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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놈




03 녹차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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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실 중간구석자리에 몸을 구겨 넣고는 책상위에 폰을 올려두었다. 첫날인데 설마 수업을 하시겠어라는 마음으로 클러치에는 현금 이만 이천원, 체크카드, 립글로즈와 팩트만 넣었다. 같은 새내기인데 어째서인지 한번씩 화석 선배같은 면모를 보여 주는 옹성우가 말했었다. 첫수업날 진도를 나가시는 교수님은 노잼이라고. 그리고 그런 노잼 교수님은 만나지 않는다면 그래도 한 학기 숨은 쉬고 살 수있을 거라고 말이다. 


  첫날이지만 수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이라는 말로 운을 떼며 컴퓨터를 켜시던 교수님에 절망이라는 글자가 눈앞에 떠다녔다. 세상에 수업이라니 진도를 나가신다니....휑한 내 책상 위를 보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건 내 옆에 앉아서 마스카라를 열정적으로 바르고 있는 이리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천만다행이게도 우리 교수님은 아주 유머러스하신분이었고 센스가 넘치는 분이셨다. 스크린에 컴퓨터화면이 뜨는 걸 확인하고서는, 첫날에 수업은 좀 아니죠? 간단하게 앞으로의 수업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고 일찍 마치도록 할게요. 라고 말씀을 하셨다. 교수님 유머감각이 너무 좋으신데요 아주 마음을 들었다가 놨다가 하시는 기술이, 이야! 예술이십니다. 


 이리현도 교수님의 말씀이 마음에 드는지 마스카라를 발라서 한층 더 또렷해진 눈으로 교수님을 말똥말똥하게 쳐다봤다. 어째 볼수록 이리현이랑 맞는 구석이 하나둘 늘어나는 느낌이다. 





"수고 하셨습니다"





 교수님이 강의실을 나가시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의자 등받이에 늘어졌다. 3개월 만에 의자에 앉아있으려니까 엉덩이가 근질거렸다. 은혜로운 교수님의 목소리는 또 어찌나 자장가같은지, 앞으로 교수님 시간에는 열심히 헤드뱅잉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여주야 내 입술색 어때? 예쁘지?"


"음...어..그래 예뻐"


"그럴 줄 알았어. 이거 우리 아빠가 출장갔다오시면서 사다주신거거든"





 이리현아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진다면 그땐 내 칭찬은 기대하지않는게 좋을거야. 지금 조금은 많이 어색한 우리 사이를 마음껏 즐기라구. 





"여주야 너도 립 다시 발라야 될 것 같은데 지워졌어"




 습관적으로 입술을 혀로 쓸어서 지워진 모양이다.  파우치에서 립글로즈를 다시 꺼내서 바르고 있으니 어른스러운 향이 코를 파고 들어왔다. 

 향의 정체는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몸 구석구석에 뿌리고 있는 이리현의 향수였다. 이 기지배가 뿌리려면 밖에서 뿌려야지 환기도 잘 안되는데 여기서 뿌리면 어쩌자는 거야. 






"이리현아, 향수는 밖에서 뿌리지 그랬어. 여기 환기도 안돼서 냄새 오래 남을 텐데"


"뭐 어때, 좋잖아. 그보다가 빨리가자"


"어딜? 아, 밥먹으러?"


"응 밥 먹으러, 애들 벌써 식당 앞 이래"


"누가 또 같이 먹어?"


"너 톡 확인 안했어? 어쩐지 답이 없더라니. 우리 다니엘이랑 우진이랑 같이 밥 먹기로 했어."


"뭐...?!! 강다니엘이랑? 이리현아 나 갑자기 배가 아픈 것 같은데....너 혼자 먹고 와"


"나도 혼자가면 좋은데 아직은 어색하다고 너 다니엘이랑 친해보이던데 그럼 밥은 먹지 말고 앉아서 나랑 좀 연결해줘"





 내가 왜 강다니엘이랑 같이 밥을 먹어? 난 같이 먹는다고 말한 적 없는데... 아, 아까전에 톡방에서 밥 얘기가 나오긴 한 거 같은데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인줄알고 그냥 끄고 나왔지. 그 자식이랑 먹는 줄 알았으면 절대로 나는 안 된다고 말했지. 근데 우진이라는 애는 또 누구야? 나는 그냥 배를 채우고 싶다고 분명 강다니엘이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밥 먹으면 체하고 말거라고. 

 

 혼자가서 밥을 먹으라고 하니, 좋다며 박수를 치던 이리현은 곧 내 팔목을 잡고 같이 가자며 끌었다. 동기가 내가 아프다는데 강다니엘이 먼저냐, 진짜 너무 하네 확 진짜 엮어줘버릴라보다. 팔목이 가늘어서 힘이 약할 줄 알았던 이리현은 예상과 달리 아주 힘이 좋았다. 마치 이게 돼지 우리지 사람 방이냐라고 하며 내 등짝을 때리던 우리 엄마의 힘과 같았다. 







"다니엘 너 돈가스 좋아하나 보다. 나도 좋아하는데"


"응, 고등학교때 돈가스만 나오면 들고 튀는 애가 있어서 못먹었었거든..."


"와 진짜 못됐다. 역시 니엘이 넌 성격도 좋은 것같아"





 아직도 꽁하게 그걸 기억하고 있었냐. 돈가스는 내가 엄청 좋아하던 음식이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래서 돈가스가 나오는 날이면 옹성우는 울상을 지으며 내게 돈가스를 받쳤다. 절대로 내가 협박을 해서 얻은 건 아니었다. 돈가스를 좋아하는 사랑하는 친구를 위한 옹성우의 배려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한창 배가고프던 시절의 난 그래도 양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급식실 아주머니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 내거의 2배가 되는 양의 돈가스를 받던 강다니엘의 돈가스를 몇 개씩 훔쳐 먹곤 했었다. 입으로 넘어가는 돈가스가 너무도 짭쪼름하고 바삭하여서 이성을 지배당해 돈가스를 몽땅 들고 튄 적도 있었지만 나도 양심이 있었기에 그럴때는 아주 맛있게 생긴 시금치나 김치조각을 대신 줬었다. 





"하하 그 친구가 돈가스를 무척 좋아했었나보다. 양보해 줄 수도 있지 그럼. 그리고 그 친구도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을 거야."




[워너원/강다니엘] 얄미운 놈 03 | 인스티즈


"아닌데 거의 일주일은 굶은 짐승처럼 사납게 달려들었는데.."


"야 솔직히 짐승은 오바!......하하 오바..오뎅이 너무 맛있네 진우야 하나 먹을래?"





 이성을 잃고 큰 소리룰 치자 순식간에 테이블에 침묵이 찾아왔다...하하 이렇게 망칠 수는 없지. 자연스럽게 반찬으로 나온 오뎅을 앞에 앉은 진우라는 애의 식판에 덜어주었다. 강다니엘의 비웃음이 들렸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진우가 아니라 우진인데...박우진"


"어? 내가 진우라고 했나? 우진이라고 한거 같은데...당연히 알지 너 박우진인거! 말이 헛나왔나보다"





 젠장 이름이 진우가 아니라 박우진이었나보다. 시무룩하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우진이의 모습에 급하게 변명을 했다. 내 연기는 무척이나 자연스러우니까 우진이도 분명 속을거야. 오뎅을 하나 더 집어서 주며 우진아 많이 먹어, 이건 우리가 같이 밥 먹은 기념으로 주는 거야라는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는 말을 하는데, 다행히 우진이가 웃으며 오뎅을 받아주었다. 





"응, 고마워 여주야"





 미친... 진짜 귀엽다. 세게 생긴 게 무뚝뚝할 줄 알았더니 엄청 귀엽잖아. 하여튼 강다니엘 친구 하나는 항상 기가 막힌 애들로만 사귄다니까. 부럽게 인복이 좋은 녀석. 

 난 착한 사람이니까 이리현의 사랑을 응원해주어야겠다. 썸을 타는 분위기를 팍팍 흘리는 강다니엘과 이리현을 한번 보며 입을 열었다. 





"이리현아 너 나한테 음료 2잔쏘기로 한거 잊지 않았지?"





 이리현이 음료수는 무슨 음료수 나 너한테 빚진거없는데라는 말을 하려는 이리현의 발을 급하게 밟으며 기억나지? 그거 나 지금 먹고 싶은데. 이리현이 인상을 구기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나는거야? 하는 눈빛을 마구 쏘아댔다. 쉿 넌 그냥 내말에 맞장구만 치면 되는 거야. 이 언니가 다 알아서 해줄게. 


 우리 오늘 이렇게 밥도 같이 먹었는데 음료수까지 같이 먹으면 좋잖아. 나 두 개 있는 거 하나는 우진이한테 쓸게. 너는 보니까 강다니엘이랑 친한 것 같은데 하나 사주면 되겠다 그치? 좋다고? 그럼 강다니엘 밥 다 먹은 거 같은데 둘이 손잡고 가서 사오면 되겠다. 그치? 마지막으로 이리현을 보며 살짝 윙크를 해주자 잔뜩 구겨져있던 이리현은 이제야 상황파악을 한 것인지 입꼬리를 슬슬 올리며 '그래, 우진이는 아직 밥 덜먹은 거 같으니까 내가 니엘이랑 사올게, 니엘아 괜찮지?'라며 말을 하였다. 강다니엘은 물으나마자 좋다고 할 것이다. 나만 빼놓고는 모두에게 친절하게 구니까 말이다. 역시나 강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식판을 들고 이리현과 같이 일어났다. 천천히 다녀와 요 앞에서 보자. 둘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주고는 다시 숟가락을 들었다. 



 나와 둘이 남겨지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밥을 씹고 있는 우진이를 보며 실실 웃음을 흘렸다. 이리현의 짝사랑을 응원해주려는 이유가 온전히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은 아니었다.



 강다니엘의 친구라는게 아까울 정도로 우진이는 좋은 녀석이었다. 밥을 먹다가 미처 떼어 내지못한 밥풀을 보고도 구박을 하거나 인상을 구기지 않고 조용히 입가를 가리키며 휴지를 한장 건네주었다. 옹성우에게는 기대조차 하지못했던 매너였다. 








"빨리 왔네, 좀 더 늦게 와도 되는데..."


"그러게 음료가 2개가 더 없었으면 마시고 왔을 텐데"





 이리현은 강다니엘과 더 오래있고 싶었건 건지 내게 작게 투덜댔다. 일단 나도 받은 게 있어야 또 가는게 생기지. 너 그러다가 내가 큐피드 안 해주는 수가 있다. 이리현을 살짝 째려봐주자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내게 음료를 주었다. 아니 근데 왜 나한테 커피를 주는거지...





"여주 너 아메리카노 완전 좋아한다며? 니엘이가 너 고등학교때도 물보다 아메리카노를 더 많이 마셨다고 하던데. 둘이 안 친했다면서 니엘이가 알 정도면 얼마나 많이 마셨던거야?"


"아...내가 아메리카노를 좋아했구나...좋아했지...그랬지?"





 손에 들린 아메리카노를 내려보다가 강다니엘을 사납게 쳐다보니 내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태연하게 웃으며 '너 아메리카노 엄청 좋아했잖아.'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는 얄밉게 제가 들고 있는 녹차라떼를 한번 흔들어보였다. 와 단거 좋아하지도 않는 게.



 내가 카페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 강다니엘은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구나 쓴 맛이 나는 아메리카노라면 치를 떤다는 사실도. 왜냐면 학교다닐 때 시험기간이 되면 일부러 내 앞에 와서 커피를 흔들어 보이며 '얼굴은 에스프레소에 샷추가해서 먹게 생겨서는'하며 비웃음을 날려대곤 했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자존심이 상해서 –조별과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페에 둘이 있던 적이 있었는데-에스프레소에 샷을 추가해서 먹다가 차마 목구멍으로 넘기지 목하고 입으로 뱉어내버린 흑역사를 보인 적도 있었다.



 머리가 좋은 애니까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나를 놀리기 위함이 틀림없었다. 누구 때문에 공짜로 녹차라떼 얻어먹는 건데 은혜를 이렇게 갚는다 이거지? 



 못 마신다고 말을 하면 강다니엘에게 지는 기분이 들어서 말도 못하고 아메리카노만 노려보고 있는데 순간 손에 쥐어져있던 아메리카노가 초코라떼로 바뀌었다. 





"어?"


"나 단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주 너가 이거 먹어주라"


"니엘이가 우진이 너 단거 좋아한다고 하던데..?"





 단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을 한 우진이는 아메리카노가 입에 들어가기 무섭게 표정이 구겨졌다. 아메리카노 싫어하는 건가..? 하고 미안한 마음에 쳐다보면 금세  마..맛있다. 하고 웃는 우진이에 따라서 웃었다. 좋아하는 거 맞나보네 다행이다.





"고마워. 우진아"





우진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초코라떼를 한 모금 마시면, 나를 못마땅하게 쳐다보고 있는 강다니엘의 얼굴이 보였다. 강다니엘 네 계획이랑 다르게 내가 커피를 안마셔서 어떡하냐. 이번에는 내가 보란듯이 초코라떼를 흔들어보이면, 고개를 획하고 돌리는 강다니엘이었다. 크으 내가 이겼다. 





"니엘아 왜 음료 안마셔? 너 아까 이거 마시고 싶다고 했잖아."




[워너원/강다니엘] 얄미운 놈 03 | 인스티즈


"그냥..."




 그러게 왜 먹지도 않는 걸 시켜서는. 그 후로 내가 초코라떼를 싹 비울 때까지도 강다니엘은 녹차라떼를 한입도 마시지 않았다. 














---


 일본어 시간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업 중에 하나였다. 일본어와 중국어를 선택해서 수업을 들어야했는데 그래도 조금 더 익숙한 일본어가 낫지 않겠냐는 생각에 일본어를 선택했었다. 그런데 그때의 난 조금 더 신중한 선택을 했어야했다. 


 선택한 외국어대로 반을 이동하여 들어서 일본어 시간이 되면 반을 바꾸어야 했는데, 여자반과 남자반이 홀수인 덕에 우리 반은 남자반과 섞어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반장이 앞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 '야 대박!! 우리 일본어랑 중국어 수업 남자반이랑 같이 듣는데!!'라고 외치는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만세를 불렀다. 워후! 남자랑 같이 수업을 듣는다니!! 그러나 기쁨의 순간은 딱 10초였다. '더 좋은 소식이 뭔지 알아? 바로 6반이랑 같이 듣는다는 거야!!' 반장의 입에서 6반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만세를 부르던 환호가 절망으로 바뀌었다. 6반이라니...6반이라면 재수없는 강다니엘과 같은 반이 되고나서 재수가 더 없어진 옹성우가 있는 반이 아닌가.....


 

 내 불행은 단순히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학기 동안 조별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일본어선생님의 말과 함께 짜여져 나온 조를 확인하는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강다니엘과 같은 조였다. 와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을 것이었다.  


여주 넌 다니엘이랑 같은 조라서 좋겠다 등등 여학우들의 부러움 섞인 말소리에 좋으면 제발 선생님께 말해서 나랑 조를 좀 바꿔주라하고 외치고 싶었다. 나는 하나도 좋지 않다고 싫다고 싫어! 하지만 아무도 내 답답한 심정을 알아 주지 않았다.  옆 분단에 앉아서는 나를 손가락질하며 피식피식 웃음을 흘려대는 옹성우를 향해서 음소거로 육두문자를 날렸지만 답답한 마음은 풀리지않았다. 






"여주 너랑 같은 조가 되다니 점수는 포기해야겠다."


"나 일본어 잘하거든, 그리고 내가 더 짜증나니까 그 얼굴 좀 치워줄래? 아무리 내가 이뻐도 말이야.."





 내 말을 들은 강다니엘의 얼굴은 형편없이 구겨져갔다. 진짜 얘랑 앞으로 한 학기동안 같은 조라니... 화요일마다 조퇴를 해야하나. 그래도 우리 둘만 같이하는 건 아니니까 얘랑은 별로 말을 섞지 않아도 되겠지? 









"내가 왜 이렇게나 날이 좋은 토요일까지 네 얼굴을 봐야할까."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기분이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 같다...  착하게 산 결과가 강다니엘이랑 주말에 얼굴을 마주하는 거라니. 이럴 줄 알았으면 덜 착하게 살걸."


"시간이 갈수록 상태가 점점 더 이상해지는 것 같다..?"





 주말에 밖에서 강다니엘과 둘이서 카페에 앉아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일본어 숙제 때문이었다.  5분짜리 ucc를 찍어오라는... 숙제한번 강다니엘스러웠다. 숙제도 별론데 선지랑 선훈이까지 미안, 이제 다와가. 라는 톡을 보내면서도 30분째 모습을 보이지않는 탓에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않은채 폰만 만지작 거려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넌 왜 쓸데없이 시간약속은 잘 지켜서 내 눈앞에 있고 난리래?"


"?"


"이건 왜 또 까맣고 작고 난리고"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는 강다니엘은 내 관심밖이었다. 왜냐하면 내 눈앞에 놓인 작고 새카만 잔이 내 신경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애들은 기다리다가 먼저 음료수를 주문하려고 하는데 신경을 거스르는 강다니엘의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애도 아니고 녹차라떼는 무슨, 아이스아메리카노 하나주세요"





 내 취향가지고 왜 난리세요? 그러거나 말거나 녹차라떼를 중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메뉴판에 있는 에스프레소라는 글자가 눈에 콱 박혔다. 매번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녹차라떼를 마시는 나를 보며 비웃는 표정을 보여주는 강다니엘에게 알게 모르게 지는 느낌을 받아서 짜증이 났었는데, 저 에스프레소한잔이면 강다니엘의 입을 꾹 다물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샷 추가는 해서는 이미 돌이킬 수도 없게 내 눈앞에는 진한 색을 자랑하는 에스프레소가 놓여있었다. 커피와 눈싸움을 하는 나를 보던 강다니엘이 안 먹냐, 네가 좋아하는 샷 추가한 에스프레소 하고 힘을 주어 말하는 모습에 지금 먹으려고 했거든하고 소리를 치며 눈을 질끈감고는 그대로 입으로 털어넣었다. 



 아니 근데....이거 맛이 왜 이래...




 결국 호기롭게 원샷한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입 밖으로 쏟아내었고, 오늘 첫 개시한 하얀 블라우스는 커피로 물들어버렸다. 이런... 





"아씨 이게 다 니때문이잖아."


"내가 뭘 어쨌다고..."


"아 몰라 다 너 때문이야. 이거 오늘 처음 입은 건데 망했어. 입안은 또 왜 이렇게 쓰냐고..."



 

 옷은 엉망이고, 입안은 쓰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 









"다니엘 너 안 추워?"


"응 내가 더위를 많이 타서"



 

 늦게 온 게 많이 미안했던건지 애들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간간히 그거 좋은것 같아. 하고 맞장구를 쳤지만 선지가 무슨 아이디어를 냈는지는 몰랐다. 열심히 대화에 참여는 하고 있었지만 신경은 말을 하는 내용을 노트북으로 옮기고 있는 검정색 반팔을 입은 강다니엘에게로 집중되어있었다. 


 길어서 소매를 세 번이나 접고 나서야 손을 찾을 수 있던 강다니엘의 회색후드에서는 담배냄새가 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옷보다 좋은 향이 났다. 커피자국이 난 블라우스 위로 겹쳐 입은 커다란 후드티에 어쩐지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쓴 입을 달래주는 달달한 녹차라떼에 강다니엘이 밉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워너원/강다니엘] 얄미운 놈 03 | 인스티즈


"그러니까 녹차라떼나 먹지 에스프레소는 무슨, 후드티에 뭐 흘리면 가만 안둔다"




 

 칠칠맞다고 놀릴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제 옷을 벗더니 내게 건네주는 모습에 꽤나 당황했다. 아직은 카페에 에어컨을 은은하게 틀어주었기에 반팔만 입고 있기에는 추웠고 강다니엘은 추위를 많이 탔다. 생각지도 못한 강다니엘의 친절에 옷을 받을 생각도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도 나지 않아서 가만히 있으니 테이블 위에 제 후드티를 올려놓고는 '입어' 한마디를 하고는 아무일 없었다는듯 다시 게임을 할뿐이었다. 맨날 보는 강다니엘이었는데 순간 굉장히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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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ㅜㅜ 와 저 암호닉 신청해 주신거 보고 울뻔했어요ㅜㅠ 감사합니다 ♥♥♥

자기가 연기를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여주

먹지도 않을 녹차라떼를 산 다니엘...ㅎㅎㅎ

쓰다보면 항상 다니엘 분량이 적은 느낌인데 앞으로는 좀더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ㅠㅜㅠㅜ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애정해욥!!


♡암호닉♥

[째로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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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암호닉 신청 가능하다면 [구르밍]신청해요!! 은근슬쩍 여주 챙기는 다녤이 그렇게 설리설리할 수가 없어요ㅠㅠㅠㅠ 우진이도 넘 스윗하고 기엽구요ㅜㅜㅜㅜ 좋은 작품 써 주시는 작가님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고 가요??
6년 전
비회원128.44
헉 암호닉 신청해도 되는 건가요 비회원도 가능하다면 [엿기]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역시 오늘도 다니엘과 여주의 케미는 환상이군요 서로 엿맥이기... 그리고 귀여운 우진이까지 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흙 흙 진짜 너무 재미있는 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

6년 전
독자2
오늘도 둘다 귀여워요ㅋㅋㅋㅋ 서로 놀리는거 너무재밌어요ㅋㅋㅋㅋ 우진이가 나타나면서 어떻게될지!!! 궁금해요ㅋㅋ
6년 전
비회원98.170
암호닉 [바니]로 신청할게요! 우진이 아직은 그냥 친구의 친구라서 다정하게 해주는거겠지요 ..? 호감이 있는걸까요 ㅎㅅㅎ 메인남주는 다니엘이라서 나중에 리현이랑 싸우게 될 것 가타요 벌써 걱정됩니당 ㅜㅠㅠㅜㅜ 다녤 가끔가끔 고딩때 여주 저격하는것도 재미써요 잘 보고 가요 작가밈 ♡
6년 전
독자3
잉잉 저도 암호닉 할래요 할 거예요 ㅜㅜ [말차]로 하겠습니다 자까님 하... 솔직히 저런 남자애 한 명쯤은 있는 삶 살았어야 했는데 정말 헛살았다 나... 작가님 글로 저 대리만족할 거예요... 너무 다정해 스윗해 내 눈에만 스윗해? ㅜㅜ 다음 화에서 꼭 보아요 ㅠㅜ
6년 전
비회원228.81
[요정]으로 암호닉 신청할께여~~~~~~~너무재밌어요작가니뮤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43.35
엉엉엉ㅇ엉 작가님 짱드세요,,저도 조심스레 [베리]로 암호닉 신청합니다!!!₩!!오늘도 멋진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131.211
헐 저도 암호닉 [강낭]으로 신청하고 싶습니다! 막판에 다니엘 갑자기 다정하고..... 우진이는 여주 좋아할 것 같고.....0_<!☆
6년 전
비회원33.208
작가님 [째로베로스]입니다ㅠㅠ제가 첫 암호닉이라니ㅠㅠㅠㅜ넘 기뻐요ㅠㅠㅠ우진이너무귀엽고ㅠㅠㅠㅜ스윗하다ㅠㅠㅠ그리고 다니엘 아닌척하면서 챙겨주고ㅠㅠ츤데레ㅜㅠㅠ둘다ㅜ넘 스윗해요ㅠㅠ
6년 전
독자4
[뿜뿜이]로 암호닉신청할게여! 근데 중간에 남녀합반 수업한다고 했을때 처음엔 9반이랑 같이 한다고 했는데 그다음엔 6반이라고 나오길래 혹시 오타인가싶어서요ㅠ
6년 전
비회원5.55
작가님글소재두신선하고 너무재미있다구요ㅠㅜㅜ맨날 이글만기다리고있어요..
6년 전
독자5
암호닉 신청할게요 [달빛소리] 와 약간 느낌은 왔는데 다니엘 너어... 아무튼 이런 다니엘 너무 좋아요 작가님 저런 친구 있다면 스윗한 선배 없어도 괜찮아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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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워너원/강다니엘] 얄미운 놈 017 쨍쨍 01.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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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윤
나는 병이 있다. 발병의 이유 혹은 실제로 학계에서 연구가 되는 병인지 모르겠는 병이 있다. 매일 안고 살아야 하는 병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나를 찾아올 수 있는 병이다. 고치는 방법을 스스로 연구해 봤지만 방법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건지..
by 한도윤
오늘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출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어제 윤슬과 바다 프로를 뒤로하고 노래방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와 버렸기 때문에 내 양쪽 자리에 앉는 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출근하지 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 병에 대해서 동네방네 떠들고..
by 한도윤
유니버스가 커지고 마음이 커질수록 우리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야자가 끝난 후에는 학원을 가는 길에 같이 길거리 떡볶이를 사 먹는다거나, 동네 쇼핑센터에 새로 생긴 빵집에 들러 단팥빵을 사 먹는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둘이서 아파트 단지 옆에 있던 천을 따라 산책을 하다 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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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딱
" 오늘 병원 간다고 그랬지. " " 네. " " 같이 가. ""아저씨 안 바빠요...? "" 말했잖아. 정리 다 했다고. " 아저씨는 내 머리를 쓰담더니, 금방 준비해 이러곤 씻으러 나갔다.사실은 아저씨랑 같이 병원을 가는것은 싫다.내 몸 상태를 깊게 알려주기 싫어서 그런가보다.근데 저러는데 어떻게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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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윤
2007년 6월 어느 날.우리가 만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갔다. 나는 남자친구가 되어본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지만 그녀를 위해서는 작은 부탁도 모두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슬이에게 요즘 유행하는 영화가 보고플 땐 내게 이야기하라 했고, 아무런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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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1억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w.1억 회사에서 이준혁과의 여행에 대해서는 나의 사생활이니 알아서 하라고했다.대표님이 사고만 치지 말라고는 하시는데..'하긴 ##주효가 가서 사고칠 게 뭐 있겠어 ^^'라는 말을 덧붙였고, 나는 또 기분이 좋아진다. "흐음.. 3박4일인데 짐이 너무 많은가 싶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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