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주인공 이름을 유미(윰->유미)로 설정해두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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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야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지금 너네 지역으로 놀러간다ㅋㅋㅋㅋㅋㅋ]
[엥?? 지금?]
[응ㅋㅋㅋㅋㅋ 지금 버스타고 가는 중]
[이렇게 갑자기?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웃이넼ㅋㅋㅋ 어휴 강유찬 노답 ㅇㅈ]
[몰라 나 가면 맛있는 거 사줘]
[응 껒~ 그리고 이런거 알려줄 땐 걍 전화해 톡보고 답장 치는거 귀찮]
[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어보니까 당일치기인지 하룻밤 자고 가는지 이런 계획도 안세우고 걍 옴.
리얼 노답ㅋㅋㅋㅋㅋ
엄마한테 얘 지금 우리지역 오고 있다고 말하니까 겁나 좋아함ㅋㅋㅋㅋㅋㅋ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구여
"왜 엄마가 더 좋아해?"
"그냥 반갑잖아~ 걔 오면 한번 만나야겠다. 예전에 유찬엄마한테 신세 많이 졌는데."
"엄마가? 왜?"
"그걸 몰라서 묻냐. 당연 너 때문이지."
"내가?"
"그래! 너 유치원 끝나고 엄마 집에 없으면 혼자 집에 있기 무서워해서 맨날 집에 데려와서 간식먹이고....."
그랬다고?
난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랬나보지...
친구집 가서 밥 얻어먹고 그랬던 기억이 있긴 한데 그게 걔였나...
나한텐 별로 중요한 기억이 아니라 그냥 잊고 살았나보다
가끔은 어렸을 때 기억이 조각난 듯 스쳐지나가긴 하는데
앞뒤 상황은 다 잘라먹고 제일 강렬한 기억만 남아서
그런 강렬한 것들만 남다 보니 자잘한 기억들에는 무뎌진 것 같다
[야 나 터미널 내렸어]
[그럼 알아서 잘 놀고~]
[야 너무한거 아니냐ㅠㅠ 그래도 내가 여기서 아는 애는 너밖에 없는데.. 이러기냐 ㅠ]
[내가 관광 가이드냐 ㅡㅡ 그래도 밥먹을 때 연락해 엄마가 밥사준대]
[오 진짜? 개이득ㅎㅎ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한창 유찬이랑 톡하고 있는데 엄마가 톡 내용 훔쳐보더니 등짝 스매싱 날림 ㅠ
"야 너 왜그러냐! 친구가 놀러왔다는데 그래도 같이 다니면서 놀아줘야지!!"
"나 돈도 없어!!"
그러다가 한대 더 맞음 ㅠㅠㅠ
결국 엄마카드 손에 쥐고 터미널로 강유찬 데리러 옴
걔 데리고 다니면서 힘들어 죽겠는데 꽤 재밌었음
원래 자기 지역 관광은 현지인은 잘 안즐기니까 나도 처음하는 것들도 많고
그냥 저냥 시간 때우다가 저녁 때 되서 엄마한테 연락함
[엄마 저녁 어디서 먹어?]
[집으로 와]
"에휴... 유찬아 너 우리집 갈래?"
"어..어???!!!!"
"뭐 못들을 말 들었냐. 엄마가 너 저녁밥 해준신다고 데리고 오래."
"진짜 가도 돼?"
"내가 억지로 데리고 가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먼저 오랬어."
식탁에 둘러 앉아서 밥먹는 데 엄마랑 강유찬은 뭐그리 죽이 잘 맞는지 웃으면서 계속 수다떨더라
"어머어엄! 너 그거 생각나? 내가 요 딸램 잃어버려서 경찰에 신고도하고 온 동네를 찾으러 다녔는데 너가 찾아줬잖아!"
"아 맞아요~ 아마 그때 아파트 뒷산에 들어갔다가 길 잃어버려서. 맞죠?"
"어!! 맞아맞아. 너는 어쩜 기억력도 좋니~ 유미는 기억도 못하던데."
"나도 기억 나거든? 그때 엄마한테 울면서 안기고 그랬잖아."
실은 내가 그때 일에 대해 기억하는 건 굉창히 쌀쌀한 날씨에 엄마가 울고 있었고 그런 엄마를 보며 달려가서 안겼던 것 뿐이다.
내가 똑똑해서 엄마를 찾은 줄 알았는데...
암튼 두 남녀는 나는 잘 모르는 이야기들을 하느라 난 완전 고립되었다.
신혼부부 사이에 낀 이런 불편한 느낌...하....
은근 기분 나쁘다
"아, 근데 유찬이는 언제 내려가니? 지금 벌써 8시 다돼가는데... 버스 있어?"
"음 버스 없으면 기차도 있구요, 정 안되면 하룻밤 자고 내려가야죠."
"잘데는 어디서 자는데?"
"그것도 안정했어요 ㅎㅎ 일단 상황 봐봐야죠."
"그래... 아, 만약 상황 여의치 않으면 우리집에 막내아들 방 지금 잠깐 비는데 거기서 자도 되고."
"아! 아녜요ㅎㅎ 저녁 얻어먹은 것도 엄청 신세 진건데."
"그래도 어렸을 때 너희엄마한테 내가 신세진 거 만큼도 아니지. 부담주는 건 아니니까 편할대로 해ㅎㅎ"
엄마... 내 의견은...ㅎ
엄마한텐 여전히 어린아이로 보이겠지만 나한테는....
나한테는...
"유미도 괜찮지?"
엄마 물음에 강유찬이랑 눈마주침
두근-
아 쪽팔려 ㅠㅠㅠ 왜 심장이 떨리냐... 그냥 동성친구라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은건데
강유찬 얼굴을 다시 몰래 봐보니까 걔도 어쩔줄 몰라하는 것 같음
쟤는 또 왜저래?
아 몰라
"그럼! 그냥 친군데 뭐ㅋㅋ 하하"
아 엄청 어색하게 웃었다 미쳐따
강유찬 표정 보니까 걔도 마음 편해진 것 같기도 하고. 굳은 표정 같기도 하고...
"어머니! 그럼 실례했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정말 안데려다줘도 되겠어?"
"네! 한번 와본길은 갈만 해요. 걱정마세요."
"그래 잘가라,"
"잘가. 조심해서 가고."
"너도 잘 있어,"
손 흔들면서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쳤는데
두근-
아 미쳤다 이거 왜 이러냨ㅋㅋㅋ 하 돌겠네
근데 강유찬이 피식 하고 웃는다.
혹시 들었나?
"갈게."
30분 쯤 지났으려나 전화벨이 울렸다.
[강유찬]
?? 헐!
얘 전화 온거 처음이다.
이제까지 내가 전화하면 각종 이유로 빨리 끊거나 거절하거나 했고
자기가 먼저 거는 일은 한번도 없었는데.
무슨 일 생겼나.
"여보세요? 무슨 일 있어?"
[ㅋㅋㅋ 바로 받네.]
"야 너가 전화한거 처음이잖아. 신기해서."
[내가 무슨 못할 짓 했어?]
"아, 그런건 아닌데... 터미널 도착 했어?"
[응... 도착하긴 했는데]
"차는 있어?"
[아ㅋㅋㅋ 그것보다 중요한게 있는데.]
"응, 뭔데?"
[너 재수때 ㅁㅁ학원 다녔지?]
"어??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
[.... 나도 그 학원에서 재수했거든.]
"우와! 엄청 신기하다 ㅋㅋㅋ너 나 학원에서 본 적 있어? 난 없는 것 같은데..."
[응. 어떻게 못보고 지나치냐. 내 첫사랑인데.]
응?? 뭐라고?...
[너가 8살 되는 해에 그렇게 이사가버리고 나 다시는 너 못볼 줄 알았어.
그런데 대학 떨어지고 엄청 우울하고 하고 있을 때 재수학원에서 그것도 첫수업에서 널 봤어.
숨이 멎는 줄 알았어. 말도 안돼. 쟤가 왜 여깄어? 근데 학원 분위기도 그렇고 내 자신감도 그렇고.
너한테 한번도 아는 척을 못했었어.
그런데 너가 중간에 반이 바뀐거야. 성적우수반 이런데로...
단순히 같이 수업이라도 듣고 싶어서 공부 엄청 열심히 했어.
결국 나도 월반하긴 했는데 넌 이미 학원을 끊었더라고.
엄청 후회했지... 모른척 쪽지라도 남겨볼걸 그랬나... 이런 후회도 하면서.
그래도 공부는 열심히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너는 공부를 잘했으니까 너랑 비슷한 학교라도 가야 만약 널 다시 만나면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리고 만약 너랑 같은 학교를 갈 수 있다면, 그 때는 이렇게 후회는 안할거니까...]
".... 그랬구나.... "
[ㅋㅋㅋ 엄청 바보같고 답답하지? 수능 끝나고 입시설명회 다니는데 정말 우연히 널 다시 만났어. 만난 것도 아니지.
엄청 많은 사람들 사이에 너가 있는 걸 내가 본건데. 근데 널 보는 순간 정말 너 빼고 주변 사람들 하나도 안보이고 하나도 안들리고...
일부러 너랑 가까이 앉아서 어느 학교 쓸건지 나도 모르게 들어버렸어... 미안해. 몰래 대화 들은거...
근데 나도 너 목소리밖에 안들려서.... 미안....]
"ㅋㅋㅋㅋ 괜찮아..."
[다행이다. 그래서 나도 학교 맞춰 썼어. 그리고 등록은 정말 고민하다가 우리학교를 한거였는데,
신입생 단톡방에서 너 이름 보고 정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아, 운명이 정말로 있는 건가? 그냥... 엄청 행복했어....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평소의 장난스런 모습이 아닌 진솔하고 담백한 유찬이의 말 듣는데 뭔가 벅차오르더라,
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내가 이래도 되는 사람인건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어.
[오티 때 너랑 친해지고 싶었는데 막상 대화 많이 못하고... 늘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넌 덜컥 남자친구가 생겨버리고....
진짜 찌질이 같은 거 아는데 나는 그 기간동안 너가 미웠어. 난 고백도 못하는 찐따면서 내 맘 몰라주는 너가 원망스럽더라.
진짜 웃기지. 그래서 못 다가갔는데. 그래도 너가 행복하길 빌었는데.
그 새끼는 너 웃게해주지도 않고. 힘들게하고. 넌 소중한 사람인데. 그런 취급 받을 사람이 아닌데...
나 진짜 짜증났어. 그래서 일부러 접근해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고...
아,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 그냥 너가 상처받는게 너무 싫었어. 그러면서 내 마음도 못전하는 나도 짜증나고....
그래서 한동안 너한테 차갑게 대했어. 그것도 미안해.]
"괜찮아."
[너가 그새끼랑 헤어지고 난 정말 더이상 지체하면 안된다고 느꼈어. 나는 잘 할 수 있는데. 자신있는데.
너한테 정말 잘해줄 자신 있는데... 그래서 너 톡 오면 무조건 칼답하고 그랬어.
나에게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7살때, 20살때, 그리고 21살에 내게 주어진 기회들을...]
"...... 고마워......"
나보다 나를 더 생각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어서.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니까.
너무 고마워서 울컥 올라오는 응어리를 참느라 힘들었어.
[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어. 많이 기다렸지?... 전화도 난 용기가 안났어.
너 목소리만 들으면 심장이 미칠듯이 뛰는데, 전화가 되겠냐...
그런데 너는 막 전화하라고 하고... 나 맘고생 심했다.]
"ㅋㅋ 그랬어?"
[응... 이것도 따지고보면 그냥 내가 찌질한건데... 그리고 유미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어.
아까 어머님이 말씀하신건데. 너 잃어버려서 난리났던 날. 난 실은 처음부터 너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었어.
너는 네잎클로버를 되게 좋아하는 아이여서 한번 그걸 찾겠다고 마음먹은 날엔 시간가는 지도 어디있는지도 신경안쓰고 찾았거든.
그래서 곧 잘 아파트 뒷산에 잘 올라가곤 했어. 어떻게 보면 그곳은 너와 나의 비밀장소였지.
그날은 유치원 우리반이 좀 늦게 끝나서 너가 먼저 간 날 이었어.
난 너가 집에 들어가지 않았단 걸 어머니가 널 찾고다니는 걸 듣고 알았어.
바로 뒷산으로 뛰어갔지. 근데 그날은 너가 꽤 깊이까지 들어갔더라고.
그래도 어렵지 않게 널 찾았는데 내가 너 이름 부르자마자 넌 해맑게 네잎클로버 5개나 찾았다고 오늘은 완전 운 좋다고 자랑했어.
그리고 선물이라고 그걸 다 나한테 주는거야. 어렵게 찾은 네잎클로버를...
내가 왜 다 주냐고 하니까, 유찬이 너는 착하니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애니까!
이렇게 당돌하게 말하는거야.
아마 그 때 알았나봐. 너가 좋다는 걸.]
"그랬구나... 난 정말 민망할 정도로 기억이 잘 안나네.... 미안해..."
[아냐, 그냥 그랬다고. 물론 너가 그때 좋아한다고 말한게 이성으로 좋아하는게 아닌건 알고있어.
근데 나는 그때부터 널 좋아했어. 많이. 그런데 일년만에 너네집이 이사가버려서 아쉬웠지...
그리고 오늘도 정말 좋았어. 너가 이사간 곳은 어딜까 늘 궁금했는데.
행복했어.]
미쳤나보다... 어렸을 때 좋아한다고 했다는 말이 왜케 부끄럽고 떨리냐...
꼭 지금 하는 것 처럼
두근- 두근-
[그리고, 너 정말 예뻐. 진짜로. 나는 너 보자마자 진짜 천사가 내려온 줄 알았어.
너 주변은 다 하얗게 아무것도 안보이고...
미친소리 같겠지만 진짜야. 정말로 예뻐...너.]
"고마워."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입에는 미소가 끊이질 않고 있다.
행복, 행복하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행복할 선택을 할 사람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면 잠시 밖에 나와볼래?]
"헉, 너 설마,"
말 듣자마자 미친듯이 집 밖으로 뛰어 나갔다.
강유찬은 전화귀를 귀에 대고 내 쪽을 바라보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양 옆으로 손을 흔든다.
입모양으로 안-녕
아직은 전화가 아니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거리였다.
내가 발을 뻗는 만큼 유찬이도 나에게 다가왔다.
한걸음
[유미야, 나랑... 사귈래?]
두걸음
"......응"
세걸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잘 부탁해."
유찬이가 해사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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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단편썰이네요
이건 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거에용ㅋㅋㅋㅋ
제 현남친이랑 사귀게 된 썰이랑 거의 비슷해요 ㅋㅋㅋㅋ
아 그리고 실제로는 둘다 현역입니다 ㅎㅎ
그리고 남친은 아니지만 유치원때 헤어진 친구를 대학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친구도 있어서
이 두가지 제 경험을 섞어보았습니다
인생이란 참 신기하쥬?
인연이란게 진짜 있나봐요 ㅋㅋㅋㅋ
그리고 대학가서 남친은 함부로 사귀는거 아닙니다(하 그 쓰레기)
하하
그럼 다음 글에서 만나요!!