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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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사랑 올 줄 알았어 마치 내게 신세계 열릴 것처럼 Stupid
Just Petty days Just Bubble days Goodbye 20'
2017년 1월 1일 모든 것이 설렘으로 가득했다. 스무살이 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숫자바뀜이 아니었다.
1에서 2로 앞자리가 바뀜과 동시에 내 사고도 바뀌었나보다.
숨막히는 사랑. 신세계.이런 것을 기대했던 나의 과거가 후회스럽다.
차라리 기대도 하지 말 걸
그러면 실망도 없을 텐데...
헛된 기대감으로 가득했던 스무살이 지나고 2018년 스물 한 살이 되었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바뀜이라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개강이라는 현실과 마주한다.
그래도 개강의 설레임은 살짝 존재한다.
"반가워요ㅎ 개강 첫날 첫교시에 함께하게 되었네요ㅎㅎ 서양미술사 수업을 맡은 황인준입니다."
개강의 설레임은 교수님 덕인 것 같다. 얼굴만 봐도 잘생겼고 목소리를 들으면 더 잘생겼다.
전공보다고 우선순위로 두고 수강신청하길 참 잘한것같다.
흐뭇하게 보고 있는 여기저기 모든 여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다 똑같은 맘일지 싶다.
학교 다닐 맛이 난다. 스무살의 설레임이 다시 돌아오는 것같다.
"개강 첫날부터 수업을 하면 안 되겠죠?ㅎㅎ
명강의도 못 이기는 것이 휴강이라던데... 휴강은 못했으니 이쯤에서 빨리 끝낼게요.
다음 시간에 봅시다 ㅎ"
명강의도 못 이기는 것이 휴강이지만 휴강을 이기는 것이 교수님의 미모이십니다.
그래도 휴강은 감사합니다.
"민여주 편의점이지?"
"당연한 걸 왜 물어"
스무살 OT때 옆에 앉아서 서로 힐끔힐끔거리며 눈치보던 사이에서 바로 통하는 사이가 된 강슬기
낯을 많이 가리는 데 친해지면 말을 잘하고 잘 노느게 나랑 너무 똑같았다.
물론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라는 것까지도 너무 같아서 둘다 잘 싸우고 다닌다는게 문제이지만...
그래도 김도영이가 알아서 우리를 말려주니깐 큰 일은 아직이지만...
"끝나면 사회경영관쪽으로 오라고 했잖아!!왜 여기 있어"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김도영도 오네..토끼닮은게 왜 호랑이 행세래
오자마자 잔소리는 뭐야
"찾았으면 된거지 뭐"
"톡은 왜 씹어? 전화는 왜 안 받아?"
"무음이었음"
"어휴..진짜 빨리 골라 다음 수업 늦어"
교수님이 일찍 끝내주셨는데 늦기는 뭘 늦어..하고 시간을 봤는데...우리 여기 20분동안 있던거야?
그렇다.강슬기와 나는 결정장애인 것까지도 너무 닮아있었다.
서로 이거 맛있겠다. 야 이거 고기 들어갔어. 이거 신제품임? 그래도 원래 맛이 진리지 이러면서 20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수업이 끝났다고 문자 보낸 후로 안 오는 우리를 결국 찾아 온 김도영이다.
결국 우리는 김도영이 골라 준 케이준 치킨 샌드위치와 참치마요 김밥을 손에 들고 걸어서 20분이 걸리는 사회경영관으로 뛰고 있다.
"야 몇층이야"
"3층"
"미쳤네"
"몇시야?"
"몰라 일단 뛰어"
그렇게 겨우 헥헥 거리며 도착한 사회경영관 3층에 자리한 강의실에는 우리과 사람들로 가득찼다.
빈 자리라고는 볼 수 없는 꽉 찬 강의실에서 중간 2자리와 맨 뒷자리 1자리를 발견했다.
중간 2자리로 가려는데 강슬기. 김도영이 먼저 그 자리에 앉아있다.
빛보다 빠른 녀석들...
맨 뒷자리 1자리 남은 곳에서 혼자 쓸쓸하게 수업을 들어야겠다.
정말 신나겠다. 아이 신나~
옆에는 선배들이겠지? 정말 최고다 완벽해~
저 둘을 째려보며 자리로 가 숨을 고르고 있는데 왜인지 오른쪽이 쎄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설마하면서 힐끔 힐끔거렸는데
설마가 맞았다. 정재현 선배가 내 옆에 앉아있었다.
아니 정재현 선배가 앉아 있던 왼쪽에 내가 앉은 거지...
힐끔거리고 난 후 너무 놀라고 얼어붙어 책상만 보고 있다.
OT이지만 전공이니 수업을 하시겠다는 교수님은 2시간 수업을 쉬는 시간도 없이 하셨다.
2시간이라는 시간동안 나는 수업을 듣는지 마는지 계속 책상만 보고 있었다.
끝내시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게 강슬기인지 김도영인지 다른 사람인지 정재현 선배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나왔다.나는 거기서 벗어나야했다.
빠르게 도망쳐 나와 사회경영관 뒤에 자리한 벤치에 앉았다.
앉음과 동시에 한숨이 쉬어지고 머리는 저절로 숙여졌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본다는 것 자체가 예상은 했지만 너무 싫었다.
같은 과라서 전공수업이 겹치니깐 만날 수 있겠지했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쿨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수업에 집중했어야했는데 나는 얼음이 되었다.
쿨해지자고 방학내내 나를 달랬던 말들이 무의미해졌다.
"민여주"
"민여주"
"고개들어"
고개 들으라는 도영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도영이를 마주했다.
도영이는 분명 내가 왜 이러는지 아는 얼굴이다.
"괜찮아?"
"아니"
"왜?"
"나...전혀...쿨하지 않았어"
"응?"
"쿨하게 여기 자리있어요? 하면서 없죠?하고 앉아서 수업을 들었어야했는데"
"굳어있었겠지"
"(끄덕)"
"선배도 굳어있었어"
"어?"
"정재현도 굳어있었다고 너만 그런거 아니라고"
"진짜? 되게 쿨하게 수업 듣던 것 같은데?"
"너는 책상쪽 보고 있고 정재현은 앞에보면서 굳어있었어."
"정재현도 힘들어했다는거지?"
"응. 표정 안 좋던데?"
"다행이다.나만 그런게 아니라서"
"근데 계속 볼텐데....괜찮겠어?"
"몰라..휴학할까?"
정재현도 굳어있었다라는 도영의 말에 왜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그래도 아래를 보고 굳어있던 내 모습이 더 초라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싫었다.
앞으로 더 보게 되어야 하는 것도 싫었다.
과 사무실에서 조교로 일하고 있는 친한 선배이자 동네 친한 영호오빠가 오라는 말에 과 사무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다.
말동무가 필요해서 나를 부른 것이었다.
"왜 김도영은 버리고 너 혼자 와?"
"김도영은 광고홍보학과입니다~"
"알아"
"여기는 언론정보학과입니다~"
"안다고"
"다른 학과 애가 왜 우리과 사무실에 와"
"그런가? 괜찮지 않아?"
"어차피 걔 수업임"
"아..다음에는 데리고 와"
"심심하냐"
"응...."
"안 바빠? 다른 학과 사람들은 일이 많던 것같은데? 광홍 조교쌤 아까 바쁘다고 울것같던데..?"
"내가 워낙 일을 잘하잖아"
"아..뉘예뉘예"
똑똑
"저기 조교 선생님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 18학번 이동혁인데요..저 찾으셨다고 해서요."
18학번? 세상에 내 후배네...저 초록색 모자는 뭐야 귀엽네.
우리도 선배들한테 저렇게 귀여웠을까?
"이동혁학생 맞으시죠? 여기 서류 작성해서 오세요. 서류가 누락이 되어서요.그래서 차질이 있었어요."
"아..내일까지 해오면 되나요?"
"네 내일까지 해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인사성도 밝네...나한테까지도 인사하고 나갔어..
감동인걸?
말동무로 불려 온 나에게도 인사를 해주다니..참 착한 아이일세
"오빠"
"눈은 왜 그렇게 떠?"
"아니..나도 저때 저렇게 귀여웠어?응?"
"아니"
눈도 깜박깜박하면서 예쁘게 말하면서 물어봤는데 그렇게 단호할 일이야?
그래 안 귀여웠구나..쳇
"강슬기 김도영 끝났대 나 간다"
"그래 조심히 가고"
"응 열심히 일 좀 해"
"가라"
끝났다는 문자가 온 동시에 기분 좋게 과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내가 문을 열고 누군가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이라
쾅하고 그 사람이 앞에 있던 버리려던 서랍장과 부딪혔다.
"헐.죄송해요..괜찮으세요?"
"아..네..괜찮아요"
"난 괜찮아. 넌 안 다쳤어?"
"아...네..전 괜찮아요. 오빠 나 갈게"
"어..가라"
왜 또 정재현이냐..예전처럼 다정하게 걱정해주는데 맘에 안 들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영호오빠한테 빨리 말하고 나와버렸다.
그냥 다칠까봐 그런거라고 걱정해주는 거라고 나라서가 아니라는 건 아는데 왜 맘에 안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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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넘버나인입니다.
글을 쓰는 게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고 부족합니다.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반응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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