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내려요?"
".........."
"....집에 가기 싫어?"
"....우리집에 같이 갈래요?"
"어?"
희미하게 웃으면서 나한테 말하시는데 내가 부장님 그렇게 가라앉은 모습 보니까 기분이 묘하면서도 안쓰러운거야. 더 속상해지기도 했고.
부장님 멍하게 보다가 필터링도 안되고 그냥 우리집 가자고 내뱉으니까 다시 물으시면서 조금 당황하시는데 싫은가, 싶어서 급하게 아니라고 내리려고 하는데 나 잡으시더라
내가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보니까 "...같이 가자면서 왜 혼자가..." 하셨어. 내가 아니라고 그냥 가서 쉬라고 하면서 횡설수설하니까 나 그냥 빤히 보시더라
"....왜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해요?"
"어, 그게. 내가 그냥 막, 내 입이 그렇게..어,"
"....왜 나 기대하게 만들어"
"아, ...저 갈게요..."
"계속 어딜 가"
"........."
"...같이 집에 가자는거, 같이 자자는거 아니였어요?"
"..같이 자, 자요? 아니, 그거 아닌데, 아니, 그러니까, 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진짜"
"....네?"
웃지도 않으시고 계속 나 빤히보면서 얘기하시는데 더 당황해서 눈 안마주치고 앞만 보면서 대답하다가 부장님이 같이 자자는거 아니였냐는 말에 놀라서 쳐다봤어
말 더듬으면서 손 내저으니까 픽 웃으시더니 무슨생각하냐고 그러시더라. 내가 눈 더 커져서 되물으니까 "누구를 진짜 나쁜놈으로 아네" 하시더라
그 말에 고개 숙이고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부장님도 아무말 안하시고 그냥 차 주차하셨어
내려서 우리집 같이 들어갔는데, 괜히 같이 오자고 했나. 같이 있어도 분위기 가라앉는건 어쩔 수 없더라
언젠가부터 있던 부장님 편한옷으로 갈아입고, 나는 찜질할 것 만들어주고. 나도 옷갈아입고나니까 막상 서로 무슨 말을 못꺼내겠는거야
평소에 치던 장난도 안하고 그냥 조용히 책읽고, TV보고... 차라리 부장님 집에서 쉬게 할 걸 그랬나봐
"...미안해요"
"...우리자기는 뭐가 그렇게 미안한게 많을까"
"...그냥 부장님 집에 갈래요? 아, 그럼 또 더 미안해지는데...그래도 그냥 이렇게 있는것 보단.."
"아니"
"네?"
"가라해도 안갈거야. 나 기분 풀릴때까지 자기 옆에 딱 붙어 있을건데"
"아, 아니...그래도...."
"뭐가 그래도야. 나 보내려면 노력 좀 해봐요"
내 옆에 앉아서 책 보시다가 내가 집에 갈래요? 하니까 표정없이 아니. 하고 다시 책 보시더라
웃지는 않으시고 기분 풀릴때까지 안 가실거라던데 그런 말 하는거 보면 솔직히 기분 벌써 좀 풀린것 같던데...그래도 평소보단 되게 가라앉은 톤이였어
내가 옆에서 눈만 굴리다가 그냥 무작정 부장님 보고 계시던 책 덮어버리니까 나 보시는데 그대로 뽀뽀하니까 움찔 하시던데 표정은 변화 없으시더라
내가 오기 생겨서 볼이고 입술이고 쪽쪽 대니까 입꼬리 조금 씰룩거리는데 절대 안웃는거야
그게 뭐라고 더 승부욕 생겨서 이씨. 하면서 부장님한테 깊게 입맞추면서 조금씩 부장님쪽으로 몸 기우려고 하니까 입술떼고 픽 웃으면서 "..나 보내려고 그래?" 하셨어
그러곤 다시 입 맞추면서 오히려 부장님이 밀어 붙이더니 결국에 부장님이 내 위에 올라탄 꼴 되니까 다시 입술떼고 "...아가씨, 작전을 잘못세웠네" 하시더라
"...이러면 어떡해요"
"......"
"...더 가기 싫어졌어. 오늘 같이 잘래요?"
"...네?"
"아, 자기는 이렇게 말하면 오해하지. 같이 잠만 자요. 자기야"
다시 평소처럼 장난치시길래 내가 때리면서 일어나니까 "...오늘 나 한 대로 K.O 당했는데 또 때려?" 하시길래 다시 부장님 볼에 상처보여서 표정굳었어
아, 진짜. 왜 그 사람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죄없는 사람을 때리고 그래. 다시 생각만해도 내가 더 억울해져서 울먹거리니까 부장님도 표정 굳으시더라
"나 괜찮아, 괜찮아요"
".........."
"....자기야, 나 배고파. 밥 먹자. 응?"
나랑 눈 마주치면서 괜찮다고 하는데 내가 그래도 울먹거리고 있으니까 배고프다면서 말 돌리셨어
나도 내가 우울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눈에는 눈물 고여있으면서도 웃으면서 "...조금만 기다려요" 하고 주방으로 갔어
밥하고 있는데 부장님이 냉장고 뒤적거리시다가 "자기야, 술이 막 그냥 냉장고에 있네?" 하면서 나한테 흔들면서 보여주시는거야
순간 당황해서 저게 왜 있지,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저번에 정수정이 우리집에 와서 술마시고 나서 남은건가봐. 그 때 엄청 많이 사왔었는데. 어후
"..자기, 술 좋아해요? 몰랐네.."
"..그런게 아니고, 아, 정수정..."
"수정씨 핑계대지말고. 수정씨 혼자 마신거 아니잖아"
"...버릴거예요"
내가 계속 요리하면서 버릴거라니까 "아깝게 왜 버려" 하면서 다시 냉장고에 넣으시더라
내가 저녁 준비하는게 늦어지니까 뒤에 식탁에 앉아서 "아, 배고픈데... 오늘 점심도 제대로 못먹었는데..." 하면서 들으라고 투덜거리길래 한번째려보니까 그냥 배시시 웃더라
아까 우울해하던 사람 맞나. 보고 있으면 은근히 단순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하도 재촉하길래 빨리 준비해서 상 차리니까 나보고 "잘먹겠습니다" 하고 먹으셨어
밥 다 먹고 그 날은 고집부려서 내가 설거지하고 정리하고 부장님보는데 그새 거실에서 일하고 계시더라
일 중독도 아니고. 이런날에는 좀 쉬지. 물 마시려고 냉장고 여는데 술이 눈에 보이는거야. 순간 그거 먹이면 적어도 일은 안하겠구나 싶었어
내가 맥주캔 두 개 들고가서 하나 탁 소리나게 놓으면서 부장님보니까 뭐냐는 듯이 나 보셨어. 두 캔 다 따서 하나는 내가 마시고 하나는 부장님 건네주니까 그냥 웃으시더라
"애는 그런거 먹는거 아닌데"
"...저 어른이거든요"
"그래? 어른이였어?"
"...저 어른아니면 부장님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어떻게 되는데?"
"..철컹철컹 알아요? 철컹철컹"
노트북 닫으시면서 받아들더니 자기도 마시면서 나보고 애는 그런거 마시는거 아니라는데 내가 아무렇지않게 어른이라고 하니까 몰랐다는척 하시더라
내가 한모금 더 마시고 어른 아니면 부장님 철컹철컹이라고 하니까 그게 뭐냐고 물으시는데 내가 손 수갑찬 척 하면서 이거요, 이거 하니까 엄청 웃으셨어
"와, 잡혀간다 이거네?"
"당연하죠. 아청법 몰라요? 아청법?"
"....와...."
"...7년전에 만났으면 진짜..."
"응. 내가 잘못했어"
내가 7년전이면 진짜...하니까 말 다 잇기도 전에 내가 잘못했다고 하시더라. 한참 웃으면서 농담하다가 내가 이제 기분풀렸냐니까 아니. 하시는거야
뭐야, 농담하고. 웃고 다 해놓고는 기분 안풀렸대. 내가 어이없기도하고 술이 좀 들어가니까 "왜, 왜요! 뭐해줄까요!" 하면서 조금 톤 높게 말하니까 그냥 웃더라
계속 얘기하면서 마신 캔이 늘어가는데, 부장님은 멀쩡하게 나 보고 있고 어느 순간 나만 얘기하고 있었어
"내가 오늘...진짜 속상해서..."
"응 속상해서"
"...진짜 그 여자...머리 잡고 싸우고 싶었는데..."
"근데 왜 안했어?"
"우리, 엄마가 어른앞에서 싸우는거 아니랬어요..."
"그랬어?"
"....볼, 볼 어떡해....."
울상되서 부장님 볼 쓰다듬으니까 그냥 웃으시는데, 내가 낫는 방법 안다면서 부장님 볼에 대고 호 하는데 하다보니까 귓가에 한거야
그냥 막 웃으시다가 귓가에 숨 불어넣으니까 움찔 하시면서 나 떼어내고 "나 괜찮아요. 안 해도 돼" 하시는데 술 마셔서 앞 뒤 구분 못하는 내가 알아들었을리가
"..아니야...아프잖아"
"나 괜찮아. 이것봐, 다 나았다. 그치?"
"...아닌데....."
"...자기 취했다...."
"...아닌데...."
계속 아닌데, 아닌데만 하니까 부장님이 한숨쉬시더니 내 손에서 술 뺏어들고 자기가 마시더라. 그러더니 "안 졸려요?" 하는데, 내가 생글 웃으면서 "하나도 안졸려요!" 했어
그러더니 한숨쉬시더니 "...이런기분이구나..." 하고 "...자기 피곤할텐데... 오늘 일도 있고" 하면서 나 달래는데 오늘 일이라는 단어에 다시 발끈해서ㅋㅋㅋㅋㅋ
"...오늘 내가 진짜...."
"응. 속상했어?"
"....막, 막..부장님 때리고...."
"...응, 응"
"...도경아 진짜...존나 짜증나....."
"....자기 욕도 해?"
"...나 욕했어요?"
"...어? 어..."
"내가?..그래서 나 싫어요?"
미쳤지, 진짜ㅋㅋㅋㅋㅋㅋ 막 울먹거리면서 나 싫냐고 하니까 부장님이 당황해서 "아니, 아니야. 자기 좋지. 왜 싫어" 하시는데 그거듣고 또 좋다고...
부장님 무릎에 냅다 앉아서 "나도 좋아요!" 하면서 뽀뽀 쪽쪽해대고ㅋㅋㅋ 좋다고 무릎위에서 작게 콩콩대고ㅋㅋㅋㅋㅋㅋ
부장님 당황해서 "자기야, 잠깐만. 아니, 이러지말고" 하시다가 내가 다짜고짜 안아달라고 찡찡대니까 멈칫하다가 살짝 안아주시는데 내가 더 파고 들었어
"...내가, 부장님 좋아해요..."
"....응. 나도..."
"...졸려...."
"아깐 잠 안온다면서. 잠오면 자요"
"..우으...."
"...잘자고, 다음부터 술 마시지 말고..."
"...왜, 왜요?"
"...내가..아, 아니에요. 와, 미치겠네"
"....왜?"
"아니야, 자요. .....우리 엄마가 술 마신 사람 건드리는거 아니라 했어요"
그렇게 잠 들었나봐. 일어나보니까 부장님 품에 안겨서 자고 있더라. 일어나서 부장님 품에서 멀뚱멀뚱 생각하는데 처음에는 술마시고 한 행동들이 다 꿈인줄 알았어
근데 내 머리 위에서 부장님이 잠긴 목소리로 "일어났어?...자기는 내가 어제 애국가 몇 번 불렀는지 알아요?" 하시길래 아, 꿈이 아니구나. 했지...
민망해서 부장님 품에 얼굴 묻으니까 부장님이 일부러 떼어내면서 "응? 알아, 몰라" 하시더라
"....알..걸요? ...미안해요"
"나도 미안해요. 술 마시고 막 안그럴게. 무슨 기분인지 알아버렸어"
"...아니...괜찮아요"
"...근데 자기는 술 먹고 한 번씩 그래주면 안 되나?"
"네?"
"...괜찮은 것 같아"
능글맞게 웃으면서 괜찮은것 같다길래 더 민망해져서 밀어내고 일어나니까 따라 일어나서 작게 "대신 그런결말 말고" 하는데 한 대 치고 부엌으로 갔어
부장님도 따라나와서 "농담이지 자기야" 하고 욕실 들어가서 씻고 나오시는데 내가 냅다 국자 쥐어주고 나 씻으러 들어가니까 크게 "왜 부장 시켜먹어!" 하시더라
진짜, 저럴때만 부장이래. 참 나. 샤워하려고 옷 벗는데, 거울보자마자 "야!! 김종인!!" 하고 소리질렀어. 뭐, 참아? 장난하나
내 목덜미며 쇄골이며 울긋불긋하게 물들여 놓았는데, 거기만 그랬으면 말을 안해. 가슴쪽에도 몇 개 남겨 놓았더라
내 소리 듣고 부장님이 "왜" 하면서 문 벌컥 여시는데, 잠시만, 내가 문을 안 잠궈뒀나?
"........."
"...와, 자기야. 아침부터...."
"나가요..."
"....이런것도 이벤트야?"
"나가"
"응"
상체는 완벽하게 나체였는데 그냥 노골적으로 보시더라. 멍하게 있다가 내가 급하게 쫓아내고 문 닫으려고 하면서 나가라니까 능글맞게 말하는데, 누가 말려...
다 씻고 나와서 머리 털면서 부장님 째려보니까 "...다른데는 안 건드렸어.." 하시더라. 그걸 말이라고 하나
어이없어서 헛웃음 지으면서 식탁 맞은편에 앉아서 밥 먹는데 나 힐끔힐끔보면서 한번씩 웃더라. 왜 그러나 싶어서 물으니까 대답을 제대로 안하는거야
"...왜 그래요,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아니요"
"...근데 왜 그래요?"
"...머리 안 마른거 섹시해서"
진짜 변태같다.... 내가 경악한 표정으로 보고 그냥 밥 계속 먹으니까 "...예쁘다는데 사람 변태취급하고...막 그래...나쁘다.." 하면서 투덜대더라
무시하고 밥 먹은거 정리해두고 머리 말리고 화장하고 준비하는데 뒤에 침대에 앉아서 거울로 내 얼굴 계속 보시는거야
그러더니 뜬금없이 "나 아직 기분 다 안풀렸는데" 하시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여태 어떻게 해놓고는
그냥 한번 허, 하고 계속 화장하는데 이번에는 옆에서 계속 나 기분 안풀렸다니까? 이러시는거야. 계속 못들은척 하니까 나 보지도 않고 중얼중얼 거려...
내가 화장 다하고 반지 늘 하고 다니던 커플링 말고 서랍열어서 부장님이 프로포즈 할 때 줬던 반지끼고 부장님 톡톡 치니까 "왜, 나 오늘 출근안해" 하시더라
"...부장님, 나 봐요"
"......."
"빨리"
".....왜...."
"이거 봐요. 나 여기 뭐 했게?"
"자기야..."
"...이제 기분 풀렸어요?"
내가 손 보이면서 반지 가르키고 말하니까 무심하게 보시다가 갑자기 눈 커져서 나 보시는데 웃으면서 이제 기분 풀렸냐고 하니까 "나 그만 기다려도 되는거지?" 하시더라
고개 끄덕이니까 환하게 웃으시더니 "...진짜 고마워요. 후회 안하게 해줄게" 하면서 나 안아주셨어
사실 마음도, 머리도 이미 결정해놓고는 내가 괜히 망설였던 것 같아
내가 울때마다, 힘들어할때마다 부장님이 안아주시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크다 느꼈던 아빠만큼 든든한거야
그 정도면, 내가 믿고 기댈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솔직히 이미 많이 기대고 있었던것 같았어
갑자기 정한것도 아니고, 꽤 오랜시간 망설였고, 조언도 많이 구한 선택이였는데, 후회할 일 없겠지. 있어도, 견딜 수 있겠지
"...더 늦게 대답해도 되는데..."
"...거짓말..."
"티 났어?"
부장님 얼굴에 약 발라주는데 입이 귀에 걸려서는 더 늦게 대답해도 되는데. 하시더라.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일부러 거짓말하지말라고 밴드 붙여주면서 꾸욱 누르니까 "아파, 하지마요" 하면서 엄살부리더니 나한테 갑자기 뽀뽀 하시더라
한마디하면서 넥타이 정리해주고, 자연스럽게 손 잡고 나가는데 뭔가 기분이 묘했어
그냥 웃으면서 부장님 보니까 부장님도 웃으시더니 "자기 나 진짜 멋있어 보이나봐. 결혼하면 어쩔꺼야? 설레서?" 하시더라. .........나, 잘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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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입니다! :) 오늘 쓰다보니 굉장히 늦어졌네요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짧고 굵게 외쳐보죠. 카!!!징!!!!!행!!!!쇼!!!!!!!
암호닉 확인은 꼭꼭 해주세요. 암호닉 신청은 항상 받습니다! (대신 [ ]요거 안에 넣어주시면 작가가 빨리 찾아요. 눈이 살짝 안좋은 작가에게 선행을...ㅠㅠㅠ) 오타나 표현 지적은 거침없이 박력넘치게 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