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Rainbow
Kiss me hard in the pouring rain
- LIKE YOU AS YOU LIKE ME -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분홍 가지에 메어 놓고 뒷문 밖으로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계단을 두 칸씩 내리밟으며 머리를 쥐어뜯는다. 바보, 등신, 머저리, 천지야.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그렇지 메로나가 뭐야. 애도 아니고. 감정의 용암이 들끓어 후덥지근한 날씨를 불태운다. 나약한 손부채 질과 함께 복도를 걸어갈 때, 마침 교무실 밖으로 튀어나온 승관이 뾰로통한 얼굴로 종이 한 장과 씨름했다.
- “넌 또 무슨 브레이크가 걸렸길래.”
- “울 담탱 드디어 미쳤나 봐.”
- “왜, 너한테 재수하래?”
- “야, 아직 수시도 안 넣었다.”
- “그럼?”
- “반성문 10 Pt 앞뒤 꽉꽉. 지각 한 번 했다고 말이 되냐 이게?”
- “우리 담임이랑 네 담임이랑 절친인 거 몰랐구나.”
- “지금 다시 태어나면 안 되겠지.”
- “포기해.”
- “응! 하하… 하하하…….”
승관은 미치광이처럼 배까지 부여 잡으며 복도를 뛰어다녔다. 그러다 뒷걸음질로 콩콩 다가와 뜬금 없이 얼굴을 빤히 노려본다. 이 눈빛은 배가 고프다던가, 배가 고프다던가, 아니면 배가 고프다던가 셋 중에 하나인데.
- “너…….”
- “붕어빵은 빼고 말해. 여름이라서 안 되는 거 알지.”
- “뭐 했냐?”
- “하긴 뭘…….”
- “얼굴 왜 이렇게 빨개요?”
- “…….”
- “꼭 고백하다 들킨 것 마냥.”
히끅-, 잔 딸꾹질이 터지고 만다.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숨을 참지만, 눈치 빠른 상대방에게는 이미 뒤늦은 후였다. 승관은 다 안다는 듯 가볍게 내 어깨를 두드리며 여우 소리를 냈다. 여기서 ‘여우 소리’란 바로 이런 것이다.
- “흐음-.”
- “이상한 소리 내지 마.”
- “흐음-, 의외로 진도가 빠른뎁쇼.”
- “넌 좀 가면 안 돼?”
- “공공장소인 복도에서 할 말은 아니지.”
김여주, 너 다 컸다! 지나가는 1, 2학년들의 파릇한 시선이 향할 만큼, 승관의 성량은 정말 강력했다. 뭘 다 컸다는 거야.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뛰쳐나왔는데……. 아아, 얼굴만 팔리고 되는 일이 없다. 실실거리는 승관에게 손사레를 치며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바깥 공기라도 쐬면 열이라도 빠질까 서둘러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던 참이었다. 교무실 문 앞을 지나치며 휴대폰을 들어 시계를 확인하고 있을 때, 뒤에서 들리는 까칠한 목소리에 잔 소름이 돋았다. 아아, 또 시작이다.
- “김여주, 이리 와봐.”
- “지금 수업 가야 하는데요.”
- “안다. 교과목 선생님한테는 내가 얘기할 테니까 이리 좀 와봐.”
담임의 귀찮은 듯한 손짓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두 다리는 모래 주머니를 단 듯 꽤나 버거웠다. 얘기만 잘 하고 돌아가면 돼.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함께 그가 두터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자신의 책상이 아닌, 승관의 담임 앞을 말이다. 네가 여주니? 내 손을 단번에 잡은 그녀는 호호 웃으며 시답지도 않은 과거를 들춰냈다.
- “예전에 심화 반 수업할 때 우리 봤었지?”
- “…….”
- “그때 네가 심화 반 그만둔다고 해서 선생님이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알아? 혼자 공부하니까 어때? 빠듯하지? 그래, 아마 빠듯할 거야.”
의아함이 가시질 않는다. 내가 왜 낯선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 주변 선생님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아야만 하는지, 담임의 한심한 눈은 사그라지지 않는 건지. 수많은 자문은 의식을 잃기에 충분했다. 입술은 말라갔고 머릿속은 백지가 되어갔다. 곧 식은 땀이 난다는 신호였다.
- “저한테 다른 하실 말씀 있으세요? 없으시면…….”
- “승관이가 그러던데, 학교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너라면서.”
- “네, 어렸을 때부터 친구예요.”
- “아…… 그러니? 의외네.”
- “……네?”
- “잠깐 이리 와 볼래?”
그녀는 별개로 마련된 상담실로 들어가 투박한 볼펜을 똑딱거렸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그녀는 뜸을 들이고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봐. 잠시 상담실을 비운 그녀가 곧 파일 하나를 들고 돌아왔다. 테이블에 놓인 총 두 장의 서류. 한 장은 내 이름이 박힌 학생 기록부였다. 웃고 있는 얼굴은 여전했다. 바보같이.
- “지훈이 알지?”
- “…….”
나머지 한 장의 주인공이 너였을 줄이야.
*
물 마시고 싶다. 아니, 아무거라도 좋으니 목을 축였으면 좋겠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햇살은 딱 말라 죽기 좋은 조건이었다. 그녀는 두 사람의 학생부 성적에 삐뚠 동그라미를 남겼다. 선이 엉켜 갈수록 짙게 변해가는 붉은 펜 자국. 굳은 잉크는 서서히 말라갔다. 내 입술처럼.
- “지훈이랑은 많이 친하니?”
- “…….”
- “승관이 통해서 알게 된 거니? 서로 어떻게 친해졌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 “그게 왜 궁금하신데요.”
- “우리반 학생이니까 당연한 알아야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어떤 말을 하든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 안 하는 것이다. 그냥…… 지금은 그냥 지훈이가 보고 싶었다.
- “너도 알다시피 지훈인 학교에서 기대를 많이 받는 애야.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지?”
- “…….”
- “선생님은 지훈이도 너도 좋은 대학에 가서 꿈을 펼쳤으면 좋겠어. 그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거든?”
- “…….”
- “그런데……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네가 지훈이를 방해하는 것 같아서 많이 불안해. 담임으로서 이런 마음은 당연한 거야, 그렇지?”
그녀는 학생부에 적힌 석차와 등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의 본질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어울리면, 둘 중 하나는 한쪽으로 쏠리게 되어 있다. 주로 잘하는 아이가 못하는 쪽으로 말이다. 본질은 이것이었다. 마른 주먹을 꽉 쥐어본다.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 “너희는 지금 고3이고 한창 스스로 집중할 시기잖아. 집중이 분산되면 누구 손해야? 바로 너희 손해야. 선생님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 “…….”
- “여주도 지훈이처럼 똑똑하니까 무슨 말인지 알 거야.”
서로 감정 따위 틔우지 말라는 것이다. 더불어 가까이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지훈이와 너는 애초에 급이 다르니 손대지 말라는 직접적이고도 아픈 말을 나름 돌려 말한 배려였다. 따뜻한 조언에 눈물이 날 뻔했다. 입안 내벽을 깊게 깨문 흔적은 고통을 수반하지만 멈출 생각은 없었다. 이때부터 오기였을지도 모른다.
- “저는 방해할 생각 없어요. 그냥 같이…….”
- “지훈이 좋아하니?”
-“……네?”
- “이유가 뭔데? 공부 잘하니까 뭐라도 좀 얻어서 대학 가고 싶어?”
- “……선생님.”
- “왜 붙어 다니니?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 ‘…….’
- “되게 똑똑한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듣지?”
숨이 턱 막혔다. 해명 따위를 바라는 것인가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대답을 강요 받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섣불리 입을 뗄 수 없었다. 그녀는 짙게 한숨을 뱉으며 학생부 기록을 정리했다. 웃고 있는 내 모습은 언제나 비참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어쩌면 매일을.
- “솔직히 말해 줄까? 네가 상위권이었으면 이런 말 안 해도 돼. 내신은 어디 내밀지도 못해. 수능은 자신 있니?”
- “…….”
- “한 사람 인생 망치는 거 한순간이야.”
- “…….”
- “네가 정말 지훈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처신을 잘 해줬으면 좋겠어.”
학교는 고요했다. 복도의 적막을 깨트리는 투박한 발소리. 그럴수록 더더욱 깊은 침묵에 시달리는 거라. 아아-, 아아아-. 허공에 울리는 목소리가 천장에 닿아 다시 귀에 스며든다. 너는 왜 우니. 어디가 아프니. 이윽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우뚝 멈춰선 발자국은 울먹였다.
오늘도 못나서 혼이 났어.
예쁜 사람이 아니라서,
보기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누군가가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나는 또 혼이 났어.
- ‘너도 알다시피 지훈인 학교에서 기대를 많이 받는 애야.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지?’
- ‘선생님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전 정말 모르겠어요.
*
점심시간을 10분 남짓 남겨둔 수업 풍경은 여느 수험생 반과 다를 게 없었다. 반은 졸고 반은 덜 조는 아이들의 뒤통수가 일정하지 않은 박자를 탔다. 잠시 후 기다리던 종이 울리고 잠에서 번뜩 깬 그들은 슬리퍼를 고쳐 신고 문밖으로 전쟁을 치르러 나섰다. 먼 발치에서 그들을 관찰하다 책상에 엎드려 피곤한 눈을 감았다. 학교가 아니라 집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이불 덮고 자고 싶어.
- “여주, 오늘 밥 안 먹을 거?”
- “응…….”
- “왜? 무슨 일 있어?”
- “아니, 어제 밤 새서…….”
- “그럼 우리만 먹는다?”
- “오야-.”
무리의 슬리퍼가 점점 멀어진다. 일찍이 돌아가던 선풍기 바람이 잔머리를 날린다. 이어폰을 꽂고 휴대폰 화면을 매만졌다. 클래식만 모아둔 폴더를 기웃거리며 무거운 눈꺼풀을 덮었다. 낮잠에 빠진 몸은 더더욱 늘어졌다.
- “……배고파.”
정신은 수면하지 못해 늘 깨어있었다.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예정이었다. 몽롱한 상태에서 눈만 감은 채 이름 모를 누군가의 바이올린 독주를 듣고 있을 때였다. 등을 톡톡 두드리는 솜방망이가 가상의 수면을 깨운다. 불현듯 고개를 돌리면 갈 곳 잃은 고운 손가락이 눈앞을 스쳤다.
- “……너 여기서 뭐 해?”
- “밥, 안 먹어?”
- “그냥…… 시간을 놓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흘긋 확인하던 그가 내 앞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어제 본 시험 채점 지인가, 아니면 모의고사 예상 문제인가. 흥미를 끌 만한 것은 아니겠거니 눈가를 비비며 사물에 초점을 맞춘다. 불투명한 비닐봉지가 첫 번째요, 안에 들어있는 익숙한 모양이 두 번째요, 그리고 여전히 갈 곳 잃은 고운 손은 책상 모서리를 만졌다.
- “이거 뭐야?”
- “아침에 먹으려고 사 온 거.”
- “……그래서?”
- “나도 아까 밥 먹을 타이밍 놓쳐서 지금까지 못 먹었어.”
- “안 먹은 게 아니고?”
- “어, 못 먹었어.”
연분홍 손톱이 테이프로 붙여 놓은 시간표를 긁는다. 기포 생기지 말라 자로 꾹꾹 눌러가며 붙여 놓은 테이프를 기어코 뜯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하물며 승관이었다면 툭 쳐냈을 손을 가만히 보고 있는 몽롱한 두 눈. 내 시선을 의식한 그가 봉지 속에서 익숙한 것들을 꺼낸다. 돌돌 말아진 밥 버거 두 개.
- “먹고 싶으면 먹어도 돼.”
- “진짜?”
- “진짜로.”
장난스레 눈짓하는 모습이 퍽 귀엽다. 플라스틱 숟가락까지 건네며 하나를 쓱 내민다.
사람 손이 왜 이렇게 연분홍스러워. 추파춥스 딸기향 날 것 같잖아.
- “식기 전에 먹어. 금방 사 온…… 건 아니니까.”
- “응?”
- “아침에 사온 거라서 차가울 수도 있다고.”
- “아…… 그래도 고마워.”
가방 깊숙이 넣어 놨는지 사그라들지 않은 온기가 느껴진다. 그는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학교 밖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관심을 두는 듯했다. 한쪽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 그에게 건넸다. 가사 없는 음악이라서 차분하고 좋아. 밥 한술을 입안에 집어넣고 작게 웃자,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 “진짜 멜로디만 있네.”
- “응, 피아노 소품집인데 마음 안정하고 싶을 때 최고.”
- “마음을 왜 안정하고 싶은데.”
덤덤히 묻는 질문에 어김없이 미소를 지었다.
난 너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래.
차별이 아니라 당연한 거래.
우린…… 처음부터 아니래.
대답 대신 숟가락으로 밥알을 꾹꾹 누르며 입술을 다문다.
그가 다른 봉지에서 음료를 꺼내 앞에 내밀었다. 이번에도 두 개다.
- “다 두 개씩이네. 원래 아침을 이렇게 먹어?”
- “응, 뭐든.”
- “그럼 맨날 얻어먹게 붙어 있어야지.”
그가 음료 안에 폭 빠트린 빨대를 질겅이며 웃는다. 평소 인생을 참 재미없게 사는 건가 싶기도 할 만큼, 그는 시시콜콜한 장난에도 죄다 반응했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재밌다던 열여덟의 소년처럼.
- “오늘은 어디서 만나? 사실 네가 준 문제집 덜 풀었는데…….”
- “김여주.”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 “메로나 좋아해.”
- “……어?”
- “나 메로나 좋아한다고.”
그날의 운동장의 풍경은 어땠는지, 낡아 빠진 선풍기의 소리가 어땠는지,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몇 번이나 반복됐는지 따위의 것들은 기억할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는 그날의 것들은 오직 이것뿐이었다.
-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걸로 된 거야.”
- “…….”
-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는 없어. 굳이 만들 필요도 없고.”
- “…….”
- “그게 사물이든 사람이든.”
- ‘지훈이 좋아하니?’
- ‘도대체 이유가 뭔데? 공부 잘하니까 뭐라도 좀 얻어서 대학 가고 싶어?’
- ‘왜 붙어 다니니?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마음을 상처 냈던 두 시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어요.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지훈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지훈이가 좋으니까요.
비닐봉지에 떡 하니 30분전에 찍힌 영수증이 있는 줄도 모르고 아침에 샀다면서 귀여운 거짓말 하는 지훈이가 정말 좋아요.
밥도, 빨대도, 음료도 두 개씩. 날 생각해주는 지훈이가 너무 좋아요.
좋아하면, 좋아하는 것.
그걸로 된 거잖아요.
- “다음부턴 부승관한테 주지 말고 나한테 줘.”
- “준 게 아니라 뺏긴 거야.”
- “뺏겨도 다시 찾아와.”
- “누가 보면 네가 나한테 맡겨 놓은 줄 알겠다.”
- “그래도 돼?”
- “응, 넌 그래도 돼.”
두 볼을 오물거리며 밥을 삼키는 그를 보며 짧게 웃다, 금세 목소리를 큼큼 가다듬었다. 아침에 있었던 작은 사고에 대해서 취조를 하고 싶었으니 목소리를 깔아주는 것은 당연했다.
- “아침에 일찍 등교하시는 편이라면서요.”
- “네.”
- “오늘 지각 왜 했는데? 기껏 교문 안으로 들이밀었더니 빠져나오기나 하고.”
- “그건 내 맘이지.”
- “다음부턴 안 기다릴래.”
- “기다리라고 한 적 없잖아.”
- “……그러니까! 이제부터 안 기다린다고!”
- “또 삐쳤다. 입술 나온 것 봐.”
- “밥 나눠줬으니까 이 정도만 하고 참는 거야.”
- “밥 주면 다 참아줘?”
- “응, 먹을 거 나눠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
- “……귀엽게.”
- “뭐라고?”
- “턱에 밥알 묻었다.”
- “이런 건 미리 좀 알려주면 안 될까.”
- “그럼 재미없잖아.”
- “너한테 부승관 냄새나.”
- “너도.”
Epilogue |
- “담탱이가 너랑 김여주랑 친하냐고 묻던데, 뭔 일 있냐?” - “없어. 왜.” - “나랑 친하냐고 묻고 너랑도 친하냐고 묻고……. 관심도 없던 옆 반 애를 갑자기 왜 찾는 거냐? 느낌이 좀 꺼림칙하다.” - “꺼림칙하다고?” - “완전.” - “아침에 지각해서 그래.” - “아, 미친. 배구 너무 재밌어. 오늘 꼭 보자, 어?” - “근데 김여주 밥 안 먹어? 아까 보니까 교실에 혼자 엎드려 있던데.” - “복잡한 일 있으면 가끔 그래.” - “…….” - “야야, 아무튼 담임 좀 쌔하니까 김여주하고 말 트나 안 트나 잘 좀 봐라.” - “걔, 뭐 좋아하는데.” - “어떻게 하루에 똑같은 질문을 두 번씩이나 받냐. 난 뭔 죄여.” - “뭐 좋아하냐고.” - “너, 인마.” - “……장난하지 말고.” - “또 이 노래 불러야 되잖아. 퀘스천 앤 앤써! 밥 버거 좋아하지만!” - “간다.” - “야! 거기 겁나 멀어!” - “알아.” - “밥 먹다 말고 어디가는데! 진짜 가?” - “어, 김여주 밥 먹이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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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추석 보내세요 :) + 글의 개연성을 위해 추가 되는 부분 (eg. 3.5화) 이 있으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