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절대 여자문제로 힘들게 할것같지 않은 영민이도 딱 한번, 그것도 영민이 먼저 힘들게 한건 아니지만 여주를 딱 한번, 여자문제로 울린적이 있었어.
"영민아, 어디야?"
"니네 강의실 앞에. 아직 안마쳤나"
"방금 마쳤어. 조금만 기다려~"
오늘도 여느때와 같이, 영민이 여주를 데리러 왔어. 여주가 수업이 끝나자마자 가방을 대충 챙겨서 밖으로 나가자 영민이 보여 웃음을 지으려다가, 옆에 보이는 여자에 표정을 좀 굳혔어. 처음보는 여자였지. 그러면서 영민의 팔을 붙들고 있었어, 영민은 싫다는 표정을 하고있었지만 아랑곳 하지않고 철판을 깔고 있었지.
"아, 니가 여주야?"
"네..누구세요?"
"아, 영민이보다 한학번 선배. 학식 먹으러 간다길래, 같이 가려고. 괜찮지?"
괜찮겠냐? 얼굴에 욕을 하고싶었지만 그래도 선배니까 영민이한테 피해가 갈까봐 여주가 꾹 참고 아무말도 안했어. 그럼 괜찮은걸로 안다며 웃은 여자는 영민의 팔을 붙잡았지. 그러자 영민은 불쾌하다는듯 팔을 뿌리치고, 여주의 손을 잡았어.
"여주랑 둘이서 먹기로 약속해서요."
"그니까 둘이서 먹으라고, 나도 옆에 좀 끼는건데. 뭐가 문제야"
"제가 불편해서 못앉을것같습니다. 죄송한데, 다른 선배랑 드세요"
다행히도 영민이 거절을 하고 여주와 함께 그쪽에서 나왔어. 여주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누구야? 하고 묻자, 모른다며 영민이 짜증스러운 얼굴을 했지. 영민을 탐내는 선배들이 많긴 했는데 저렇게 대놓고 들이대는 사람은 처음이였어. 그래도 영민이가 어련히 잘 해결하겠지 싶어 여주가 영민의 미간을 쭉쭉 펴주고는 학식을 먹으러 들어갔어. 밥을 다 받고 자리에 앉는데, 영민의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았어. 그 얼굴을 보자 또 여주가 인상을 찌푸렸지.
"둘이 먹는다고 하길래 다른곳인줄 알았는데~ 여기였어?"
"....아까 영민이가 말씀드렸던거같은데요, 둘이 먹는다고"
"선배한테 말대꾸하는거야? 어머, 무섭게"
바로 표정을 바꾸곤 여주를 쏘아보며 말하는 탓에 여주가 입을 꾹 다물었어. 영민도 몇번 말을 하다가 지쳤는지 아무말 안하고 밥을 먹었지. 옆에서는 여자가 영민에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난리가 났었어. 이게 맛있다며 먹어보라며 직접 반찬을 올려주질 않나, 그에 빡친 여주가 밥을 먹다말고, 그냥 들고 일어났지. 그러자 여주의 눈치를 보던 영민도 같이 일어났지. 그러자 벌써 다먹었냐고, 얼굴에 철판을 깐 여자는 손까지 흔들었어. 그에 더 화난 여주가 식당 밖으로 나가자, 다급하게 영민이 여주를 따라갔어.
"여주야, 나 봐봐. 화난거 아니제"
"아냐, 화난건 아니고 짜증나..."
밖으로 나와 어느정도 학교와 떨어지자, 영민이 화났냐며 물었지. 그러자 화난건 아닌데 짜증난다며 투덜거리는 여주에 영민이 괜히 미안한듯, 여주를 붙잡고 얼굴에 여러번 입을 맞추며 화를 풀어주려했어. 짜증이 나긴 했지만, 뭐 어쩌겠어. 영민이 잘못한게 아닌데. 그냥 며칠 지나면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을 했어.
"미안하면 나 초코나무숲 사줘"
"알겠다. 가자. 너 좋아하는 그린티도 사줄께"
"그 대신, 저 선배랑 친해지면 안돼...알겠지?"
"모르는 선밴데, 갑자기 나 따라온거라고 했다이가. 나도 싫어하니까 걱정 마라"
뭐 괜찮겠지. 하고 여주는 쉽게 넘겨 생각하곤, 영민과 함께 베스킨 라빈스로 향했어. 그런데 그 여자는 1주일이 가도록 계속 영민을 따라다녔어. 대놓고 싫다는 의사를 보이는 영민인데도 아랑곳 하지않고 계속 쫒아 붙자, 여주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어. 여주가 아무리 화내는거나 나무라는걸 못한다고 해도, 참다참다 안되겠다 싶었거든. 그 여자가 따라붙은지 딱 2주일이 되던때, 여주가 그 여자를 따로 불렀어.
"여주가 웬일이야? 나를 부르고?"
"선배, 제가 참다참다 안되겠어서 말하는건데요. 여자친구 있는 남자 계속 쫒아다니는거 별로라는 생각 안드세요?"
"어, 안드는데? 결혼한거도 아니면서 무슨 유난인지 모르겠네"
"뻔뻔하시네요. 당사자인 영민이랑 제가 싫으니까, 앞으로는 안오셨으면 좋겠어요"
"니가 뭔데, 하라마라야. 그리고, 영민이가 너를 정때문에 사귀고 있는지 누가알아. 아, 몸이라도 대주니?"
"네?"
"몸대주냐고"
뭐가 그리 당당한지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에 여주가 어이가 없는듯 하면서도 제가 왜 이런말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 그래도 울면 진다는 생각에 꾹 참고있는데 갑자기 여주의 어깨에 팔이 둘러졌어. 앞에있는 여자도 좀 당황한것같은 표정을 지었지.
"제가 몇번이나 말했는데도 계속 이러는거, 불편하다고 했는데."
"아...영민아, 그게"
"저는 친한사람 아닌데, 그렇게 이름 부르는거 싫어해서요. 부르지 마세요"
여주를 자기 뒤에 숨기면서 영민은 화를 꾹꾹 참는 목소리로 말해왔어. 저런말까지 듣게한게 여주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저 여자한테 화도 났지.
"다시는 이런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는데 제가 먼저 여주 좋아해서 사귄거구요. 그딴 더러운말 들을 애 아니니까 말 조심하세요"
"...허..."
"똑똑하시면 잘 알아들었을것같으니까 먼저 가볼께요"
그말을 마치고 영민이 여주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속상함에 우는 여주에 영민이 한숨을 내쉬었어. 그러면서 여주를 안아 품으로 데려왔지. 그러자 여주가 영민을 밀어내며 얼굴을 감싸고 울었어. 그러자 영민은 안절부절 못하며 속상한 표정을 지었지.
"여주야 나 봐봐라"
"싫어...너 미워. 임영민..."
"속상하게, 이제 못오게 할테니까. 울지말고. 나 봐봐"
"이게, 흐으...다 니가 잘생겨서, 그렇잖아..."
여주가 그렇게 말하면서 울자, 영민이 어쩔줄 몰라하다가 여주를 품에 꼭 안았지. 등을 토닥여주면서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춰주며 여주를 달래는 영민이였어. 울지 말라고 연신 반복하면서 말이야. 안그래도 여린애가 그런말까지 들었으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하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이 들었지.
"여주야, 내가 너 많이 사랑하니까 아까 그 얘기 신경쓰지마라"
"알아, 안다고오...근데, 속상해. 짜증나..."
"우리여주, 괜찮다. 이제 저럴일 없으니까, 속상해하지 않아도 된다. 울지마."
소재신청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