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우리. 01 - "엄마, 나 민현이. 안돼. 나 이렇게 가면 안돼 엄마." 공항으로 끌려가면서도 네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면 믿어줄래? "제발. 전화라도 하게 해주세요. 한번만요."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던 건 아무것도 없던 와중에도. 너, 나, 우리. "5년만이지? 한국은." "그렇지." "그, 민현이랑은 만났고?" "..아니. 아직." 나도 모르게 자몽에이드가 담긴 컵을 꽉 쥐었다. 자몽에이드, 이렇게 내 삶에 스며들어있던 너였는데. 열여덟이라는 어리고도 위태한 시간을 함께한 너였는데. "연락은, 해봤어?" 그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어떻게 그래. 라는 자책섞인 말도 덤으로. "야 민지야. 아 내가 얘기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어차피 마주칠 것 같으니까 그냥 얘기할ㄱ.." "알아." "어? 뭐를?" "황민현 뉴동대 다니는거. 안다고." "뭐? 알아? 아 뭐야. 괜히 아는 척 했네. 하핫." 너는 나를 보면 무슨 말을 뱉어낼까. 아니, 어쩌면 이미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지만. 다 내 욕심이니까. 5년은 그마만큼 긴 시간이니까. "어떻게 할건데. 연락 할거야?" "아니. 미쳤냐." "이게 왜 미친거야. 너네 엄밀히 말하면 헤어진 것도 아니었잖아." "뭐래.. 신경 꺼 그건. 넌 뭐 애인도 없냐?" "야, 다 이 오빠가 너네 걱정되서 그렇지 어? 거기서 내 애인 얘기가 왜 나와!" "너가 그렇게 얘기하고 안 보채도 어차피 만나." "그게 무슨 말이야?" "..같은 과라는 소리야." "와, 미친." 미국에서의 내 전공. 한국에서의 네 전공. 그리고 같은 대학. 생각보다 개강일은 빨리 왔고, 나를 넋 나간 표정으로 바라보는 너를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아팠고 벅찼다. 미안함이었을까 어색함이었을까. 나는 너를 쳐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넌 나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와, 그럼 민지 너는 토익토플 이런 걱정은 없겠네. 부럽다야." "미국 어디 있다가 온거야?" "언제 갔던거야?" "이제 아예 계속 한국에 있는거야?" 한국 대학은 솔플이라더니, 과 성향이 이런건지 활발한 과대 영향인건지. 아, 김종현은 언제와. "아, 저기.. 내가 이제 좀 가봐야할 것 같아서. 미안." "아 미안미안. 우리가 너무 오래 잡아놨네. 내 번호는 이거고, 궁금한 거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해줘. 이름은 옹성우. 내가 과대라." "응 그래. 고마워." "인사는 다 한거지? 그럼 다음은 엠ㅌ.. 아, 야 민현아 넌 왜 인사 안 해." "김민지 안 나오고 뭐ㅎ.." "..어, 인사 마저 하고 나와라. 앞에 있을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구나. 말 하지 민지야. 뭐 인사는 차차하면 되니까! 다음주에 엠티도 있고. 오늘은 해산하자 다들!" "..." 너, 나, 우리. "미안하다." "뭐가?" "안니.. 내가 들어간 타이밍이.." "잘했어." "응?" "애들 다 있는데 괜히 어색해질뻔 했어. 잘했다고 너." "잘하긴, 어차피 만날거. 아니 너네 다음주 엠티라며." "안 가. 미쳤냐 나 편입한지 일주일인데." "그거 너 데리고 가려고 미룬거래 과대가." "..미쳤네." "그 말인 즉슨, 넌 빼도박도 못한다는거지." - 안녕하세요! 그냥 심심해서 자급자족하려고 쓰기 시작한 글인데.. 앞으로 개연성도 없고 들쑥날쑥할 예정이에요ㅜㅜ 그래도 댓글 달아주시고 신알신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전개가 엄청 빠를 예정이에요! 왜냐면 빨리 햅삐해진 민현이와 여주를 보고싶기 때문에..! 아무튼, 관심가져주시는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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