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 - 잊지말아요
Happy ending
"누가.. 사탕 사준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돼"
왼쪽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톡- 하니 떨어졌다. 코 끝이 찡하다. 아이의 손을 떼내고 무작정 엘리베이터를 향해서만 갔다.
지하주차장은 온통 아이의 울음 소리로 가득했다. 아이가 주저 앉는 소리가 들렸지만 독하게 마음 먹고 뒤 돌아보지 않았다.
우리 꼬맹이는 내가 생각하는것 보다 더 어리구나. 못된 사람이 잘해 준다고 따라가면 안돼. 세상엔 착한 사람 보다 나쁜 사람이 더 많아.
안 좋은 기억은 더 빨리 빨리 지워. 그러니까.. 내가 함께한 모든 기억은 지워버려. 하나도 남김 없이 다 지워. 미련 없이..
Happy endin 06편 中
'누가.. 사탕 사준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돼'
마치 또 듣는것 처럼, 바로 옆에서 듣는것 처럼 아저씨의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아저씨가 가버리고 홀로 지하주차장에 남았다.
나 정말 다 이해할 수 있는데.. 내가 다 끌어안을 수 있는데 겁쟁이 아저씨는 나에게서 도망가버렸다. 내가 버릴까봐 두려웠을까?
텅빈 지하주차장엔 내가 흐느끼는 소리만 가득했다. 간간히 차가 들어와 경보기가 울렸고 찬 바람만 쌩쌩 지나다녔다.
학교 가는 길에도 아저씨를 볼 수 없어서 결국 하교 후 아저씨 집 앞에 쭈그려 앉았다.
아파트 복도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매서운 바람이 휭휭대는 소리를 냈다. 얼어 죽을것 같았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문자를 해도 답장이 없고 카톡을 해도 보지를 않는다. 온 몸이 떨려왔다. 얇은 스타킹 새로 보이는 허벅지는 빨갛게 붉어져 있었다.
두 손을 맞잡고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기다렸지만 소용 없었다. 문이라도 두드려 볼까 했지만 괜히 아저씨가 더 싫어할까봐 그러지도 못 한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다 뺐다 하기를 수 십번. 어느새 밖은 깜깜해졌다. 3시간은 기다린것 같다. 하지만 집 안에서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아저씨에게 전화를 건다. 뚜- 뚜- 하는 소리와 함께 신호음이 가기를 몇 차례.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된 후에는 통화료가 부과.."
전화를 끊고 벌떡 일어섰다. 다리가 저리기도 했고 온 몸이 얼어붙어 걸을 수가 없었다. 넘어지려던 것을 복도 난간을 잡고 겨우 지탱했다.
덜컥-! 그 때 아저씨 집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나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어떤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저씨..."
"정신차려!!"
아이가 밖에서 날 기다릴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수 십통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 카톡으로 아이가 날 만나길 원하다는것 정도는 알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다리가 풀려 넘어지는 아이를 간신히 붙잡았다. 온 몸이 말도 안돼게 차가웠다. 얼음장 처럼 차가웠다.
입술은 온통 파래졌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이를 안아들고 집으로 들어와 침대에 눕혔다. 차가운 손이며 팔이며 뺨을 어루만졌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아이에게 못쓸 짓을 한것 같아 한 없이 미안하다. 이불을 잘 덮어주고 전등을 끄고 조용히 방을 나왔다. 앞으로 5일.
5일 후면 나는 이 곳을 떠나게 될거고 아마 아이가 날 찾지 못하는 곳으로 가게될거다. 그 사람이 시킨게 아니고 내가 원하서 하는 일.
굳게 다짐했던 마음이 아이를 보자마자 서서히 흔들린다. 일어나서 무서워할 아이를 위해 컴컴한 거실 전등을 켜고 집을 나왔다.
곧장 약국으로 뛰어가 감기약이란 감기약을 다 사왔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핫초코 스틱도 샀다. 왠지 아이가 깨어났을것 같아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대문을 열자마자 끅끅 대는 울음소리에 급히 방으로 달려가보니 어둠 속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말 없이 아이의 곁에 앉았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아이의 머리칼을 넘기다가 식은 땀이 나고 있다는걸 알았다. 아이의 이마에 손을 얹어보니 불덩이 처럼 뜨겁다.
".... 약 먹자"
약 봉지를 뒤적여 해열제를 찾아 방 안에 굴러다니는 생수병과 함께 아이에게 건냈다. 아이는 힘 없이 내 손을 쳐냈다. 다시 건내도 아이는 울기만 한다.
아이의 두 뺨을 잡아 작은 머리통을 내게로 돌렸다. 어깨의 작은 떨림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 뺨을 어루만졌다. 여느 때 처럼 부드럽다...
"일단 약 먹어. 계속 울면 머리 아파"
거의 억지로 아이에게 약을 먹이고 아이를 끌어안았다. 행여 으스러지기라도 할까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차츰 아이의 떨림이 멎었다.
방 안 공기는 아이에게서 나오는 열로 후끈했다. 토닥토닥- 아이의 등을 쓸어내렸다.
"아저씨.."
불품 없이 갈라진 아이의 목소리에 심장이 덜컥- 하고 내려 앉는것 같았다. 아이를 더 꼭 끌어안았다. 무슨 말을 할지 심장이 쿵쾅인다.
"아저씨는.... 내가 싫어요? 나는.. 아저씨 좋은데"
"........"
아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나도 알아요.. 나 많이 어린거. 이제 때도 안쓰고 아저씨에게 기대려고 하지도 않을게요.. 그리고 나 정말 다 이해할 수 있어요"
"왜..? 왜 같은 새끼가 좋아? 꼬맹아.. 좋은 사람 만나. 나 처럼 이상한 자식 만나지 말고 정말 좋은 사람 만나.."
진심이였다. 아이가 다른 남자 옆에서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면 보내 줄 수 있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기꺼이 보내줄 수 있다.
아이는 내 품에서 나와 내 팔을 뿌리치며 또 울었다.
"아저씨 만큼 좋은 사람이 어디있는데?! 나한테는 아저씨가 제일 좋다구.. 내가 아저씨 사랑한다구요!"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입니다~ 방금 완결편까지 다 쓰고 왔어요ㅎㅎ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궁금하시죠?ㅋㅋㅋㅋ 저는 알고 있지요~
평행선은 또 막상 쓰려니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감이 안와서 미루고 있습니다ㅠㅠㅠ 망작이 나오더라도.... 이해해주셔요...;;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혹시 아직 빙판이 녹지 않았다면 빙판도 조심하세요! 오늘은 불금이니까 씐나게 보내세요~
아, 그리고 평행선 part2. 주제 받고 있으니 댓글로도 좋고 카톡으로도 좋고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hanks to.
기식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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