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어김없이 네시가 되자 찬열이 백현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이제는 안면을 튼 백현의 비서에게 살갑게 손인사까지 했다. 저 왔어요, 하고 사무실로 들어왔지만 백현은 아무 대꾸도 없었다. 그저 책상 위에 몸을 엎드리고 찬열이 온 것도 모르고 쿨쿨 자고 있었다. 감기 걸릴라. 찬열은 제 코트를 벗어 백현에게 덮어주었다.
"이게 뭐지?"
찬열의 눈에 펼쳐져있던 백현의 디자인노트가 들어왔다. 그리고 익숙한 화보사진. 얼마전 찍었던 제 화보였다. 헐. 찬열이 놀란 얼굴로 곤히 자는 백현을 쳐다봤다. 이 디자이너님 안되겠네, 아주. 화보사진을 골라도 상체가 훤히 다 드러나는 걸로 골랐네. 제 맨몸을 백현이 물끄러미 쳐다봤을 걸 생각하니 얼굴에 열이 올랐다. 왜 남의 몸을 보고 난리야! 찬열이 제 사진을 다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손부채질을 했다. 차가운 제 손을 열이오른 두 뺨에 대니 조금 열이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그제 백현이 술에 취해 달아오른 볼에 제 손을 가져다가댔던 게 떠올라서, 찬열은 또 혼자 오두방정을 떨었다. 아직까지도 백현의 몽글몽글한 볼의 감촉이 생생했다. 쓸데없이 기억력은 좋아서! 찬열이 제 머리를 아프지않게 꽁 때렸다.
찬열이 혼자 오두방정을 떠는 동안에도 백현은 쿨쿨 자고 있었다. 패션쇼 준비로 바쁜 탓이었다. 찬열은 세상 모르고 자는 백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가락 끝으로 백현의 콧망울을 만졌다. 동그란 코끝이 귀여웠다. 쿨쿨 자는 백현이 깰까봐 찬열은 소리죽여 웃었다. 찬열의 손가락 끝이 백현의 입술에 닿았다. 단번에 찬열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제 몰래 도둑뽀뽀를 했던 게 떠올랐다.
"헉."
찬열이 숨을 급하게 들이키고서 백현에게서 두 걸음 멀어졌다. 백현에게서 떨어져 섰지만 백현에게 계속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찬열이 흘끔거리며 백현을 쳐다보다 다시 백현의 옆에 붙어 섰다.
"디자이너님이 예뻐서 그런거야, 예뻐서."
찬열은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백현의 입에다 짧게 입맞췄다. 찬열의 얼굴이 단번에 붉어졌다. 입술을 떼자마자 마주친 백현의 눈에 찬열이 기겁하며 뒤로 나자빠졌다.
"야!"
백현이 제 입술을 손등으로 닦아내고는 버럭 소리쳤다. 찬열은 엉덩방아를 찧고서 그대로 얼어붙어있었다. 백현이 울상을 지었다. 너 변태지! 백현이 꽥 소리질렀다. 백현의 얼굴도 찬열만큼이나 달아올라있었다.
"디자이너님이 예뻐서 그랬어요, 예뻐서!"
찬열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며 말했다. 그 말에 백현이 입을 꾹 다물었다. 정말 찬열은 저런 오글터지는 말을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술술 말하는 능력이 있었다. 어디 학원이라도 다니나─. 백현이 찬열을 쏘아보며 생각했다.
"어디 할 게 없어서 도둑뽀뽀를 해?"
백현의 말에 찬열이 머쓱한지 뒷머리를 긁적였다. 뽀뽀도 몰래 안했음 여태껏 못했을걸. 찬열은 그렇게 생각하며 백현이 갑작스레 몸을 일으킨 탓에 바닥에 떨어진 제 코트를 주워들었다. 먼지를 탈탈 털고, 코트를 다 챙겨입은 다음에야 입을 열었다.
"그러면…."
찬열이 백현의 곁으로 바짝 붙어섰다. 백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찬열을 올려다보며 찬열의 뒷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도둑 안할게요."
뭔 말이지? 백현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찬열의 입술이 백현의 입술에 닿았다. 찬열의 커다란 손이 백현의 뺨을 다정스레 감쌌다. 백현의 눈이 평소보다 두배는 더 커졌다. 찬열의 입술은 얼마 안 가 떨어졌지만 백현은 그대로 얼어붙어있었다. 입술이 화끈화끈거렸다.
"저 갈게요!"
찬열이 소리치며 도망치듯이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그때까지도 백현은 굳어있었다. 백현이 눈을 뻐끔거리다 제 입술을 손가락 끝으로 쓱, 매만졌다. 백현의 얼굴이 푹 익은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으아아악! 백현이 소리를 꽥 질렀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전개였다. 박찬열이랑 내가, 내가…! 백현이 소리를 지르고 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백현의 비명소리에 비서가 놀란 듯 뛰어들어왔다. 백현의 모습에 비서는 더 당황해서 백현의 곁으로 단번에 달려왔다. 괜찮냐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비서에게 백현이 고개를 저어보였다.
"아무 것도 아냐. 퇴근해도 되, 수정씨."
백현의 말에 수정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했다. 무슨 일 있으시면 꼭 저에게 연락해주세요. 수정은 그렇게 말하고서 사무실을 나섰다. 백현은 수정이 나가자마자 책상 위로 몸을 엎드렸다. 계속해서 찬열의 입술이 닿았던 게 생각났다. 촉촉한 그 느낌까지 생생했다. 백현은 제 입술을 손등으로 벅벅 문질렀다. 아,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백현이 울상을 지었다.
찬열은 건물을 뛰쳐나와 벽에 기대서서 숨을 골랐다. 어쩌다 그런 용기가 샘솟았는지가 의문이었다. 단추 하나 푸는 것도 그렇게 끙끙거렸으면서. 찬열이 손가락 끝으로 백현의 입술과 닿았던 제 입술을 매만졌다. 머리에 나사 하나 풀린 바보처럼 실실 웃음이 나왔다. 벽에 기대서서 실실 웃는 찬열을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찬열은 계속해서 웃었다. 손으로 제 입을 막았지만 계속해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 기분 좋다. 찬열이 백현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오늘 밤에는 잠을 못 잘 것 같았다.
레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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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분들은 댓글로 찔러주세요! 오늘도 조금 짧은 거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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