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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이름아. 일어나. 너 튀어야 돼. 황민현 옴."
"...?"
"아, 얼른!"
"걔가 우리반에 왜 와..?"
친구의 도움으로 황민현을 피해 정신머리도 챙기지 못한 채 황급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제 정신 아니라는 소리다. 황금같은 내 쉬는 시간을 누구 덕에 친구도 없이 쓸쓸히 도망다니게 생겼는데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할리가 없지! 하하! 뭐라도 씹으면 교실에 두고 온 정신머리가 좀 돌아올까싶어 매점이나 갈까 하다가 지갑이 교실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긴, 정신머리도 못챙겼는데 지갑을 챙겼을리가. 내가 그렇지, 뭐. 안 그래도 누구덕에 편할 곳 하나없는 인생..몰라, 가보면 아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겠지. 누가 인생은 직진이라 그랬어. 일단 가보고 가서 돈을 빌리자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아는 사람이 없었을 시에 대책은 없음. 호호.. 쉬는 시간이나 빨리 끝나버렸으면 좋겠어.. X발.. 개같은 황민현..
성이름, 인생 진짜 힘들게 산다.
오늘따라 매점가는 길은 또 왜 이렇게 긴 것 같은지. 황민현 개새끼라는 말을 3234532번 쯤 했더니 겨우겨우 복도 끝에 매점이 보였다. 우리 교실은 5층인데 매점은 1층이니 오래 걸릴 수도 있어, 그럴 수 있어. 이름이 침착해. 울지 마. 아냐, 우는 거 아니야. 우리 일공일 어빠들은 잘 우는 여자 별로 안 좋아한댔어. 우리 일공일 오빠들 생각해서 참는다, 흥므년....드흥은즈 으르르(다행인줄 알아라)..쒸익,,쒸익,, 사실 안참아도 별 거 못함. 하하. 시발. 한참 황민현을 씹고 잔뜩 성이 난 채로 매점 문을 열었더니 감정이 실렸는 지 의도치않게 이목을 집중시켜버렸다. 세상에, 나 시선공포증있는데..! 멍청한 성이름. 여러분, 분노가 이렇게 사람을 대책없게 합니다. 모두들 주의하세요. 괜히 매점안에 있던 학생들의 평화를 깨뜨린 것 같고 한순간이라도 놀래킨 것 같은 미안함에 최대한 쭈구리같은 표정으로 쭈뼛쭈뼛 매점안으로 들어섰다. 어딘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두 하궁..호호..굉장한 수치플이다. 다음부턴 황민현을 씹더라도 주위를 둘러보고 성을 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근데 누가 웃었냐. 물론 그걸 내가 안다고 해서 어찌할 방법은 없지만 그냥 좀 알아두고 싶다고. 왜, 뭐. 사람이 좀 찌질해야 사람같고 그런거지. 어? 인간미, 그래 인간미가 넘치고 얼마나 좋아. 자기합리화를 하며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내게 관심이 떨어진지 오래인지 다들 자기 할일을 하고 있었다. 단 한명만 빼고. 그 한명이 바로 곧 나의 지갑이 되어줄 사람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이름 뭐하냐ㅋㅋㅋㅋㅋㅋㅋ"
"웃어?"
"미얀."
"야, 다녤. 미안하면 나 빠삐코하나만 사조라."
"그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니?"
"저, 실례가 안된다면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주십쇼."
"싫어!"
"이 새끼가,"
금새 말이 없어진 다니엘은 나에게 빠삐코와 자신감을 넘겨주었다. 친절도 하지. 여러분, 다니엘 비슷한 생물이 어그로를 끈다면 이렇게 손쉽게 제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잘못 시도했다가는 평생을 책임져야 할지두..^^..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머리가 식는건 모르겠고 속이 식는 것은 알겠다. 나의 보금자리를 빼앗은 황민현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지만 이 분노는 평생의 분노임을 알고있는 현명한 나는 신경을 끄기로 했다. 역시 아이스크림 최고고요, 황민현은 평생 이 곳에 나타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걔는 이 초코맛 아이스크림도 한순간에 빨간 맛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장담해. 내가 아이스크림으로 평정심을 되찾고 있는 사이 다니엘은 자신감을 되찾았는지 금새 내게 다시 말을 붙여왔다. 물론 도움되는 말은 아니더라. 애가 영 쓸모가 없어!
"근데 니가 웬일로 이 시간에 매점에 다 오냐, 혹시..?"
"혹시 뭐, 왜, 뭐."
"또 황민현이지?"
"아닌데, 나 그런 새끼 모르는데. 나 아이스크림 먹으러 왔는데. 황민현 꼴보기 싫어서 온 거 아닌데."
"돈도 없이? 친구도 없이?"
"혹시 좀 숨 거두고싶어?"
"(얌전)"
다 좋은데, 다니엘은 참 착하고 좋은데 애가 정도를 몰라. 언젠가는 저 자식의 자존심을 없애버리던지 해야지. 물론 농담입니다. 호호! 그나저나 나는 언제쯤 교실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황민현 걔는 왜 맨날 나만보면 좆같다고 그렇게 지랄을 하면서 피하더니 꼭 좀 쉬고싶은 날에만 굳이 나타나서 사람 시야마저 불편하게 하냐. 맘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다, 진짜. 그런 자식이 뭐가 좋다고 또 인기는 많은지. 다들 눈이 발바닥에 달렸어, 아주. 페이스북만 들어가면 학교 페이지에는 황민현의 여자친구 여부를 묻는 질문만 수두룩 한 게 다들 안목이 조금씩 편찮은게 분명하다. 차라리 나한테 고백을 해! 내가 백배는 더 잘해줄 수 있는데!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어이없네. 내가 왜 피해야되냐? 걔는 평소에는 우리반만 봐도 나 좆같다고 꼭 들어오지도 않던게, 내 목소리만 들려도 치를 떨던 게 요새 좀 안보이고 좋다 싶더니 예고도 없이 우리반에 쳐들어오는 건 무슨 경우야. 안그래도 피곤한데! 어제 울어빠들 본다고 밤도 새서 죽겠는데! 쉬는 시간에라도 좀 자려고 그랬는데! 왜! 하필 오늘 와서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냐고. 오늘은 싸울 힘이 없어서 피했지만, 다음 번엔 제대로 짖어주겠다. 씩씩. 근데 다니엘 이놈자식은 아까 이후로 왜 말이 없냐.
"야, 다녤."
"야, 야 이름아."
"? 왜."
"저기,황민현,"
"나는 그런 동물 모르니까 내 앞에서 언급 자제해주라."
"아니, 그런게 아니라,"
"아, 몰라! 그 새끼 얘기할거면 그냥 조용히 해."
"사람을 까려거든 좀 안들리는 데서 해. 다 듣는데서 좆같이 굴지말고."
세상에 X발. 황민현이네.
안녕히 계세요. 저는 오늘부로 이 세상을 뜹니다.
예? 황민현이요? 저 그런 사람 모릅니다
예황저
다들 이쯤에서 궁금해했겠지만 내가 황민현을 이렇게 피하는 이유는 황민현이 나만 보면 자꾸 현피를 신청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는 뒤에서 호박씨 깐 내 잘못도 있긴 하지만 그 동안의 황민현의 전적들을 보아 놀랍게도 전혀 미안하진 않았다. 물론 황민현도 처음부터 저렇게 좆같이 굴지는 않았다. 초면에 저 지랄하면 그건 그냥 싸이코지, 뭐. 황민현과 알게 된 지는 1학년 때 였다. 우리는 같은 반이었고, 나름 말도 섞었다. 어, 안녕, 그래, 잘가 같은 말부터 시작해서 연락도 했던 정도. 그리고 놀랍게도 그 때의 나는 눈이 많이 침침했는지 황민현에게 조금의 호감마저 갖고 있었다. 사실 자존심 상하지만 좋아했었다. 물론 지금은 향상된 눈높이로 일공일 어빠들이 최고지만 어빠들을 보기 전에 나는 어리석게도 황민현의 얼굴을 보고 오들도 열일한다며 매일을 앓았고, 저 싸가지없는 성격마저 괜찮게 보였다. 물론, 지금은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없음. 그리고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 때 우리는 미약하지만 조금 썸 같은 걸 탄 것 같은데. 이건 김칫국일까봐 아무한테도 말 못함. 암튼, 어느 순간부터 매일 하던 연락은 끊겼고, 황민현은 내게 점점 더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나름 서운했던 나는 황민현에게 너 요즘 왜 그래? 라는 말을 던졌었는데 그게 시작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토록 좆같아질 수 있게 된 시초였다. 아니, 근데 나는 진짜 이해가 안가네. 그게 내가 욕먹을 일이야? 먼저 쌀쌀맞게 군 게 누군데. 진짜 개새끼. 혹시라도 착각할까봐 하는 말인데 나 아직 황민현 좋아하는거 아니다. 아니라고. 아, 아니에요, 진짜...
"찔리기는 하나봐, 아무 말도 못하는 거 보면."
아, 진짜 제가 이런 애를 왜 좋아해요. 진짜.
"사과를 하던지, 아니면 욕먹고 사과를 하던지. 둘 중에 하나는 해."
진짜, 싫다
"너 학교는 어떻게 다녀? 사람 말귀도 못알아먹어서 대답도 못하는데."
이딴게 뭐가 좋다고.
"야, 성이름."
와, 쟤 지금 좀 존나 잘생겼다. 근데 잘생긴 건 잘생긴거고 좆같은 건 좆같은거야, 민현아. 내가 듣고만 있을 것 같냐. (내) 개같은 황민현.
"예엠병을 떤다, 아주. 야, 시간 있으면 가서 공부를 하렴. 니가 지금 얼마나 민폐인 줄은 아니?"
"너 등수는 보고 말하는 거야? 내 등수에서 100을 더해야 니 등수가 나와. 하긴, 머리에 든 게 없으니까 그러고 다니겠지, 니가. 그냥 깔끔하게 사과하고 꺼져. 멍청한 거 옮을 것 같으니까."
"어, 그래, 미안. 야 근데 너 진짜 대단하다. 어쩜 사람이 그렇게 한결같이 좆같아? 크으으! 최고야! 그 정도 꾸준함이면 못할 게 없겠다, 야! 어휴! 사과했으니까 나는 얼른 여길 뜰게! 너랑 같은 공간에 있는 거 보면 우리엄마 속상해해서 난 이만! 안녕! 오늘도 좆같은 하루! 하하!"
그래요, 맞아요. 제가 호구새낍니다. 예! 애가 저렇게 싸가지가 없어도 좆같고 좋습니다. 어휴, 황민현 저새끼는 또 어떻게 알고 와서 저렇게 현피를 신청한담. 다니엘이고, 황민현이고 뭐고 뒤도 안돌아보고 교실로 튀었다. 근데 진짜 저 정도 정성이면 나 좋아하는거 아니냐? 아닌 거 아니까 그렇게 보지 마시죠. 오늘도 하루종일 기분이 안좋을 예정입니다. 아, 진짜 짜증나. 나는 저런 게 어디가 좋다고. 얼굴도 어? 우리 일공일 어빠들이 백배는 더 잘생겼는데, 아니, 근데 뭐 백배까지는 아니고 한 열배정도.. 아, 몰라. 나는 이래서 황민현이 꼴도 보기 싫다. 진짜 죽기보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쟤가 좋은데 저렇게 백날 천날 시비트러 오면 또 좆같고, 나도 말 좀 예쁘게해서 좀 달래서 보낼려고 하면 또 사람성질을 저렇게 박박 긁어서 정신 차리고 보면 개싸움이 돼있고. 나도 참 답 없다. 그렇게 욕을 먹는데 쟤가 아직까지 좋으면. 언제쯤 이 독한 콩깍지는 벗겨질까. 하루만이라도 좋으니까 황민현이 나한테 왜 저렇게 구는 지 알고싶다 진짜. 씨벌탱.
헤헤 안녕하세요
글 처음 써보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ㅠㅠ
필명도 처음이고 처음인 게 참 많네요
재밌게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 처음이라 많이 엉성할 거에요ㅠㅠㅠㅠㅠ
딱봐도 노잼인데ㅠㅠㅠㅠ
이런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몇분이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댓글을 달아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