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아. 레몬 든 것만 빼고."
뒤이어 덧붙인 백현의 말에 찬열이 환하게 웃었다. 그래요, 우리 레몬 든 것만 빼고 다 먹어요. 찬열이 그렇게 말하고는 백현의 손을 잡은 손에 힘을 꼭 주었다.
[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근데 손 치워."
백현이 손을 꼼지락거리면서 뺐다. 백현은 땀이 찬 손을 바지에 대충 닦아냈다.
"내가 좋아하는 식당으로 가자. 거기 맛있어."
백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핸드폰 액정화면으로 제 얼굴을 확인했다. 울어서 눈가가 조금 빨갰지만, 뭐 괜찮았다. 그러다 문득 백현은 아까 전 찬열의 물셔틀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으악. 까칠하기로 사포와 견줘도 지지않는 이 변백현이 신인모델 물셔틀이라니. 백현이 한숨을 폭, 쉬었다. 그래도 아깐 어쩔 수 없었는 걸.
"디자이너님? 안 가요?"
'물셔틀'때문에 그 자리에 서서 한숨을 쉬는 백현의 얼굴 앞으로 불쑥 찬열의 얼굴이 가까이 나타났다. 으악, 깜짝아! 백현이 놀라 눈을 크게 뜨고는 껌뻑거렸다. 찬열이 제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저 웃음! 저렇게 웃으면서 뭘 해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하겠단 말야. 백현이 괜히 애꿎은 찬열을 노려보다가 서로의 코가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온 찬열의 얼굴을 손으로 밀어냈다.
"가자."
백현이 퉁명스레 말을 하고서 앞장서서 걸어갔다. 쇼핑백을 주섬주섬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백현의 뒷모습이 또 귀여워서, 찬열은 뒤에 서서 한참을 실실거리며 웃으면서 백현을 쳐다봤다. 그래봤자,
"안 오냐, 너?"
하는 백현의 날카로운 말에 쪼르르 뛰어 옆에 따라 붙었지만.
*
찬열은 백현이 좋아한다는 식당의 의외의 분위기에 큰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파스타집이거나 이태리 레스토랑 같은 곳일줄 알았는데. 백현이 자주 간다는 식당은 '막창집'이었다. 패션계의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가 '막창집'이라니. 의외로 소소하구나. 찬열이 씩, 웃었다. 자주 온다는 식당이 정말로 맞는 지, 백현은 익숙하게 '이모'를 불렀다. 이것저것 능숙하게 시키고는 소주를 네 병을 시켰다.
"둘이서 네 병이나 까자구요?"
스테인리스 식탁 위로 놓아진 초록색 소주 네병을 보며 찬열이 물었다.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능숙하게 소주병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소주 뒤까지 탁탁 손바닥으로 치고, 뚜껑을 땄다. 불판 위의 막창이 아직 익지도 않았는데 백현은 찬열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랐다. 잔이 넘치기 직전까지 소주를 가득 따르고는 소주병을 찬열에게 건넸다.
"따라."
백현이 내민 잔에 찬열은 소주를 반 쯤 따랐다. 반 밖에 차지 않은 잔을 보며 백현이 인상을 찌푸렸다. 가득. 백현의 말에 찬열이 다시 술을 부었다.
"짠!"
제 잔을 찬열의 잔과 부딪히고는 소주를 왈칵 마셨다. 그런 백현을 찬열이 걱정스레 쳐다봤다. 아직 고기도 다 안 익었는데. 찬열이 원샷을 해버린 백현을 쳐다보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백현은 아직 한 방울도 안 줄어든 찬열의 잔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나만 먹이겠다, 이거야? 백현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찬열을 노려봤다.
"안 마셔?"
"네? 아, 네."
그제야 찬열이 술을 들이켰다. 윽, 맛 없어. 찬열이 원샷을 하자 그제서야 백현이 만족스러운 듯 씩, 웃었다. 막창이 지글지글 익어가고, 소주도 점점 줄어들었다. 한 시간만에 백현과 찬열은 세 병을 처리했다.
"너무 빨라요, 디자이너님."
"나 아직 멀쩡해."
멀쩡하다고 말하는 백현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있었다. 아닌 거 같은데. 찬열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백현을 쳐다봤다. 백현이 아까부터 실실 웃으면서 막창을 집어먹고 있었다. 자작도 하기 시작했고.
"디자이너님 주량이 어떻게 되요?"
백현은 찬열의 물음에 아무런 말 없이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두 병? 찬열이 묻자 백현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백현의 갈색 머리카락이 찰랑찰랑거렸다. 한병 반쯤 넘게 마셨으니까 슬슬 백현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백현은 제 잔을 계속 채웠다. 결국 찬열이 백현의 잔을 뺏어들었다.
"이제 그만 마셔요."
"야! 내놔!"
찬열이 잔을 뺏자 백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내밀었다. 백현의 잔에 든 술을 찬열이 전부 마셔버리자 백현이 찬열을 무섭게 쏘아봤다. 화가 잔뜩 난 비글처럼.
"너어…."
백현의 혀가 조금씩 꼬이고 있었다. 거 봐. 찬열이 혀를 끌끌 차며 백현을 쳐다봤다. 백현은 찬열이 제 잔을 내놓지 않자 급기야 병나발을 불기 시작했다. 변백현! 찬열이 놀라서 '디자이너님'이라는 호칭 대신 백현의 이름을 불렀다. 소주병에 반쯤 남았던 술을 벌컥벌컥 마신 백현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실실 웃기 시작했다.
"싸가지 없는 노옴…."
백현은 제 손에 쥐고있던 소주병을 뺏어가는 찬열의 이마를 툭, 치며 말했다. 저가 지금 뭘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을 필터링하지 않고 곧이 곧대로 말하고 있었다.
"L&M브랜드 좋아하는 몰상식한…."
"몰상식이요?"
"그래애! 몰상식!"
웃으면서 대꾸하는 찬열의 이마를 다시 툭, 치고 소리를 빽 질렀다. 찬열은 얼굴을 복숭아빛으로 물들이고 술주정을 하는 백현을 보며 아빠미소를 지었다. 아, 귀여워. 백현은 제 두 눈을 껌뻑껌뻑거리더니 열이 오르는 제 두 볼에 찬열의 손을 가져다댔다. 안 그래도 큰 찬열의 눈이 더 커졌다. 백현이 꼭 잡은 제 두 손목에 열이 올랐다.
"아…, 시원하다아."
백현이 그렇게 말하고는 두 눈을 감았다. 찬열은 눈 앞에 보이는 눈을 꼭 감은 백현의 얼굴에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저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주위의 눈치를 한참을 살피다가 찬열이 백현의 입술에 짧게 입맞췄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은 게 1초밖에 안됐지만, 찬열은 몸을 움찔 떨고 뒤로 물러났다. 심장이 100미터 달리기라도 한 듯이 쿵쾅쿵쾅 뛰어댔다. 백현은 이제 아예 테이블에 엎어져 쿨쿨 자고 있었다. 그런 백현을 보며 찬열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찬열이 달아오른 얼굴에 손부채질을 해대면서 생각했다.
"디, 디자이너님, 이제 집에 가요."
곯아떨어진 백현을 흔들어깨워도 백현은 깨어나지 않았다. 디자이너님 집도 모르는데. 찬열이 울상을 지었다.
"변백현! 백현아!"
백현은 정말로 곯아떨어진 게 분명했다. 찬열이 제 이름을 마구 불러도 일어나질 않았다. 찬열이 곤란한 듯 한숨을 쉬었다. 정말로 취한 모양이네. 찬열은 일단 계산을 하고,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백현을 업었다. 말라서 가벼울 줄 알았는데 꽤나 무거웠다. 식당 옆 주차장에 세워 둔 백현의 차 뒷좌석에 백현을 뉘이고, 대리운전을 불렀다. 백현의 집을 모르니 제 집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내일 아침에 깨면 아주 깜짝 놀라겠네. 찬열은 조수석에 앉아 룸미러로 뒤에 누운 백현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레녹 |
안녕하세요! 레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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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많이 늦었죠... 선약이 있었는데 어제 말씀드린다는 걸 깜빡했어요!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올립니다!!!! 죄송해요!!! 흑흑흑흐긓흐ㅡ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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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시간은 월,수,금 다섯시로 정했답니다.
늦어도 여섯시안으로 올라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