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꼬부기 덕후
둘이서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 나니까 벌써 8월이 다 되어갔어. 그치만, 딱 한가지 문제가 있었지.
"야 영민아...태풍온대"
"아, 그렇나"
"천둥도 치겠지?"
"어, 당연한거아니가"
"막, 번개도 치고?"
"어"
시무룩하게 카페에서 손장난을 하던 여주가 그말을 하곤 테이블에 엎어졌어. 그러자 영민은 익숙하단듯 머리를 쓰다듬었지. 무서워서 어떻게 자냐며 골골거리더니, 이내 영민에게 기댔어.
"영민아, 나 오늘 같이자"
"싫다"
"(충격)"
"(여주가 귀여워 죽음)
또 장난끼 어린 표정을 잠깐 지은 영민이 심드렁하게 싫다고 말하자, 여주가 충격을 받았는지 멍을 때렸어. 그러자 큭큭거리며 웃음을 터뜨린 영민이 혼자 자라고 말하곤 아메리카노를 마저 다 마셨지. 그러자 싫다며 영민에게 반쯤 안긴 여주였어. 그러면서 같이 자자고 고집을 부렸지.
"왜애, 같이자- 응?"
"싫다니까, 혼자 자라"
"나 무서워서 집에 혼자 못있는다니까...알잖아"
"모르는데"
"아 진짜, 너 미워"
삐진 여주가 결국 영민에게서 나와 밖으로 나가려 하자, 컵을 정리하고 나간 영민이 장난이였다며 여주를 뒤에서 껴안았어. 이제 여주를 놀리는데 도가 튼 영민이였지. 그러자, 저리 가라며 여주가 팍팍팍 소리가 날 정도로 걷다가, 오랜만에 굽을 높은걸 신어서 그런지 휘청거렸지, 그걸 본 영민이 놀라 황급하게 여주의 팔을 잡아 똑바로 세웠지. 그러면서 또 잔소리를 시작했어. 저번에 사준 샌들은 어쨌냐며, 높은거 신으면 뛰어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 그러자 여주가 입술을 삐죽이며 삐진 티를 팍팍 냈지.
"몰라, 내가 알아서 할꺼야"
"니가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 제대로 한적 있나"
"없어"
"잘 아네"
'"그래도 내가 알아서 할꺼야"
"알아서 잘-해봐라"
또 싸워버린 둘이였지. 그래도 크게 싸운건 아니라서 금방 화해할 것 같긴 했어. 여주는 여주대로 영민한테 서운해서 집으로 걸어갔고, 영민은 또 저러다가 나중이 되면 집에 오겠지 싶어 그냥 집으로 들어갔어. 한편 여주는 방에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속으로 영민을 씹어대고 있었지. 베개를 콩콩 때리며 화를 내다가, 비가 오기 시작하자 또 움찔거리며 아예 이어폰을 귀에 꽂았어. 노래를 들으면 잠이 오겠지 싶어서 말이야. 그러다가 쾅 하고 치는 천둥에 화들짝 놀랐지. 잠은 무슨...점점 더 많이오는 비와 천장이 뚫릴듯한 천둥소리에 금방 잠이 다 깨버렸어.
"아씨..."
혼자 도저히 못잘것같은 느낌에 폰만 들고 밖으로 나오자 완전히 난리가 나 있었어. 비가 엄청 쏟아지고, 천둥번개는 또 치고말이야. 한숨을 쉰 여주는 바로 근처에 있는 영민의 집으로 향했지. 서로의 집 비밀번호는 알고있는 상태라서 쉽게 문을 치고 들어갔어. 영민은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있었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주에 힐끔 쳐다보곤, 다시 티비를 봤지. 여주는 눈치를 살살 보며 신발을 벗고 들어갔어
"영민아..."
"...."
"나 여기서 자도 돼?"
"..."
"아 몰라, 나 너랑 잘꺼야."
끝까지 대답을 안하는 영민에 결국 여주는 입을 삐죽이며 옆에 털썩 앉았어. 모 아니면 도 겠지 뭐. 쫒아내기야 하겠어? 여주가 그렇게 생각하며 영민의 어깨에 기대자, 그런 여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뜨렸지.
"뻔뻔한걸로는 일등이다 진짜"
"화 풀렸어?"
"화난적 없는데"
"대답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았잖아..."
"그거야 너 놀리려고 한거지"
그 말에 삐진듯 입을 삐죽인 여주가 영민을 쳐다보자, 영민이 팔을 뻗어 여주를 안은 영민이 티비나 보다가 자자며 소파 위에 이불을 덮고 누웠어. 영민의 품에 딱 맞게 안긴 여주가 그제야 노곤하게 졸린지 눈을 느리게 감았어. 아까 혼자있을때는 마냥 무섭던 천둥번개 소리였는데 말이야. 여주가 졸린걸 알아챘는지 영민이 여주를 토닥였어. 마치 아이를 재우듯 말이야. 그 탓에 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품에 파고들었지. 그러자 그게 귀여워 죽겠는지 영민은 얼굴 가득 웃음을 지었어.
"우리 공주- 예쁜 꿈 꿔라. 사랑한다"
여주 놀려먹기에 도가 튼 울 영민이. ㅠㅠㅠㅠㅠ그래도 사랑꾼이야 엉엉 ㅠㅠㅠ
+)여러분...다시한번 말하지만 혈압 조심하세요...죽다살아났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