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아!"
"야! 이지은!"
황민현과 옹성우가 씩씩대면서 걸어온다.
"너는 우리가 사귀자고 하고 누구랑 사귈꺼냐?"
"나랑 사귈꺼지? 응? 지은아?"
또 누가 애네 불씨를 지핀건지.
한번 이렇게 불이 붙으면 지나가는 모든 인간들을 돌고 돌아 나에게로 온다.
투닥되는 모습이 귀엽긴 하다만 오늘은 질문이 좀 어려웠다.
평소 치킨과 피자 중 뭐가 더 맛있네. 걸그룹 누가 더 예쁘네 등 대답하기 쉬운 걸 물었는데.
이 질문은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음...꼭 골라야되?"
"당연하지!! 야야. 내가 더 잘생기지 않았냐?"
"지은아. 꼭 나 안 뽑아도 되니까 편안하게 생각해."
편안하게 생각하라면서 왜 너는 그렇게 긴장을 하는 건데.
긴장하면 더 빨게지는 민현이의 귀가 피가 날듯이 빨게진다.
"음..."
"빨리빨리"
"지은아. 나 진짜 괜찮아."
"그럼...나는..."
둘이서 숨죽이고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풋- 둘 다 안 사귈꺼니까 꿈깨셔"
"야!!이지은"
"지은아!"
그렇게 말하고 도망치듯 뛰었다. 뭐 멀리 못가서 잡혔지만.
그때가 학기 초 때여서 벚꽃이 흩날렸던거 같다.
그 모습이 참 예뻤었지.
친구에서 연인까지
(브금 세운이 목소리 듣고싶어서 넣은건데 문제되면 말해주세용ㅜ)
뭐야. 이 신경전.
두 사람의 눈빛 싸움에 내가 다 땀이 났다.
"딸꾹!"
두사람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한다.
"딸꾹!"
이지은. 갑자기 왜이래 당황스럽게.
"딸꾹!...미안. 진지하게 딸꾹! 말하는 중인 딸꾹! 데...."
아 이지은. 가지 가지 한다.
"풋!"
"크크크크"
"아 딸꾹! 웃지마! 딸꾹!"
갑자기 분위기가 풀리고 애들이 웃기 시작한다.
뭐야. 이거 좋은거야 안 좋은 거야.
"내가 물 가져..."
"나 가방에 물..."
둘 다 물을 주려다 멈칫한다.
"딸꾹!"
"..."
"..."
"하..딸꾹! 둘 다 물 줘. 물 두잔 먹으면 더 잘 멈추겠지."
다시 시작하려는 신경전에 그냥 두잔 다 먹고 말자는 생각을 한다.
"황민현이 꼬셔도 따라가면 안된다."
"내가 애냐. 딸꾹!"
물을 가지러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옹성우는 걱정된다는 듯이 말했다.
그 기분이 이해되서 살짝 미소를 지어 안심을 시켰다.
성우가 물을 가지러 집으로 들어가고 민현이가 가방에서 물을 꺼내준다.
건네준 물을 마시니 딸꾹질이 멈춘것 같다.
물을 다시 주면서 민현이를 쳐다봤다.
"에휴. 너 내가 뛰지 말랬지."
"..."
얼마나 뛴건지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고 땀 때문에 민현의 피부가 붉어지고 있었다.
팔소매로 민현이의 땀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다 눈이 마주친다.
민현이는 눈으로 많은 말들을 하고 있는거 같았다.
뭘 말하고 싶은거니 민현아. 이러면 내가 또 기대하게 되잖아.
땀을 닦던 손을 내리고 천천히 입을 연다.
"은서선배는 정리하고 온거야?"
"...응"
이번은 정말 나 혼자 만의 착각이 아니길. 정말 나를 선택해주길.
이 순간을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넌 모를거다.
나는 망설이다가 민현이에게 묻는다.
"나 좋아해?"
"응. 사랑해. 지은아."
덤덤하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난 안다. 민현이가 얼마나 용기를 낸건지.
평소에도 빨간 귀가 더 빨개져서 말하는 민현이가 너무 사랑스럽다.
"귀 빨개졌어."
"...보지마."
고개를 숙이고 귀를 가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너무 귀여워서 너무 행복해서 너무...눈물이 날꺼 같아서 민현이를 안았다.
아 민현아. 민현아.
아무 말도 안 나오고 민현이의 이름만이 내 입가에 맴돌았다.
"지은아."
"잠깐만 이러고 있자."
내가 먼저 안은건 처음이라서 민현이가 당황하는게 느껴졌다.
나보다 한참 큰 민현이가 어정쩡하게 내게 안겨있는다.
민현이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자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남들에게는 쉬운 사랑. 우리는 너무 어려웠다.
이 순간에 오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모든것들이 생각나자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울었다.
민현이는 내 등을 토닥이며 날 불렀다.
"지은아."
"민현아. 사랑해."
"...응. 나도 정말 사랑해."
민현이에게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들이 사랑해 이 한마디에 모두 들어있는것 같았다.
사랑해. 이 한마디에 모든 응어리가 녹는 다.
민현아. 정말 사랑해.
성우는 |
"민현아. 사랑해." 뒤돌아서서 집으로 들어갔다. "이지은 바보." 주방으로 들어가 지은이에게 줄 물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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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오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집청소도하고 덕질도 하고 해서 이제 왔어요 하핫
결국 어남황이 됐습니다. 투표 결과 민현이가 이겼거든요ㅎㅎ 민현이 축하해ㅋㅋㅋㅋ
앞으로 두편 남았어요. 다음편이 마지막편이고 성우번외편 한편을 쓸꺼에용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
다 쓰고 보니까 오늘도 좀 짧네요....죄송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