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하야 정세운
하루의 시작이 항상 다름이 없었다.
늘 그렇듯 알람소리에 눈을 떴고 뜨면 뭐하는지 다시 눈을 감아버려서 소리치며 학교에 달려가고
책상에 앉아서는 분명히 책을 보고 있었는데 눈을 감았다 뜨니 책상과 뽀뽀하기 직전으로 목이 꺾여있었다.
시험을 치고도 또 시험이 남아서 엊그제 중간고사를 친 것 같았는데 다시 눈 앞에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일상이 똑같았다 분명히.
언제까지? 내가 수학학원을 나와서 평소엔 어둡다고 눈길도 안주던 지름길로 발걸음을 내려놓기 전까진.
1.
항상 수학이 문제였다.
1과 2가 존재하는 작은 성적표에서 혼자만 우두커니 4를 자랑하는.
엄마는 언니와 달리 열심히 공부하는 나를 지지했고 기대를 걸었다.
부담주지 않으려 하지만 부담 주는게 눈에 보였다. 안 줄거면 철저하게 주지 마시던가..!
각설하고 그렇게 해서 다니던 수학학원이 내 인생의 문제였다.
내가 이렇게 수학에 대해 얘기하는 이유는 지금부터 설명할 모든 일의 원인이 수학이라고 말하고 싶어서다.
핑계가 아니고 정말로 수학 때문이다!
그날은 남아서 틀린 오답노트를 하느라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남은 사람이라곤 우리 수학학원의 미래의 현수막 주인공이자 우리학교의 자랑,
선생님들의 자랑인 같은학교지만 하나도 안 친한 옆 반 남자애인 정세운과 수학쌤들의 걱정과 답답함의 원천인 나뿐이었다.
“ 안녕히 계세요. 내일 뵐게요, 선생님. ”
정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함께 남아있던 마지막 남자아이가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입을 살짝 벌리고는 선생님에게 예의바르게 90도 인사를 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옆에서 한 문제 밖에 안 남았으니 빨리하라고 독촉하는 대학교 알바쌤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라고 안하고 싶겠어요..? 빨리 할 수 있었으면 제가 애초에 틀렸겠냐구요..!!
부들부들거리며 샤프를 움직였다.
선생님이야 수학이 좋아서 수학과 가셨겠지만... 저는 아니라구요!
오답노트 때문에 친해진 재환쌤이 내 앞자리에 앉아서 중얼거린다.
“ 여주야. ”
“ ..... ”
“ 여주야. ”
“ ...왜요. ”
“ 어허, 불성실한 대답. 집 안가고 싶지? ”
“ ..아, 진짜! 저 바쁘거든요? ”
“ 저 배쁘걔든여? 설마 그 국민프로듀슨가 그거 보러가냐? ”
“ 알면 제발 보내주세요..네? 오늘 2차 경연 날이라구요..! ”
“ 여주야. ”
“ 네??!! 보내줄거에요?? ”
“ 그거알지? ”
“ ...아, 진짜 아니까 그 말 좀 그마,ㄴ, ”
“ 걔네는 너 몰라~ 아무리 니가 픽해줘도 모른다아~? ”
“ .... 이씨.. 저도 알거든요?.. 저 선생님이랑 말 안할래요. ”
“ 그래, 안해도 되니까 빨리 풀어. 나도 좀 가게.. ”
“ 쌤이 말 안걸면 되거든요!! 이러니까 여자들이 쌤 안 좋아하는거에요. ”
“ 뭐? 야, 여주 너가 어려서 그렇지 쌤이 학교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대학가봐, 나같은 남자 선배가 있을거 같애? “
“ 참나, 선생님. 그거 다 옛날이거든요?
쌤 내년에 복학하면 자-알 생긴 새내기들이 이미 쌤의 존재를 대신 하고 있을거에요.
쌤 이제 복학하면 오빠도 아니고 아저씨거든요!! ”
“ 뭐? 이여주, 말 다했어? 나 아직,! ”
“ 덜했어요. 오답노트 다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
등 뒤로 소심하게 나 아직 22살이야.. 라고 말하는 재환쌤을 뒤로하고 바삐 발을 움직였다.
현재시간 10시 30분.
지름길로 걸어가면 15분이면 가능.
조큼 무섭지만 우로빠들을 위해 나는 어둠을 가로지를 용기가 있다! 11시까지 집에 어떻게든 도착해야한다.
마음을 굳게 먹고 학원 계단을 내려왔다.
평소의 길이 아닌 학원에서 조금 걸어가 구석진 골목으로 들어가는 루트였다.
이어폰이 없으니 입으로 노래를 부르면 되는 일이다.
“ 사랑보다 더 사랑 같은 너어- 유우우우우우! ”
어깨를 휙휙 돌리면서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골목에 들어서고 있었다. 두 명이 걸으면 좀 여유로울까 싶은 골목이었다.
저 멀리서 작게나마 말소리가 들렸고 좁은 골목으로 담배연기가 스멀스멀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
실루엣이 하나인 걸 보니 전화를 하는 듯 했다.
아, 진짜. 불편한데. 이 좁은 골목에 다른사람 옆을 딱 지나가는 건 너무 민망하다.
뭔가 내가 저 전화통화를 방해하는 것만 느낌적인 느낌도 들고. 저 분의 담타(담배타임)를 방해하는 것만 같은 기분.
노래는 부른적도 없다는 듯이 입을 싹 다물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려 저 뒤에서부터 고개를 미세하게 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귓가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했다. 아니 분명 목소리는 익숙한데 그 목소리에서 나오는 말투와 단어선택이 익숙하지 않은 느낌..
고개를 슥 들었다.
전방 3M앞. 아는 얼굴이다.
맞는데, 아는 얼굴인데.
손에 들려있는 저 하-얀 것과 저 말투는 아는 것의 그것이 아니었다. 아직 날 못 본거 같은데. 지금이라도 뒤돌까.
아니야, 난 국민프로듀서로서 책임을 져야하는데.. 한 발짝 두 발짝 설마, 혹시나 하면서 앞으로 조금씩 가면서 나는 점점 더 경악했다.
자연스럽게 들려있는 저 것은 담배가 분명했고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정세운은 한 쪽 벽에 등을 기댄 채 오른손으로는 귀에 전화를 대고 있었고,
담배 연기를 들이키더니 왼손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리며 고개를 들어 하늘로 연기를 뿜었다.
분명 저건 모범생이 ‘반항할테야’ 라고 하며 처음 피워보는 것의 그것이 아니었다.
정세운이 맞다. 맞는데, 우리학교의 자랑이 될 정세운,
옆 반 담임선생님이 항상 칭찬하는 정세운,
학주가 항상 프리패스 주는 정세운,
수학학원의 자랑 수학천재 정세운,
방금 학원에서 예의바르게, 나긋하게, 조용하게 인사하고 간 정세운.
그리고 자연스럽게 오른쪽 발 앞꿈치를 땅을 찍어 스무스하게 돌아서 가려던 나의 계획은 오른발이 땅에 닿아 뒤도는 순간,
“ 야 거기 잠깐만. ”
“ ........... ”
“ 야, 서봐. ”
“ ............ ”
“ ........... ”
“ .......... ”
“ 이여주? ”
“ ....... ”
“ 이여주, 맞지. ”
아닌데요..
뚱인데요....
2.
학교가 가기 싫은 적은 평생에 많았는데, 18살까지 살면서 매일이 그랬는데, 학교 가기가 무서운 적은 오늘이 살면서 처음이었다. 어제만 생각하면 오싹한 정세운 때문에.
“ 이여주? ”
“ ....... ”
“ 이여주, 맞지. ”
“ 어...........안..녕....? ”
“ 응, 안녕.
학원에서 늦게 나오네. 위험한데. ”
그리고 좀 당황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아 여주야 이건 말이야, 라고 변명을 하거나,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던가 아니면 모른척 해달라고 부탁을 하던가
뭐 그런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정세운은 처음에 조금 흔들렸던 눈동자 말고는 평온했다. 약
간 흔-들 하더니 담배를 뚝 끄고는 나를 그냥 빤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진짜 빤히. 빤-히.
이 정적이 숨 막힌다.
정세운이 먼저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 당사자는 가만히 있으니 빠져나갈 궁리도 안 떠올랐다.
“ .....어..지나가는 길어어서.... 집이...이쪽이...”
“ 응. ”
“ 빠른데......응..그래 지나갈게...! ”
“ 응. 지나가. ”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 못본걸로 해달라하면 그럴테니까 제발.. 정말 신이라도 찾고 싶었다.
이럴바엔 오빠들 늦게 봐도 되니까 돌아서 갈 걸. 집에 빙빙 돌아서 갈 걸. 수천 번은 생각했다.
왜인지 덜덜거리는 발걸음을 조금씩 옮겼다.
방금 전 정세운이 나를 알아보고 불러 세웠을 땐, 이대로 너무 놀라서 심장이 터지는 건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
전교부회장도 했었고, 착실하고, 성실하고, 바른생활의 표본인, 옆반 반장, 수학천재, 전교권을 자랑하는 등수,
그리고 담배피는 정세운.
어느정도로 놀랍냐면 얼마나 정세운이 평소에 스윗하고 착하고 하면 입에서 ‘야’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였다.
항상 누구누구야. 누구야. 땡땡아. 남녀 불문 이름도 다정하게 처음 보는 애더라도, 친한 친구더라도 항상 적당히 선을 지켰고.
또 장난을 안치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정세운을 좋아하는 애만해도 항상 반마다 두 세명은 있었다. 그 다정한 모먼트에 반해서.
항상 무언가 기시감이 든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또 뭔가 이상하다 한 것 같아도 천성이 정말 착한 애 같고 성실하고 그냥 모범생의 표본이면서도
정세운은 완벽한 인싸였기에 그런 생각을 접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내일 학교 갈 생각에 흥분이 되었다. 비밀로 해달라고도 안했는데. 들켜도 상관없다는 태도잖아, 지금 저 여유는!
남들한테 말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상상이 안갔다.
요즘은 고딩들도 많이 피우고 더군다나 남의 비밀 떠벌리고 다닐 생각도 없었지만
정세운이, 그 정세운이 담배라니. 말투도 학교에서완 다르고 눈빛도 달랐다.
정세운이 학업스트레스에 그럴 수도 있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발걸음이 정세운이 서있는 곳 바로 앞에 다 달았다.
이 지점만 넘기면 빠른 걸음으로 달아날 생각이었다. 잠시만, 내가 막 소문낼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이거 나만 아는 거면 약점 잡은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하며
“ 여주야. ”
“ 어?!!! 나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 못본 척..할....건데.. ”
미친. 지금 이 찌질한 말은 뱉은 건 누구지? 순간적으로 머리로 소문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보니 생각을 읽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이름을 부르는 정세운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못본 척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와 누가봐도 방금 일파만파 소문내려다가 걸린 느낌이었다.
“ 그래? ”
눈꺼풀에 있는 속쌍이 살짝 들어올려질 정도로 눈을 감았다 뜨며 입꼬리는 살짝 올라간 정세운이 나를 쳐다본다. 주머니엔 손을 넣은채로.
내가 살짝 고개를 올려서 쳐다보자 정세운이 갑자기 내 어깨쪽으로 얼굴을 확 숙이곤 나를 살짝 보면서 말한다.
“ 고마워. 여주가 그래주면 땡큐지. ”
" 내일 학교에서 보자. 여주야.
위험하니까 조심히 가고. "
조심히 가라는 말에 뒤돌아 보니 여느때나 보여주던 학교에서의 그 정세운이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3.
누가 날 쫓아오기라도 하는 마냥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학교에 도착했다.
" 여주야. 어디아파? "
" 응? 아니아니. "
안색이 파리하다면서 반친구들이 걱정을 해줬다. 왜 내가 이렇게 걱정을 하는걸까, 나는 잘못한 것도 없고
정세운한테 책잡힌 것도 없다. 그런데 대체 왜? 왜 내가?
그래, 당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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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고도 혹시나 하면서 혹시 저 앞문으로 저 뒷문으로 벌컥하고 들어올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뒷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정세운이 등장했다. 아무래도 옆반이니까 자주 오긴 했는데, 올때마다 그냥 얼굴은 알지만 인사도 안하는 사이였다. 복도에서 둘이 어색히 마주치면 정세운이 항상 먼저 스스럼 없이 여주야 안녕. 이라고 햇살마냥 웃으면서 해주긴 했지만.
하지만 지금 이순간은 그 웃음이, 인사가 가장 무서웠다.
반에 있을때처럼 사람 많을때는 굳이 인사안하니까 괜찮겠지..
나는 창가자리 구석에 앉은 나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는 정면을 응시한채 눈동자만 슥 굴렸다.
하필 정세운의 친한 친구인 임영민이 내 옆분단이어서 교실 중간까지 올게 분명했다. 나는 찬찬히 앞을 응시했다.
그래 괜찮아. 할 수 있어. 눈 안 마주칠 수 있어. 앞에 있는 친구들과 의식하지 않는 척 하며 얘기하고 있었다.
친구들의 이야기 주제는 정세운과 임영민이었다. 특히 정세운.
임영민이야 장난기 많은 캐릭터고 두루둘 친했고 이미 정세운은 종종 우리반에 올 때마다 이야기 소재가 되었다.
이번에는 정세운 카제하야 썰 .
“ 진짜 정세운은 카제하야 그자체다..”
“ 그게 뭔데? ”
“ 너에게 닿기를 몰라? 카제하야? 모든 덕후의 남자친구잖아. 카제하야 이름 뜻도 바람인데 정세운 보면 딱 그렇잖아.. 푸른색 바람같다.. ”
한 친구의 말에 애들이 오타쿠라고 꺄륵거리면서도 공감했다. 맞다고. 그렇게해서 정세운은 ‘이과 카제하야’가 되는 중이었다.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동조하는 웃음으로 속으로는 다른생각을 했다.
너희들의 카제하야가 담배피는거 너희는 상상이 가..?
난 봤는데도 안 가...
라고.
친구들에게서 시선을 떼고 ‘이제 곧 종 치니까 가겠지’ 하면서 턱에 손을 괴고 슬쩍 보니 정세운은 임영민과 뭐가 그리 즐거운지 맑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다.
웃을 때 눈을 가늘게 접으며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웃고 있었다.
진짜 카제하야라는 캐릭터가 잘 어울리긴 한다. 저렇게 맑게 웃는 것까지도.
아직도 어제의 장면이 상상이 안갔다. 시끄럽지도 않게 조용히 얘기를하며 웃는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정세운과 눈이 마주쳤다.
미친. 이여주 왜그랬어! 눈이 마주치는 순간 어색하게 고개를 빳빳이 꺾으며 창가를 바라보려고 할 때였다.
“ 어, 여주야. 안녕. ”
아니, 저한테 왜 인사하세요....평생 반에서 한 번도 안하다가...
그리고 정세운이 인사를 하고 여자애들이 놀란얼굴로 눈동자를 다 보이며 내게 ‘뭐야 무슨사이야?’ 원래 아는사이야?‘ 를 시전하는 동안
정세운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가만히 있었다.
“ 어어? 안녕.. 세운아.. ”
‘뭐야 갑자기 왜 인사해? 아는 사이야? 어떻게 알아?’ 라는 질문에 나는 그저
정세운을의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 ..수학학원 같이 다녀서 알아. ” 라고.
그리고 정세운은 유유히 반을 떠났다.
4.
그리고 나는 곧 정세운에게 약점을 잡히게 된다.
중간고사가 끝나서 중간고사 성적으로 수학분반을 시행했고
“ 어, 여주 또 만났네. ”
“ 그렇네.. ”
거짓말처럼 짝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창가자리에 지목되었고 정세운이 수학책과 필통을 들어 먼저 창가자리고 향하고 있었다.
“ 저기, 혹시 내가 창가 쪽 앉아도 돼? ”
조금은 다급함이 묻는채 말을 걸었다.
몇일 전과는 너무 다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정세운에게 말을 했다. 지금은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더 다급한 이유가 있으니까.
정세운이 눈에 의문을 띄우면서도 순순히 책을 치워줬다. 나는 사물함과 책상 사이의 좁은 틈으로 들어가 창가쪽에 앉았다.
나는 창가자리는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는데 하늘을 보는게 좋아서도, 그냥 창가가 좋아서도, 구석이라서도 아니었다.
수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정세운이라면 벌벌 떨고 피하려고만 하던 내가 지금 이렇게 정세운에 무신경 할 수 있는 이유, 창가에 앉겠다는 집념에 가득찬 이유,
그건 바로 운동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업이 반틈 정도 지난 것 같았다.
멍하니 창밖을 통해 운동장을 보고 있는데 정세운이 수학책 끄트머리에 정갈한 글씨를 쓴 채 나를 툭툭쳤다. 그리고는 샤프 끝으로 책에 쓴 글씨를 내게 보여줬다.
수학 개념이 적혀있는 진한 글씨 위 여백에 기울어짐 없이 반듯한 글씨들이 나를 반겼다.
‘ 너 박우진 좋아하지. ’
토끼만해 진 눈을 뜨고 정세운을 쳐다보자 정세운이 살풋 웃으면서 마저 끄적인다.
‘ 우리 이제 쌤쌤이다. 서로 비밀 알았으니까. ’
정세운이 '너 엄청 티나.' 라는 표정을 얼굴에 쓴 채 고개를 살짝 젖히며 환히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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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갑자기 삘받아서 썼는데 횡설수설하네요ㅠㅠ.. 이렇게 하는게 맞나 싶고 재미없고 완전.....
그 노래 저도 들어오자마자 자동으로 틀어지는거 하고싶은데 저작권? 그런때문에 무서워서ㅠㅠ
혹시 알려주실 수 있으시면 해주세요! 피드백은 항상 감사합니다 (하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