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처음 영안 독자님덜 :: 강준아 도환해님♡ , 레아님♡
드르르르륵. 기분좋은 소음이었다. 묵직한 캐리어 소리는 나의 심장을 뛰게했고 발걸음은 가벼이 날라다녔다. 한적한 분위기와 냄새가
코 끝을 찔렀고 잠시 눈을 감고 서서 그 냄새를 만끽했다. 이건 마치 굳이 말을 하자면 독립의 해방 냄새와도 같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성인이 된 후 이렇게 진지한 독립이 빨리 성사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 냄새도 좋고 동네도 조용하고. 모든것들이 좋았다. 딱 하나,
"너는 어떻게 뿌리치지도 못하겠다"
가엾게도 떠돌다 죽었는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하얀 진돗개가 쫒아오고 있었다. 유치원때부터 줄 곧 귀신눈깔이라며 놀림을 받고
왕따를 당하며 자라왔다. 지금 나이가 되서 좋은건 그런 불편함과 불안함,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였다. 또한 그 아무도 나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없는것이 가장 좋았다. 내 영안(靈眼) 을 아는사람은 이곳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아가씨구먼 오늘 이사온다는 사람이"
"네 안녕하세요"
50대정도로 되어보이시는 경비아저씨가 나를 맞이해줬다. 조금은 오래되서 허름한 빌라여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었다. 한창 부동산을
헤매고 다닐때 반포기 후 들어간곳에 이 빌라의 집 하나가 나왔다고 하여 가격보고 바로 계약을 해버렸다. 정신차리고 계약 후에 보니 404호.
이 빌라는 거주자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외관으로 봤을때는 무슨 폐허인줄 알았다. 허나 의외로 안은 깔꼬롬하니 아늑한
원룸의 느낌이 제법 났다. 계단의 공간 또한 넓어서 나름 탁 트여 답답함 또한 없었다. 이만한 가격의 빌라에 경비 아저씨까지 계시니 오히려
감지덕지였다.
"제발 여기는 지박령이나 없기를 바라야할텐데…"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큼지막한 짐이 없어서 그런지 저렴한 1인 가구를 들여도 넓은 원룸이 되었다. 아니, 오히려 휑한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모두 다 구비를 한 후 쇼파베드에 풀썩 하고 쓰러지듯 누웠다. 아- 옆집에 떡을 돌려야하나. 나는 멍하니 천장을 보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다. 내 눈 앞에 있는 하얀 진돗개 한마리였다. 환하게 웃음 지으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던 백구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넌 내가 가라고 해도 안갈거지?"
본의 아니게 반려견이 생겨버렸다. 그 녀석은 쫄래쫄래 내 옆으로 다가와 풀썩 하고 앉아버렸다. 어쩌다가 봉변을 당했는지….
잠깐 눈을 붙인 사이 몇시간이 흘렀을까 창밖을 보니 어느덧 밖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이런. 옆집에 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일어
나자마자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내가 이렇게 고민 할 수 있었던것은 바로 옆집만이 거주하기 때문이었다. 비교적 세대주들이 적은 이 곳에
이웃들마저 모른다면 그건 너무 삭막하다고 생각했다. 마침내 결심을 한 나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일어났다. 뭐 가져다줄게 없나하고.
"크흠...저..저기.."
띠- 하는 다소 음침하고도 시끄러운 벨소리가 울리고 뒤이어 내가 양해를 구하는 말을 뱉었다. 체인이 걸린채 문이 살짝 열리더니 어두운
빛과 함께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기 바로 옆집으로 이사 온.."
어두운 느낌과 달리 동그란 눈을 가진 남자가 서있었다. 그는 얼굴은 어딘가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초면에 얼굴을 뚫어져라 보면
실례일걸 알기에 사람 좋은 웃음을 지은 후 푸딩을 건내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니, 들어오려했다. 찰캉. 분명 옆집에서 난 소리였다.
옆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을텐데. 낌새가 이상했지만 뭐 별일 있겠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와 몸을 풀썩 뉘였다.
"부디 잘 살기를…"
기분 나쁜 알람이 울렸다. 억지로 떠지지 않는 눈을 떠 슬금슬금 현관문 쪽으로 기어갔다. 우유와 유산균 음료를 가지러가기 위함이었다.
본의 아니게 사족보행을 하며 현관문에 도착해 문을 열었을때. 그래도, 조금은 이웃이 있다는것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다면.
"...에..?"
이렇게 사족보행을 하며 산발을 한 몰골로 새로운 얼굴의 옆집 남자를 맞이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 그 남자는 나를 보자 흠칫 놀랐다.
말끔한 차림의 남자는 곧이어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혹시... 여기로 이사오셨어요...?"
"...네..하하...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참으로 우스꽝스러울수가 없었다. 남자는 왜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것 같은 표정을 하며 우뚝 서있었다. 나는 그 틈을 타 사족보행을 마치고
멋쩍게 웃으며 물건들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려했다. 나의 움직임을 보았는지 남자는 그제서야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이 옆집에 사는 이제훈 형사라고 합니다. 혹시 불편하시거나 궂은일 하실 거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하하"
"앗..형사님이시구나! 네! 감사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형식적인 대화들이 오고간 후 나는 집으로 들어가려 몸을 돌릴때였다. 그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똑똑히. 웬 남자형체가 그 집으로
들어간것을. 그리고 남자와 웃으며 헤어진 뒤 집으로 들어와 그대로 서있었다. 그 형사라는 남자의 발자국소리는 나의 왼쪽이 아닌 오른쪽
으로 서서히 가는것이 느껴졌다. 문득 의심의 씨앗이 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들어오기 전에 형체를 본 후 이제훈 형사를 보았을때 보았다.
그 역시 나와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는것을. 또한, 그 집에는 사람이 산다고 하지 않았는데 신문이 현관문 앞에 놓여져 있었다는것을 말이다.
"에이......"
덜그럭-
"...뭐야...."
"내가 여자분 이사왔다고 하길래 이렇게 함부로 안들어오려고 했는데"
"...젠장"
"..나... 보이죠?"
"..뭐야... 진짜 보이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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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제가 너무 늦게왔죠..ㅠㅠㅠ 죄송해요ㅠㅠㅠㅠ
봐주시는 모든 독자님들 제가 진짜 정말 애정합니다ㅠㅠ 미숙한 글 봐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ㅠㅠ
저의 모자란 묘사아닌 묘사가 독자님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가동할 수 있을만큼인지 모르겠어요..흑흑
그나저나 카테고리에 배우/모델 이 생겼는지 저는 지금 알았네욬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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