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있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 참고하세요!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을 빌려와서 그들이 모두 졸업한 후가 아닐까...
※나이를 원작 호그와트 학년의 나이보다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4학년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및 프롤로그 |
https://www.instiz.net/writing?no=3901450&page=2 |
[호그와트에는 여왕이 산다]
-4화
***
사실 다니엘의 블랙리스트ㅡ자신도 필치의 블랙리스트에 있다ㅡ에는 새로 입주 신고한 라이관린 말고도 여러 명이 더 있었다.
자신의 친구 후플푸프 김재환. 이미 짝사랑 한 시간이 오래다. 다니엘은 자신의 빗자루를 관리하며 혀를 끌끌 찼다. 루아도 충분히 재환이에 대해 호감인데 아직 왜 그러고 있는지. 그러면서도 재환이가 그냥 짝사랑으로 끝나길 바라는 모순된 감정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리고 요주의 인물은 후플푸프에 둘이나 더 있었다. 우선 윤지성 선배. 물론 둘은 그저 친한 사이 같다지만, 글쎄. 경계해야 할 것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지성의 앞에서만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이 존재하는 것을 다니엘은 알고 있었다.
또 배진영은 잘생겼다. 잘생겼는데 순수 혈통에 모순되는 후플푸프에 가있는 것 자체가 루아가 끌려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 그녀는 잘생긴 것에 약하다.
다니엘은 한번 그녀에게 투덜거렸었다.
“진짜 너 얼굴 밝혀.”
“맞아. 잘생긴 게 좋지.”
“ㅡ허, 당당해...멋있어...반박할 수가 없네.”
“너도 잘생겼어.”
그러면서 그의 턱을 손가락으로 쓸고 지나갔던 짜릿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니엘은 무의식처럼 자신의 턱을 매만졌다.
잘생긴 거 하면 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리핀도르 후배 박지훈. 잘생겼다. 오죽하면 1학년 때부터 기숙사 배정 받는데 그리핀도르에 가자마자 다른 기숙사 여학생들이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컸을까. 심지어 루아도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같이 다니는 친구 박우진. 걔는 뭔가 수상하다. 루아와 그만의 비밀이 있는 것 같아서 성우와 함께 캐보려다 실패한 기억을 떠올렸다. 다니엘은 블랙리스트 속 박우진에게 별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대휘도 요새 신문 쓴다고 왔다 갔다 하는데, 호그와트의 셀러브리티가 누구인가. 루아 아닌가! 덕분에 옆에서 알짱거리는데, 다니엘은 그러다 연심을 품을까ㅡ혹은 이미 품고 있나ㅡ걱정이 되었다.
래번클로의 황민현은 또 잘생겼다. 아, 이 세상엔 왜 이리 잘생긴 사람이 많은 걸까. 성우와 친하지만 가장 다니엘과 성우가 가장 경계하는 대상 중 하나다. 래번클로 첫사랑 아이콘에 루아가 들어갈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그녀가 마음에 들어하는 인간형이 하나 더 래번클로에 있다. 하성운. 그 선배는 괴물이었다. 다니엘은 함께 퀴디치를 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덤스트랭과의 경기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아연함을 성운에게서 느꼈다. 그래서 다니엘은 성운이 퀴디치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밀려오는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금 지나치게 공부를 잘하고 있어서 할 말을 잃었지만.
세상에, 이렇게 많다니. 다니엘은 어느새 자신이 빗자루를 부러트릴 정도로의 힘을 쥐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식겁했다. 소중하게 빗자루를 옆에 내려놓은 다니엘은 대신 머리를 움켜잡았다.
오늘 추가된 라이관린에 대해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니엘은 퀴디치 연습장으로 들어갔다.
***
성우는 슬쩍 자신의 앞에서 고대 룬 문자 과제를 하는 루아를 지켜봤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섹시했다. 남들이 볼 때는 그저 과제 중인 여학생일지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면 검은 머리카락이 옆으로 넘어가 흰 목덜미가 살짝 보였고, 집중하면 살짝 벌어지는 입술과 찌푸린 미간에 성우는 침을 삼켰다.
그런 성우를 눈치 챈 루아는 그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그리곤 허리를 피고 요망한 혀를 내밀어 대놓고 섹시한 포즈를 해 보이자 성우는 자신의 눈을 가리며 웃었다.
“들켰나?”
“눈에서 인센디오 주문 나오는 줄 알았어요. 아주 이글이글하네.”
“불이 뿜어져 나오듯?”
“선배도 참 감정 표현이 다 드러나. 그게 난 참 마음에 들어.”
자신과 루아 사이에 있는 고대 룬 문자들을 집어치우고 다가가자 그녀는 성우의 볼에 손을 가져다 댔다. 슬리데린 소파에 누워 아래에 있지만 어쩐지 루아가 성우의 위에 있는 것 같았다. 씩 웃는 성우의 볼에 있는 세 개의 점을 매만지며 그녀는 말했다.
“다음엔 천문학을 해볼까요.”
별자리 점. 그녀는 그렇게 불렀다. 성우는 자신의 볼에 점 세 개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녀의 손바닥을 펼치고 그 위에 고대 룬 문자를 쓰는 성우의 손가락이 어딘가 야했다. 슬리데린 기숙사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일어나 같이 소파에 앉는 루아와 성우. 그녀는 성우의 귀에 속삭였다.
“반장이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바로 일어났잖아. 봐줘.”
까르르 웃는 루아를 잡아 자신이 치웠던 고대 룬 문자를 드는 성우. 그리고 테이블 밑으로 떨어진 과제물을 방금 들어온 학생 중 한 명이 올려주었다.
“라이관린?”
“떨어진 것 같아서요.”
고마워, 하며 받아 드는 그녀를 두고 성우와 눈이 마주친 라이관린은 알 수 없는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보며 꾸벅 인사했다.
성우도 한번 끄덕, 한 뒤 미소를 거두고 과제로 시선을 돌렸다.
***
래번클로는 요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기숙사 특성 상 지적이고 독특한 학생들이 많은 래번클로는 단합되기 어렵다는 막연한 특징이 있었다. 지나치게 지적이고, 지나치게 독특했다. 하지만 이들이 하나로 모일 때가 있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반장 황민현. 그는 래번클로의 자랑이었다. 항상 웃고 다니다 가끔 보이는 냉정한 모습은 그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요새 그의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래번클로들은 호그와트 꼭대기에 위치한 기숙사에 모여 토론을 벌였다. ‘황민현의 기분은 왜 안 좋은 것인가.’
“5학년부터 O.W.L을 보니까 시험 스트레스 아닐까.”
“선배는 원래 공부 잘하는데?”
“잘하는 사람이 더 받을 수도 있어.”
“그냥 집안 사정 아닐까.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게 실례일 수도 있다는 생각 안 해봤니?”
“오ㅡ그럴 수도 있구나. 선배 집안이 어디지?”
“혼혈이라고 들었어.”
“그렇다면 우리가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없잖아!”
래번클로가 토론하는 모습은 과연 장관이었다. 원형의 기숙사 거실에 아치형 창문이 호그와트의 아름다운 전경을 담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글레디에이터처럼 원형의 경기장을 보는 듯 했다.
한쪽에서 안경을 쓰고 책을 보던 성운은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한 마디 툭, 던졌다.
“왜 연애 문제라고는 생각 안 하는 거야?”
그 말에 모든 학생들의 대화가 멈췄다. 성운은 웃으며 책을 덮고 말했다.
“사랑이야 사랑.”
모두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 성운은 유유히 남자 기숙사 방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민현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폴짝 누웠다.
“너 때문에 래번클로가 난리다. 표정 좀 풀어.”
창문 밖을 보던 민현이 고개를 천천히 돌리고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아, 형이구나.”
“루아가 고백 안 받아 준거야?”
민현이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 청동 독수리상 같은 이야기를 하던데.”
“기숙사 암호 퀴즈?”
래번클로는 기숙사 암호가 없고, 청동 독수리가 낸 문제를 맞혀야지만 들어 갈 수 있다. 그래서 가끔 다른 기숙사 학생이 맞춰서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전 슬리데린이잖아요.”
“응?”
“라고 했어.”
성운은 자세를 바로 잡아 앉으며 안경을 벗었다.
“그니까, 어...”
“맞아요. 그녀는 슬리데린이죠.”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뛰어난 퀴디치 선수였고, 그렇게 때문에 퀴디치를 그만두겠다는 고민을 할 때, 래번클로 아이들은 합리적으로 반대했었다. 루아는 지나가면서 말했었다.
“어쩌면, 공부까지 잘할 수 있는데 왜 하나만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전.”
성운은 퀴디치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수석까지 해보고 3등을 유지했다. 자신은 래번클로 중에서도 똑똑한 래번클로였고, 재미있었다. 퀴디치보다.
그 뒤로 성운은 그녀를 따랐다. 래번클로인 그의 머리로 따져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
“넌 너만의 루아가 필요하지만 걔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인 걸.”
그의 말이 맞다. 민현은 미소를 거두고 눈을 감은 뒤 한숨을 내쉬었다. 성운은 민현에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듯 잡으며 말했다.
“포기해 그럼. 난 아니지만.”
민현이 눈을 뜨고 성운과 마주 보았다. 짧은 정막이 흘렀지만 곧 성운이 손을 때고 어깨를 으쓱한 뒤 밖으로 나섰다.
“어쩌겠어. 걔는 천상 슬리데린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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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봐주는 분들이 있어 기쁩니다ㅠㅠ
약간 마이너해서 걱정했어요. 취향 아닌 분들은 확 아닌 것 같아서ㅠㅠㅠ
이제 슬슬 인물들이 다 나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