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2편을 올리네요. 그닥 반응이 좋은 건 아니지만 댓글 달아주신 두 분인가...를 위해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
연애 말고, 결혼. <2>
"늦으셨네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내가 뱉을 수 있는 말은 한마디였다. 결혼이 무산 되면 난 또 취업 준비생이 되기 때문에.
"일이 좀 있어서요."
아, 예~ 어련하시겠죠. 도련님이신데요. 라고 너 빛쟁이는 웃는다고는 하지만 표정에서 싫은티를 팍팍냈어.
"차학연입니다."
"이별빛이예요."
"근데 나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예?"
그 소리를 듣곤 너 빛쟁이는 그만 비웃음 아닌 비웃음을 뱉으며 어이없어 했어. 뭐 1970년대에서나 나올법한 대사였거든.
"웃겨요? 진짠데 버스였나. 거기서 계단에서 넘어지시지 않았어요?"
너 빛쟁이는 학연이를 비웃으면서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얼굴이 빨게져 며칠 전 면접을 보러가기 위해 정장을 차려입고, 나 면접봐요 하는 행세를 하곤, 버스를 타다가 그만 정장 치마가 벌어지지 않아 버스계단 에서 넘어졌었거든. 그 때 괜찮냐고 도와준 남자가 바로 학연이었어. 그렇게 심하게 넘어진게 아니라 고상하고 우아한 척을 하며 괜찮다며 버스에서 바로 내렸는데. 그 때 버스가 지나쳐 가며 학연이의 웃음을 잊지 못할 줄 알았는데, 너 빛쟁이는 그 웃음을 잊어버린 거야.
"맞네~ 얼굴 빨게지는 거 보니깐. 발목은 괜찮아요? 아팠을텐데."
"ㅈ,저, 저 아니 거던요?"
"아니에요? 맞는데 막 말도 더듬고, 발음도 샜는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너 빛쟁이는 말을 더듬고, 발음도 새버린 거야.
"사람 잘못 보셨어요. 어떻게 늦으셔 놓고, 사람을 ㄴ,농락해요? 그리고 그 손 좀 빼요! 기분 나쁘니깐."
너 빛쟁이는 어떻게 해서 든지 이 상황을 넘어가려고 애를 쓰며 얼굴이 더 빨게져. 그걸 본 학연이는 손을 빼곤 박장대소하며 웃어버리지.
"알겠어요. 알겠어. 안 웃을게요. 됐죠. 별빛 씨?"
"언제 봤다고 별빛 씨 예요! 지금 그 웃음 굉장히 기분 나쁘 거든요?"
"그 날 넘어지신 분 하고 닮아서 그만 죄송합니다. 이.별.빛. 씨. 됐어요?"
"허."
너 빛쟁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치며 물을 벌컥 마시고는 한마디를 뱉어.
"우리 오늘 저녁 먹을 걸로 해요.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죠? 어차피, 그 쪽도 원해서 나온 거 아닐 거 아니에요. 그러니깐 우리 여기서 헤어지고, 다음 상견례 때 봬죠."
라고 까지 말한 너 빛쟁이는 다시 한 번 도도하게 일어나 출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냥 가면 안 될텐데. 여기 저희 아버지 친구 분이 하시는 곳이 거든요. 다 말 할 텐데. 그냥 가시면 후회 할 텐데요."
학연이의 말이 끝나자 마자 너 빛쟁이는 걷다가 그만 넘어져 버려. 사실 너 빛쟁이의 단점을 잘 넘어지는 거 였어. 도도하고 우아한 척을 다 하고 다니던 빛쟁이의 치명적 단점이지. 도도하게 걷다가 넘어지면 얼마나 꼴이 우스운지 너 빛쟁이의 친구인 혜미가 알려줬으니깐.
"아! 왜 그 걸 이제 말해요!!"
넘어진 후 오히려 역정을 내는 너 빛쟁이를 보고 다시 한 번 빵터진 학연인 너 빛쟁이 곁으로 와 다리를 한 번 주물러 줘.
"어딜 만져요? 설마 변태예요?"
"지금 별빛 씨 다리 아플까봐 만져주는 건 생각 못해요?"
"아 됐어요. 이 건 집가서 찜질 하면 아무렇지 않아요."
"그렇게 매일 넘어지니깐 계속 넘어지는 거예요."
"매일이라뇨!"
"저번에 버스ㅇ..."
"그 거 저 아니라니깐요!"
너 빛쟁이는 또 다시 얼굴이 붉어져서는 벌떡 일어난 후 아까 있던 자리로 향해 앉아서는 물을 마셔.
"컵까지 드시겠어요."
"부탁인데요. 제발 관심 좀 꺼줄래요?"
"내가 지금 별빛 씨 한테 관심 안 가지면, 난 여기서 뭐해요. 당신 밖에 없는데."
"음식 안 시켜요?"
괜히 맞는 말에 대응을 하지 못하자 너 빛쟁이는 음식을 안 시키냐며 짜증을 냈고, 그에 학연이는 또 웃으며, 음식을 시켜.
"결혼 하면 지켜 줘야 할 게 몇 가지 있어요."
"들어는 줄게요. 해봐요."
"첫 째 서로 간섭하지 않기. 둘 째 . 각방 쓰기. 셋 째 본인 물건 외에 건들지 않기. 아, 저는 청소도 해야 하니깐 어쩌다가 그 쪽 물건 만질 수 있지만 그 쪽은 제 물건 절대 손대지 마요. 마지막 넷 째 밥은...같이 먹기."
"끝났어요?"
"뭐, 지금 생각 나는 건 이 거 뿐이에요."
"들어만 준다고 했지 지켜준다고는 하지 않았어요. 저. 서로 간섭하지 않기는 어디까지?"
"그냥 자기 일 하면서 사는 거요."
"부부가 간섭을 안 하고, 살 수 있기는 해요?" 저는 아니에요."
"..."
"아 그리고 각방. 저희 할아버지께서 증손주를 그렇게 보고 싶어 한다고, 전 그렇게 들어서 그 것도 안 되고."
"그럼 뭐가 대체 괜찮다는 거예요?"
"밥 먹는 거요. 그 거 하나는 좋네."
너 빛쟁이는 학연이의 말에 어이없이 웃음만 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해 그냥 속으로 상대를 잘못 만났다는 생각만 할 뿐
*****
그렇게 학연이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옷도 갈아 입지 않은체로 너 빛쟁이는 그냥 침대에 쓰러져 버려. 하루 동안 너무 피곤한 말만 한 거 같아서 말이야. 그런 너 빛쟁이의 방에 들어온 너 빛쟁이 엄마는 걱정을 하며 너에게 물어
"어땠니 괜찮았어? 그 쪽 아들이 예의는 바르대."
"알면서 뭐 물어 엄마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괜찮았어."
귀찮은 듯 엄마에게 말하는 너 빛쟁이었어.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안 괜찮으면 지금이라도 은하 시킬까?"
"..."
"생각해보니깐. 내가 상상한 거 같지는 않아. 그래도 괜찮으니깐 엄마 가서 쉬세요. 나 피곤해."
"그래 별빛아. 쉬어."
그렇게 너 빛쟁이의 엄마를 내보내고, 옷이라도 갈아 입고 자기 위해 일어난 너 빛쟁이의 방에 너 빛쟁이 동생인 은하가 들어왔어.
"재미는 있었어?"
"어."
"그 결혼 내 거였다며"
"어차피 너 안 했을 거 잖아."
겉옷을 벗으며 무성의 하게 은하에게 대답을 해주며 은하가 빨리 나가길 바라는 너 빛쟁이였어. 사실 너 빛쟁이와 은하는 사이가 좋지 못하거든.
"그 오빠 잘생겼다며?"
"그래서 네가 하겠다고?"
"네가 지금이라도 안 하겠다고 하면."
"사람 얼굴 보고 결혼하니? 나가 피곤해."
"넌 돈보고 결혼하잖아. 나보고 맨날 속물에 여우라더니 진짜 속물은 너 아니야?"
"너 지금 내가 네 결혼 뺏었다고 이러는 거야?"
"어. 나 네가 잘 돼는 게 너무 싫어. 매일 지 혼자 잘난 척."
그렇게 말 한 뒤 문을 크게 닫고 나가 버리는 은하야.
ㅇㅅㅇ? 정말 이상한 곳에서 끊었네요 불량 조절 실패했죠...식당에서 너무 오래 있었어요. 첫 편에서 너무 무거워서 계속 무거울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학연이는 차치댐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