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131 음악, 파불 뜨는 사진 다 재업했습니다! 원래 있던 사진과 다른 짤들도 있을 거예요. ^vT
5년이면 며칠이냐?
질린 적 한 번도 없어?
나도 그런 연애 한 번만...
5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들이다. 오늘 며칠이냐, 부럽다, 질리지는 않냐.
날짜, 안 센다.
부럽다, 전혀 그럴 필요 없다.
질리지는 않냐, 글쎄.
이게 연애인지, 친구인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5년째 연애 중
김재환은 소꿉친구, 흔히 불*친구로 불리는 그런 친구였다. 다른 소설 같은 거 보면 왜, 친구에서 연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엄청 풋풋하고 설레지 않은가.
그 소설에 김재환과 나는 끼어들지 못했나 보다.
김재환과 연애를 시작한 건 -엊그제 다닌 것 같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17살, 야자라는 환상에 빠져 이제 갓고딩이 되었다며 삐약 거리던 시절이다.
야자에 찌들어 산 지도 약 2개월 반, 그날은 김재환의 생일이었다.
사실 나는 김재환의 생일인 것도 당일 알았다. 내 생일도 까먹고 사는 나인데, 친구 생일을 기억할 리가 없었다. 아무튼, 김재환과 등교를 하는데 뭔 시선이 그렇게 많은가 싶었다.
머리 안 감은 게 티가 났나.
"야, 김재환."
"어?"
"나 머리 안 감은 거 티 나?"
김재환은 내 머리 냄새를 맡더니 말없이 작게 박수를 쳤다지. 아무튼, 그때까지만 해도 내 머리 때문에 쳐다보는 줄 알았다. 근데, 아니더라.
"야, 김재환! 생일 축하한다, 인마."
생일?
김재환에게 오늘 생일이냐 묻기도 전에 김재환의 여러 친구들이 김재환에게 생일빵을 때리고 튀었다. 맞아도 좋은지, 김재환의 표정은 밝았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느꼈다. 김재환 이 자식, 인싸구나. 나는 교실로 올라가던 김재환의 등을 작게 토닥였다.
"미안, 나 내 생일도 까먹는 거 알잖아."
"알아. 기대도 안 했어."
"오늘 야자 안 하잖아, 저녁 맛있는 거 먹자."
"…그래."
금요일은 김재환과 내가 학원 핑계로 야자를 안 하는 날이었다. 사실 학원은 끊은 지 오래였다. 그래도 사소한 일탈 같은 거랄까. 고1에게 일탈이라고 해봤자, 야자를 빼는 것이었다.
급식 표를 보자 클로렐라 밥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작게 환호를 질렀다. 김재환의 생일이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이 밥을 먹고 집에 갔을 거니까.
저녁 시간 종이 울리고, 천천히 가방을 싸는데 이미 앞문에 김재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짐을 싸는 동안에도 김재환에게 생일을 축하한다며 선물을 주고 가는 이가 몇 있었다.
가방을 싸고 나오자 김재환의 손에는 생일 선물(+먹을 것)이 한가득이었다.
"...저녁 안 먹어도 되겠는데?"
"먹을 거야. 집에 들렀다가 가자. 먹고 싶은 거 생각하고 있어."
"응."
5년째 연애 중
"야, 야. 뭔 생각하는데."
"...어?"
아, 너무 깊게 생각을 하고 있었나. 앞에 안주를 두고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정신을 못 차리냐, 정신을."
다니엘은 한심하다는 듯 나를 구박한다. 하긴, 음식 앞에 두고 멍 때리니까 저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짧게 고개를 젓고는 핸드폰을 봤다. 아, 부재중 전화도 왔었네. 확인하는 도중 전화가 또 한 번 울린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미안, 무음 해놨나 봐."
-어딘데?
"한신."
-누구랑.
"네 영혼의 짝꿍."
-아, 금방 갈게.
먼저 끊어, 김재환의 말을 듣고는 짧게 어,라고 대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다니엘을 쳐다보자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뭘 보냐니까 특유의 강아지 웃음을 짓는다.
"그냥. 니넨 변한 게 없다 싶어서."
"뭐, 나랑 김재환?"
"어. 내 가끔은 너네 연애하는 것도 까먹는 거 아나."
"...그럴 만도."
말만 연인이지, 김재환과 나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사실 5년째 연애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대로 살다 보니 5년이나 지났다, 가 더 맞는 거 같다.
또 깊게 생각에 빠졌을 때, 내 옆에 인기척이 느껴져 쳐다보았다.
"왜."
"아냐."
그래도, 나는 이런 사이가 좋다.
이런 둘을 바라보는 다녤 |
커플 사이에선 셀카 찍기가 체고야 ✧ (๑❛ڡ❛๑)☆ |
본격 사심 채우기 글... ^^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사심을 채워보겠습니다 ㅎvㅎ♥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