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찬열의 입술에 백현의 입술이 닿았다. 찬열의 눈이 놀라 커다래졌다. 눈을 감은 백현의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 찬열은 저도 모르게 백현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백현의 다리가 뭉근하게 제 중심을 자극했다. 흐아. 키스하는 입 사이로 찬열의 신음소리가 새어나갔다. 백현이 피시시, 웃었다. 입술을 뗀 백현이 찬열의 귓가에다 속삭였다.
"좋지?"
찬열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다시 백현이 찬열의 입술을 물었다. 백현의 혀가 마치 제 입안인냥 마구 헤집고 다녔다. 찬열의 혀 밑을 백현이 쓸어올렸을 때, 찬열이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마주친 백현의 눈이 곱게 휘어졌다. 언제나 백현의 눈웃음은 매력적이었다. 그 때, 백현의 손이 찬열의 바지로 내려갔다. 버클을 풀고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찬열의 것을 쥐었다. 흐악! 찬열이 백현의 옷자락을 꽉 쥐었다. 좋지? 다시 한번 백현이 짓궂게 물었다. 찬열이 대답하려는 찰나, 백현이 다시 속삭였다.
"찬열아."
"응…."
"이거 꿈이야."
백현이 그렇게 말하며 찬열의 것을 힘을 꼭 쥐며 잡았고, 찬열은 사정했다. 그리고 번쩍 뜨인 눈. 아이보리색 천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축축해진 속옷. 찬열은 그저 멍하니 5분 동안을 침대에 그렇게 누워있었다. 찬열은 울상을 지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쪽팔려, 진짜! 찬열은 정말로 울고싶은 지경이었다. 우는 수준을 넘어 통곡하고 싶었다. 순진한 우리 디자이너님을 상대로 이런 쓰레기같은 꿈을 다 꾸다니!
시트를 가는 것까지 다 끝마친 찬열이 샤워를 끝낸 깨끗한 몸으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얼핏 본 핸드폰에서는 이미 시간이 새벽 세시를 넘어가고 있었지만 찬열은 잠이 통 오질 않았다. 하긴 잠이 잘 오는 것도 이상하긴 했다. 눈을 감아도, 뜨고 있어도 계속 백현의 얼굴이 생각났다. 볼이 복숭아 빛으로 발그레해져서는, 그 이쁜 손으로 내 걸…. 다시 아까 전의 꿈을 생각하던 찬열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거 생각 한번 했다고 반쯤 서는 제 것을 보며 찬열이 울상을 지었다. 나 정말 변태 맞나봐.
어찌됐든 동이 틀 때까지 찬열이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이 거였다. 며칠간은 디자이너님을 보지 말자! 물론 하루라도 보지않으면 찬열의 입에 가시가 돋는 듯 했지만 그 꿈을 꾼 이상 백현을 순수한 마음으로 보지 못할 거 같았다. 찬열은 울상을 지으며 준면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나 오늘 디자이너님 만나러 안갈거야.'
전송을 누르기 전까지도 찬열은 고민했지만 두 눈 꼭 감고 전송을 눌렀다. 톱니바퀴가 여러번 돌아가다가, 금방 '1'이라는 숫자가 떴다. 그리고 이번엔 디자이너님. 찬열은 '오늘 일이 있어 못가요','오늘 몸이 안좋아서 못가요'를 쓰고 지웠다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또 너무 제 용건만 불쑥 보내면 매너가 없어보일까봐서 '잘잤어요?'를 쓰고 지웠다를 다시 반복했다.
"그래도 '잘 잤어요?' 라고 보내는 게 예의지."
찬열은 다시 '잘 잤어요?' 하고 써서 전송을 눌렀다. 5분이 지났지만 답이 없는 백현에, 찬열은 초조한 듯 다리를 달달 떨다가 다시 메세지를 보냈다.
'오늘 못가요'
전송을 해놓고 다시 찬열은 후회했다. 뒤에 (웃음) 이모티콘이라도 붙일걸. 그래서 찬열은 활짝 웃고있는 노란 얼굴 이모티콘을 하나 찍어 보냈다. 흐엑, 뭐 이렇게 얼굴이 커. 커다랗게 뜬 노란 얼굴에 기겁을 하다가 홀드버튼을 꾹 눌렀다. 에휴.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
아침 일찍 일어난 백현이 밤새 온 메세지에 일일이 답을 보내고, 찬열에게서 온 메세지를 읽었다. 오늘 못 온다니. 백현의 어깨가 축, 처졌다. 분명히 어제 일때문에 날 피하는 게 틀림없어. 백현은 딸랑 'ㅇ' 하나만 찍어 보냈다. 흥이다. 백현은 메세지를 보내고는 홀드버튼을 꾹, 눌렀다.
백현의 메세지가 올세라 핸드폰을 붙잡고 있던 찬열이, 방금 막 도착한 백현의 메세지에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이응 하나라니! 이응 하나라니! 찬열이 울상을 지었다. 내가 가든 안 가든 상관없다 이거지? 찬열이 백현이 이응 하나만 찍어보낸 짧디짧은 메세지를 곱씹고 또 곱씹으면서 중얼거렸다. 정말로, 디자이너님은 너무 냉정하셔. 찬열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 찬열이 홀드버튼을 꾹 누르고 침대에 벌렁 누웠다. 며칠 정도 유배 생활 하면서 디자이너님에 대한 내 나쁜 마음을 정화시켜야겠어. 찬열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한숨을 다시 푹, 쉬었다.
*
백현은 'ㅇ' 하나 보낸 뒤로 아무 답장도 없는 찬열에 입이 툭, 튀어나왔다.
"어쭈? 읽씹하겠다, 이거지?"
숫자 '1'은 사라진 지 오래건만 감히 내 메세지를 쌩을 까다니. 백현이 책상 위에 있던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뒤집었다. 어젠 지가 먼저 뽀뽀해놓고! 백현이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책상 한 켠에 놓인 찬열의 화보사진 한 장을 뚫어져라 노려보고는 손가락 끝으로 찬열의 얼굴을 꾹, 눌렀다. 찌부찌부 박찬열. 백현은 괜히 애꿎은 찬열의 화보사진에 화를 풀었다. 내일 오기만 해봐, 안 만날 거니까. 백현이 입을 댓발 내밀고는 궁시렁거렸다. 일을 하려고 연필을 잡은지는 오래였지만 통 집중이 되질 않았다. 액정이 아래로 가게 뒤집어 논 핸드폰을 오분 간격으로 확인했다. 십분이 지나도, 삼십분이 지나도 찬열에게서는 메세지가 오지 않았다. 백현의 어깨가 축, 처졌다. 평소면 왜 이응 하나만 보냈냐, 저가 안 가는 게 섭섭하냐, 하면서 핸드폰에 불이 나도록 메세지 폭탄을 보냈을텐데.
"그래. 됐다, 됐어. 내일 오기만 해봐!"
백현이 찬열의 화보 사진 마저 뒤집어 놓고는 연필을 꼭 쥐었다. 그때 저번에 찬열이 사왔던 홍차를 내오는 수정을 백현이 눈을 세모꼴로 뜨고 쏘아봤다. 백현의 매서운 눈빛에 수정이 흠칫, 몸을 떨었다. 왜 그러세요? 수정의 물음에 백현이 아무 말 없이 홍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거 싫어."
"이거 드시면 일이 잘된다면서 좋아하셨잖아요."
"아, 지금은 더 방해되! 아메리카노로 줘!"
백현의 고함소리에 수정이 인상을 약간 찌푸리고는 다시 쟁반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히스테리 또 시작이네. 찻잔을 제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수정이 중얼거렸다. 찬열씨랑 싸웠나? 수정이 꾹 닫힌 백현의 사무실 문을 보며 생각했다.
레녹 |
안녕하세요! 레녹입니다!
암호닉은 담편에..!
수요일에 연재 못해서 죄송합니당ㅠㅠ 월요일에 연재하면서 말할려고 했는데...ㅠㅠ
일주일만에 글이 올라간 셈이네요ㅠㅠ흑ㅎ그흑흐흑 아 그리고 오늘은 잠깐 잠이 들었어요....흑흑흐흑흐흑 일어나 보니 여덟시!!!ㅠㅠ 일어나서 부랴부랴 올립니다ㅠㅠ늦어서 죄송해요~
한동안 날씨가 따뜻하나 했더니 다시 추워졌네요ㅠㅠ 다들 감기조심하세요~ |
월 수 금 일곱시 연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