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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류 전체글ll조회 1067l 3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1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그 1년이 9번이나 쌓인 9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그 짧지 않은 시간은 스물세 살, 사랑에 눈물짓던 마음 여린 여대생을 만남과 이별의 순리를 서서히 받아들이게 만들었고, 스물다섯, 신입이라는 이름표를 단 실수투성이 사회 초년생을 어느새 한 팀을 이끄는 리더로 만들었다. 그 9년의 시간을 거치며 사람을 잊고, 기억을 잊고, 그 빈자리에 또 새로운 사람을, 기억을 채우고, 채 지워지지 않은 기억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새기며, 여주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그렇게, 어른이. 





어른의 연애 : 시간은 생각만큼 많은 것을 지워주지 않는다. 

w. 아린류






9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애보다 오래 만남을 지속한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는 쿨하게 연인이라는 관계를 지우고 친구로 남은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나는 헤어짐에 관대했고, 질척이는 기억들에 무뎌졌다. 그런데도 너 하나에 이렇게 흔들리는 나는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것일까. 첫사랑이어서 일까, 아니면 시간조차 지우지 못한 내 미련들 탓일까.







" ....님! "




" ...... "




" 팀장님! "




" 아, 어 민지 씨, 무슨 일이야? "




" 프로젝트 1차 기획안 서류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




" 그냥, 잠깐.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다들 일하고 있나? "




" 그렇죠, 뭐, 장기여도 빨리 끝내버리자고 팀장님께서도 그러셨잖아요 "




아, 진짜 팀원들에게 말하기가 너무 미안해진다. 




" 그, 아, 일단 알았어, 나가봐요 "





탁, 팀장실 문이 닫히고 책상 위에 놓인 서류철을 열었다. 한 글자, 두 글자 읽어내려 갈수록 자꾸만 아까의 상황으로 기억이 되감아지는 것 만 같았다. 그냥,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았다.








' 콜라보는 저랑만 하시는 게 아니니 나중에 따로 일정 잡아서 팀끼리 회의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






' ...... ' 



 

' 할 말 없으시면 동의하신 걸로 알고 가겠습니다. 일정은 그쪽 팀에서 잡아주세요 '






' 변한 게, 많네 '




 

문고리를 잡고 돌리던 손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연스레 멈춰졌다. 움직이지 않는 손을 다시 움직이고 싶었다. 손을 움직여 문을 열고, 나가고 싶었다. 그동안의 시간 동안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아직 멀었다며 꼭 이 상황이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것 만 같았다. 너 때문에 나는 무덤덤한 어른이 되었는데, 너 때문에 나는 또다시 이렇게 9년 전의 나로 되돌아간다.






결국 문을 연 것은 내가 아닌 옹성우였다. 천천히 다가오는 옹성우를 보고 나는 알아서 천천히 내 손을 손잡이에서 떨어뜨렸다. 문을 열기 위해 오는 것임을 알고 있어서.






' 날짜는 메신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문이 열리고, 넋이 나간 채로 회의실에서 나왔다. 온몸이 무거웠고, 머리는 복잡했다. 고작 인사 한 번, 말 몇 마디 나눴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태풍처럼 요동치는 내 상태는 앞으로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를, 내 생활을 전혀 예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시간은 9년이라는 숫자를 거쳐오며 대체 뭘 한 걸까. 20대의 상처하나 아물게 하지 못하고. 첫사랑을 열병이 아닌 추억으로 바꾸지 못하고. 나를, 어른으로 만들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은 생각만큼 많은 것을 지워내지 못했다. 많은 것을 바꾸지도 못했다. 결국 모든 게 다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







" 그, 저 잠깐 나 좀 봐줘요. 일하던 거 멈추고 "




" ....... "





말하기로 굳게 마음먹었으면서, 팀원들의 얼굴을 보니 또 말이 쉽게 나오지가 않는다.





" 이런 얘기해서 진짜 미안한데, 우리 프로젝트가 하나 더 늘, 것 같아 "




부서에 정적이 돌았다. 벌써부터 원망의 눈초리들이 나를 쳐다본다. 아직 콜라보인 건 말도 안 꺼냈는데.




" 근데, 그게, 콜라보래. 디자인 팀이랑 "



" 아, 팀장님 "



" 저희 저번에도 그래서 다른 팀이랑 싸우기 직전까지 갔잖아요 "



" 아... 그냥 차라리 저희한테 단독으로 넘겨달라고 하면 안 될까요? "





콜라보라는 소리를 하자마자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래, 차라리 나도 우리 팀끼리만 단독으로 하고 싶다고. 게다가 다른 팀도 아니고 디자인 팀은... 더더욱.




" 나도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위에서 내려온 지시래요. 어쩔 수가 없다. "



" 팀장님이 무슨 죄가 있겠어요.... "



" 아, 그리고 이따 3시쯤 그쪽 팀이랑 회의하기로 했어요. 준비는 그쪽에서 해온다니까 우린 참석하고 아이디어만 대충 내주면 될 것 같아 "




" 네, 알겠습니다 "



" 네, 팀장님 "






팀장 실로 돌아와 컴퓨터에 쌓여있는 업무 파일을 하나 열었다.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일 하나를 끝내니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아까보다는 집중하는 것도 훨씬 나아졌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조금 시간은 걸렸지만, 다시 나는 평온한 상태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 흐르러질 안정이었는지도 모르고, 나는 그렇게 안심하고 있었다. 





-





" 그럼 일단 이걸로 바탕 잡고 하는 걸로 하고, 오늘은 이만 해산할까요? "






5시 40분. 회의가 시작한 지 2시간도 더 넘어가서야 회의는 끝났다. 팀끼리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게 콜라보 프로젝트였는데, 직장 생활하면서 이렇게 화기애애한 회의는 또 처음이었다. 사실 논쟁이 여러 번 있을 뻔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걸 잠재우고 중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쪽 팀장이. 그러니까, 옹성우가. 




" 우리 앞으로 자주 볼 것 같은데 회식해요! 콜라보로! "




어디선가 나온 ' 회식하자 ' 라는 말의 작은 불씨는 삽시간에 퍼져 큰불이 되었고, 그 불은 두 팀의 팀장들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허락만 하면 된다, 하는 듯이.





" 난 좋죠, 이 팀장님은요? "




" 아, 저도 괜찮습니다 "






전혀 괜찮지 않았다. 하루가 왜 이렇게 늦게 가냐며 원망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 괜찮을 리가 있을까. 지난 주말부터 오늘 내게 닥친 시련만 해도 벌써 몇 개인데 전혀 안 괜찮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 하나 좋자고 행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신난 팀원들에게 회의실 정리를 부탁한 뒤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팠다.






" 이 팀장님! "



아, 진짜 미치겠네. 



" 네, 왜요? "



" 몸 안 좋으신 것 같던데, 회식, 괜찮으시겠어요? "



" 네, 저 술 좋아해요. 아시잖아요 "




술 좋아하는 건 사실이었다. 대학 시절에도 술자리만 했다 하면 빠지질 않고 참석해서 ' 술여주 ' 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으니. 나랑 대학을 같이 나온 옹성우는 그걸 모를 리 없었고, 그래서 부러 덧붙였다. ' 아시잖아요 ' 더 이상 내가 긋고 있는 선을 넘어오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였다. 




-




" 마케팅과 디자인의 콜라보 성공을 위하여! "





망할. 위하여만 벌써 다섯 번은 한 것 같다. 다들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위하여에 안 그래도 아픈 머리가 더욱 아파왔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난 취하는 것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얼굴조차 빨개지지 않았을 양이었지만, 상태가 상태가 아니다보니 그렇게 나는 점점 술이 되어가고 있었다. 




" 팀장님, 괜찮으세요? 오늘 좀 취하신 것 같은데..... "



" 어, 괜찮아.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



이미 정신의 반 이상이 나간듯한 기분이었지만 애써 취하지 않는 척,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이제 가을이라 그런지 밤의 날씨는 제법 쌀쌀했다. 입은 옷이라고는 블라우스와 치마, 얇은 가디건이 고작이었기에 바람이 꽤 매섭게 느껴졌다.




" 아, 춥다...... " 




그때 내 다리 위로 까만 정장 자켓이 덮여졌다. 그래, 이쯤되면 굳이 얼굴을 들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옹성우겠지. 고개를 들었다. 망할 자식, 그렇게 마셔댔으면서 얼굴 색 하나 안변했다. 누구는 지금 취해서 얼굴 엄청 빨개졌을 텐데. 벤치 옆에 서있던 옹성우가 담배를 꺼냈다. 




" 피지마 "



" ...... "



" 대학 땐 주위에서 그렇게 권해도 하지도 않더니 "



" ...... "



" 그리고 나 담배 냄새 싫어해 "




" 많이 취했네. 이렇게 말하는거 보니까 "



" ...... "



" 대학 때는 주량도 모르고 살았으면서 "



" ...... '



" 들어가. 자켓 내일 주고. 팀원들한테 내가 말해 놓을게 "





옹성우가 다시 회식자리로 돌아가고, 한참을 멍 하다가 정신을 차려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겨우, 하루가 끝났다. 미치도록 끝나길 바랐던 하루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속에 무언가 자꾸 얹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시원하지 않았다. 내 손에 들려있는 검정 자켓이,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이제 앞으로 어떡하지. 그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분량 조절 무참히 실패했습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검정자켓 으로 성우랑 접할기회가 생기겠네요 짝짝짝 여주의 빅픽쳐 아주좋아요오ㅋㅋㅋㅋㅋㅋ 다음화도 기다리겠습니다!!!
7년 전
독자2
응ㆍ오오오오오오오오오작가님재밌네욯ㅎㅎㅎ담편도보고싶닼ㅋㅋ?
7년 전
독자3
으른의 연애 이런거 좋아요ㅋㅋㅋㅋㅋㅋ잔잔하게 흘러가는데 읽기도 편하고...그렇네요!!ㅎㅎ옹팀장이랑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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