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우리. 06 "야 얘기 들었냐? 그 편입생언니랑 민현선배랑 사귄다며?" 우린 어느순간 공개적인 CC가 되어버렸고, "와, 대박. 진짜? 뭐야 편입한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건 일상이 되었다. "원래 알던 사이였대. 고딩 때 사귀다 헤어졌다나 뭐라나" 어떻게 알아냈는지 과거에 대해 함부로 논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헐 대박. 쩐다 진짜 야 그럼.." 그럴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김종현이 참지 못했다고 한다. "얘들아," "그렇게 남의 얘기를 함부로 하고 다니면 쓰나." 너, 나, 우리. "미국생활은 안 힘들었어?" "그냥 뭐, 지낼만했어. 종현이도 있었고." "어? 김종현?" "어..? 응. 김종현. 내가 얘기 안 했나?" 묘하게 표정이 굳어지는 너였다. 아차, 잠깐 잊고 있었나보다. 질투하면 황민현. 황민현하면 질투라는걸. "어.. 막 이상한 생각하고 그런 거 아니지? 진짜 우연이었다? 우리도 엄청 놀랐어. 6개월 정도 있었나? 한국에서 온 애가 있다길래 구경 갔는데 김종현이었어." 뾰루퉁해져선 고개를 끄덕이는 널 보니 웃음이 나왔다. 변한게 없구나 진짜. 귀여워 죽겠네. "그랬구나.. 종현이랑은 그럼 계속 연락하고 지낸거구나.." "뭐야, 질투하는거 아니지? 알잖아 걔랑은 거의 남매인거." "알아. 안다고." "아, 진짜 황민현 귀엽게. 그래도 이런건 너랑만 하잖아." 네 손을 잡아 끌어와 쪽쪽 여러번 입을 맞췄다. 근데 민현아, 너 귀에서 피나는거 같아. "그래서 진도는?" "야, 뭘 그런 걸 묻냐. 얘네가 애들도 아니고. 알아서 다 했겠지." "..." "애들인가보네." "키스는 했지?" "..." "..무슨 말이라도 좀 할래 민현아?" "야 너 그쯤되면 고자 아니냐? 뭘 한 게 없어 손만 잡고 다녀 너네? 아니 김민지도 아무말도 안해? 그냥 걔도 손만 잡고 가만히 있어?" 문제는 의외로 다른데서 나타났다. 스킨십. 민지만 보면 아직도 교복을 입던 그 시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막 진도를 나가자니 나는 해본적도 없어서 서툴러보일까봐 부끄럽기도 하고. 잠깐. 민지는 많이 해본 거 아니야? 막 미국에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들도 많고.. 자유롭고.. 민지는 또 예쁘니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로 우울해져 스킨십은 포옹 이상으로 시도조차 못해본 민현이었다. "알아." "응? 뭘 알아" "걔 부끄러워서 못하는거 아니야?" "와.. 무섭다 김민지 진짜. 갖고 놀고 있는거야? 내가 이거 민현이한테 다 말할ㄱ.." "말하면 뭐가 달라질 것 같냐. 어차피 걘 못할걸." "..그렇지. 아니 또 걔가 그런데에는 막 그렇더라? 내가 진짜 답답해가지고.." "왜, 귀엽잖아." "우웩. 평생 스킨십도 못하고 결혼해도 각방써라 너네" "뭐래 내가 먼저 할건데?" "역시. 누나 멋있어요 존경해 최고야." "그니까 지금, 그걸 물어보려고 여기까지 달려오신거에요? 김민지 남자친구 황민현씨?" "아 너는 알거 아니야. 미국에 같이 있었으니까." "..참나 진짜. 김민지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왜, 비밀이래?" "아 좀 알려줘라. 응? 다 돕고 사는거고 그런 거 아니겠냐 종현아." "한번 기숙사가 뒤집어진적이 있었지." "기숙사가? 왜?" "김민지네 방에서 임신 테스트기가 나와ㅅ.." "뭐? ㅇ,임.. 뭐라고?" "물론 민지꺼는 아니었지. 야 장난이다 장난. 아, 뭔 말을 못하겠네. 이런 멘탈로 뭘 듣겠다는거야 민현아." "..아, 깜짝아 진짜. 야 장난칠게 따로 있지 그 임.. 진짜." "스킨십은 뭐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고. 남자친구가 있긴 있었을거야. 한 명인가.. 아, 두 명이었나?" "그치? 그치.. 있었겠지 당연히.." "한 명이 진짜 엄청 개새끼로 유명했거든. 어떻게든 여자 꼬셔서 한 번 자고 버리기로. 근데 김민지가 걔랑 만난다는거야. 진짜 난리난리.. 뒤집어졌었지." "뭐? 야 넌 옆에서 안 말리고 뭐했는데" "말렸지. 나만 말렸는 줄 아냐 다 난리였어.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길까봐 나랑 막 애들이 맨날 쫓아다니고 그랬다니까. 근데 그 남자애가 좀 이상하더라고. 갑자기 안 그러던 애가 수업만 끝났다하면 쪼르르 달려가고 김민지한테 완전 미쳐가지곤.." "그래.. 그럴만하지.. 그럼 막 ㅃ,뽀뽀 막 이런것도 하고 키ㅅ.. 아, 아. 모르겠다." "끝까지 들어 민현아. 아무튼, 그래서 다들 신기해했지. 그랬는데 알고 보니까 일부러 만난거였더라고. 엿먹일라고. 친구가 걔한테 엄청 당했었나보더라구. 그 남자애 김민지한테 완전 넘어가서 정신 못 차렸었는데. 이리저리 찌르고 다니던 애가 그렇게 당하니까 꼬시긴하더라." "그래?" "너 다중이냐? 표정이 몇 개야 도대체.. 뭐 걔랑은 그랬고, 다른 애는 잘 기억이 안 나네. 워낙 티내고 다니는 애가 아니었어서." 어쨌든 남자를 만나긴 만났었다 이거지. 삐죽, 입이 튀어나왔다.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누군 5년동안 만날 줄 몰라서 안 만난 줄 아나. 하.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자 깔깔거리며 웃는 김종현이었다. "무슨 말을 못하겠다 진짜. 그래도 내가 가끔 영민이형한테 니 소식 들어서 전해주고 그랬었어. 김민지도 양심은 있는지 먼저 물어보진 못하는데 궁금해하는 눈치길래. 뭐, 이 정도면 위로가 되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게 있었는데, "진짜?" 나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망할놈의 팀플. 적응할 수 없는 것 투성이였지만 제일 이해할 수도 없고 어려운 건 팀플 과제였다. 그리고 지금 이 늦은 시간에 막차 핑계를 대며 내뺀 책임감 없는 조원들도. 그래, 차 있는 내가 죄지. 염병 진짜.. "민지야!" "어? 뭐야, 너가 왜 여기있어?" "뭐야. 안 반가워? 도서관에 있다가 나왔는데 너네 팀 애들 가는데 넌 안 보이길래 와봤지." "반갑지 당연히. 아주 예뻐 죽겠어 황민현. 정리하고 가자 이제. 내가 데려다줄게." "어? 야 뭘 데려다줘. 지금 막차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누나 차 있는 거 모르냐. 가자 진짜 늦었어." 아까 했던 말 취소다. 면허 빨리 딴 건 신의 한 수 였다. 내 선견지명 리스펙! "민지야" "응?" "그, 손 잡아도 돼?" "뭐?" 아, 황민현 병신새끼 진짜. 손 잡는데 뭐 물어보고있냐 강동호나 영민이형이 봤으면 평생 놀림감이었을거다. "ㅇ,아니 그 너 막 운전하는데 손 잡으면 안되나.. 나는 운전해본적도 없고.. 그냥.." 바보같이 어물어물하며 수습하는데 오른쪽 손을 뻗어 내 머리칼을 쓱쓱 쓸어주는 너였다.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요 민현어린이" "ㅇ,야. 내가 너보다 키도 크고 어? 내가 왜 어린이야!" "응 그래그래. 네 말이 다 맞아. 충성충성. 다 왔네 다 왔어. 학교랑 되게 가깝구나 다행이다 걱정했는데." "아 내가 진짜 면허를 빨리 따던가 해야지.. 다음엔 내가 데려다줄거야." "알았어, 언제 한 번 지하철 타고 갈게. 들어가 민현아 피곤하겠다." "민지야," "응?" "..어, 그니까.." "..?" "아, 아니야. 나 갈게 집 들어가서 전화해." 최민기가 욕을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연애고자라느니, 연애세포가 다 죽었다느니. 아니 나도 하고 싶다고! 막 아무렇지도 않게 손 잡고 안고 뽀뽀하고 키ㅅ.. 뭐, 그것도 하고 다 하고 싶은데! 민지 얼굴만 보면 눈 앞이 새하얘지는 걸 어떡하라고.. 그렇게 제 머리를 콩콩 찧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현관으로 향할 때, '빵-' 하는 클락션이 울렸다. 뭐야, 무슨 일 있나. 하곤 뒤돌아 운전석쪽으로 가니 창문을 내리곤 나를 바라보는 네가 있었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내가 못 준 게 있어서." "응? 뭔데?" '쪽' "ㅇ,야.." "잘 가. 카톡할게."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선 한동안 멍하니 입술만 만지작거렸다. - 걸크러쉬 뿜뿜! 여주의 매력 기대해주세요 하핫 독자님들 항상 감사드려요! [암호닉] 미녀 킹갓제네럴 황미녀 나의빛민현 빈럽 옴뇸뇸보이 밍밍❤️ 자몽딸기 071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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