ 더 먹지. 너 살 빠진 거 같은데."
짜아식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쿡....
요즘 고생을 좀 했더니 살이 좀 빠지긴 했어ㅋㅋㅋㅋ 살 빠졌다는 사실에 좋아해야 되는 건지 고생했다는 사실에 슬퍼해야 하는 건지 원.....^^
"쏜다 할 때 많이 먹어라? 너 원래 하던 대로 몇 그릇씩 시켜버려. 그래야 돼지 대장에 걸맞는 ㅇㅇㅇ 아니겠ㄴ..."
"득츠르 즌쯔...^^......"
ㅋ 방금 보는 눈 있다고 칭찬한 거 취소.
"헐 진짜 맛있어 대박. 너 잘도 이런 맛집을..."
"...너 한 이틀 굶었냐."
"네 거 뺏어 먹어도 돼? 아니 사실 네 의사는 필요없긴 한데..."
"남자친구랑 잘 사귀고 있어?"
"컥!!!!"
"뭐야, 괜찮냐? 등 두드려줘?"
아니 잘 먹다가 갑자기 저런 질문을 받으니까 체할 뻔?
가슴 텅텅 두드리면서 한참 기침함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거의 고릴라 아니야...? 우가우가,,,
"어.. 어, 잘 사귀고 있지 그럼. 깜짝 놀라게 그런 걸 갑자기 묻냐 넌!?"
"그게 왜 놀랄 질문이야 인마."
"...아무튼 사귀고 있어."
"딱 보니까 뭔가 막혔나 본데."
"아니거든?"
"뭐, 아님 말고. 식겠다, 먹어."
솔직히 아까 뭔가 막혔냐는 구준회 말에 찔리긴 했다...ㅋㅋㅋㅋㅋㅋ 오빠가 오늘 바쁜지 유난히 연락 텀이 늦네..
학교 일에도 치이고 막 그러나 보더라ㅠㅠㅠㅠ 나 공부도 가르쳐 주고 하는데 안 그래도 전부터 너무 고마워서 뭔가 하나 해주고 싶었음.
나 데려다 주겠다는 구준회를 기어코 보내고ㅋㅋㅋ 오빠한테 여자친구인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며칠 전에 유튜브로 초콜릿 만들기 영상을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팍 스치더라?
이거다 싶어서 집 들어가는 길에 초콜릿 재료 얼떨결에 사버림... 충동 구매 쩔어버리기....^^ 그나마 작년에 친구들이랑 초콜릿 만든다고 초콜릿 틀도 이것저것 사뒀던 게 뿌듯해졌음ㅋㅋㅋㅋㅋㅎㅎ
왼손에 봉투 하나 들고 집 키 꺼내려다 전에 아름이가 초콜릿 엄청 좋아한다고 했던 게 생각났어.
산 것도 있는데 하나 갖다 줄까, 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아저씨네 옆집 벨을 눌렀음. 어제 그 일이 있었는데 얼굴 보면 서로 쪽팔려하는 건 아니려나 모르겠다^^,,,
벨이 몇 번 울리다 인기척 소리가 났어.
"ㅇㅇ?"
"오? 집에 있었네요?"
"아, 뭐부터 말해야 되지. 어제 너한테 쓸데없는 말 했던 것 같은데 미안해. 애 붙잡고 무슨 짓 한 건지 모르겠네."
"에이... 뭘요."
"약도 주고 갔는데 고맙다고 연락하려다 너 학교에 있을 테니까 안 했거든."
"그리고 저 어제 잘 기억 안 나니까 걱정 마세요! 하나도 못 들었음!"
아 ㅇㅇㅇ 또 오버 액션 나온다^^.....
손사래 치면서 껄껄대는 날 보는 아저씨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가 걸렸던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
"손에 든 건 뭐야? 너 오늘 되게 늦게 왔네."
"친구 좀 만나고 와서요! 아, 다른 건 아니고 오늘 초콜릿 많이 사서 아름이 주려고."
"ㅋㅋㅋ 생각해줘서 고마워. 그거 다 초콜릿이야? 왜 이렇게 많이 샀어."
"그... 이따 새벽에 공부하고 초콜릿 만드려고 초콜릿 사 왔어요!"
"초콜릿? 왜?"
"음, 줄 사람이 있어서..."
"남자친구?"
"허허... 잘.. 아시네요..."
나 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거.....?
"...그렇다고 너무 늦게 자지 말ㄱ.."
"아저씨."
"응?"
"만나기로 했어요? ..여자친구."
내가 말하고도 깜짝 놀라서 입술을 흡, 깨물었어.
그건 정말,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튀어나온 말이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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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입니다 !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어요...!
올 때마다 오랜만인 것 같네요 사정 상 자주 못 찾아온 점 죄송합니다 ㅠㅠ
천천히라도 완결은 꼭 낼 거구요 !
많이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