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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뻔한 이야기 5화 | 인스티즈

 

 

 

 

 

<제 5화, 설마는 사람을 무지 잘 잡는다>

 


짐정리를 다 하지 못해 집안 곳곳에 놓여있는 상자들을 보며 우현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이걸 어느세월에 다 정리해... 무심코 쇼파에 두었던 벽시계로 시선을 돌리니 벌써 시간은 자정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짐정리는 내일 하자! 라는 생각으로 제 방에 뛰어들어간 우현이 침대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하아, 오늘 하루는 너무 힘들었어."

 


사람들 많이 보내준다고 하시고는 딸랑 세명만 보내실게 뭐람? 덕분에 간만에 운동좀 했습니다 아버지. 우현은 오랜만에 근육을 쓴 탓인지 뻐근한 몸을 기지개를 켬으로써 풀어주고는 이불을 가슴께로 끌어당겨 편안히 잠들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컹컹!"

 


그러나 얼마 되지않아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뭉뭉이의 외침에 감고있던 두 눈을 번쩍 뜬 우현이다. 우리 뭉뭉이는 웬만해선 야밤에 잘 안짖는데... 미간에 주름을 잡고 중얼거리던 우현이 잠시 후 뭉뭉이가 조금 잠잠해진듯하자 다시 눈을 감았다.

 


  "왈!"

  "꺅!"

 


눈을 감은지 정확히 2초만에 다시 왈!하고 짖는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한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면 몰라도 다 큰 남자가 꺅이 뭐야 꺅이. 남자 망신 다 시킨다며 혀를 내두르던 우현이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말 소리에 베개로 귀를 틀어막았다. 뭐라고 하는건지는 잘 들리지 않았으나 확실한건 저 남자는 지금 우현의 집 마당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저 남자의 말소리가 여기까지 들릴리가 없었다.

 


  '삑-삑'

 


어? 뭐야? 현관문에서 울리는 도어락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자신의 집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다는것에 오소소 소름이 돋은 우현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이게 뭔 지랄이야. 이사 첫날부터 왠지 일진이 사납다 생각한 우현이 방에서 나와 현관문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갔다. 컴컴한 어둠속에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던 우현이 손에 잡히는 상자 하나를 골라 열었다. 도둑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기로 쓰기위해 상자 안에서 우현이 집어든것은 후라이팬이었다. 좋아, 이걸로 한방에... 입꼬리를 올려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인 우현이 후라이팬을 자신의 등 뒤에 숨기고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근데 왜 센서등이 안켜지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아도 켜지지않는 불빛은 여전했고 칠흑같은 어둠도 여전했다. 그러나 우현은 이에 신경쓰지 않고 문 밖의 도둑놈을 혼내주기위해 문을 벌컥 열었다.

 


  "누구세요"

 


문을 여니 술냄새가 훅 풍겨왔다. 그래도 경계를 풀지않고 누구세요 라고 물으니 말이 없다. 술취한 도둑놈이구나, 생각하고 손에 들고있던 후라이팬으로 도둑놈의 대갈통을 내리치려 마음먹으니 술냄새와 함께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나가던 취객입니다, 네"

 


그 말이 얼마나도 황당했던지 우현은 어두워 보이지도 않는 남자의 얼굴로 추정되는 부분을 살짝 째리다가 허- 하며 콧방귀를 꼈다.

 


  "아, 그래요"

 


술에 쩔은 지나가던 미친놈이겠거니 생각한 우현은 이 말과 함께 문을 쾅 닫았다. 세상에 별 미친놈을 다 만난다 내가. 한숨을 푸욱 내쉰 우현이 거실의 불을 켰다. 현관문의 센서등이 고장났다 보려 위함이었다. 이게 왜 안될까나... 중얼거리며 센서등을 툭툭 치던 우현이 퍽! 하고 제 손이 아플정도로 그것을 올려쳤다. 그러자 파박 하고 불이 들어오는것에 오올하고 감탄사를 내뱉은 우현이 중얼거렸다.

 


  "역시 말 안듣는 놈한테는 매가 약이야."

 


기지개를 쭉 펴고는 거실의 불을 탁 끈 우현이 피곤한 발을 질질 끌며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 좀 편하게 자야지 하고 침대에 누운 우현이 살며시 눈을 감았다.

한편, 문 밖에있는 성규의 머릿속은 혼돈의 카오스였다. 여기가 내 집이 아닌가? 술에 취해 정신을 놓고 남의 집에 들어온것인가?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생각을 하던 성규가 두 손바닥을 맞대며 짝 하고 박수를 한번 쳤다. 그래 내가 술에 취해 정신이 나가 남의 집에 쳐들어왔구나. 두 주먹으로 머리를 콩콩 쥐어박은 성규가 미련없이 등을 돌려 집을 나왔다. 자,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고 나의 집을...

 


  "어라?"

 


분명히 처음부터 차근차근 제 집으로 오는 길을 밟았으나 여전히 성규는 아까 왔던 그 집의 문 앞이었다. 내가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9년동안 살던 집을 한순간에 잊어버릴 일은 없었다. 그렇다면... 설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성규의 머릿속엔 불안감이 훅 들어와버렸다. 더이상 망설일 필요도 없이 대문을 열어제끼고는 휘청이며 현관문까지 뛰어갔다. 갑작스런 외부인의 2차 침입에 놀란 뭉뭉이가 왈왈 짖어대는것 같았지만 그것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

 


  "저기요! 문좀 열어봐요, 저기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성규가 피우는 소란에 개는 더 크게 짖어댔지만 그의 행동은 여전했다. 문 옆의 초인종까지 띵동띵동 눌러대며 문을 난타하기 시작한것이 얼마 지나지않아 굳게 닫혀있던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남자가 나타났다.

 


  "아 왜 아까부터 계속..."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머리를 벅벅 긁어대고있는 이 남자는 내가 분명히 아는 사람이다. 불이 들어온 센서등의 빛을 받은 남자의 얼굴이 열을 받아 붉게 달아오른 듯 보였으나 표정은 그의 얼굴색과는 정 반대인 놀란 표정이었다. 성규 또한 그 남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 우리 어디서 봤죠?"

 


우현이 눈을 크게 뜨고 성규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에 성규는 넋이 나간 듯 고개를 몇번 끄덕이다가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우현에게 물었다.

 


  "원래 여기 살았어요?"

  "네?"

  "혹시 이사 온거에요? 오늘 이사왔어요? 여기 그쪽 집이에요? 이사오기전에 안에 있던 물건들은 어떻게 했어요? 혹시 버린거에요? 그걸 왜 버려요, 버리면 안돼!"

 


대답할 새도 없이 혼자서 쏘아붙여대는 성규에 아무말도 못하고 어버버거리던 우현이 오늘! 하며 소리치는 것으로 성규의 말을 막아섰다.

 


  "오늘 이사온거 맞고 제 집이에요, 안에 있던거 그 캐리어 말하는거죠? 사람들이 이 집 전 주인 물건같다고 버려도 될것같다고 해서 버렸,"

  "어디다가요?"

 


성규의 물음에 차근차근 대답을 해나가는 우현. 그의 마지막 말에 이번에는 성규가 우현의 말을 막아서며 빠르게 치고 들어왔다. 성규의 말에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우현이 뒷머리를 몇번 긁적이며 대답하기를 미루자 어디다가요! 하며 다시한번 묻는 성규다.

 


  "저... 앞...에요"

  "어, 어디?"

  "저... 앞... 쓰레기장, 어 잠깐만요!"

 


우현의 입에서 쓰레기장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등을 돌려 뛰어가는 성규다. 어디로 뛰어가는건지는 쉽게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쓰레기장으로 가는거겠지. 하지만 버린지 반나절이나 된 것이 그 자리에 있을리가 절대로 없었다.

 


  "이미 한참 전에 쓰레기 수거해 갔지..."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성규에 뭔가 복잡미묘한 감정이 마음속에 흐르는듯해 허공에 대고 발차기를 하던 우현이 운동화를 대충 구겨신고 밖으로 나갔다. 열린 대문을 향해 왈왈 짖고있는 뭉뭉이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준 뒤 쓰레기장으로 가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왠지 모르게 빨리가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그런 남자의 직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람을 잡는건 설마였고, 설마는 금세 역시나가 됐다. 걸음을 바삐옮겨 도착한 곳에는 텅빈 쓰레기장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 금방이라도 쓰러질것만 같은 남자가 서 있었다. 아니, 그곳이 완벽히 비어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듬성듬성 쓰레기가 가득 든 봉투들은 보였으나 캐리어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기에 그곳은 비어있었다가 맞았다.

 


  "거기에는 내 옷들이 있어요..."

 


멍하니 서있던 성규가 고개를 돌려 우현은 바라보고는 그에게 들으라는듯이 말했다. 목소리가 울먹이는것은 나때문이구나, 생각한 우현이 입을 꾹 다물고는 묵묵히 성규의 말을 들어주었다.

 


  "작년에 처음으로 엄마한테서 왔던 편지들도 있었고,"

 


성규가 비틀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우현에게로 한걸음 다가갔다. 또 한걸음을 내딛으며 성규는 울먹였다. 꾹 다문 잇새로 새어나오는 흐느낌이 무지, 엄청, 아주많이 애처로워보였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그의 모습은 말할것도 없이 위태로웠다. 진득한 술냄새를 풍기며 저에게 다가오는데도 인상을 찌푸릴 수 없었던건 그런 그의 모습 때문이었다.

 


  "잊어버릴것만 같던 부모님 얼굴을 다시 기억나게 해 주는, 가족사진도 있었단 말이야"

 


이 말을 끝으로 제 멱살을 잡으려드는 성규에게 우현은 말없이 제 옷깃을 내어주었다. 힘빠진 손목이 우현의 멱살을 잡아들었다. 면상에 대고 시원하게 비속어를 내뱉으려는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성규가 고개를 푹 파묻고는 어깨를 들썩이는데 어깨를 토닥여줘야하나 어쩌나 하고 고민을 하며 손을 허공에 버둥대는 우현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고개를 드는 성규의 얼굴은 눈물범벅, 콧물범벅이다.

 


  "나 그집에서 살아야 돼요, 엄마가 빚 다 갚으면 그때 그 집으로 찾아온다는 말도 했구요, 작년에는 그 집주소로 편지까지 보내왔어요"

 


떨리는 목소리를 잘도 내뱉던 성규가 잠시 호흡을 가다듬는가 싶더니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엄마아빠랑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올거에요. 금방 온다고 했..."

 


작은 입으로 웅얼웅얼 엄마아빠를 찾으며 우현의 동정심을 툭툭 건드리던 성규가 급기야 정신을 잃었다. 소설속의 여주처럼 털썩 쓰러져 우현의 품에 폭 안기는 꼴이 꽤 볼만했다. 성규가 정신을 잃자 당황한 우현이 제 품에 안겨있는 성규의 어깨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이봐요, 이봐요!"

 


아무리 흔들어도 정신을 차릴 낌새를 보이지 않는 성규에 우현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어떡하지... 힘겹게 받치고 있는 성규를 살짝 들어올렸더니,

 


  "우욱..."

 


그의 입에서 알수없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불안감에 휩싸인 우현이 설마 하며 황급히 성규를 떼어내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듯 보였다.

 


  "우엑..."

 


성규의 입에서 흘러나온 형형색색의 뜨뜻한것은 일주일 전 큰맘 먹고 새로 장만한 우현의 고가 트레이닝 복을 흥건히 적셨다. 자신의 몸을 타고 흘러 내려와 땅에 뚝뚝 떨어지고 있는것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던 우현은 질색을 하며 눈을 꼭 감았다.

 


  "씨...발..."

 


힘겹게 내뱉은 우현의 욕설이 고요한 거리를 가득 메웠다.

 


*   *   *

 


달그락달그락 접시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소리에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난 성규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몰려오는 졸음에 눈을 느리게 꿈벅이며 천장을 응시하고 있던 성규는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을 번뜩이며 몸을 일으켰다. 오 마이 갓. 부엌 식탁에 앉아 태연히 식빵을 뜯어먹고 있던 우현을 보고 중얼거린 성규의 말이었다. 그가 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우현의 입에는 빵이 물려져 있었다.

 


  "어? 일어났네?"

  "나, 나 왜 여기있어요?"

  "기억 안나?"

 


우현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보이는 성규다. 그에 에휴하며 짧게 탄식한 우현이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있는 성규에게 따지듯 말했다. 성규가 대답없이 어색한 미소만 짓고있자 답답해진 우현은 결국 입을 열었다.

 


  "당신 어제 나한테 토했어"

 


우현의 말에 사색이 된 성규가 소리쳤다. 네? 설마요! 라고는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보아하니 성규는 분명히 자신이 저지른 만행을 기억하고 있었다. 덕분에 내 옷에 구토냄새가 제대로 뱄어. 의자에 앉은 채로 팔짱을 턱 끼고는 쏘아대는 모습에 주눅이 든 성규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왜그랬지...

 


  "그거 엄청 비싼 옷이야,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수놓은 정도는 안되지만 일반 사람들은 꿈도 못꿀정도의 가격이라고 그 옷이."

 


툭 내뱉는 우현의 표정은 분명히 험악할 것이라 생각한 성규는 이미 한참 전 떨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름이 뭐에요?"

  "네?"

  "이름이 뭐냐고"

 


우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쳐박고있던 고개를 번쩍 들고는 띨빵한 목소리를 내는 성규다. 다시한번 저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어오는 우현에게 기, 김성규요 라고 대답한 성규가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이건 왜 물어보는거지?

 


  "김성규?"

  "네..."

  "김성규씨, 이 집에서 살고싶다고 했죠?"

 


우현의 말에 순간 돌이되어버린 성규의 가슴은 거인이 뛰어다니는 듯 요란하게 쿵쾅댔다. 도대체 난 저남자에게 얼마나 떠들어댄거지? 머리를 쥐어뜯고싶은것을 가까스로 참은 성규가 머리카락대신 제 손 안의 이불을 꽉 쥐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우현의 말에 성규는 힘이 풀려 그것을 잡은 손을 느슨에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여기서 살아요"

  "네?"

 


아까부터 이름을 뺀 대답이라고는 네, 네 밖에 할 수 없었던 성규가 이번에도 네? 를 외치며 눈꼬리를 한껏 위로 끌어올렸다. 나 놀랐어요 라는 말을 표정으로 대신한 성규의 입은 다물어질줄을 몰랐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여기서 살게 해주는 대신"

  "대신?"

 


*   *   *

 


  "이거는 저쪽 구석에"

  "네!"

  "음... 이건 살짝 오른쪽으로 옮겨야겠는데?"

  "네!"

 


우현의 말이 떨어지는 족족 그것을 받아낸 성규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분주히 움직였다. 저기 저 상자 열어서 뭐있나 좀 봐요. 네! 또다시 떨어진 우현의 말에 방문 앞에있던 상자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그것을 열었다. 그러자 성규는 눈 앞에 나타난 오색빛깔 물체에 헉 하고 숨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그런 성규의 행동에 쇼파에 다리를 꼬고 누워 그를 지휘하고있던 우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상자안의 내용물을 확인한 우현은 성규와 같이 돌이 되어버렸다. 고개를 쏙 내밀고 안녕? 하고 인사를 하는 그것은...

 


  "빤스..."

 


성규가 우현이 들릴락말락하게 중얼거렸다. 상자안의 그것은 다름아닌 우현의 속옷이었다. 그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우현은 성규에게서 그 상자를 뺏어들고 다시 쇼파로 향했다. 입을 꾹 다물고는 말없이 손에 든것을 바라보던 우현의 눈치를 살살 살피던 성규가 어색함을 깨려 옆에있던 다른 상자를 열었다.

 


  "어머나"

 


이... 이런 취미가... 성규가 연 두번째 상자에서 나온것은 팬티도 아니고,

 


  "여자 속옷..."

 


고개를 돌려 쇼파에 멍하니 앉아있는 우현에게 시선을 둔 성규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변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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