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라마 첫 촬영을 시작하는 날이야.
지난 번 대본 리딩 이후로 사석에서 본 적이 없고 가끔 카톡만 하다가
오랜만에 보는 홍빈이라서 너빚쟁은 조금 어색할까 걱정이 돼.
촬영 현장에 가니까 많은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고 홍빈은 먼저 와서
감독님께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 그래서 너빚쟁도 얼른
인사를 하고 달려가서 이야기를 함께 들었지. 오늘 촬영할 첫 장면은
지난 번에 재환이와 함께 연습했던 남자 주인공과의 첫 만남 장면이야.
너빚쟁은 먼저 탈의실로 들어가서 코디들과 스태프들의 지시를 듣고 있어.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신호가 잘 맞아야 해
첫 장면을 찍는데 홍빈이가 너무 늦게 들어온거야. 너빚쟁이 옷을 다 입고 들어온 바람에
서로가 뻘쭘한 상황이 전혀 연출이 되지 않았어. 그래서 홍빈이는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 그렇게 몇번을 더 찍었을까 이번에는 홍빈이가 반대로 너무 일찍
들어와버린거야. 순간 촬영장은 조용해졌는데 너빚쟁이 웃으면서 괜찮다고 다시 찍으면
된다고 해서 바로 재촬영에 들어가. 그리고 이번에는 적당한 타이밍에 홍빈이가 탈의실로 들어와서
첫 장면을 완벽하게 찍어.
잠깐 대기 시간에 홍빈이가 아까 일로 너빚쟁한테 못 오고 다른데서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너빚쟁이 먼저 홍빈이에게 가서 그런 실수했다고 움츠러들지 말라고 내가 괜찮으니까
신경 안써도 된다고 계속 격려를 해줘. 그러니까 홍빈이는 자기가 이런 말 들을 처지가 아닌데
더 걱정시켜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또 인사를 해. 너빚쟁은 당황해서 진짜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더 어색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래서 이런 걸로 어색해하면
나중에 키스신 같은 건 어떻게 찍으려고 하냐고 놀리니까 홍빈이가 진짜 당황을 해.
너빚쟁은 신인티가 팍팍 나는 홍빈이가 너무 귀여운거야. 이제 그런 걸로
부끄러워 하면 안된다고 다 연기의 일부라고 충고해주면서 이렇게 어색하게 지내지 말고
앞으로 종종 자주 만나자고 홍빈이에게 이야기를 해. 홍빈이는 알았다고 하고
그날 촬영은 밤까지 계속 이어졌지만 그래도 성공적으로 마쳤어.
아직 촬영 초반이라서 스케쥴이 빡빡한 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벌써 어둑어둑한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어. 집으로 돌아와서 컴퓨터를 킨 너 빚쟁은
앞으로 스케쥴 때문에 바빠지면 소설을 계속해서 올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전에 써놓은 글들을 미리 올려놓으려고 블로그로 들어가.
그런데 메일함에 알림 표시가 하나 떠 있었어. 자신의 소설을 좋아하는 팬들이
보낸 팬레터겠지 한 너빚쟁은 메일을 클릭해보는데 대형 출판사에서 온 메일인거야
너빚쟁이 쓴 소설을 제대로 출판하고 싶다면서 아래 번호로 연락을 달라고 하는 내용이었어.
너빚쟁은 자기가 배우인 걸 숨기고 쓴 소설이기때문에 자기가 썼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뭔가 자신만의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것은 소설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꿈이라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어떻게 하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친구한테 전화를 걸게 돼. 대신 자신인 척 하고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하려고 한거지.
그래서 휴대전화를 키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암호닉]
뎨뎨아기님
레오눈두덩님
로션님
까까님
코쟈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