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봄이 다가왔다. 성종이 졸업을 하고 이제는 조금 더 성숙해진 초등학생이 되는 시기가 왔다. 따듯한 늦봄 바람이 불었고 여기저기서 싱그러운 향을 품을 꽃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동우가 호원의 넥타이를 반듯이 해주었고 호원은 동우의 어깨 밑까지 내려온 가디건을 추스려주었다. 자신의 몸보다 조금 오버사이즈의 가디건을 입은 동우가 그렇게 예뻐보일 수는 없는 호원이다. 찰칵- 셔터가 눌렸고 동우도 호원, 성종도 모두가 어여쁘게 담겼다. 그 뒤 유치원생 성종,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성종의 뒤에는 항상 동우와 호원이 싱그러운 봄과 함께 있었다.
[야동] 일진부부
W.전라도사투리
10년 후...
일진부부 그 마지막 이야기-
일어나야지 아들? 부드러운 동우의 음성에 성종이 몸을 뒤척였다. 동우는 그런 성종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일어나 성종의 방 커튼을 쳐내니 눈부신 햇살이 부서진다. 성종이 그런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동우에게 손을 뻗어보였다. 동우는 그런 성종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고는 쪽-
"엄마가 뽀뽀도 해줬으니까 일어나야지? 학교 늦겠다."
그러고서는 몸을 일으킨 동우가 성종을 방을 나선다. 그런 동우의 뒷 모습을 보던 성종이 푸스스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지각을 할것이 분명할테니까.
노란색 칫솔을 입에 문 성종이 뜨기 힘든 눈을 감고 열심히 양치질을 하다 벌컥 열리는 화장실 문에 눈을 힘겹게 떳다. 호원은 그런 성종의 모습을 신경도 쓰지 않은 체 바지를 벗고는 변기통에 앉아 뿌직- 하는 강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그런 호원 덕에 성종의 미간이 자연스럽게 삐푸려진다. 세월이가도 변하지 않는 호원.
"아, 진짜 더럽게."
"임마. 넌 똥 안싸?"
"아빠처럼은 안싸."
"빨리 씻고 나가던가."
"아빠 방 화장실 쓰라고!"
"마누라, 하-"
호원이 하던 말을 멈추더니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성종은 더 이상 호원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힘든지 서둘러 양치를 마무리하고는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그러다 방에서 나오는 동우를 보고는 동우를 안아버린다. 어느새 동우 보다 키가 훌쩍 큰 성종이다.
"다 큰애가 왜 어리광이야."
"엄마."
"응?"
"아빠 좀 그래..."
푸흐- 동우가 유하게 웃음을 내뱉고는 성종의 엉덩이를 몇 번 두들겨 주고는 성종을 때어낸다. 그러고는 부엌으로 들어와 밥을 푸고는 식탁에 차례로 놓았다. 성종은 여전히 동우의 뒤를 졸졸졸.
"아들 왜 아직도 잠옷일까?"
"아.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서방님 화장실에서 살꺼야? 얼른 나와서 밥드세요!"
*
호원과 성종이 동우의 마중으로 나란히 차에 올랐다. 호원이 운전대를 잡았고 언제나처럼 성종은 조수석에 올라 앉았다. 딱 들어맞는 교복이 성종에게 잘 어울렸다.
"아빠."
"왜."
"친구들이 엄마 예쁘데."
"새삼스럽게."
"그치?"
"응."
성종이 톡톡 핸드폰 액정을 두들기며 갤러리에 사진을 넘겼다. 정말 세월이 가면 갈 수록 더욱이 예뻐지는 것 같은 동우다. 성종이 흐믓하게 웃으며 사진설정을 눌러 동우의 사진을 바탕화면으로 등록해놓는다. 그런 모습을 곁눈질로 보던 호원이 피식- 하고는 웃어버린다.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동우의 아름다움과 호원과 성종의 동우에 대한 집착이었다.
"아들."
"응?"
"동생 갖고싶지 않아?"
"별로."
"생각을 하고 좀 말해라."
다른 집 외동들은 외롭다 외롭다고 하지만 성종은 달랐다. 외로움? 그게 뭐임? 먹는 거? 우걱우걱. 항시 동우와 붙어있는 성종은 절대 외로움이라는 것을 몰랐다. 오죽하면 중학교 극기훈련, 수학여행을 스킵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야."
"왜?"
"동생있으면 또 엄마를 3분의 1해야 하잖아. 지금도 2분의 1인데."
"으 생각만 해도 싫어." 라며 진저리를 치는 성종을 보고는 입맛을 다시는 호원. 정말 다큰 자식이 너무 엄마 치마폭에 쌓여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다. 동우가 다른 집 엄마들 처럼 성종을 강제로 학원에 보내거나 또 그렇다고 너무 자유분방한 것도 아니지만 성종은 자신 스스로 그러기를 거부했다. 친구들과 노는 시간보다 동우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고 주말에는 절대 동우가 집 밖을 나서지 않은 이상은 집 밖을 나가는 일이 없을 정도니. 가끔은 아들의 교우관계가 걱정인 호원이다. 하지만. 정말 이것은 호원의 걱정일 뿐이었다. 저스트 걱정! 성종은 호원의 걱정과는 달리 학교에서 너무나 교우관계가 원만했으며 나쁜남자 타이틀을 달고다니는 아이였다. 누가 일진부부의 피를 물려받은 자식이 아니랄까봐 하는 짓은 꼭 동우와 호원의 학창시절과 닮아있어 선생님의 걱정을 살정도였다. 물론 모든 것을 동우의 귀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며 말이다. 또 나쁜남자 타이틀이란 자신에게 고백해오는 모든 사람들을 뻥뻥 걷어차지 일수여서 부쳐진 타이틀이었다. 정말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말이다. 이제는 나이가 어느정도 먹은 성종이기에 동우와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되었으니 결혼하기는 포기할 수 밖에. 대신 다음 생에는 반드시 염라대왕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서라도 자신이 동우와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성종이었다.
"싸우지말고. 아 맞다. 너 담배피다 걸리지말아라."
"..."
"어떻게 알았냐고? 네 담임이 나한테 전화왔더라. 엄마는 모르니까 걱정마."
"...고마워요."
"담배피는 걸 뭐라고 하는 건 아닌데 그냥 몸에 안좋으니까 작작 펴 임마. 네 엄마 알면 또 그 큰눈에 눈물 그렁그렁. 알지?"
"응."
차에서 내린 성종을 확인한 호원이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근무시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성종의 담임이었다. 성종이 교내에서 흡연을 하다가 걸렸다고. 왜 동우에게 전화가 안가고 자신에게 전화가 온것인지는 의문이었지만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던 호원. 분명 동우에게 전화가 갔다가는 눈물을 그렁그렁 달며 자신이 성종을 잘못키웠다며 자신을 자책했을 게 뻔하니까 말이다.
성종은 저 멀리 가버리는 호원의 차 뒷 꽁무늬를 보고있다 자신의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 보았다. 환하게 미소를 짓고있는 동우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왠지 죄를 짓는 기분. 화면 속 동우의 얼굴을 쓸어보인 성종이 가방에서 하얀 담배곽을 꺼내 근처 쓰레기통에 골인을 시켜버렸다. 크게 불만이 있어서 피운 것은 아니었고 단지 있어보여 과시욕에 펴보았던 담배였으니 끊는 것도 쉬울것이다.
"야. 이성종!"
"어, 차선우."
"안 들어가고 뭐하냐."
"그냥."
"구라 즐. 뭐하고, 오- 역시 너희 어머님은 시간이 가도 아름다운 건 여전하셔."
어느새 자신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자신의 손으로 가져간 선우가 성종의 핸드폰 배경화면 속 환하게 웃고 있는 동우를 보며 핸드폰을 빼앗으려 이리저리 발버둥치는 성종을 약올렸다. 아무리 잡으려해도 잘도 빠져나가는 선우에 성종이 결국 이를 바득 갈고 선우의 은밀한 곳 바로 옆을 후렸다. 선우가 고통에 찔끔 눈물을 흘리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성종은 그런 선우가 우습다는 듯 그를 향해 상큼한 비웃음을 날려주고는 쿨하게 저 혼자 교문을 통과했다. 물론 선우를 향한 경고의 메세지를 남기고서. '다음에는 거기다.' 선우는 성종의 말에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자신에게서 대가 끊기는 꼴은 보고싶지 않은 선우였다.
째깍째깍- 꿀꺽, 아이들의 목울대가 크게 울렁였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그와 함께 누구보다 빠르게 뛰쳐나가는 성종과 선우. 4교시 그들의 수업을 맡았던 선생님은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젖고 맛있게 밥을 먹으라는 말을 남긴 체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 또한 우르르 급식실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아오 씨발! 내가 먼저 들어왔잖아!"
"뭐래 이 병신이가. 넌 내 발꾸락 안보이냐?! 봐! 내 발꾸락이 조금 더 먼저 들어 왔네!"
"미친 언어장애 꺼우져. 내 가냘픈 몸뚱이가 먼저 이 급식실 문을 통과했거든?"
먼저 뛰쳐나간 성종과 선우가 언성을 높이며 자신이 먼저 급식실 문을 통과했다며 다투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선우를 소개하자며 성종과 함께 유치원을 입학하고 또 함께 졸업했으며 초등학교, 중학교 또한 다를 것 없었다. 몸만 성장했을 뿐 이들은 항상 투닥되기 바빳다. 하지만 그들은 단 한 번도 큰 싸움을 해본적 없이 절친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오 이 돌고래가 뭐라 씨부, 아이씨 선생님!"
"아이씨이? 뭐 어쩔건데? 한대 칠래?"
"아프잖아요!"
"아프라고 때리지 그럼 네들 좋으라고 때리냐?"
갑자기 등장한 한 남자에 의해 성종과 선우의 뒷통수가 나란히 바닥을 향했다. 알싸한 고통에 선우가 대들어보지만 남자의 눈에는 그저 그들이 우스워 보일뿐이었다. 남자의 등장에 이미 주변의 아이들은 다른 입구를 통해 줄을 서고 있었다. 몇 몇의 아이들은 성종과 선우의 별영양가 없는 말발의 승자가 누가 될것인지에 대해 내기를 건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등장에 아이들은 그냥 입맛을 다실 수 밖에없었다. 그냥 승자는 남자니까 말이다.
"네들은 매일 이시간마다 피해지? 내가 다른 선생님들 보기 미안해 죽겠어."
"이성종이-"
"차선우가-"
"고객님들 입셔터 곱게 닫으시고 줄 서서 밥을 입으로 씹어 삼켜주시길 바랍니다."
남자의 말에 성종과 선우가 툴툴되며 줄을 섰다. 그제야 성종과 선우가 자리한 급식실의 입구가 원할이 움직였다.
한 가득 급식판은 채운 성종이 밥알을 하나하나 터트리며 아까 전 남자를 씹었다. 선우 또한 성종과 마찬가지로 반찬으로 나온 제육볶음을 남자라 생각하며 잘게잘게 씹으며 삼켰다. 겁나 남자는 똥맛인데 제육볶음은 꿀맛이다.
"김성규 선생님 나빠."
"없는데 선생님을 왜 붙여. 빼."
"그래도..."
"괜찮아. 우리끼리 있는데 어때. 다시 말해봐."
"김성규 나빠."
"성규샘! 이성종이 선생님 보고 김성규래요!"
선우는 아침에 자신의 중요부위에게 위협을 준 성종에게 소심한 복수중이었다.
*
성종이 아픈 팔을 부여잡고 자신의 앞자리 앉아 책상에 엎드려 끙끙되는 선우의 엉덩이를 차버렸다. 그에 선우가 윽 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성종은 그런 선우를 보며 큭큭되었지만 또 다시 저려오는 팔을 주물렀다. 그러고는 다시 선우의 엉덩이를 뻥- 성종이 이리 분노하는 이유는 아까 전 점심시간 선우가 성규에게 고자질 하는 바람에 성규에게 한 시간이나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고 그것도 모자라 반성문 30장을 작성하게 만들어서였다. 매번 교사식당가서 먹다가 오늘따라 학생식당을 이용한 성규였다.
"오늘은 특별한 종례없고. 수학여행 설문지만 작성해 와."
"네에-"
수학여행을 가는 구나... 그래 수학여행. 뭐 이런?!
고집불통의 성종을 동우가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왜 항상 수학여행을 가기 싫어하는 것인지 중학교 때에는 그냥 자신의 아들이 하는 말이니 안보냈지만 고등학교에 수학여행은 청소년으로서의 마지막 수학여행이자 친구들과 편히 함께할 수 있는 여행인데. 혹여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는지... -그냥 걱정-
"성종아 마지막 추억이잖아. 가자."
"싫어요. 안가고 엄마랑 있을래. 여기 '불참'에 어서 표시하고 싸인해주세요."
"아들 엄마는,"
"아아아아- 안들리-"
"이런 버릇없는 새끼! 엄마가 말하는데 귓구녕을 쳐 막아?!"
"우악! 아빠!"
"어, 서방님 언제 왔어?"
동우가 울먹이면서 말하면 분명히 백퍼센트 성종은 이응이응 어마마마의 본분대로 하겠습니다. 하며 가겠다고 할지도 모르기에 귀를 막고 머리를 저으니 언제왔는지 호원이 성종의 뒤에서 그의 머리를 세게 강타했다. 성종은 고통에 뒷통수를 잡았고 동우는 호원의 가방을 건내받았다.
"우선 들어가서 옷 갈아입어."
"잠시만. 저 종이 줘봐."
"이거?"
"응."
여기. 동우가 성종의 유인물을 호원에게 건내자 호원이 저 멋대로 싸인을 하고 성종에게 종이를 던지고서 자신의 방으로 사라졌다. 동우는 졸졸졸 호원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홀연히 떠났고 성종은 호원이 던져준 종이를 집어들고 울분을 토해냈다.
"아! 수학여행 가기싫다고!"
성종이 수학여행을 이토록 가기싫어하는 이유는 정말이지 단순하고 간단했다. 그냥 동우를 호원에게 빼앗기기 싫어서. 자신이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2박 3일 동안 호원은 동우를 독차지하게 되고... 그러면.
"싫어! 나 동생 싫다고!"
싸인이야 자신이 조작하면 가능했지만 하필이면 자신의 담임이 예전 동우와 호원의 담임이었던 성규였다. 그냥 담임도 아니었고 동우와 호원과 무척이나 친한. 가끔은 집에와서 밥도 먹고가는! 꼼작없이 수학여행을 가게 생긴 성종이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흘러 성종이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는 날이었고 성종은 자신보다 들떠서는 분주히 준비하는 동우의 뒷모습을 쓸쓸하게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동우가 버스에 올라타 있는 성종에게 손을 몇 번 흔들었다. 성종은 창문에 딱 붙어 동우를 내려보았고 호원은 동우의 어깨를 감싼 체 얄밉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성종의 버스가 떠났다.
"흐하- 이제 아들없어서 어떻게 해."
"나 있잖아."
"서방님은 일나가잖아."
"걱정마 성종이 돌아올때까지 이 남편이 우리 마누라 안 심심하게 해줄게!"
"에잇! 됬고 이제 서방님도 출근 해."
"출근이 중요한게 아니야."
"그럼?"
"널 먹는 게 중요하지!"
으악- 호원이 빠르게 동우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성종의 부재를 이용해 그동안 참았던 그간의 욕정을 풀 생각으로 과속으로 차를 몰았다. 흐학- 천천히 달려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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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꽁이/동쨩/모래알/눈꽃/무럭자라/초밥/뽀뽀틴/도토리/써니텐/규롱/연두/31/지지/감성/내사랑울보♥
그동안 일진부부를 사랑해주셔 너무 감사드리고요ㅠㅠ 마지막화 수정 후 텍본은 나중에 메일링 할게요! 길게 사담 안 할게요ㅠㅠ 항상 감사했고 조금 있다가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