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
w. F코드
깜깜한 밤이 찾아왔지만 동그랗게 떠 있는 보름달 덕분에 밤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달빛이 조용하게 내려앉은 한 아파트 단지 내에는 아까부터 한 남자가 망부석이 되어버린 것 마냥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의 눈은 자신의 발 앞에 놓인 작은 화단을 둘러보는 건지 이리저리 굴러다니기 바빴다. 달빛에 비친 화단 속 꽃들은 죽기 직전의 모습처럼 고개가 푹 내려앉아 있었지만 남자는 그런 꽃들을 구경이라도 하는 듯 달빛이 사라질 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꽃들을 바라봤다.
[초능력자.1]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를 흩날리며 집안 곳곳을 뛰어다닌 성규가 침대 옆에 떨어진 파일을 발견하더니 마치 산삼이라도 발견한 것 마냥 양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소리를 질렀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바쁘게 시침을 움직이는 시계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현관으로 달려갔다. 얼마 전 생일이었던 성규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샀던 신발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꼭 들어맞았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발이 들어가지 않는 건지 결국, 발을 신발 안에 구겨 넣기를 포기한 성규가 대충 뒤꿈치를 신발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는 문을 열고 나와 어정쩡한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달려갔다.
마침 자신이 살고 있는 층에 멈춰서는 엘리베이터에 만세를 외친 성규가 들어가지 않던 발을 신발에 넣으려 몸을 숙였고 하루 밤 사이에 자라났던 발은 그새 제 상태로 돌아온 건지 아까 신발과 씨름했던 일이 꿈이었던 거처럼 무리 없이 신발 속으로 쏙 들어갔다. 망할 놈의 신발. 괜히 신발 탓을 하며 혀를 찬 성규가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리자 언제부터 자신을 보고 있던 건지 노란 모자를 쓰고 있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왜 그랬는지 성규는 그 아이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엄마 이상한 아저씨가 나보고 웃어.”
아이의 말에 핸드폰을 보던 여자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성규를 보며 아이를 자신의 다리 뒤로 숨겼고 그 모습에 성규가 어색하게 웃으며 숙였던 몸을 세워 머리를 정리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여자의 시선에 왜 자신이 아이를 향해 웃었는지를 탓했고 마지막엔 괜히 늦게 일어나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게 만든 성열을 탓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와 아이의 시선을 뒤로하고 재빨리 내린 성규가 뒤에서 콕콕 박혀오는 시선을 무시하며 차키를 찾으려 주머니를 뒤적였지만 주머니 안에는 핸드폰과 지갑 외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정말 오늘 왜 이러는 건지 진짜 울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주머니를 뒤지던 성규가 안쪽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열쇠의 그립감에 손에 든 가방을 바닥에 던지듯 놓으며 열쇠를 잡으려 애썼고 드디어 안쪽 주머니가 찢어 진 건지 안감 속으로 들어갔던 열쇠를 꺼내든 순간 옆쪽에서는 커다란 비명과 함께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앙! 아파!!”
아까 그 아이였다.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을 이상한 아저씨라 칭한 그 아이가 넘어졌는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린 채 동네가 떠나가라 울어댔고 그 소리에 다른 여자와 얘기를 나누던 아이의 엄마가 황급히 아이의 곁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난 아이가 더 크게 울며 여자에게 달려가 안겼고 여자는 그런 아이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더러워진 손과 무릎을 털어주었다.
아이의 모습을 귀엽다는 듯 바라보던 성규가 아이가 넘어졌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곧, 시선은 아이가 넘어진 곳보다 조금 더 먼 곳에 두었다. 하지만, 이내 바닥에 던져 놓았던 가방 속에서 미친 듯이 울리는 벨소리에 정신을 차린 성규가 황급히 가방을 들고는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 성규가 빠져나가면서 생긴 뿌연 매연은 성규의 시선이 머물렀던 화단의 까지 퍼졌지만 화단 속 꽃들은 그런 매연에 시들어 버릴까 하는 걱정이 들지 않을 만큼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싱싱한 모습이었다.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자신이 레이싱선순가 싶을 만큼 미친 듯이 밟아 댔지만 지각을 면하지도 못했고 덤으로 과속 탐지기에 걸려 다음 달에 날아올 벌금까지 생긴 성규가 팀장한테 깨지고 나와서는 자신의 자리 옆에서 과자를 집어 먹고 있는 성열의 뒤통수를 갈겼다.
“왜 때려!!”
성규에게 맞은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소리를 질러대는 성열의 입에서는 과자 부스러기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모습에 성규가 더럽다며 이번에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 댄 성열의 이마를 내려치며 성열을 뒤로 밀었고 그 덕에 성열은 보기 좋게 의자에서 넘어지며 아침부터 동료들에게 상쾌한 웃음을 선물 하며 팀장의 호출 또한 덤으로 받았다.
그 이후로 성열은 삐진 건지 성규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았지만 성규는 새로 맡은 프로젝트에 그런 성열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성열은 성규가 하루 종일 자신에게 미안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는 퇴근 시간에 성규에게 자신이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았냐며 그래도 그렇지 쫄아서 말 한 마디도 못 건네고 간이 콩알만 하다는 듯 성규가 알아듣지 못할 말을 떠들다가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시끄러웠던 성열이 사라지자 한결 편안해진 성규가 뻐근한 목을 돌리며 기지개를 폈다. 다들 퇴근하고 심지어 팀장도 퇴근을 했는데 왜 자신만 이렇게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해야 하는 건지 울컥하는 마음에 성규가 괜히 아! 하는 괴성을 질렀지만 곧, 뻘 짓이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무거운 머리를 책상에 눕혔다. 역시, 어제 이성열이 그렇게 떼를 썼어도 술을 먹는 게 아니었다. 새로 맡은 프로젝트를 이번 주 안으로 끝내야 돼서 안 된다고 거절하는 자신에게 가슴을 떵떵 치며 자신이 다 도와주겠다며 큰 소리를 쳤던 이성열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어제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한 성규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과거라며 무거운 눈을 감았다.
아침까지 잘 기세로 눈을 감았지만 설 잠이 든 상태에서도 자신에게 특유의 그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화를 낼 팀장의 모습이 떠올라 벌떡 몸을 일으켰다. 이럴 시간이 없다. 이러다간 정말 팀장에 눈에 타 죽을 희생양 1호가 자신이 될 거 같은 불안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어, 나 지금 끝났어. 알잖아 우리 회사 나 없으면 안 돌아가는 거. 그럼- 엄마는? 밥 먹었어? 아, 그런가?”
시간이 몇 신데 밥걱정이냐며 너나 잘하라는 엄마의 말에 성규가 살포시 웃으며 오래 된 차에 열쇠를 끼워 넣었다. 요새 만나는 여자 없냐는 엄마의 말에 대답을 하던 성규가 빠지지 않는 열쇠에 인상을 찌푸리더니 가방 손잡이를 손목에 끼우고는 핸드폰을 어깨사이에 고정시키며 열쇠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남자는 자고로 좋은 여자를 만나야 팔자가 피는 거라는 엄마의 말에 대충 알았다며 대답하던 성규가 빠지지 않는 열쇠를 잡으며 한쪽 발을 들어 차를 밀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열쇠가 빠졌지만 갑자기 빠지는 힘을 이기지 못한 성규의 몸은 그대로 주차장 바닥으로 나뒹굴었고 당연히 성규의 어깨에 고정되었던 핸드폰은 성규의 몸보다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듯 하늘 높이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내 할부!!”
자신이 넘어진 상황에서도 몸보다 할부가 아직 끝나지 않은 핸드폰을 걱정하는 신세가 처량했지만 어찌하리 이것이 지금 자신의 형편이고 현실인 걸. 아픈 허리와 아려오는 꼬리뼈를 부여잡으며 엉거주춤하게 일어 선 성규가 넘어지면서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가던 핸드폰의 방향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도대체 저딴 고물 자동차를 어디서 산건지 자신의 엄마가 취직 선물이라며 쥐어주었던 차키에 기뻐하던 성규는 자동차를 보자마자 차마, 웃는 엄마에게 화는 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었다. 이게 얼마라고? 엄마의 입에서 나온 액수에 성규는 휘청거리는 다리와 흐려지는 시선을 다잡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좋다며 손 벽을 치는 엄마를 향해 쓴 웃음을 지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의 부모님을 상대로 중고업체 쪽에서 사기를 친 게 아닌가? 하던 성규의 생각은 오늘에서야 배가 되며 백 프로가 되었다. 만일, 핸드폰을 찾지 못 한다면 남은 할부금만큼이나 자신이 기필코 중고업체 쪽 사람을 차에 태워 아주 신나게 죽음의 드라이브를 시킬 거라는 다짐을 했다.
“핸드폰아- 어디 있니? 아빠한테 와야지.”
핸드폰에 발이 달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부르면 어딘가에서 ‘아빠 나 여기 있어.’ 라며 나타날 거 같은 착각에 성규가 핸드폰을 애타게 불렀지만 역시나, 핸드폰은 성규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시간 가량을 미친 사람처럼 주차장을 헤매며 핸드폰을 부르던 성규가 따끔거리는 목을 부여잡으며 핸들을 꺾었다.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그런가? 평소보다 더 축축 쳐지는 몸에 허리를 잔뜩 굽힌 성규가 터덜터덜 힘없이 아파트 안으로 걸음을 옮기려다 어둠 속에 보이던 작은 인영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어두운 탓에 한참이나 인영을 들여다 본 성규가 서서히 선명해 지는 인영이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본 아이라는 걸 알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가려다 곧, 그 아이 주변에 어른이라고는 한 명도 없다는 걸 알아채고는 아이에게 조심히 다가갔다.
“꼬마 뭐해?”
“어? 이상한 아저씨다.”
“이 시간에 부모님 없이 이러고 있는 너가 더 이상하다.”
“잔소리”
입술을 빼죽거리며 고개를 훽 돌리는 꼬마의 모습에 성규가 살짝 치켜든 주먹을 내리고는 한숨을 쉬며 꼬마 앞에 쭈그려 앉았다. 집에 안가?. 성규의 말에 아이가 저기- 라며 어딘가를 가리켰고 성규는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너무 앙증맞아 보여서 그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빨리 저쪽을 보라며 재촉하는 아이의 모습에 황급히 아이가 가리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어떡해?. 걱정스런 아이의 목소리에 성규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무얼 보고 저러는 건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자 곧,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성규에게 아이에게만 보이던 광경을 보여주었다.
“아저씨 고양이가 죽었나봐.”
아이의 말에 정신을 차린 성규가 황급히 아이의 눈을 가렸지만 그렇다고 그 전에 봤던 게 안 봤던 게 될 리는 없었다. 왜 그러냐며 자신의 손을 작은 손으로 떼어내려는 아이의 행동에 성규가 어쩔 줄 몰라 두리번거리더니 아이를 번쩍 안아들어 아파트 안에 위치한 놀이터로 데려왔다.
“고양이는!! 우리 냥이 살려야 되는데 왜 여기 왔어!?”
“꼬마는 그런 거 보면 안 돼.”
“냥이 죽었어?”
“........아니, 자는 거야.”
“그럼 빨리 깨워. 빨리 아저씨가 가서 눈 뜨라고 깨워!!. 냥이 배고프단 말야. 우유 먹어야 한단 말야.”
자신의 어깨를 주먹으로 치는 아이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성규가 아이가 옆으로 메고 있는 캐릭터 가방 안에는 우유가 담아져 있었다. 빨리, 빨리 냥이 밥 먹어야 돼!. 떼를 쓰는 아이의 모습을 보던 성규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죽어버린 고양이를 깨우라는 아이의 모습에 괜히 아는 척을 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던 성규가 결국, 울먹이기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에 서둘러 일어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깨울게. 깨울 테니까 울면 안 돼. 알았지?”
“진짜 깨울 거야?”
금세 울먹이던 표정을 지우고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에 어쩐지 자신이 당한 거 같은 찝찝한 기분을 느끼며 성규가 놀이터를 빠져나왔다. 이왕 망친 하루 끝까지 망쳐보자며 고양이가 있던 자리로 걸어간 성규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은 고양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더니 곧, 고양이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고양이 앞에 쭈그려 앉아 고양이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상처가 없는 걸 보니 굶어 죽은 건지. 가엽다고 느낀 성규가 고양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살아나라, 살아나라, 죽은 고양이야 살아......아!”
“거짓말쟁이!!!”
갑자기 날아온 무언가에 머리를 맞은 성규가 손바닥에 느껴지는 축축한 느낌에 벌떡 일어나자 언제 따라 온 건지 자신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씩씩 거리며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도 보일 만큼 얼굴이 시뻘게져서 소리를 지르는 아이의 모습에 성규가 한 발짝 다가가자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또 다시 뭔가를 성규에게 던졌지만 이번에는 성규를 맞추지 못 하고 발밑으로 툭 떨어졌다.
“도, 돌멩이? 너 꼬마 설마, 아까 그것도 돌멩이.......”
“시끄러 이 바보야!!”
“근데 이 꼬마가 보자보자 하니까.”
“안 죽었다며!! 냥이 그냥 자는 거라며!! 아저씨 나한테 거짓말 쳤어!! 거짓말은 나쁜 건데 아저씨가 나한테 거짓말 했으니까 아저씨는 나쁜 거야. 바보야. 멍청이!! 아저씨가 제일 싫어!!”
“너 꼬.......”
성규가 아이에게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익숙한 이름을 익숙한 목소리로 부르며 가까워지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아침에 봤던 그 여자가 꼬마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아이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모습을 보자 역시나 아이는 말도 없이 나왔던 게 분명했다. 이제 부모도 왔으니 이만 집에 가도 좋다고 생각한 성규가 여자와 아이에게서 몸을 돌렸지만 누군가의 힘에 의해 돌렸던 몸을 다시 돌려졌다.
“우리 아이한테 무슨 짓 했어요?”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여자의 모습을 걱정스레 바라보던 성규가 여자의 입에서 나온 말에 황당하다는 표정과 함께 턱을 아래로 떨어트렸지만 여자의 눈에는 성규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지 우리 아이를 데리고 뭘 했냐며 소리를 쳤다. 여자의 목소리에 여자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자와 경비원 아저씨까지 이쪽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성규가 정말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헝클더니 여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여기 피나는 거 보여요?”
“.........”
“저 꼬마가 나한테 돌멩이를 던져서 머리가 찢어졌습니다. 내가 아니라 저 아이가 나한테 이런 짓을 했다고요.”
“이상한 짓 하려고 하니까 우리 아니가 돌멩이 던진 거 아니에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건 최고하고 생각한 성규가 여자의 팔을 잡아끌자 여자의 남편이 그런 성규를 저지했지만 성규는 그런 남편의 팔도 함께 끌어 줄곧, 자신이 보고 있던 고양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른 손으로는 아직도 자신을 향해 씩씩 거리고 있는 아이를 가리켰다.
“이 꼬마가 죽은 고양이를 보고 있길래 아이 정서에 안 좋은 거 같아서 놀이터로 피신시켰고 죽었냐고 묻는 아이의 말에 동심을 파괴하는 꼴이 되어 버릴까봐 자는 거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댁들 아이가 깨우라며 난리를 쳤고 그 덕에 난 미친놈처럼 죽은 고양이를 보면서 살아나라는 말도 안 되는 주문을 걸었고 그 순간 댁들 아이가 나한테 돌멩이를 던져서 내 머리를 찢어 놓는 걸로도 모자라. 여기, 여기 돌멩이 보이죠? 이걸 또 던졌습니다. 죽은 걸 살았다고 했다고 거짓말쟁이라면서요! 이래도 내가 댁들 아이한테 무슨 짓을 했습니까? 아이 동심 지켜 줄려고 거짓말 한 게 죄라면 경찰 불러서 잡아 가시던가요!”
이번에는 아이가 아닌 성규가 흥분감에 씩씩 거리자 사태를 파악한 남자가 성규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고 여자도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진짜 생각 같아서는 다 뒤집어 버리고 싶었지만 다시 안 볼 사이도 아니고 경비아저씨도 새댁이 잘못했다며 핀잔을 주는 모습에 됐다며 들어가시라고 말을 했지만 돌아가는 순간까지 거짓말쟁이라며 소리를 치는 아이의 모습에 성규가 이를 악 물었다.
“뭔 애가 귀염성이 없어.”
짜증을 내며 발을 구른 성규가 집으로 걸음을 옮기려 발을 뗀 순간 무언가가 발에 치이는 느낌에 고개를 숙이더니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아 자신의 발을 정확히는 자신의 발에 얼굴을 비비고 있는 고양이를 바라봤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냐옹. 자신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건지 냐옹냐옹 거리는 고양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린 성규가 고양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고양이를 향해 말했다. 너 살았으니까 나 거짓말쟁이 아니라고 가서 말해줘라. 성규의 말에 또 다시 냐옹 하며 자신의 발을 들어 혀로 핥는 고양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성규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굶어 죽었던 고양이 같은데 그냥 거기에 두고 온 게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뭐, 내일 아침 대면 그 악랄한 꼬맹이가 먹을 거를 들고 찾아 갈 거라는 생각을 하며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리링 하며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문이 열렸지만 오늘 하루 전혀 경쾌하지 못한 성규는 괜히 번호 키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고는 집 안으로 들어섰다.
“으아- 피곤하다.”
씻지도 않은 채 피곤한 몸을 소파에 눕힌 성규가 그대로 자려는 모양인지 자세를 바로잡으며 눈가에 팔을 올렸다. 조금씩 거실을 울리는 성규의 숨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성규의 숨소리가 뚝 끊기더니 불편한지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음, 음-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몸을 움직이던 성규가 머리에 무언가가 닿는 느낌에 손으로 밀어내며 몸을 돌렸지만 또 다시 무언가가 닿았고 결국, 참지 못하고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아, 뭐가 이렇게 닿는.......”
“움직이지 마”
낯선 목소리지만 굉장히 위협적인 목소리에 일순간 온 신경이 정지 한 듯 몸을 움직이지 않은 성규가 어두운 방안에 불이 들어오자 반사적으로 눈을 가렸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가 눈을 가렸던 손을 떼어냈지만 대신, 벌어진 입은 다물리기는커녕 점점 더 크게 벌어졌다. 작은 자신의 집 안을 가득 메운 영화 속에서나 보던 검은 옷의 남자들이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고 그 사람들이 겨냥한 총구에서는 빨간 레이저가 나와 자신의 몸 위에 내려앉았다. 황당하고 두려운 상황에 불안하게 떨리는 시선을 어찌할지 모르던 성규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머리에 무언가가 닿았고 보지 않아도 그건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가 자신에게 겨눈 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도, 도대체 누구.......”
“NIS(국가 정보원)의 남우현 팀장입니다.”
“...........”
“김성규씨 맞으시죠?”
“.......네”
“현재 시각 01시 47분. 국가의 안보를 위해 김성규씨를 사살하도록 하겠습니다.”
초능력자는 제 개인 홈과 독방에서는 공개 된 적이 있는 갑을 다음 후속작입니다.
본격적인 연재는 갑을을 모두 끝 마친 다음에 할거지만 지금 1편을 글잡에 공개한 이유는
아마 갑을이 곧.......저번부터 계속 끝난다 끝난다 하면서 못 끝내서 미안해요 ㅠㅠ
연말이고 또 새해가 밝아서 너무너무 바쁘네요.
그리고 한 살 더 먹었........이하생략
그럼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갑을로 곧 찾아올게요.
암호닉 신청받아요. 여기 암호닉이 있으신 분들은 안 해도 됩니다. 암호닉은 되도록 기존 암호닉 분들과 똑같거나 비슷하지 않게 해 주세요 ㅠㅠ 제가 헷갈려서.....죄송합니다 머리가 나빠서 ㅠㅠ흑 |
포스트잇, 메인규, 자몽, 푸파, 내사랑 울보 동우, 뀨규, 독자2, 인빅, 고추장, 거울, 하푸, 터진귤, 지지, 수타, 소라빵, 찹쌀떡, 앨리지, 쏘쏘, 개굴, 오일, 갑, 만두, 코코팜, 블베에이드, 흥, 구름의별, 나봤규, 테라규, 콩, 퐁퐁, 시계, 매실액기스, 규때, 민트초코, 피아플로, 순수, 빙구레, 베게, 하니, 감성, 뀨뀨, 갤노트2, 풍선, 요노르, 뚜근뚜근, 여리, 돼지코, 숫자공일일, 프라푸치노, 미옹, 규요미, 종이, 백큥이, 모닝콜, 베이비핑크, 리칸, 나토, 생크림, 유정란, 후양, 엘라, 노랑규, 여우비, 빙빙, 세츠, 헿헿, 캡틴규, 의식의흐름, 케헹, 오랑, 안녕하수꽈, 망태, 달달, 완두콩, 피앙, 옵티머스, 호현, 롱롱, 발꼬랑, 니트, 수달, 레오, 새침, 익명인, 쿠크다스, 호호, 발가락, 눈아프다, 후시딘, 온규, 로즈, 휴지, 카페모카, 슈크림, 환상그대, 인연, 솜사탕, 달링, 승유, 수박, 복숭아, 베베규, 베라, 너부리, 집착, 콤퍼스, 예보, 후드티, 마리오, 리모콘, 마카롱, 하루, 조무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