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에 찍힌 여러통의 부재중을 보며 정국은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이걸 어떻게 할까-?"
한번 더 연락이 오면 받을까? 아니, 아니지.
협박이라면 그 베타새끼보단,
"선생님."
그래. 선생님. 당신이 낫겠구나.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래."
여자는 아침부터 기분이 거지같았다.
어제 있었던 일과 어디에 뒀는지 모를 핸드폰의 부재, 그리고 보기 싫었던 정국을 마주하게 된 것.
그것들이 여자의 기분을 짜증나게 건드렸다.
그래. 그는 나의 학생이고 나는 그의 선생이기에 다시 보게 될 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정국에게 오메가란 것을 들키게 된 것과 몸을 섞은 것이 침체된 기분을 더 침체되게 만들었다.
"용케 지각하지 않으셨네요?"
"뭐?"
"지각이요."
놀리는 정국의 말투에 여자의 말투가 사나워졌지만 그런 것까지도 사랑스럽다는 정국의 눈에 여자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렇게 피하면 상처받는데-."
"하, 상처-. 말장난 할 시간에 교실로 돌아가 수업 준비하는 게 어때?"
"말장난이라뇨, 진심인데."
그렇게 말하며 머리칼을 만지는 정국의 손길에 여자가 인상을 힘껏 찌푸리며 정국의 손을 쳐냈다.
"아- 아프다."
쳐내진 자신의 손을 내려보는 정국의 눈길이 매서워졌다. 서스퍼런 눈동자가 여자를 향하자 여자의 몸이 움찔거렸다.
안 그런 척하려 하면서도 흔들리는 여자의 눈동자에 정국은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생님."
어여쁜 내, 선생님.
"한별- 이랬나요?"
"네가, 어떻게 그 이름을-!"
"선생님께서 말해주셨잖아요."
다른 남자의 이름에 크게 동요하는 사랑스러운 나의 선생님.
"저를 화나게 하지 말아요."
"전정국-!"
그저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베타인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지 정국을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에 다급함과 걱정이 섞여나왔다.
정국은 그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정국은 아주 천천히 여자의 목을 금방이라도 움켜쥘 형태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는 선생님을 아주 좋아하니까."
"…."
"선생님이 저를 화나게 하는 날엔-."
"…."
"한별, 그 사람이 다치겠죠?"
정국이 두 눈을 곱게 접으며 웃었다. 악이라곤 모를 것 같은 웃음이었다.
그래, 그는 항상 제 앞에서 이런 식으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웃음을 지었었다.
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치미는 화와 욕을 삼키며 몸을 떨었다.
상관없어. 그런 베타새끼. 내가 상관할 바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빌어먹을-."
끝내 나온 말은 흔한 욕뿐이었다.
그 말에 정국은 또 싱긋 웃으며 여자의 목에서 손을 떼어내고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여자의 뺨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 떨어졌다.
"이제 들어가셔야죠, 선생님?"
"…."
여자의 등을 밀고 자신도 갈 것처럼 행동하던 정국이 행동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아- 맞다. 여기. 어제 핸드폰이요. 어제 깜빡하셨나봐요."
여자는 정국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제 핸드폰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진짜 기분이 거지같은 이유가 다 저 아이와 관련되어 있다니.
이제는 짜증을 넘어서 기가 찬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무슨 생각인지 핸드폰을 순순히 넘겨주는 정국을 노려보다 교무실로 향하려던 때에 정국이 스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한별이란 사람 번호, 저한테도 있으니까요."
"-야."
"그냥 선생님이 포기하고 저한테로 오시면 될텐데…."
“…웃기는 소리.”
여자의 목소리가 분노로 떨렸다. 그 분노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정국은 멀어져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나의 꿀, 나의 늪, 나의 체취.
선생님.
전 당신을 얻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어요.
침벌레님께 드리는 저의 선...물...입니돠!!!
맘대로 상상해도 된다고 했으니까여...
받아쥬실거져? 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