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 평소와 달리 조금은 일찍. 그리고 아주 가볍게 눈이 떠졌다. 평소같았으면 5분만..을 속으로 외치며 실눈을 떠 핸드폰 알람을 새로 맞추었을 월요일 아침이였을텐데. 세상 가볍게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들어가 거울 속 퉁퉁 부어버린 눈을 보고서도 개의치 않다는 듯이 어깨를 한번 으쓱이고선 칫솔을 꺼내들어 치약을 찍- 묻히고 입에 물었다. 잘 감은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나와서 재빨리 미스트를 얼굴에 분사시켰다. 핸드폰을 들어 음악을 틀고 거울 앞에 앉아 스킨을 발랐다. 조급하지 않은 아침. 여유롭게 흘러나오는 음악. 열어놓은 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아침햇살. 당당하게 사직서를 냈다. 25년 평생 누군가에게 쫒기다시피 여유란거 하나 부려보지 못한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도합 16년을 하라는대로 공부만 했고, 하라는대로 바로 취직을 했다. 집안의 큰딸로서 여유는 사치였고 집안의 믿음은 당연한거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고 내맘대로 한번 살아보리. 호기롭게 다짐을 하고 그 다짐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짧은 목례와 말 한마디. 부끄러울건 없었다. 내가 그만두겠다는데 부끄러울게 뭐가 있을까. 대표님, 팀장님, 과장님은 오히려 수고했다고. 이제는 좀 쉬라며 다독여주었다. 그도 그럴것이 첫 입사하고서 며칠 되지도 않아 야근에 출장에 힘든것들을 도맡아 하면서 고생이란 개고생은 사서 했던터라 동기들은 혀를 내두르기 일쑤였고 오히려 윗선에서 커트 할 정도로 난 열심히 살았다. 그저 그냥 열심히 살아왔다. 하지만 나도 이제 내년이면 스물여섯인데 반오십 꺾이기 전에 여유 한 번 부려보자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말했다시피 회사와는 해피엔딩이었다. 선글라스 장착. 셀카봉도 챙겼고, 보조베터리도 빵빵하게 충전이 다 되었다. 거울 앞에 서서 씩 한번 웃어보이고서 편안한 스니커즈를 신고 아직 조금은 더운 공기가 남아있는 밖을 나섰다. "어어..! 잠시만요!! ...하, 감사합니다." 너무 여유를 부린탓일까. 부랴부랴 달려서 도착한 터미널에서는 내가 탈 버스가 문을 닫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후다닥 달려가 문을 두드리니 아저씨는 문을 열어주셨고 차표를 확인하고서 앉으라는 말을 하신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내 자리를 확인하고서 앉았다. 자, 이제 앞으로 4시간. 의자를 조금 뒤로 기울이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서 볼륨은 충분히 높혀준 뒤 눈을 감았다. 눈을 뜨면 휴게소이길. 소세지 사먹어야지. 혼자 떠나는 여행이였다. -안녕하세요. 수줍게 인티에서 첫글을 선보입니다. 다니엘이 너무 좋아서 그냥 좀 써보려고 끄적여봤는데 어떠셨을지.. 다니엘이 안나와서 실망이 크셨으리라 생각하고 그점은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귀찮으면 사라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첫글 용기냐서 올려본만큼 의지만큼은 완결을 지어보도록 할게요. 모두들 평안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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